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셀 스틸은 공직선거에 “무패 신화” 창조의 여주인공
■ “영 김은 유능한 리더로 자신의 말을 지키는 의원” 평가
■ 미셀 스틸, 미주한인사회가 당적과 관련 없이 전폭 지지
■ 영김, 립서비스하는 여타 정치인과 다른 진정한 대변자
미국에서 연방하원 의원을 여러번 역임한 전직 의원들은 재선이 가장 힘든 선거전이란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만큼 선거에서 두번째가 힘들기도 하고 중요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미국의 연방 상원 임기는 6년인데, 연방하원 임기는 고작 2년이다. 그래서 하원 의원들은 선거가 끝나면 바로 다음 선거를 위해서 또 캠페인을 해야하는 것이 연방하원 의원들의 고충(?)이라고 한다. 이같은 연방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미셀 박 스틸(Michelle P. Steel, CA. 45)의원이 애초의 박빙선거가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민주당의 제이 첸 후보를, 영 김(Young Kim, CA. 40)의원은 민주당의 아시 프 마무드 후보를 각각 큰 표 차이로 물리치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캘리포니아주의 대표적인 한인 여성 정치인 미셀 박 스틸 의원과 영 김 의원은 이번 2022 중간선거에서 크게 선전해 미주 한인 정치력 신장에 당당하게 대표적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이미 ‘LA한인여성 최초의 연방하원’ 이라는 기록도 있는데 재선에 성공해 “준비된 의원”의 면모로 미국 공화당을 변화시킬 리더로 주목받게 됐다. <성 진 취재부기자>
지난 8일 투표가 끝난 후 OC 뉴포트비치에 자리잡은 공화당 캘리포니아 본부 건물 체이지 라운지에서 열린 빅토리 파티장에는 3백여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연방하원은 우리 당이 탈환한다!”며 기세를 높였다. 이 자리는 남가주에서 출마한 공화당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소수의 한인인사들과 대만계 인도계 등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백인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날 미셀 박 스틸 의원이 남편 스틸 변호사와 함께 도착하자 많은 지지자들이 스틸 의원을 에워싸며 기념 촬영을 하느라 한동안 부산했다. 이어 영 김 의원도 남편 촬스 김씨와 함께 도착해 지지자들이 둘러싸고 앞다투어 인사를 나누자 장내 분위기가 크게 고조됐다.
이날의 빅토리 파티의 중앙무대 옆 소파에 일찍부터 온 70대의 백인 지지자는 취재기자에게 ‘한국인 이냐?’고 묻더니, “영(Young)을 만나고서 나도 한국인들을 좋아하게 됐다”면서 “그녀는 자신이 한 말을 꼭 지켜왔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영은 우리 공화당에서 크게 기여하는 정치인이 될 것”이 라고 덧붙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당연히 미셀 박 스틸 의원과 영 김 의원이었다. 사실 미셀 스틸 의원의 45 지역구와 영 김 의원의 선거구 40지역구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전국본부가 크게 전략적으로 지원에 나서 전국적인 관심 지구로 떠올랐다. 특히 미셀 스틸 의원과 맞붙은 민주당의 제이 첸 후보는 초반부터 더티 플레이로 스틸 의원을 걸고 넘어저 선거판을 흐리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미셀 스틸 의원은 의연하게 대하여 공화당 유권자들의 신임을 크게 받았다.
영 김 의원은 연방하원의 초선 의원으로 2년을 지내왔는데, 초선 의원 답지않게 의정 활동에 열성있고, 특히 초당적 법안을 많이 입법화시켜 공화당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역량은 과거 에드 로이스 전 하원외교위원장의 정책보좌관으로 워싱턴 DC 의사당을 20여년을 드나든 경험도 크게 작용했다. 이번 재선에 나선 영 김 의원에 대해 OC의 최대 일간지인 OC레지스터는 한마디로 “유능한 의원이자 리더”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립 서비스’만 하는 정치인들과 달리 김 의원은 실제로 자신의 말을 지키는 사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민주당과 공동 발의한 법안이 많아 가장 초당적인 공화당 의원으로 꼽히며 특별한 가치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초선 의원이 아니라 이미 중진 의원으로 평가 받는다는 의미다.
‘준비된 지도자’ 여주인공의 의정활동
이번에 미셸 박 스틸 의원과 영 김 의원은 그들 선거구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최대 일간지인 OC 레지스터의 공식 지지를 받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치 전문가들은 민주당 후보들을 상대로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두 한인계 의원들이 이번 OC 레지스터 지지를 통해 중요한 원군을 얻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OC 레지스터는 지난 9월 30일 연방하원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미셸 박 스틸 의원이 현재 주요 지역 이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의정 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미셀 스틸 의원의 재선을 공식 지지했다. 매체는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스틸 의원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세금, 정부규제, 인플레이션 등 주요 문제에서 올바른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잘못된 연방 지출 법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것을 포함해 다양한 보수적 활동 기록으로 보수층의 지지도 충분히 얻고 있다 고 평가했다. 또한 그러면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마리화나 사용, 낙태와 같은 ‘핫이슈’에 대해 합리적인 중도적 방향을 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 김 후보는 한인사회나 미국사회에 대해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살아왔고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독특한 목소리가 되겠다”며 “이제까지 많은 정치인이 실패한 것들을 극복하고 모두 다시 꿈꿀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선에서 영 김 의원은 유권자들에게 ‘인플레 대책’과 ‘국경 강화’를 강조하면서 초당적 입법 사안으로 ‘H.R.7552(시니어 스몰비즈니스 오너 지원 법안)’를 꼽았다. 이민 문제에서는 김 의원은 당파적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불체자들을 포함한 포괄적 사면은 반대한다”고 명시하고 “다만 드리머들의 경우엔 합법 체류가 가능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셀 스틸 의원은 중요 입법 사항에 대해 “미국 가정의 세금을 낮추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고 초당적 합의 대상으로는 스틸 의원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인권 말살 행태 저지’를 강조했다. 전국적인 관심사인 낙태 권리 판결에 대해 스틸 의원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해당 문제는 개별 주에 결정권을 줘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강간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셸 박 스틸 의원은 지금껏 공직선거에 도전해 한번도 실패를 하지 않은 “무패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바로 한인사회이다. 그녀는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묵묵히 지원해 준 한인 커뮤니티의 힘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인 대변자로 봉사와 책임을 다할 것’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4년 1월은 ‘청 말띠해’가 시작된 달이다. ‘청’이라는 것은 푸름의 상징이고, 사계절 봄여름가을겨울 중에선 봄에 해당한다. 봄은 모든 생명이 태어나고 발전적으로 커가는 계절이다. 생동감 넘치는 힘찬 그 2014년 말띠 해가 시작된 1월 30일 오후 2시에 부에나 팍 6291 홈우드 에비뉴에 있는 세븐스 홈 카페에서 얼굴에 활짝 환한 웃음을 띈 두 명의 여성이 나타났다. “저희 두 사람은 미주 한인 이민사에 새 역사를 창조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미주류 사회로의 진출을 위한 선거 캠페인에 들어갑니다. 우리가 미주류 정치에 도전하는 것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고 우리의 후세들에게 길을 열어 주려는 것입니다.” 당시 두 주인공은 캘리포니아주 하원 65지구에 출마하는 영 김 후보와 오렌지카운티 제 2지구 수퍼바이저에 도전하는 미셸 박 스틸 후보였다.
두 사람 모두 공화당이다. 두 사람 모두 한인사회가 자랑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오래 전부터 모두가 준비된 후보들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었다. 물론 공화당 전국 본부에서도 많은 기대를 걸었다. 미셸 박 스틸과 영 김 두 후보는 한인사회 기대에 부응하여 영 김은 주하원 의원에 당선됐으며, 미셀 박 스틸도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 2지구에서 승리했다. 특히 미셀 박 스틸은 OC수퍼바이저 재선에서는 예선에 60%이상 획득해 결선없이 당선되어 수퍼 바이저 위원장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각자의 길에서 선전해 2020년 함께 미연방 하원에 도전했다. 영 김은 이미 2018년에 먼저 도전했으나 근소한 표차로 실패했으나, 2020년에 다시 도전해 당시 처음 연방하원에 도전한 미셸 박 스틸 후보와 함께 나란히 미연방하원에 LA한인 여성으로 최초의 하원 입성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22년 중간선거에서 재선이라는 힘든 관문을 통과한 미셀 스틸 의원과 영 김 의원은 이제 미국 공화당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투톱”으로서의 도전이 시작됐다. 이들이 이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바로 코리안 아메리칸 커뮤니티의 파워가 뒷받침이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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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과 견제가 이루어진 2022년 중간 선거는 ‘트럼프의 패배’
거대한 ‘붉은 파도’(Red Wave)는 어디에…?
지난 8일 치러진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바라고, 정치 예측가들이 떠들던 거대한 ‘붉은 파도’(Red Wave)는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소를 지었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은 콧대가 주저 앉았다. 민주당이 결국 상원의 다수당 자리를 지킨 것이다. 애초 조지아·펜실베이니아·네바다·애리조나 등 8곳은 경합주였는데 펜실바니아가 민주당이 승리했고, 애리조나, 네바다까지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12월 결선투표로 남겨진 조지자의 결과에 상관없이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자리를 지켰다. 균형과 견제가 이루어진 2022년 중간선거 결과로 귀결이 되었다. 지난 12일 밤 네바다주 상원의원 개표에서 캐서린 코르테즈 매스토 민주당 후보가 초접전 끝에 역전승하면서 민주당은 상원의원 선거 승리를 확정하게 됐다. 네바다주 투표 결과에 따라 민주당과 공화당은 상원에서 각각 50석, 49석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다음달로 예정된 조지아주 상원 의원 결선투표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더라도 커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하면서 캐스팅 보트(가부동수일 경우 의장이 결정권 행사)를 행사할 수 있기에 민주당은 상원을 장악하게 된다. 지난 2년간 양원을 장악했던 민주당이 이번에도 상원을 장악하게 되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남은 2년도 연방 판사 임명 등 각종 공직자 임명을 원하는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방대법관 자리가 예상치 못한 은퇴나 사망으로 공석이 될 경우에도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의 인사 임명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한편 민주당은 네바다주 상원 투표에서 승리하면서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공화당이 이기더라도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해 51석을 확보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한편 연방하원은 공화당이 예상대로 다수당을 탈환하지만, 절대 다수당 의석이 되지 못하여 공화당 마음대로 하원을 주도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법안은 다수당 수로 통과 되드라도 상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라 부결될 수 있고, 대통령의 거부권도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과 협치를 도모할 생각”이라며, 양당 대표들과 상의하는 문을 열어 놓겠다고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선거로 당내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됐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은 연임 도전에 대해 더 자신감을 드러낼 수 있게 됐다.
한편 하원 선거 결과는 공식적으로 최종 확정되진 않았으나, 공화당이 근소한 차로 다수당이 될 것으로 보이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겐 중점으로 내세우던 불법체류자 전면 사면 문제 등으로 포함한 입법 의제는 앞날이 불투명 해졌으며,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을 조사하기 위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트럼프 전대통령의 오만과 고집으로 내부 불화로 효과적으로 결집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앞날엔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접전지였던 애리조나와 네바다주 모두에서 승리하며 상원 다수당 자리를 굳히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하고 나선 공화당원들도 있다. 한편 이번 미국의 중간선거에 은근히 공화당의 압승을 내심 바랬던 북한은 실망한 입장으로, 그동안 계속해 온 미사일 도발은 중단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으며, 핵실험도 다음 기회를 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