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정부, 외교안보 초당적 협력기구 설치 시급
■ 국내정치 이념대결, 남북관계 경색, 미-중 신냉전
■ 남북간 제한된 무력 충돌의 가능성 항상 열려있어
■ 미북관계 개선이 남북관계 개선의 선결 조건 특성
민주평통 LA협의회(회장 이승우)는 2022년 12월 29일 송년회를 ‘통일강연회와 평통인의 밤’ 행사로 개최하여, 2023년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한반도의 통일을 모색하기 위해 정치외교 전문 석학자인 이채진 박사(클레어몬트 맥키나 대학 국제정치학 명예교수 겸 석학교수)를 초청해 ‘한국 외교의 미래를 모색하다’ 라는 강연회를 열어 평통위원들에게 의미있는 송년 모임을 마련했다. 이날 오후 5시 코리아타운 가든 스윗 호텔에서 개최된 ‘통일강연회와 평통인의 밤’ 송년회에는 많은 평통 위원들이 참석하여 제1부 개회식에서 이채진 박사의 특별강연, 제 2부 송년만찬과 축하 공연, 제 3부 탈렌트 쇼와 경품추천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은 이날 주제 강연 전문을 지상으로 녹음한다.
<성진 취재부 기자>
<<한국에서는 지난해 새로 윤석열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지 반년이 지났지만 본인은 솔직히 불안감과 위기감을 금할 수 없다. 국내적으로 코로나의 지속, 극단적 정치적 양분화, 여소야대의 현실, 신구 세력의 대결, 이태원 참사 등 모두 불안하다 . 외부로는 북한의 ICBM 발사, 핵실험준비 보도, 선제 공격에 관한 논쟁, 핵공격 가능성의 법제화 등 남북관계의 악화를 당면하고 있다. 특히 지난 2개월 동안 군사적인 대결이 고조되어 새로운 전쟁이 발발할지도 우려 되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계 정세는 매우 위험하고 미중 대결은 신냉전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장하는 “민주주의 대 독재주의”의 대결은 국제질서의 재편성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과 충돌하고 있는 현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8일 중간선거에서 선전했으나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함으로 법안 통과에 어려움을 당면하고 있으며 재선에 출마할지 고심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말 강압 적인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소요 때문에 고전했지만 야망에 찬 1인 장기독재집권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국제정세로 한국외교가 대단히 어려운 선택의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전대미문의 위기와 도전을 극복하려면 한국에서 적어도 외교 안보 문제에 관하여 초당적인 협력기구가 설치 되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도 과거에는 “국경 선에서 정쟁은 끝난다”(Politics Stops at Water’s Edge,/ 전쟁 등 국익이 걸린 외교안보 문제에서는 정치권이 당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협력해야 한다는 뜻)라는 전통이 있었지만 현재는 잘 실행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는 경제 5개년 계획과 유사한 5개년 외교안보 계획을 수립하여 5년 이후 어떠한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는 청사진을 설정하고 매년 실시할 구체적인 조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우선 미국과의 외교관계에서 윤석열 정부는 안보, 외교, 경제 등에 관하여 한미관계를 재정비하고 아시아 지역과 세계 문제에서 어떻게 협력을 할지 착실히 실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실패와 미북 관계의 교착상태를 재음미 하여 한국의 현명하고 현실적인 역할을 수립 해야 한다. 과거 문 정권에서 미북관계 전개과정에 가교 혹은 조정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제약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결과적으로 양국으로부터 오해와 불신을 받을 수도 있는 행동은 삼가 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일련의 정상회담(바이든 대통령의 5월 서울방문, 11월 ASEAN 회의 (Cambodia)과 G-20 (Bali, Indonesia) 회의 등)을 통해서 상호신뢰를 회복하고 한미공조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그가 임명한 신임 조태용 주미대사는 유능한 직업 외교관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회의원을 역임했기에 현실 정치 감각도 경험한 인물이다. 일본과의 외교는 지난 5년 동안 문 정권 시절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되어 왔다. 양국은 위안부와 강제징집 피해자의 배상, 사과, 독도영유권, 역사교과서, 수출 규제, 야수쿠니 신사참배, 욱일기 사용, 후쿠시마 오염수 등 허다한 문제에 관하여 대립해 왔다.
“한국외교 선택의 도전”
윤석열 정부는 과거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1998년: 사죄명문화/협력약속)의 내용과 정신을 참고하여 중요한 국가이익(한미일 공조, 경제협력, 대북정책 조율, 지역 안보 등)을 위하여 과감 하게 활로를 개척하기 바란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과거 일본 국회 연설에서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 라는 명언을 남겼다. 양국이 서로 노력하고 희생하며 타협해야 한일관계가 개선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윤석열 정부는 반일감정이 강한 국민정서 뒤에 숨지 말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적극적으로 계몽 하고 유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최근 기시다 총리와 NATO(Spain), UN(New York), ASEAN(Cambodia), G-20(Indonesia)에서 만나 한일관계 개선에 노력할 것을 합의한 것은 긍정적인 시발점 이 될 수 있다. 한편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일본통 학자인 윤덕민 전국립외교원 원장을 주일 대사로 임명한 것은 적재적소 인사이다.
중국과의 외교관계는 이명박 정부 이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표방하고 있지만 시진핑 정부의 대국주의적 패권정책을 경험하고 있다. 사드 배치 이후의 중국의 보복 조치는 이 정책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실여부를 막론하고 문재인 정부의 소위 “저자세” 혹은 “굴욕외교”(3불 정책)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윤석열 정부는 중요한 국가이익과 정책기조를 중국에 당당하게 계속해서 피력하여 중국의 이해와 협조를 추구해야 한다. 본인은 중국외교 정책을 50년 이상 연구해 오고 있는 학자로서 장기적으로 는 중국도 이러한 원칙있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게 될 것이며, 한국이(문 정권처럼)저자세의 행동을 보인다면 속으로는 냉소할 것이다. 외교에서도 소탐대실은 금물이다. 본인은 10년 이상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25%)를 다변화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것은 현실 적으로 어려운 주장이지만 방법을 찾아야 한다. 중국은 무역의존을 압박외교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은 미중의 신냉전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고도로 세련된 정책적 판단과 장기적인 시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2일 ASEAN 회의 동안 리커창 중국 총리, 그리고 11월 15일 G-20 회의 동안 시진핑 주석과 약 25분 만나 양국관계와 남북문제에 관하여 대화를 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 이 남북 관계 중간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길 바랐으나, 시 주석은 차라리 한국이 적극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를 권장했다고 알려져 있다. 양 정상이 상호방문 초청 합의는 그나마 다행이 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최근 서울대 정재호 교수를 신임 주중대사로 임명한 것은 잘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대사는 한국에 있는 중국 전문가 중에서는 가장 우수한 인사 중 의 한 명이고 그 의 현장 분석과 정책 건의를 윤석열 정부가 존중하기 바란다.
“수출 의존도(25%) 다변화 해야”
최근 남북관계를 돌이켜 보면 지난2018년은 한반도를 위시하여 전개된 가장 활발하고, 다각적 이며, 극적인 정상회담이 개최된 한 해였다. 이 당시 남북의 정상이 세번 만났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회담, 그리고 세번에 걸친 시진핑-김정은 정상회담이 있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수차례 직접 만나고 수시로 전화를 하여 회담을 했다. 양 정상간의 공동성명과 부속 합의문도 채택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천양지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상황이 크게 변했다. 왜 4년만에 한반도의 상황이 급변하여 일측촉발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는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남북관계가 2019년 이후 3년 동안 코로나로 인한 철저한 봉쇄정책을 실행한 북한 내부의 사정이 악화되었고, 한국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남북의 동결상태가 대결상태로 발전 하게 되었다. 둘째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2019년 2월) 미북 관계가 교착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2019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45분 만났을 뿐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방문한 첫번째 미국 대통령이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후속 조치는 결실을 보지 못했다. 미북 관계의 개선 없이는 남북 관계도 개선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이다. 셋째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악화되고 있는 미중간의 신냉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입, 북한의 러시아 지지, 국제 경제 질서의 혼란, 첨단기술과 에너지 수급의 경쟁, 대만에 관한 분쟁의 위험성 등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는 국제 상황이 대단히 어렵게 되었다. 넷째는 한반도 위기를 해결 하려는 한국 내부에서의 합의된 방향 의식이 부족하고 국제적 합의도 전무한 상태가 현실이다. 남북의 전면 전쟁은 공멸을 초래하기 때문에 제한된 무력 충돌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어, 자칫 우발적 사고나 감정적인 오산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김정은 간의 서신들을 분석하면 김정은은 비핵화 문제에 관하여 한국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직 미국과 협상하기를 주장하며, 한국을 “남쪽의 바보들”이라고 조롱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정은은 미국을 견제하고 자문을 구하기 위하여 2018년에 시진핑 주석을 세번 만났다. 시진핑 주석은 2019년 6월 평양을 방문하여 양국간의 우의를 재확인했다. 이 같은 환경에서 모든 당사자들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반대하고, 첨예한 대립을 완화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 할 수 있길 바란다.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남북 스스로가 협상하여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결국 전면전쟁을 반대하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하여 협력하기 를 기대할 뿐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 11월 13일 인도네시아 발리(Bali)에서 만나 한반도 문제와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을 솔직하게 논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 핵실험을 말릴 의무가 있다” 고 주장했다고 한다. 본인은 10년 이상 동북아 정세를 연구한 학자로서, 북핵 문제의 해결, 남북관계의 개선, 한반도의 평화협정, 미북관계 정상 화, 지역 안전보장 등 여러가지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기회가 성숙되면 4자회담 (남북과 미중)을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한 현재 미중 신냉전 중에서는 전혀 불가능 하겠지만 과거의4자회담과 6자회담의 경험을 재음미하고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한국으로서는 현재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도전이 북핵문제이다. 당사국들의 협상을 통해서 북한이 완전하고, 국제적 검증을 받으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CVID)를 수용하고 실천만 한다면 최상의 방식이지만, 미국과 한국에 있는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비관적 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한반도합의 방향 의식 부족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법제화하고 핵무기의 선제적 사용도 시사하고 있다. 과연 한국이 단기적으로나 장 기적으로 북한 핵무기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하여 앞으로 논란이 고조 될 것이다. 현재 한국정부는 한미동맹 틀 안에서 미국의 핵우산 확장억지 정책 (extended deterrence)에 의존하고 있다. 만일 북한이 ICBM으로 뉴욕이나 LA 를 핵무기로 공격 할 수 있을 능력을 갖게 되면서, 북한이 남한을 핵무기로 공격할 때 과연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로 반격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2023년 새해 한국외교의 미래는 조심스럽게나마 낙관 하고 있다. 한동안 전쟁의 가능성까지 제기 되었던 남북관계는 점차 소강상태로 가다가 여름이 지나면 긴장되나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할 것 으로 전망한다. 북핵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렵겠지만 한반도에서의 핵전쟁은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끝나면 국제질서도 점차 정상화 되기 시작하고 에너지 수급도 원활해 지며 전후 우크라이나 복구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한국의 경제는 새로운 동력을 맞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한국경제의 단기적 전망은 밝지 않다고 한다. 최근 ASEAN 과 G-20 동안 열린 바이든-시진핑 첫 대면 정상회담 이후 미중간의 신냉전은 다소 완화되고 한반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 미국과의 상호신뢰를 회복하고 군사동맹을 강화하며 일본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 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한국은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회복을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속단이나 기대는 금물이다. 원래 국제정치나 국제경제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 로 오리무중이고 변화무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