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 몰린 공화당 100년의 수모

이 뉴스를 공유하기

■ 조지 산토스 신임 공화 하원 의원 ‘가짜 인생’ 들통
■ 의장 선출 실패…1923년 이후 100년만에 재투표

미공화당이 새해 들어 악재를 만났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연방하원의 다수당이 된 공화당이 2023년 1월 3일 새 회기를 시작 하는 날에 당내 분열로 하원 역사상 100년만에 하원의장 선출을 못해 창피스런 수모를 당했다. 이뿐 아니다. 역시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뉴욕 선거구에서 성소유자로 화제를 뿌리며 당선된 조지 산토스 공화당 의원이 온통 가짜 경력이 들통이 나는 바람에 취임선서를 하자마자 연방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고, 하원 윤리위원회의 징계심의에 오르게 되는 ‘수모’를 당할 처지다. 공화당에 먹칠을 하고 있는데도 공화당 지도부는 아무런 말도 없다. 이같은 공화당은 3일 첫 투표에서 하원의장 선출에 실패하는 역사를 쓰면서 118대 새 연방 의회 회기를 출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음날 4일까지 5번째 투표를 했으나 캐빈 맥카시의 의장 선출이 실패해 공화당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반란표 발생 의장선출 실패

연방하원은 이날 새 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진행했는데 반란표가 발생하면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아 3차 투표까지 이어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연기했다. 하원의장 재투표가 이뤄진 것은 1923년 이후 100년만이다. CNN에 따르면 하원은 118대 의회 개회일인 이날 전체 회의를 열고 하원의장 선거를 진행했다. 하원의장 선거는 알파벳순으로 호명된 의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의원의 이름을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화당은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공화당 강경파는 앤디 빅스 의원(애리조나)을 별도로 후보로 추천했다. 당선을 위해서는 기권표를 빼고 과반의 득표가 필요하다. 하원 전체 434명 중 218명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이번 공화당 의석이 222석이기 때문에 공화당이 결집할 경우 매카시 원내 대표가 무난하게 의장으로 선출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매카시 원내대표는 1차 투표에서 203표를 확보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212표)보다 오히려 득표수가 적게 나와 톡톡히 창피를 당했다.

공화당 의원 19명이 빅스 의원, 짐 조던 의원 (오하이오) 등 다른 의원들에게 투표했기 때문이다. 앞서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매카시 원내 대표를 지지하는 대가로 원하는 의사규칙 제정 등을 요구하며 협상을 벌여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매카시 원내 대표는 일부 요구를 받아들였으나 강경파들이 지지하는 법안 통과 보장 등은 거부 했다. 투표는 3차례까지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2차 투표에서는 조던 의원이 19표, 3차 투표에서는 조던 의원이 20표로 오히려 이탈표가 늘었다. 같은 결과가 반복되자 의회는 투표 연기를 결정했다. 투표는 4일 낮 12시에 다시 치러진다. 가장 최근에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2차례 이상 진행된 것은 1923년이다. 당시는 9번 투표 끝에 결론이 났다. 남북전쟁 직전인 1855년에는 의회 내 분열로 2달간 133번의 투표 끝에 하원 의장을 결정했다. 공화당 출신으로 미국 연방하원의원에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당선된 34살 조지 산토스 당선자는 성소수자이자 브라질 이민자 2세로 현직 의원이 아닌 상태에서 공화당 소속 연방의원에 당선된 첫 성소수자로 화제가 됐다.

하원 다수당 공화당의 뻔뻔함

하지만 그것도 잠시, 뉴욕타임스가 선거 과정에서 그가 경력 대부분을 날조했다는 의혹을 보도하 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바루크칼리지를 졸업했다는 본인 주장과 달리 대학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에서 일했다는 이력 역시 허위로 밝혀졌다. 워싱턴 포스트도 산토스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신이 뉴욕시 브롱크스의 명문 사립학교에 다니다 가족의 경제적 문제로 중도에 그만뒀다고 밝혔지만, 이 학교 대변인은 산토스가 다닌 적이 있다는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월가에서 일했다는 산토스의 경력이 허위로 밝혀지면서 그가 선거자금 70만 달러를 어떻게 빌릴 수 있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경력, 학력 위조에 대한 그의 답은 뭘까요? 산토스는 최근 뉴욕포스트와 폭스뉴스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력과 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다만,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력서를 단지 꾸몄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해명 후 후폭풍이 어땠을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에 대한 사법 당국의 조사가 시작됐다. 뉴욕타임스는 뉴욕 동부연방 지방 검찰청과 뉴욕주 나소카운티 지방검찰청이 각각 산토스 당선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리 나소카운티 지방검사장은 성명을 내고 “산토스 당선인과 관련된 수많은 조작과 불일치는 아주 충격적”이라면서 “나소카운티를 포함한 제 3선거구 주민들은 정직하고 책임 있는 의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시 브루클린을 관할하는 뉴욕 동부연방지검도 산토스의 재무 관련 사안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혹에 이웃 지역 공화당 정치인들마저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같은 롱아일랜드를 지역구로 둔 닉 라로타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은 하원 윤리위원회가 산토스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조지프 카이로 주니어 공화당 나소카운티 지역위원장도 “사과 이상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정작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럼 앞으로 산토스 당선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는 일단 의원직에 취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하원 예정대로 선서하고 연방의원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브라질 검찰이 산토스의 사기 혐의에 대해 사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보도 했다. 브라질 이민자 2세인 산토스는 지난 2008년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에 위치한 옷가게에서 훔친 수표로 신발 등을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음해 8월 산토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기 범죄를 인정하고 배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산토스의원의 사기혐의

이에 브라질 법원은 2011년 9월 검찰의 기소를 승인하고 산토스에 공소 사실을 인정할지 항변 할지 답할 것을 요구했으나 산토스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토스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10년 넘게 중단됐던 이 사건과 관련해 리우데자네이루 검찰청은 산토스 에게 기소 내용을 통보해 달라고 법무부에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번주 말 쯤 법원에 산토스가 공소 사실에 대해 응답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훔친 수표 사용과 관련해 산토스가 항변하지 않는다면 궐석 재판을 받게 되고,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5년의 징역형과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한편, 산토스 이전 뉴욕주 3지구 하원의원을 지낸 톰 스워지는 “사기꾼이 내 후임자가 된다”며 산토스를 의회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최신기사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