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大특집] 삼성물산, 미국인 의류업자 형제에 거액 사기당하고 발 동동 구르는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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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과 파트너관계 Q4와 ‘금전 대여계약서’ 작성하고 624만 달러 차용
■ 동생회사에 270만 달러 못 받아 소송에도 불구하고 형 회사에 묻지마 대출
■ Q4는 의류중개상으로 2011년 삼성물산과 판매대리인계약 직후부터 돈거래
■ ‘2022년 11월 30일 만기지만 상환않아 디폴트 통보’ 1개월 만에 즉각 소송
■ 삼성은 맨해튼 소재 코압2채 등 담보…대표 타윌은 개인연대보증각서 서명
■ 맨해튼 코압은 UCC만 설정하고 플로리다콘도는 179만달러만 채권행사가능
■ 삼성, Q4 동업자와의 분쟁사실 알고도 거액대출 ‘아리송’…갈수록 의혹증폭
■ Q4대표 2022년 1월 부인과 이혼소송…삼성, 자칫하면 담보집행도 힘들 듯

삼성물산이 코로나19 초기인 지난 2020년 3월 미국인 의류도매업자에게 624만 달러를 빌려줬다가 돈을 몽땅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물산은 상환만기가 지나자 즉각 소송을 제기했지만 담보로 잡았다는 부동산이 코압이어서 UCC만 설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삼성물산 고위간부는 이미 2018년 이 의류도매업자가 동업자와 분쟁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밝혀져, 이를 알면서도 2년 뒤 거액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 도매업자는 사무실 렌트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해 초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삼성물산은 이 도매업자의 동생과도 거래하다 3백만 달러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며, 형에게 624만 달러를 빌려주기 1개월 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하의 삼성물산이 어쩌다가 피라미한테 당했는지 그 과정을 추적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등 4개 부문으로 나눠져 운영되는 삼성물산. 삼성물산의 미국법인인 삼성물산아메리카가 새해벽두부터 돈을 떼였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본지 취재과정에서 드러났다. 삼성물산아메리카는 지난 1월 10일 뉴욕 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해리 사울 타윌씨를 상대로 624만 달러 대여금 상환소송을 제기했다. 최본오[BONO CHOI] 삼성물산아메리카 브랜드인프라법인장은 2022년 12월 30일에 작성, 재판부에 제출한 자술서에서 ‘지난 2020년 3월 3일 삼성과 Q4디자인유한회사는 금전 대여계약서를 작성하고, 삼성이 Q4측에 624만 달러를 빌려줬다. 또 Q4측은 624만 달러 약속어음을 삼성 측에 발행했다. 특히 해리 사울 타윌은 개인적으로 채무상환보증각서를 제출했으며, 원금은 물론 연 4.75%의 이자 등의 지불을 보증했고. 채무미상환 때는 삼성이 별도의 통보 없이 Q4의 약속어음 및 사윌의 채무상환보증각서를 집행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 법인장은 ‘2022년 11월 30일이 채무상환기일이지만 Q4측은 채무를 상환하지 않았고, 삼성은 지난 2022년 12월 2일 디폴트를 통보하고 약속어음의 지급을 요구했다. 또 원금과 함께 2020년 3월 30일부터 2022년 11월 30일까지 연 4.75%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2022년 12월 1일부터는 연 7.5%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해부터 파트너 관계 회사와 소송전

삼성물산은 Q4디자인의 보증인 격인 해리 사울 타윌의 대출확인서, 금전대여계약서, 약속어음, 개인보증각서, 채무디폴트통지서등도 증거로 제출했다. 금전대여계약서에 따르면 2020년 3월 3일 이승걸 삼성물산아메리카 대표이사와 Q4디자인대표이사 해리 사울 타윌이 각각 서명했으며, 만기일은 2022년 11월 30일로 확인됐다. 특히 Q4디자인측은 삼성물산에 첫째 해리 사울 타윌과 부인 게일 타윌 공동소유의 ‘플로리다 주 서니아일스비치의 17875 콜린스애비뉴콘도의 2002호’, 둘째, 해리 사울 타윌과 게일 타윌 공동소유의 ‘뉴욕 주 맨해튼의 425 이스트 58스트릿의 코압 6E호 및 48H호’등 2개 부동산을 담보물로 제공했다. 또 사울 타윌은 개인채무상환보증각서에서 ‘뉴욕 주 맨해튼의 829 파크애비뉴 코압의 4C호와 5C호’를 담보로 제공한다고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Q4디자인 측은 지난 2022년 11월 30일 만기상환일자에 624만 달러를 상환하지 않았고, 삼성물산 측은 만기 상환일 이틀 후인 2022년 12월 2일 Q4디자인 측에 디폴트를 통보하고 5일 이내에 이를 갚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Q4측이 1개월여가 지난 2023년 1월초까지 이를 상환하지 않았고 이에 Q4디자인대표이며, 연대보증인인 사울 타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본보확인결과 Q4디자인유한회사는 미국 내 주요유통업체에 의류를 공급하는 유명도매상이며, 삼성물산의 패션부문과 거래해 온 업체로 밝혀졌다. 즉 삼성물산이 자산의 의류중개상에게 거액을 빌려줬다가 돈을 떼인 것이다. 삼성물산과 Q4디자인은 지난 2011년 6월 30일 ‘판매대리인계약’을 체결, 삼성물산이 생산한 각종의류를 Q4디자인 등을 통해 판매하고 커미션을 지급하는 등의 제휴관계로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갤럭시, 로가디스, 빈폴 등 자체 브랜드가 32개에 달하고, 2021년 패션부문 매출만 1조 8천억 원을 기록했다. 한때 아디다스를 비롯한 유명업체의 의류 등을 중개했던 Q4가 삼성물산의 파트너인 것이다. 또 624만 달러에 대한 채무상환 때 판매대리인계약에 따라 상호 지급해야하는 물품대금이나 커미션 등으로 이를 상계할 수 있도록 했지만, Q4의 잔고가 단 한 푼도 없어서 이 돈을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밝혔다.

Q4디자인은 삼성의 ‘판매대리인’

특히 삼성은 플로리다의 콘도, 맨해튼의 코압 2채 등 3개 부동산에 대해 담보를 설정했지만, 사실상 이에 대한 담보권 행사가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뉴욕시 등기소 확인결과 맨해튼 부동산 2채는 코압이어서, 모기지 담보 등을 설정하지 못하고, 유체동산 담보, 즉 UCC만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코압은 해당부동산을 여러 명의 주주들이 공동 소유하는 형태로,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 아니라 지분만 갖게 되고, 따라서 부동산이 아니라 지분에 대해 유체동산담보설정만 가능한 것이다. 유체동산담보도 집행이 가능하지만 모기지 설정만큼 확실한 집행은 힘들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다. 맨해튼 코압 2채의 지분을 담보로 잡았지만 효율적인 담보권행사가 힘든 것이다. 맨해튼 2채의 코압 중 ‘뉴욕 주 맨해튼의 425 이스트 58스트릿의 코압 6E호 및 48H호’은 이미 삼성물산이 지난 2015년 5월 15일 UCC를 설정하는 등 이미 오래전부터 담보로 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뉴욕 주 맨해튼의 829 파크애비뉴 코압의 4C호와 5C호’도 삼성물산이 이미 2013년 7월 3일 담보로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오래전 담보로 잡은 뒤 계속 갱신만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이들 코압 2채의 지분에 대해 624만 달러대출 집행 약 1개월여 뒤인 2020년 5월 8일 다시 UCC를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하나의 담보부동산인 ‘플로리다 주 서니아일스비치의 17875 콜린스애비뉴 콘도의 2002호’는 이미 지난 2016년 4월 11일 삼성물산에 담보로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입수한 모기지계약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타윌부부로 부터 475만 달러 약속어음을 받은 뒤 이 부동산에 최대 178만 5천 달러의 모기지 린을 설정했다’고 돼 있다. 쉽게 말하면 삼성이 타윌에게 475만 달러를 빌려주고 이 부동산을 담보로 잡았지만, 이 부동산에서 최대한 회수할 수 있는 돈은 178만 5천 달러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콘도는 시가가 약 2백만 달러로 알려졌다. 사울은 624만 달러를 빌릴 때 개인보증각서에서 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삼성은 2016년 모기지 설정이후 624만 달러 대출과 관련해서는 추가로 담보설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2016년부터 잡아놓은 담보물이며, 담보물해제가 되지 않았으므로 추가로 설정할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 부동산에서 삼성물산이 최대로 빼낼 수 있는 돈은 178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처럼 삼성물산은 624만 달러를 몽땅 떼이고 사울 타윌의 재산 등에 대한 집행에 나선 셈이지만, 본보가 Q4 디자인 및 타윌 등의 소송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삼성 측이 Q4와 타윌이 ‘사고’를 칠 가능성을 이미 알고서도 거액 대출을 감행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 뉴욕 주 법원확인결과 Q4디자인은 지난 2018년 6월 26일 뉴욕 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닐 굿맨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닐 굿맨은 지난 2019년 2월 11일 같은 법원에 Q4디자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소송의 소송장과 답변서 등을 살펴본 결과 Q4디자인은 사울 타윌이 전체지분의 51%, 대니 카스가 34%, 닐 굿맨이 15%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사울 타윌이 최대주주이지만 49%의 지분은 다른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대출금, 동업자에게도 미고지

바로 이 소송에서 삼성물산과의 관계가 드러난다. 닐 굿맨은 소송장에서 ‘2015년께 Q4에 투자하고 주주가 됐지만 사울 타윌이 회계장부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으로 부터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또한 타윌이 숨기고 있다. 또 타윌이 삼성물산을 속이고 대출금 등도 갚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업자가 공동운영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닐 굿맨은 2018년 4월 30일 삼성물산아메리카의 패션부분 대표인 마이클 한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호소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 주 법원에 제출한 관련증거에 따르면 굿맨은 2018년 4월 30일 마이클 한 대표에게 보낸 ‘Q4디자인–해리 타윌 및 그리네이드 글로브스’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2015년 7월 1일부터 해리 타윌과 동업을 하고 있으며, Q4디자인이 삼성으로 부터 자금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투자한지 3년이 지났지만 타윌이 회계장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삼성 측이 개입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 나에게 관련문서들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마이클 한 대표는 바로 다음날인 5월 1일 즉각 답장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표는 답장 이메일에서 ‘나는 이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 이 문제는 당신과 타윌 사이의 문제이므로, 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한다. 나는 비밀유지계약을 맺은 타월과 관련된 어떠한 회계장부도 공개할 수 없다. 타윌에게도 나는 이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연락했다. 그 뒤 5월 28일에도 굿맨은 한대표에게 이메일을 보내 ‘타윌이 나에게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나는 더이상 당신에게 이 문제에 개입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겠다. 그러나 내가 당신에게 Q4 파트너쉽 계약서를 제출하자 해리가 나를 위협하고 있다. 해리가 나에게 소송을 한다면 나는 불가피하게 삼성물산과 당신을 소송에 끌어드릴 수 밖에 없다. 당신이 빨리 해결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이메일을 보면 삼성물산 측은 이미 지난 2018년 4월 30일 판매 대리인 계약을 체결한 Q4디자인과 사울 타윌이 동업자 분쟁에 휘말려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이 명백하다. 즉 삼성물산은 2020년 3월 624만 달러를 빌려주기 약 2년 전 Q4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거액을 빌려준 것이다. 특히 이 문제는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삼성, 사고가능성 인지하고도 대출

Q4와 타윌 측은 지난 2018년 6월 26일 닐 굿맨을 상대로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했고, 닐 굿맨은 이듬해 2월 맞소송을 제기했다. Q4동업자간 분쟁이 소송으로 갔다는 점 역시 삼성이 잘 알고 있었음이 명백하다. 그럼에도 거액대출을 해준 것은 Q4측이 삼성 측에 꼭 필요한 판매 대리인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어쩌면 사고가 터질 가능성을 예견하면서도 사사로운 감정으로 거액을 대출을 해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굿맨의 이메일을 받고 답장까지 한 마이클 한, 한영철대표가 이 사실을 회사 측에 알렸는지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물산이 금융당국에 보고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클 한씨의 한국이름은 한영철 씨로 지난 1991년 서울대를 졸업한 뒤 삼성물산에 입사, 2019년 말까지 삼성물산 미주총괄 섬유 인프라팀장으로 패션부문을 총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 팀장은 지난 2020년 2월 본사 섬유사업본부장으로 영전됐다.

한 본부장은 삼성물산 사업보고서의 임원현황에서 2021년 9월 30일자 3분기까지 지급은 상무로서, 본사 섬유팀장, 즉 섬유사업본부장으로 기재돼 있었지만, 2021년 말 사업보고서 임원현황에는 이름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아마도 2021년 10월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의 3개월 기간 중 삼성물산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이 사고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알았다는 ‘빼박’증거는 또 하나 드러났다. 사울 타윌의 남동생으로 알려진 엘리엇 타윌 역시 삼성물산에 거액의 피해를 입혔고, 삼성물산은 소송까지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0년 2월 3일 롱스트릿홀딩스 유한회사를 상대로 뉴욕 주 뉴욕카운티 지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 회사 역시 의류도매상으로, 사울 타윌이 운영하는 Q4디자인과 주소지가 동일하다. 또 이 법인 대표는 엘리엇 타일로, 사울 타월의 동생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검색결과 일부 기업신용조사회사들은 Q4와 롱스트릿이 사실상 동일회사라고 기재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두 회사는 이름만 다를 뿐 매우 밀접한 관계인 것이다.

삼성물산이 Q4디자인에 624만 달러를 빌려준 것이 2020년 3월 3일 임을 감안하면, 삼성물산은 롱스트릿에 소송을 제기한 뒤 1개월 만에 Q4에 거액을 빌려준 것이다. 특히 삼성물산이 증거로 제출한 판매 대리인 계약에 따르면 롱스트릿홀딩스의 주소는 ‘뉴욕 맨해튼 20웨스트 33스트릿’으로 기재돼 있다. Q4 와 롱스트릿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빼박증거’다. 삼성물산은 롱스트릿홀딩스 소송장에서 ‘롱스트릿이 2017년 8월 삼성물산과 판매 대리인계약을 체결했지만 물품대금 및 커미션 등을 제때 입금하지 않았고, 삼성물산이 계속 파트너관계를 유지하려면 이를 빨리 청산하라고 요구했다. 롱스트릿이 2019년 5월 28일부로 60만 달러 수표를 발행했지만 3개월 여유를 준 뒤 2019년 8월 30일 이를 은행에 입금했지만 잔고부족으로 부도가 났다. 롱스트릿의 엘리엇 타윌에게 개인보증각서를 요구했지만 차일피일 이를 미루며 거부했고, 채무인정각서도 거부해 소송을 제기한다. 롱스트릿은 삼성물산에 최소 270만 달러이상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름만 다른 형제회사에 거액 사기

바로 이 소송과 관련해서도 마이클 한, 즉 한영철대표가 등장한다. 삼성물산의 최홍주 씨는 지난 2019년 5월 29일 한영철대표등에게 이메일을 보내 ‘롱스트릿측이 삼성물산에 60만 달러 수표를 발급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측은 ‘판매대리인계약 체결 약 1년 뒤인 2018년 말부터 롱스트릿이 사기를 치기 시작했으며, 돈을 받고도 의류를 인도하지 않거나, 커미션을 지급하지 않았고 최소한의 증거금도 유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2019년 11월 8일 ‘30일 뒤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소송에 대해 롱스트릿과 엘리엇 타윌은 2020년 10월 6일 답변서 및 기각요청을 했고, 코로나19로 재판이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다 약 2년 만인 2022년 2월 3일 구두심리를 했다. 하지만 1개월 뒤인 3월 1일 ‘삼성물산이 사기주장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엘리엇 타윌이 개인보증각서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타윌도 직접적 책임이 없다’는 롱스트릿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졌고, 결국 삼성물산의 소송이 기각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삼성물산 측이 사울 타윌의 동생이며, 일부에서는 사울 타윌이 운영하는 Q4와 사실상 동일회사라고 인식되는 롱스트릿으로 부터 270만 달러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즉 동생에세 사기를 당했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1개월 뒤 형에게 거액을 대출해줬고, 역시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는 것은 삼성물산측이 어떤 이유에선지 지나치게 안이하게 판단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더리얼딜[TRD]는 지난 2015년 기사에서 사울 타윌이 2000년대 초 벤투라 엔터프라이즈라는 의류수입업체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랄프 타윌이 1990년대 뉴욕의 부동산개발업체 센투리온리얼티를 설립, 소호지역의 사무실과 상가를 대거 매입했으며, 사울 타윌은 이 업체에서 인수팀장도 맡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사울 타윌의 동생인 엘리엇 타윌, 에드워드 타윌 등도 부동산업계와 의류업계에 종사하는 등 타윌가문이 맨해튼과 뉴욕일대에 30채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를 통해서도 이들이 형제관계임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삼성물산 측은 사울 타윌로 부터 624만 달러를 받아낼 수 있을까, 섣불리 이를 판단할 수 없지만, 타윌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는 사실은 뉴욕 주 법원 소송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Q4디자인의 소재지는 뉴욕 맨해튼 20웨스트 33스트릿이며, 이 건물의 주인은 이미 지난 2020년 5월 19일, 렌트비가 체납됐다며 Q4디자인 측에 디폴트통보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디폴트 통지서에 따르면 ‘Q4가 4월1일 렌트비 10만 천달러, 5월 1일 렌트비 10만 천 달러 등 모두 23만 6천여 달러의 렌트비를 체납했으며 6월 1일까지 이를 납부하지 않으면 퇴거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Q4 측은 2020년 6월 5일 자신들이 랜로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Q4측은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로, 렌트비 미납에 따른 퇴거를 요구할 수 없도록 유예조치명령을 내렸다. 따라서 우리가 렌트비를 내지 못하더라도 강제 퇴거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Q4 대표 부부 이혼으로 삼성 난관봉착

이 소송에서 증거로 제출된 계약서에 따르면 Q4는 지난 2012년 7월 31일 롱스트릿홀딩유한회사와 임대계약을 체결했으며, 2011년 12월 5일 수정계약을 통해 롱스트릿홀딩이 Q4에게 임대자권리를 양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로 이 임대계약을 통해서도 롱스트릿홀딩과 Q4유한회사가 사실상 동일회사임이 입증되는 것이다. 특히 사울 타윌은 아내인 게일 타윌과 이혼소송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게일 타윌은 지난 2022년 1월 5일 뉴욕 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남편인 사울 타윌과 이혼에 합의했다며, 이혼승인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송서류에는 ‘합의에 의한 이혼소송’이라고 기재돼 있어, 두 사람이 이미 이혼에 합의했고, 법원의 이혼판결만 구하는 것이다. 또 2022년 11월 7일 게일 타윌이 두 사람 사이의 재산분할 등 합의사항을 재판부에 제출, 이혼판결이 임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울 타윌 부부는 삼성물산이 담보로 잡은 맨해튼 2채의 코압, 플로리다 주의 콘도 등 부동산 3채의 공동 소유주여서, 삼성물산이 시급하게 담보권을 집행하지 않는 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올해 69세로 알려진 사울 타윌은 황혼이혼을 감행한 셈이다. 이혼의 의도는 짐작할 수 없지만, 이혼의 결과는 삼성의 어려움으로 귀착된다. 삼성물산 측은 형님에게 624만 달러, 동생에게 270만 달러를 사기 당했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사실상 명의만 다른 회사에게 9백만 달러 사기를 당한 셈이다. 특히 큰돈을 떼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삼성 고위임원이 잘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이 감행됐다. 아마도 삼성물산 감사팀이 이미 떴거나, 조만간 강도 높은 감사가 실시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분에서 2014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TVN드라마 ‘미생’이 떠오르고, 최영후전무 역할을 한 ‘이경영’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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