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환 워싱턴DC센터장, 비리 들통으로 직무정지 뒤 전격파면
■ 미국 프로젝트 동업자에게 일감 몰아주고 2건의 프로젝트 맡겨
■ 센터장 제외한 직원들, 계약비리-센터조직 사유화 이유 탄원서
■ 한국연구재단, 뒤늦게 직원들 탄원서 타당판단–징계 뒤 파면
■ 임용결격사유 불구 파산신청 3개월 뒤 코트라에 간부로 채용돼
■ 한국연구재단, 한 술 더 떠 검증거치지 않고 문 씨 센터장채용
■ 공공기관기업지원은 고사하고 제 앞가림도 못하는 센터로 전락
■ 신의 직장 한국혁신센터센터장 ‘2년 기본임기에 1년은 보너스’
과기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이 설립한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 센터의 센터장들이 각종 비리혐의로 2명 연속 파면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8년 중반 센터장으로 취임한 문정환 씨는 미국과 한국의 자신의 지인들에게 일감을 몰아준 혐의 등이 적발돼 지난해 10월말 직무가 정지된 뒤 올해 초 사실상 파면됐다. 또 문 씨의 전임 센터장도 비리혐의가 적발돼 사실상 파면되는 등 2명 연속 비리가 적발되자 한국연구재단은 올해 2월 특별감사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현 센터 간부의 또 다른 비리를 적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문 씨는 미국파산신청자로 확인됐고, 한국혁신센터는 물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도 파산사실을 모르고 문 씨를 연달아 채용, 중책을 맡기는 등 공공기관이 국가공무원법 제33조를 어겼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센터장이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임을 감안하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셈이다. 특히 한국연구재단은 센터장이 2년간 근무하면 다른 직장에 취직하는 것을 돕기 위해 1년은 보너스 임기로 근무하게 하는 등 특혜를 주는 것으로 드러나, 대한민국 공공기관중 이처럼 방만한 조직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어찌된 전후사정인지 집중 취재했다.<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한국연구재단이 지난 2014년 스타트업기업을 지원한다며 설립한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 센터. 지난 1996년 9월 3일 한국연구재단이 5백만 달러 상당에 매입한 버지니아 주 비엔나 소재 3층 건물에 입주한 한국혁신센터는 스타트업기업을 지원하기는 고사하고 책임자인 센터장이 자신의 동업자등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자신의 넥스트캐리어를 위해 조직을 사유화하는 등의 비리를 저지르다 사실상 파면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인 특혜 경영 비리로 파면
지난 2018년 8월 한국연구재단의 한국혁신센터 워싱턴센터장 공모에서 센터장에 선발됐던 문정환 씨는 비리혐의가 적발돼 지난해 10월 31일 직무가 정지된데 이어, 올해 1월 2일자로 사실상 파면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한국연구재단은 문 씨가 자신의 지인들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전혀 성과가 없어 예산을 낭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문 씨에게 피해액을 배상받지 않는 등 미온적 처벌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문 씨는 지난 2021년 10월 한국 내 컨설턴트를 채용한다며 김모씨와 컨설턴트 계약을 독단적으로 체결하고 연간 약 5만 달러상당을 비용으로 지불했지만 김 씨는 단 한건의 결과물도 제출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문 씨가 한국컨설턴트로 채용한 김 씨는 문 씨가 한국혁신센터채용이전에 한국에서 운영하던 컨설팅기업의 동업자로 확인됐다.
문제의 회사는 ‘주식회사 에스브이 101’, 문 씨는 지난 2015년 12월 18일 한국에 ‘주식회사 에스브이 101’이라는 회사를 설립, 이듬해인 2016년 8월 11일 법인등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입수한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미합중국 시민권자인 문정환 씨가 법인설립과 동시에 사내이사로 등재됐고, 2018년 9월 6일 사임했다, 이 문정환 씨는 법인등기부에 1964년생, 미국국적자로 기재돼 있으며, 한국혁신센터 센터장을 지낸 문정환 씨와 동일인물 임이 확인됐다. 특히 문 씨가 사임한 당일 김모씨가 사내이사로 취임, 등기부 상에 이름을 올렸고, 이 김 씨가 바로 문 씨가 센터장의 직위를 이용, 2021년 10월 한국 내 컨설턴트로 채용한 인물과 동일인으로 확인됐다. 즉 문 씨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이어받은 사람을 공교롭게도 한국컨설턴트로 채용했고 김씨는 1년여 동안 단 1건의 결과물도 제출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거액의 공돈만 챙긴 셈이 됐다. 바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 문씨를 제외한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 센터 직원 전원이 한국연구재단에 탄원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한국연구재단은 탄원서 내용을 조사, 사실임을 확인하고 오는 4월 30일부로 김 씨와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한 상태다. 즉 한국혁신센터와 김씨는 1년 6개월간 계약을 했고, 연간 용역비가 5만 달러 상당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혁신센터는 결과물 하나 받지 못하고 약 7만 5천 달러의 혈세를 낭비한 셈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이 같은 사실이 과기정통부에도 통보됨에 따라 지난해 10월31 일 문 씨에게 직무정지라는 징계를 내린데 이어, 올해 1월 2일 사실상 파면조치를 한 것이다. 특히 문 씨가 이미 지난해 10월 31일 직무가 정지될 때 이 같은 문제가 직무정지사유의 하나로 언급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혁신센터 또는 한국연구재단이 김 씨와의 계약을 계속 유지하다 최근 해지통보를 한 것도 방만한 경영의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도 한국혁신센터 웹사이트에는 김 씨가 이 혁신센터의 주요직원으로 소개돼 있다.
계약 한국컨설턴트, 알고 보니 동업자
문 씨는 이외에도 자신의 넥스트 캐리어, 즉 센터장 이후 다른 직장을 잡기 위해 센터조직을 사유화했으며, 불합리한 조직개편, 직원들에 대한 비합리적 연봉협상 등 적지 않은 비리가 노출됐다. 한국혁신센터 6명의 직원 중, 문 씨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 5명전원이 탄원서에 서명할 정도로 불신을 받았고, 이에 따라 한국연구재단이 조사에 나서 비리를 확인했던 것이다.
특히 문 씨는 본보확인결과 미국에서 파산을 신청해 승인받은 파산자로 확인됐다. 문 씨는 부인과 함께 지난 2012년 4월 18일 캘리포니아 주 중부 연방파산법원 산타에나 지원에 챕터 7, 파산신청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파산신청의 사건번호는 ‘8:12-BK-14874-ES’이며, 캘리포니아 라팔마소재 레이몬드 서 변호사를 선임, 파산절차를 진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 씨 부부는 파산신청 뒤 5월 30일 채권자 미팅 등을 거쳐 같은 해 8월 7일 파산 승인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에서는 파산을 하면 채무 등을 면제받는 대신,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므로, 법원은 이 같은 기록을 공개해 미국국민 누구나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통상 CH7 파산신청의 경우 최소 10년간, CH13파산보호신청의 경우 최소 7년 이상 크레딧리포트에 올라간다. 문 씨는 이처럼 파산한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 2개 이상의 대한민국 공공기관에 간부로 취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 씨의 링크드인 경력에 따르면, 문 씨는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실리콘밸리무역관에서 FOREIGN INVESTMENT DIVISION 의 EXECUTIVE DIRECTOR로 근무했다고 밝혔다.
파산신청 뒤 코트라 간부로 채용돼
즉 문 씨는 지난 2012년 4월 파산신청을 한 뒤, 파산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파산신청 3개월 만에 공공기관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간부로 채용된 것이다. EXECUTIVE DIRECTOR라면 총괄책임자로 해석될 수 있는 직위이다. 문 씨가 자신의 경력을 뻥튀기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간부로 채용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대한민국 공공기관은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따른 결격사유가 없어야만 해당자를 채용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문 씨 채용은 명백한 불법이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는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자’는 임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문 씨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채용과정에서 자신이 파산신청자라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공공기관은 지원자로 부터 지원서와 이력서 등은 물론 개인정보수집 및 이용동의서를 받도록 의무화돼있다.
이는 지원자가 자신의 어두운 부분을 밝히지 않는다하더라도 채용주체가 지원자를 철저히 검증하라는 취지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이처럼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규정을 어기고 결격사유가 있는 문 씨를 채용한 것이다. 자신의 개인정보 일체를 제공한 만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누구나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연방법원 웹사이트에 문 씨의 이름만 입력해도 파산신청여부를 알 수 있었지만, 이 같은 간단한 조사조차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한국기업들의 미국진출 등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다른 회사를 도울 능력은 고사하고, 자신의 앞가림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임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주인없는 회사가 국민혈세만 축내고 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는 형편인 셈이다.
한국연구재단이 지난 2018년 8월 문 씨를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센터장에 발탁한 것 또한 문제가 많다. 한국연구재단 역시 공공기관으로서, 직원 채용에 있어 국가공무원법 제33조의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만 선발할 수 있다. 2018년은 문 씨가 연방파산 법원에서 파산한지 약 6년 정도 지났을 때이다. CH7 파산자에 대해서는 최소 10년 이상 크레딧 리포트에 파산사실이 올라간다. 이는 그만큼 파산자가 또 다시 재정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며, 각종 이해당사자들이 이를 알고 현명하게 대처하라는 의미이다. 즉 한국연구재단은 문 씨가 파산사실을 숨긴다 하더라도, 문 씨의 신상정보를 알고 있고 개인 정보수집 및 이용동의서를 받은 만큼 최소한의 검증은 했어야 한다. 정부와 공공기관 등이 임용희망자들에게 개인정보수집 및 이용동의서를 받는 것은, 문 씨처럼 임용대상자가 자신에 대한 불리한 정보를 숨기더라도 이를 검증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구연구재단이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만큼 이 같은 의무를 어긴 것은 큰 실책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한국혁신센터의 센터장은 센터의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이며, 특히 회계책임자 라는 점이다. 미국기업은 파산자에 대한 채용도 꺼리지만, 특히 돈을 만지는 자리에는 파산자를 채용하지 않는다. 한국연구재단은 파산자를 예산을 총괄하며, 회계를 책임지는 자리에 앉힘으로서 고양이에게 생선 곳간 열쇠를 내준 셈이다. 결국 문 씨는 자신의 사업파트너들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예산낭비 등의 비리혐의로 직무정지된 뒤 사실상 파면되고 말았다. 한국연구재단이 문 씨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하고 파산자에서 곳간열쇠를 맡기지 않았다면 혈세를 지킬 수 있었지만, 사실상 이를 방조한 셈이다.특히 한국연구재단이 한국혁신센터에 그야말로 파격적인 근무조건을 제공하는 것은 충격 그 자체로 받아들여진다.
‘신의 직장 중 직장’ 상상초월 특혜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 센터장등 각 센터장들에게 2년간 근무하면 센터장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1년간 보너스 임기를 제공한다는 것이 센터직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센터장의 임기수행 뒤의 행보, 즉 넥스트 캐리어를 위해서 1년 정도 새 직장을 알아 볼 수 있도록 특혜를 준다. 그래서 센터장 임기를 기본임기 2년 플러스 보너스 임기 1년으로 표현하는 것’는 것이다. ‘2년간 일하고 그 뒤 1년 동안은 다른 직장을 알아볼 수 있도록 특혜를 준다’는 것은 대한민국 예산이 투입되는 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처럼 ‘기본임기 2년 플러스 보너스 임기 1년’이라는 표현이 공식화 될 정도로 한국연구재단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고, 이 같은 분위기속에서 센터장은 자신의 추후직장을 위해서 조직을 사유화 시키고, 자신이 염두에 둔 기업 또는 사업을 위해서 공공자산을 남용하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기 장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것이다. 아마도 한국연구재단, 특히 해외에 존재해서 국민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한국혁신센터, 적어도 센터장에 대한 혜택만큼은 대한민국 최고의 신의 직장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부족할 정도이다. 특히 한국혁신센터 센터장 공모 주기 등을 통해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2018년 7월 17일 ‘KIC 워싱턴 및 중국센터장 모집 연장공고’를 통해 ‘2018년 8월부터 임기 2년의 센터장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이때 자격조건은 국가공무원법 제33조의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며, 개인정보수집 및 이용동의서를 반드시 제출토록 했다. 이때 문정환 씨가 워싱턴센터장에 합격, 근무를 시작한 것이다. 2018년 8월부터 2년 임기이기 때문에 추후 센터장 모집은 2020년 8월께 진행됐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연구재단은 2021년 5월 26일 다시 ‘KIC 워싱턴 및 중국센터장 모집공고’를 통해 2021년 9월부터 임기 2년의 센터장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이때 자격조건역시 2018년과 동일했다.
한국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규정에 적합해야 하며, 연구재단 측이 결격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개인정보수집 및 이용동의서까지 받았다. 즉, 2018년 8월 중국과 워싱턴DC의 센터장을 모집한 뒤 3년 후인 2021년 후임자를 공모한 것이다. 따라서 2018년 선발된 두 지역 센터장은 2년근무 뒤 1년간 더 근무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바로 이 1년 근무가 보너스 근무로서, 사실상 1년간 ‘슬슬’ 근무하면서 다음 일자리를 알아보는 임기라는 소문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유력한 증거가 되는 셈이다. 문 씨는 2018년 8월 임용돼서 2년간 근무한 뒤 추가로 1년 보너스임기를 제공받았기 때문에 2021년 5월 후임 센터장모집을 했고, 이때 지원해서 다시 센터장에 선발된 것이다. 2021년 9월부터 임기시작이므로, 문 씨는 기본 2년만 적용해도 2023년 9월까지가 임기지만, 올해 1월 2일 파면된 것이다. 특히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센터장의 연봉은 무려 22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 씨는 2018년 8월부터 2023년 1월 2일까지 약 4년 5개월간 센터장으로 근무했고 따라서 약 90만 달러 이상의 혈세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줄줄이 새고 있는 국민 혈세 잔치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센터는 별도법인이 아니라 한국연구재단의 미국법인인 한미과학협력센터의 소속부서형태를 띠고 있다. 본보가 비영리단체인 한미과학협력센터의 세금보고서를 입수, 확인한 결과, 2019년 문 씨는 매주 40시간씩 일하고 연봉 22만 달러를 받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2017년 센터장 한모씨는 2017년 중간에 임명돼 18만 3천여 달러, 2016년 센터장 김모씨는 22만 달러를 받았고, 2015년 세금보고서에는 이들의 임금을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 씨가 왜 지난해 12월 31일자가 아닌 올해 1월 2일자로 해임했는지도 의문이다. 올해 1월 1일은 일요일이고, 1월 2일은 월요일로 근무일이다. 문 씨 해임일자를 올해 첫 근무일로 잡은 것은 1월 하루만 근무해도 문 씨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등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국연구재단은 한미과학협력센터의 소장이라는 직책으로 본부에서 총책임자 1명을 파견하고 있지만, 워싱턴DC센터장이 상급단체인 한미과학협력센터 소장보다 연봉이 2배 정도 더 많다.
이는 그만큼 전문성을 가진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비슷한 규모의 미국직장에도 뒤지지 않는 연봉을 주겠다는 취지지만 과연 그 연봉에 걸 맞는 경력의 소지자 인지는 미지수다. 특히 전임 소장들은 모두 박사이자 유명과학자, 교수출신이었던 반면 문 씨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 한미과학협력센터 세금보고서에 따르면 한미과학협력센터은 지난 2015년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에 약 91만 달러를 지원했지만 2016년 80% 정도 증액된 153만여 달러를 지원했다, 또 2017년 224만여 달러, 2018년 215만여 달러로 급증했고 마침내 2019년에는 276만 7천여 달러를 기록했다. 즉 2019년 지원금은 2015년 지원금보다 4년 만에 3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이처럼 지원예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센터장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직원도 예산의 항목별 집행은 물론 예산총액 조차도 알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센터장 혼자서 얼마든지 예산을 주무를 수 있도록 돼 있고, 컨설턴트 등 용역계약 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공교롭게도 문 씨가 센터장을 맡은 직후 예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며, 파산자인 문 씨가 이를 혼자서 주무르며 지인들과 계약을 하는 등 예산폭탄을 즐기다 파면된 것이다. 또 문 씨는 자신의 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문 씨는 링크드인에 자신이 어느 대학 출신인지는 밝히지 않은 채 캘리포니아 SACRAMENTO STATE COLLEGE에서 MBA를 했다고 밝혔다. 전임자 2명은 모두 박사이며 미국 유명대학의 교수출신이었다. 특히 문 씨는 2004년 3월부터 2007년 5월까지 3년 3개월간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 투자 교역디비젼 디렉터[DIRECTOR]로 일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이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경제담당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씨는 한국외교부에서 파견된 외교관이나 각 부처에서 파견된 주재관이 아니라 현지에서 채용된 행정직원으로 드러났다. 외교부 관계자는 ‘행정직원은 영사 등의 보조업무를 수행하며, ‘담당관’등 ‘관’ 또는 ‘디렉터’등의 직위가 부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 씨가 경제담당관이라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문 씨, 경력 부풀린 의혹 곳곳에
또 문 씨는 지난 2012년 7월 부터 2015년 2월까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실리콘밸리 무역관에서 FOREIGN INVESTMENT DIVISION 의 EXECUTIVE DIRECTOR로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코트라의 EXECUTIVE DIRECTOR는 일반적 인식처럼 총책임자 등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 또한 문 씨가 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특히 문 씨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근무 때인 2014년 10월 12일 J3파트너스라는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밝혀졌고, 본보가 이 회사 법인서류 확인결과 이 회사는 2019년 3월 1일 청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즉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센터 근무 중에도 이 회사는 존속했던 셈이다. 이처럼 문 씨는 코트라 및 한국혁신센터 근무 때 일정기간 개인회사를 운영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혁신센터는 재직 중 개인회사 운영을 허용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소문의 진위를 알 수 없지만, 이는 한국혁신센터가 신의 직장임을 다시 한번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문 씨는 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 한국혁신센터 등에서만 각각 3년에서 4년 5개월 정도 등 3년 이상 일했고, 나머지 민간 기업에서는 대부분 1년 내외, 일부는 채 1년도 근무하지 않고 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문 씨의 반응이다. 문 씨는 지난 3월 27일 미 동부시간 오후 6시39분부터 오후 7시 11분까지, 약 32분간의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불합리한 경영, 인사비리, 컨설턴트 등 용역계약비리 등에 대해 ‘모두 없는 것으로 하기로, 무마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을 왜 물어보느냐’고 말했다. 놀랍게도 이미 무마가 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문 씨는 또 ‘다 지나간 일인데 그것을 왜 물어보느냐’고 여러차례 말하며 질문을 막았다.
또 문 씨는 ‘직무정지된 뒤 해임됐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렇다면 사실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금 그걸 왜 물어봅니까’리고 답했다. ‘한국컨설턴트로 채용된 김씨가 ‘SV101’이라는 사업체를 함께 운영한 사람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으나, ‘법인등기부를 확인했다’고 말하자 뒤늦게 이를 인정했다. 또 2012년 파산신청과 관련, 함께 파산신청을 한 김모씨의 이름을 제시하고 부인이냐고 묻자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인하다가, ‘사모님이시죠’라고 재차 묻자 ‘네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씨는 또 ‘한국컨설턴트가 결과물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계약체결당사자로서 한국혁신센터의 피해금을 배상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컨설턴트의 퍼포먼스를 왜 센터장에게 책임을 묻는냐’고 답변, 배상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경제담당관 경력에 대해 ‘너무 오래된 일’이라며 즉답을 회피하고 얼버무렸다. 특히 문 씨는 ‘내일, 즉 3월 28일 오후 5시까지 다시 전화를 해서 보충설명을 하겠다’고 스스로 말했으나, 그 이후 다시 전화가 오지 않았고, 수차례 전화를 해도 다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본보는 문 씨에게 반박과 해명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8가지 사항에 대한 질의서를 작성, 3월 31일 오후 카톡으로 전달했지만, 문 씨는 이 질의서를 본 뒤에도 지금까지 답변하지 않고 있다. 문 씨는 지금도 링크드인에 계속 자신이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센터장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한미과학협력센터도 책임져야
한편 더욱 놀라운 것은 문 씨 이전의 센터장 역시 모종의 비리로 해임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1월 2일부터 문 씨를 해임한 뒤, 워싱턴DC센터장이 2회 연속 연달아 비리로 해임된 것은 구조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감사팀을 파견, 감사를 실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연구재단은 감사팀 3명을 미국에 파견, 2월 13일부터 17일까지 1주일간 감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한미과학협력센터 소장이 감사팀의 상급자로서 감사를 총괄, 감사의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는 의혹도 낳고 있다. 편제상 한미과학협력센터 소장이 한국혁신센터의 상급부서로서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다. 하지만 혁신센터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한미과학협력센터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감사를 받아야 할 입장이지만, 감사를 총괄했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이 감사에서 현재 센터장을 대리하고 있는 직원의 비리가 적발됐고, 이 또한 한국연구재단 뿐만이 아니라 재단을 감독하는 정부부처에도 통보됐다.
[2부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