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뉴욕 노아은행 프린스턴 은행에 과연 팔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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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0일 매입계약체결 ‘주당 6달러 발행주식 백% 현금지불 매입’발표
■ 매입가 2540만 달러는 장부가의 80% 못 미쳐…CBB-한미은행 어리둥절
■ ‘지나치게 헐값’ 노아주주들 반대 땐 무산 가능성…감독국승인도 거쳐야
■ 프린스턴 자산 16억3천만달러규모 노아와 지점 안 겹쳐 시너지효과 기대

신응수 전 노아은행장이 SBA론 뇌물수수혐의로 적발된 2019년 중반부터 3년여 간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온 노아은행이 미국계 은행에 전격 매각됐다. 뉴저지 프린스턴에 본점을 둔 프린스턴은행은 지난 10월 20일 보도 자료를 통해 노아은행을 2540만 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린스턴은행은 ‘노아은행 발행주식 100%인 약 423만여 주를 주당 6달러에 인수하며, 매각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치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부가에 80% 헐값 매각 논란

노아은행의 2분기 말 기준 순수자본금이 3189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650만 달러, 약 20% 싼 값에 팔린 셈이다. 즉 장부가의 80%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매각된 것이다. 프린스턴은행은 또 ‘최종매각가격은 노아은행의 유형 자산, 즉 사무용 집기, 가구 등 자산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조정분은 기존 매각가격의 플러스마이너스 3%이내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노아은행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자산이 2억 7518만 달러 예금이 2억 3108만 달러, 대출이 2억 1631만 달러이며, 대출금 원금 및 이자상환이 30일 이상 연체된 부실대출총액이 857만 달러로, 부실대출율이 3.96%를 기록, 미국 내 한인은행 중 부실대출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즉 프린스턴은행은 2분기 말 자본금 3189만 달러에서 부실대출총액의 75%에 해당하는 650만 달러를 뺀 가격에 인수하는 셈이다. 양측이 협상과정에서 부실대출의 4분의 3은 실제적 손실 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노아은행을 인수하는 프린스턴은행은 나스닥에 상장돼 있으며, 2분기 말 기준 자산은 16억 2914만 달러로 조사됐다. 현재 뉴저지 주 8개 카운티에 지점 19개, 펜실베이니아 주 2개 카운티에 4개 등 23개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뉴저지 주 예금이 12억 6천만 달러, 펜실베이니아 주 예금이 1억 3천만 달러로, 총예금이 13억 9105만 달러로 확인됐다. 대출액은 13억 9622만 달러이며, 올해 상반기 누적순익은 1235만 달러로 집계됐다.

프린스턴은행은 노아은행보다 자본금은 6.6배 많고, 자산은 5.9배, 예금은 6배, 대출은 6.45배 많으며, 올해 상반기 순익은 5.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만약 프린스턴은행이 노아은행을 인수하게 된다면, 자산이 19억 달러, 예금은 16억 2213만 달러, 대출은 16억 1253만 달러로 각각 늘어나게 된다. 프린스턴은행은 지난 2007년 4월 23일 설립됐으며, 2010년 9월 30일 펜실베이니아 주 한인은행이던 모어뱅크를 인수한 뒤 일부은행의 브랜치를 별도매입, 덩치를 키워왔다. 프린스턴 은행의 대주주는 마틴 투치맨으로 전체 지분의 8.6%를 보유하고 있고, 헷지펀드와 뮤추얼펀드 등 61개 기관투자자가 약 48%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린스턴은행의 고문변호사가 이모씨로 확인돼 한인자산가들이 주주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주요주주 및 은행 고위임원중 한인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입 의사 한인은행 ‘부실대출’ 손사래

특히 프린스턴은행은 본점이 있는 머서카운티에 지점이 7개 있는 등 뉴저지 남부에 지점이 집중돼 있고 버겐카운티에는 단 1개의 지점도 없다. 반면 노아은행은 버겐카운티와 뉴욕에 지점을 두고 있어, 두 은행이 합병하게 되면 시너지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며, 별도의 구조조정도 최소화 될 것으로 보여, 노아은행 임직원들의 고용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에 상장된 프린스턴은행의 주가는 10월 19일 29.38달러에서 인수계약체결 발표 당일인 20일 29.77달러로 오른데 이어 지난 27일 31.75달러로 마감되는 등 약 2.4달러, 8% 정도 상승했다. 합병소식에 대해 투자자들이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큰 폭의 상승랠리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연중최고가가 32.05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최고가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아은행은 2019년 5월말 신응수 당시 행장이 SBA론 대출과 관련한 뇌물수수, 사기혐의 등으로 체포된 뒤부터 예금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경영난을 겪어왔고, 그동안 수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히 무산됐었다. 뉴저지지역 한인은행인 뉴밀레니엄은행은 지난 4월 13일 노아은행 이사회에 인수의향서를 보내 ‘3월 31일 기준 노아은행 발행주식 100%를 현금으로 인수할 것이며, 주당 6.95달러, 총액 2947만 달러에 매입하겠다’라며 매수의사를 밝혔었다. 뉴밀레니엄은행은 이 같은 매수의사와 함께 2-3주내 답변을 달라고 요구하고 실사를 제안했으나, 노아은행이 공동실사를 제안하는 등 사실상 인수를 거부해 매각이 무산됐었다. 이 당시 뉴밀레니엄은행과 노아은행은 지점망이 상당부분 겹치는 등 시너지효과를 얻기 어려우며, 결국 노아은행 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었다. 이에 앞서 지난 2021년 3월 이동현 전 뉴욕한인회 수석부회장이 노아은행 주식 60%를 약 1천만 달러에 매입한다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연방예금보험공사 및 은행감독당국에 승인을 요청했었다.

매각 성사 불투명 ‘산 넘어 산’

이에대해 FDIC는 1년만인 지난 3월 18일 승인요청서를 받았다며 60일내에 승인여부를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FDIC는 한 개인에게 주식 60% 인수를 허용하 는 것은 곤란하다며 결국 승인을 거부함으로써 이동현 전 부회장의 노아인수는 무산됐다. 그 뒤 노아은행은 다시 금융시장에 매물로 나와 캘리포니아 주 소재 한인은행이 다시 흥정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또 다시 무산됐고, 신응수 전행장의 선고공판이 끝난 직후 프린스턴은행과 매매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특히 노아은행은 지난 2020년 CCB와의 매각협상에서 무려 1억2천만 달러를 요구했었고, 그 후 예금 등이 더 빠져나가면서 한미은행과의 협상에서 7500만 달러를 요구했었다는 것이 한인금융계 인사의 증언이다.

이때 CCB와 한미은행은 실사를 한 직후 부실대출의 규모를 짐작하기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매각협상을 중단했었다. 노아은행이 2540만 달러에 매각계약이 체결됐음은 CCB에 요구한 금액의 약 5분1정도에 불과하고 한미은행 요구액의 3분의 1 수준이다. 노아은행의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하락한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제로 매각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프린스턴은행과의 매매계약은 어디까지나 양측의 매매합의에 불과하며 노아은행 주주총회의 승인, 금융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아야만 클로징이 가능하다. 따라서 앞으로 클로징까지 6개월 이상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며, 장부가이하에 가격이 책정됨에 따라 손해가 불가피한 노아은행의 주주들이 매각에 반대하거나, 대규모 부실 이 발견될 경우, 프린스턴은행 주주들이 인수를 막을 수도 있다. 따라서 매각성사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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