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인은행가는…] 1분기 한인은행 대출 전분기대비 사상 첫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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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더믹 때도 늘어났던 대출, 올해 들어 경기침체 판단 감소세로 전환
■ 1년 전보다 10.7% 줄었지만 3개월 전보다 1%감소…대출절벽 현실화
■ 부실대출비율 6분기 만에 다시 상승세 반전, 부실대출비율 30% 상승
■ 악성대출 2배 늘고 대출은 줄고 무수익늘면서 순익도 2년 만에 최저

국채가격 폭락 등에 따른 자금난으로 대형은행 3개가 사실상 파산, 신용경색이 우려되는 가운데, 1분기 한인은행들은 대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대출절벽이 이미 현실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인은행들의 대출은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졌던 팬더믹 기간 중에도 단 한번도 줄어들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유동성위기와 경기불황을 의식, 이미 금고를 닫은 셈이다. 특히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등 두 대형한인은행의 부실대출이 전분기보다 2배나 증가하는 등 한인경기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분기별 순익도 7분기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미전역 16개 한인은행은 자산, 예금, 대출 등이 모두 1년 전보다는 늘어났고, 자산, 예금이 지난해 4분기보다 늘어났지만, 오히려 예금은 3개월 전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인은행 대출이 줄어든 것은 사실상 사상 초유의 일로, 이미 대출절벽이 현실화 됐음을 의미한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지난달 말 16개 한인은행이 연방예금보험공사에 보고한 1분기 말 기준 대출총액은 375억 1593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1분기 말 339억 321만 달러보다 10.7%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379억 달러보다는 1.0% 되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즉, 지난해까지는 한인은행들이 금리상승에 따라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액을 노려 대출 늘리기에 주력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수익성을 쫓아 대출을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상환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 대출은 철저히 막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부실대출비율 7분기 만에 최고

16개 한인은행 대출은 지난 2017년 4분기 239억 달러수준에서 2018년 4분기 262억 달러로 늘어난 뒤 코로나19직전인 2019년 4분기 272억 달러로 증가하는 등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20년1분기부터 코로나19, 팬더믹이 시작됐지만, 지난해 4분기까지 12분기동안 단 한 번도 줄어들지 않았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규정강화로 미국 대부분 사업장이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등 극심한 경기침체 시기에도 한인은행 대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했던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대출증가세가 멈추고, 오히려 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인은행 16개중 6개 은행은 전분기보다 대출이 늘어난 반면, 10개 은행은 대출이 감소했다. 특히 자산1위은행인 뱅크오브호프의 1분기 말 대출은 152억 달러에 그쳤고, 이는 지난 해 4분기 154억 5천만 달러보다 1.7% 줄었다. 같은 기간 16개 한인은행 전체의 대출이 약 3억 8천만 달러 감소한 반면, 뱅크오브호프의 대출 감소분만 2억6천여만달러로, 전체의 70%에 달했다.

또 자신 2위 은행인 한미은행은 대출이 늘었지만, 증가폭은 0.1%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6개 은행중 동부의 노아은행대출이 전분기보다 5.0% 줄어서 가장 감소폭이 컸지만, 절대적 액수는 워낙 작았다, 또 CBB가 3.2%, 뉴밀레니엄과 우리아메리카은행, 신한아메리카은행 등 3개 은행도 각각 2.4%정도 줄었다. 반면 퍼스트IC은행과 US메트로은행은 대출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위기에도 대출을 늘려나갔던 한인은행들이 갑작스레 대출을 줄인 것은 부실대출의 급격한 증가도 주요원인으로 풀이된다. 한인은행들의 부실대출비율은 6분기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반전된 것으로 밝혀졌다. 1분기 전체 한인은행의 부실대출비율은 0.71%로, 지난해 4분기 0.44%보다 약 30%이상 치솟았다. 한인은행 부실대출비율은 지난 2021년 1월 1.08%, 2021년 2분기 1%를 기록했으며, 2021년 3분기 0.92%로 1% 아래로 내려온 뒤, 2021년 4분기부터 줄곧 0.6%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2022년2분기부터 4분기까지는 0.5% 이하로 급락했지만 해 들어 갑자기 부실대출비율이 치솟은 것이다.

팬더믹 때보다 부실대출 증가세

은행별로는 노아은행이 4.27%로 부실대출비율 1위를 기록했고, 뉴뱅크가 1.4%, 메트로시티 은행이 1.11%등 1%를 넘어섰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대형은행들의 부실대출증가이다. 뱅크오브호프의 1분기 부실대출비율은 0.91%로 한인은행 평균을 넘어선 것은 물론, 지난해 4분기 0.45%의 두 배에 달했다, 불과 3개월 만에 부실대출이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뱅크오브호프는 지난해 2021년 2분기이후 7분기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팬더믹위기 때보다 부실대출이 더 늘어난 것이다. 한미은행도 마찬가지다. 한미은행의 1분기 부실대출비율은 0.59%로, 지난해 4분기 0.29%보다 두 배 급상승했다. 한미은행역시 7분기 만에 가장 높은 부실대출비율을 보였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한인경기는 2021년 2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또 뉴욕지역 한인은행인 뉴뱅크는 1분기 부실대출비율이 1.40%로, 지난해 4분기 0.43%보다 3배나 높았다. 뉴뱅크는 지난해 2분기 부실대출비율이 1.73%로 치솟았다 가 다시 0.5%대로 하락했지만, 또 다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무수익대출, 즉 악성채무도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은행들은 부실대출을 30일에서 89일 연체, 90일 이상 연체, 무수익대출 등 3가지 범주로 나누어 보고하고, 이중 무수익대출은 부실대출 중 가장 악성으로 분류된다. 바로 이 악성대출의 비율역시 2021년2분기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한인은행 전체의 1분기 무수익대출비율은 0.52%로, 지난해 4분기 0,32%보다 약 60%정도 증가했다. 무수익대출비율은 지난 2021년 2분기 0.73%를 기록한 뒤 6분기 연속 하락했지만 7분기 만에 다시 증가세로 방향을 틀었다. 16개은행중 노아은행의 무수익대출비율이 3.94%로 평균의 8배에 달했다. 하지만 심각한 것은 자산 1위인 뱅크오브호프의 무수익대출비율이 0.85%로, 전체평균보다 70% 정도 높은 것은 물론, 지난해 4분기 0.39%보다 두 배이상 증가했다는 점이다. 한미은행 역시 무수익대출비율이 1분기 0.34%로, 지난해 4분기 0.16%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반면 이들 2개 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은 무수익대출비율이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낮아졌다. 대출 1,2위로 전체 대출의 60%에 육박하는 2개은행의 무수익대출비율이 급증함으로써, 앞으로 만약 이 무수익대출이 하나둘 디폴트 처리된다면 위기가 고조될 수 밖에 없다.

은행들, 현경제상황 위기로 판단

대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예대율이다. 만약 예대율이 높아서 대출할 여력이 없어서 대출이 감소했다면 불가피한 현상이다. 하지만 1분기 예대율은 지난해 4분기보다 오히려 낮아졌고, 이는 대출여력은 있지만,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을 줄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1분기 한인은행 예대율은 94.7%로, 지난해 4분기 97.1%, 3분기 97.3%보다 낮았다. 따라서 은행이 스스로 금고를 닫았다는 말이 성립되며, 은행이 현재의 경제상황을 위기국면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분기 16개은행 중 PCB은행이 113%로 대출이 예금을 넘어섰고, 노아은행도 102%를 기록했다. 하지만 뱅크오브호프는 예대율이 94.5%로, 지난해 3분기 97.8%와 비교하면 3.3% 낮아졌다. 대출을 줄이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금융권위기에 절대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한미은행은 예대율이 전분기와 비슷했고,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예대율을 4%나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대출이 줄고, 부실대출, 특히 무수익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1분기 은행순익은 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인은행 1분기 순익은 1억 4320만 달러에 그쳤고, 이는 지난해 4분기 1억 5700만 달러보다 8.7% 줄었고,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1억 6천만 달러보다 10.5% 감소했다. 지난 2021년 2분기 1억 4300만 달러보다는 늘었지만, 그 이후 6개 분기보다는 순익이 줄어들었다. 특히 노아은행은 순익이 전분기보다 87%줄었고, 뉴밀레니엄은행은 29.3%, US메트로 은행은 27.1% 각각 감소했다. 뱅크오브호프 역시 순익이 전분기보다 22.4%, 1년 전보다는 33.3%나 감소, 한인은행평균보다 세배이상 순익이 줄었고, 한미은행역시 순익이 1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지금의 현 상황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한인은행 자산총액은 485 억 2431만 달러로 전분기대비 3.8%, 전년동기대비 11.4% 성장했으며, 예금총액도 396억 달러로 전분기대비 1.5%, 전년동기대비 8.3% 각각 늘어났다.

한인은행들 금고문 닫은 지 오래

특히 자산 1위 한인은행인 뱅크오브호프의 자산이 205억 달러로, 사상처음으로 2백억 달러를 돌파하며, 한인은행 평균의 2배에 달하는 7.3% 기록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또 예금은 뱅크오브호프가 169억7백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1.7%, 1년 전보다 10.2% 증가, 한인은행 평균성장율을 앞질렀다. 한인은행 1분기 실적을 보면, 부실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대출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줄였고, 무수익대출이 늘어남에 따라 자동적으로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난다. 한인은행들은 미국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한인은행들은 이미 금고문을 단단히 잠그고 곳간 지키기에 나섰고 한인경제는 대출절벽에 직면한 것이다. 작금의 경제상황은 딱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봄은 봄이건만 주머니사정은 봄이 아닌 겨울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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