■ 미국 의료 체계보다 한결 합리적 시스템 우수
■ ‘의료체계만 본다면 한국에 역이민 가고 싶다”
■ ‘관광 즐기고 특화 건강검진도 받아 일석이조”
■ 최신 의료시설에 수준 높은 의료진에 싼 비용
미주에서 오래전부터 실시해 온 소위 “고국방문 건강검진”이 최근 부쩍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보통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과 복잡한 절차 때문에 건강검진을 미루는 한인들이 많다. 최근 코로나가 고개를 숙이면서 한국 여행길이 풀려 한국을 다녀 온 일부 동포들은 “고국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니 여러모로 편리했다”면서 “무엇보다 깨끗한 의료시설의 첨단화와 의료진들이 친절해서 좋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최근 부모 묘지 이장 문제로 고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정씨 부부는 “고국 방문길에 건강 검진을 받아보니 과거보다 모든 의료시설이 한층 깨끗하고 최신 시설이었고 의료진들이 아주 친절했다”고 말했다. 아기를 데리고 친정과 시댁을 처음 방문했던 송씨 부부도 “미국 의료시스템은 아주 느려서 환자들이 답답했다”면서 “한국 의료 시스템을 보니 너무 잘 되있어 한국으로 역이민 하고싶을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상에서도 고국 건강검진에 대한 문의들이 많다. 질문하는 사람도 많지만 대답해 주는 사람들의 성의가 놀랍다. 몇 가지 답변들을 소개한다. <여러분들에게 도움 될까해서 댓글 남깁니다~ 저도 이번에 계획없이 갑자기 한국에 나가게 되었는데, 한번도 위/대장 내시경 해본적이 없어요. 이번 기회에 한번 해보자해서, 블로그 조사하고 논현에 민 강남클리닉 종합검진했는데요. 블로그로 신청했더니 세일 특가가 적용되서 (두가지가 있는데) 가장 기본 패키지는 20만원 그보다 하나 더 정밀한 패키지 40만원이었어요.
결과는 12월이 바쁜 기간이라 3주가 걸린다고 하고, 내시경 결과는 그날 당일 알려 주더라고요. 저는 기본, 엄마는 플러스 패키지 하셨는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가성비 좋은 검진이었어요. 시설이나 직원 친절도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뭔가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는 듯한 빠른 검사 속도? 건강 전문센터라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수면 위 대장 내시경 20분도 안 걸린거 같고 치과진료는 intra oral camera로 쓱 훌터 보고는 땡, 내시경도 다행이 아무 문제 없는 결과가 나왔지만, 상담실에서도 의사가 15초? 초고속 설명 후 안녕히 가세요~~ 이랬어요. 질문 좀 했더니, 그것도 LTE 급 짧고 빠른 답으로 좀 성의 없어 보이더라고요. 원래 보통 한국 건강검진이 이런가요? 아니면 싼게 비지떡 일까요? 저희 엄마는 내시경 중 용종 발견되셔서 그거 절단하셨는데, 외국인이라 보험적용이 안되셔서 40만원 정도 추가로 지불하셨습니다. 저도 인터넷 조사로 찾게 됬는데, 블로그 상에서는 너무 좋게만 써놔서, 혹시나 보실까 해 여기남겨드려요~ 저희 엄마께서 몇년 전 세브란스 병원에서 70-80만원 가량 내시경 했을 때는 그날 당일 전문의 의사들이 친절하게 상담도 해주셨다고 하네요. 좋은 여행 되세요!>
비용에 대한 문의와 답변이 있었다.
<대학병원에서 수면 위대장내시경 포함한 종합검진 받아봤습니다. 많은 검사를 괜찮은 가격에 단 시간에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내년 봄에 한국 방문시 또 하려고 예약해 놨어요.> <전화하셔서 정중하게 할인 안되냐고 물어보세요. 특급 메이저 빼고는 이삼십 프로 할인됩니다. 다른 곳에 예약하시고 취소하시거나 전화해서 다른 곳에서 할인 해준다는데 안되겠냐고 정중하게 물어보세요. 대형병원들도 건강진단은 보통 별도 사업부에서 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병원의 건강 진단 부서끼리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검진만하는 곳인데요. 해외동포 할인프로그램이 있더라구요. 위치도 많고 시설도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전 광주에서 작년(2017)에 했는데 귀국 후 이메일로 결과 받아 봤습니다. 혹시 한국 의료보험이 살아있으면 귀국 후 그걸 살린 후 검진받으면 위내시경 같은건 좀더 저렴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작년 한국 방문시 이용했던 곳입니다. 해외 교포 예약을 하니 할인을 해서 기본 플러슨가 해서 53만원정도 했었고, 환률 적용하니 460불 전후 정도 였습니다>
해외동포 특별 할인 가격 서비스
특히 중년이 되면 매년 건강 체크를 해야하나 여러 사정으로 미국의 건강검진 시스템을 이용 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한인들의 고충을 풀어주기 위해 많은 동포 모국 건강검진 프로그램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우수한 의료진과 시설, 특화된 검진 시스템에다 파격적인 가격을 적용해 이용해 본 한인들이 가족이나 친지에 권할 정도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보통 3-4시간이면 검진을 마치고 종합판정을 받을 수 있어 한국을 방문하는 길에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기회라 호평을 받고 있다. 해외동포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종합검진과 정밀검진의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돼 있다. 종합검진은 동맥경화, 간, 심혈관, 신장, 폐, 췌장 및 혈당, 갑상선, 특수 초음파, 골밀도, 암 등 다양한 검사는 물론 흉부 X선, 위 내시경, 여성의 경우 유방암 검사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종합 검진에서는 대장암 예방 및 조기발견, 용종제거에 필수인 대장 내시경도 포함돼 있다.
정밀검진은 종합검진 항목에 혈관질환(뇌졸증, 관상동맥 질환, 동맥경화) 검사와 정밀검사(머리정밀, 부위별 MRI, 복부정밀, 심장정밀 검사)의 네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받을 수 있다. 머리 정밀은 MRI, MRA로 각종 뇌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부위별 MRI는 목, 어깨, 허리, 무릎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복부 정밀은 CT 검사로 간암, 췌장암, 신장암, 신장결석, 간경화, 담낭염 등 진단에 효과적이다. 심장정밀은 심장혈관 조영 CT로 관상동맥이나 동맥경화 질환에 유용하다. 하지만 건강검진 프로그램에서 각 병원마다, 검진 기관마다 조금씩 진료 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구체적으로 정하고 받는 것이 좋다. 인터넷에 오른 환자들의 답변을 소개한다. <수면 위ㆍ장내시경, 초음파, CT (한곳)등을 했었고 서너 시간안에 모두 끝났고, 지점이 많아서 저는 잠실에서 했습니다” “바로 모든 영상을 CD로 구워 주며 결과는 이주 후에 이메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계실 수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도 가능하더라구요>
<제가 엘에이와 플러튼에 있는 한국 대장내시경 하는 곳에 전화 문의했더니, 대장내시경만 캐쉬로 할때 500불이고, 용종이 발견되면 300불 추가라고 했습니다. (개당인지 상관없이 300불 추가인지 못 물어봤습니다.) 생각보다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가가 한정되 있다보니 한국 가는게 쉬운게 아니라서. 참고하세요> <한국에서 건강 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들은 다들 박리다매로 하지 않을 수가 없는 형편이다 보니(치킨 게임을 하고 있다고 들 합니다.) 상세한 설명을 해 주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일명 검진 철이라고 불리는 12월달은 더군다나 말할 것도 없을 듯 합니다.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서부 경남에서 가장 바쁘다는 분은 12월 달에는 하루에 위내시경 120개 까지도 하신다고 전해 들은 기억이… 그러면, 환자 한 명당 검사 시간과 설명하는 시간을 얼마나 할애할 수 있을런지는 짐작이 되실듯. 내시경을 업으로 해 보니, 내시경/초음파 같은 검사들은 시술자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그것보다도 정성이 매우 중요한 듯 합니다. 고수가 대충 슥슥 보는 것보다, 초심자가 꼼꼼히 보는 경우 이상을 더 많이 찾아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위에서 검진 어떻게 받아야 하냐고 물어보면, 12월 달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잘 아는 분께 개인적으로 좀 부탁을 드려서 잘 봐 달라고 하는 게 좋다고 답변합니다.>
종합검진 다양한 프로그램들
고국의 건강검진이 다 좋은 것만이 아니다. 한 경험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네, 저도 미국에 비하면 너무나도 싼 가격이라~ 까짓거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했는데 마취 주사 들어가기 전 쓱 들어와서 인사도 없이 옆으로 누워있는 저를 눈을 내리깔고 쳐다보던 의사의 눈빛이 참으로 기분 찝찝하더라고요. 수면마취여서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십 여분 자고 일어나니 땡. 남편이 몇 개 월전 위내시경 했을 때 입원부터 퇴원까지 반나절 걸린거랑은 상반 되죠. 들어가기 전에 시간을 본거라… 나와보니 정말 20분도 안되더라구요. 그리고 이건 정말 TMI 지만, 대장내시경 후에 환자복에 흥건한 피 보고 좀 놀랬습니다. 좀 닦아나 주지… (제가 경미한 치핵이 있는데, 그걸 들쑤셔 놨는지 후에 일주일간 고생했어요) 그나마 큰 문제 없다니 다행인데 다음에는 좀 더 정밀하게 내시경 잘하는 곳으로 조사해서 하고~ 12월은 피하겠습니다!>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보자. <저도 갑자기 암인 듯 하다는 나이드신 산부인과 의사분, 말씀에 하늘이 무너졌었죠 . 근데 미국 병원시스템은 사람을 더 미치게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바로 뱅기 표 끊어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 한테 부탁하니 다 캐쉬로 준다 그러니 바루 예약에다 건강검진까지… 도착한 담날 건강검진하면서 대장 용종 위에도 해서 5개 떼고 담날 바루 자궁 근종 6개 그리고 먼 덩어리가 그리 많은지 저희 신랑이 절 이제 덩어리라고 부릅니다. 매년 나가서 검사 받을라고요. 전 건강 검진은 35만원. 용종은 하나에 5만원, 그리고 수술비 에다 입원비까지 해서 총 한국 돈으로 550만원 썼어요 . 디덕터블이 5천불 이라서 그냥 제 돈으로 썼지만, 돈이 안 아까웠어요 . 그동안 맘 고생하고 힘든건 말로 할수가 없기에 건강 챙기세요 . 이게 나이들어 젤 맘에 와 닿는 말이네요. 건강은 돈으로 살수 없다 !!!>
한편 한국에서의 건강 검진의 약점을 이용해 소위 ‘건강 보험 먹튀’ 등으로 미주동포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행위도 나타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가 외국인과 재외동포 대상의 ‘건강보험 먹튀’ 방지 방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미주 한인사회에서 공개돼 큰 파장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미주 한국일보가 지난 2019년에 보도해 파장이 일었다. 이에 대하여 대다수 해외 한인들은 “고국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한국 건보공단에 신고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제도적 한계로 일부 사례는 재외동포의 양심에 기댈 수 밖에 없어 근본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국 건강 검진 악용하는 동포들
당시 서울신문 등 한국언론에 따르면 미 영주권자로 추정되는 여성 A씨는 최근 한인 커뮤니티인 ‘미씨 USA’에 “건강보험에 관해 내가 알게 된 정보를 알려드리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법이 바뀌어서 한국에서 6개월이 지나야 (건강보험 진료가) 가능하다고 했었는데, 결과만 말씀 드리면 남편과 저 둘다 바로 건강보험을 적용받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8년 12월 18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 최소 체류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말부터 외국인과 재외동포는 6개월 이상 체류해야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단기체류하면서 값비싼 건강보험 진료나 수술을 받고 출국해버리는 이른바 ‘건강보험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행정안전부에 해외 이주 신고를 한 뒤 출국해 영주권, 시민권을 취득했거나 현지에서 영주권, 시민권을 취득한 뒤 외교부(재외공관)에 해외 이주 신고를 한 사람 중심으로 이주 여부를 파악한다. 이 글이 공개되자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비판 여론이 크게 일었다. 이 내용을 서울신문에 제보한 B씨는 “미국 시민권을 딴 사람은 한국 국적 상실 신고를 의무화 해 한국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미주 한인은 “그동안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았고 6개월 체류할 것도 아닌데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것은 잘못 아니냐”며 “이런 정보는 (해외 한인들에게) 유익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한인은 “한국에서 20년 동안 세금 한푼 안 냈으면서 불법으로 건강보험 혜택이나 받을 생각을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