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신일 ‘1600만 달러 현금과 신한대출금 9백만 달러 끼고 인수’ 주장
■ 라덕연은 검찰과 언론 인터뷰에서 ‘2500만 달러에 골프장 매입’ 주장
■ 두 사람 함께 신한은행도 방문 ‘채무인수’ 요청했으나 신한은행 거절
■ 2500만 달러 반출 뒤 1600만 달러만 지불하고 9백만 달러 ‘은닉’의혹
SG증권발 주가폭락사태의 핵심인물로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라덕연 호안투자대표는 유신일 한국산업양행회장으로 부터 팜밸리골프장은 2500만 달러에 매입했다고 주장했지만, 유 회장은 현금 1600만 달러를 받았으며, 기존 신한아메리카은행의 대출금 9백만 달러를 라 대표가 승계했다고 본지 기자에게 밝혔다. 즉 지금까지는 라 씨가 현금 2500만 달러를 미국으로 반출, 골프장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유 회장의 주장에 따르면 실제 현금은 1600만 달러로, 라 대표의 주장과 9백만 달러 차이가 난다. 이에따라 라 씨가 한국금융당국에는 골프장을 매입을 이유로 2500만 달러 반출신고를 하고, 실제로는 유 회장에게 1600만 달러만 지불하고, 나머지 9백만 달러는 별도로 은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한편 유 회장이 900만 달러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팜밸리 컨트리클럽 인수 의혹은 검찰 수사의 키포인트이다. <특별취재반>
라덕연 호안투자대표의 팜밸리골프장 매입금액은 얼마일까. 라 씨가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한 대로 현금 2500만 달러일까, 아니면 팜밸리컨트리클럽의 신한은행 모기지 1000만 달러, PCB뱅크 모기지 1500만 달러에다 현금 2500만 달러등 5000만 달러일까, 아니면 PCB 뱅크모기지대출을 제외하고 신한 1000만 달러 모기지에 현금 2500만 달러 등 3500만 달러일까, 정답은 현금 2500만 달러도, 3500만 달러도, 5000만 달러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유신일 한국산업양행회장은 본보가 지난 5월 18일 발행된 1361호에서 ‘유 회장이 팜밸리 컨트리클럽의 PCB대출금 1500만 달러는 상환했지만, 신한아메리카은행 1000만 달러 대출금은 미상환상태이며, 라덕연 씨는 이 대출금을 포함, 3500만 달러에 골프장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자, 5월 19일 본보에 전화해서 ‘내가 받은 돈은 2500만 달러가 아니라 1600만 달러이며, 신한아메리카은행의 1천만 달러 대출금중 미상환금 900만 달러는 라 대표가 상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무인수 무산에 방향 선회한 듯
그동안 팜밸리컨트리클럽 매매금액은 현금 2500만 달러로 알려졌었다. 라 씨는 지난 5월초 한국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 팜밸리컨트리클럽 36홀을 2500만 달러, 330억 원에 매입했다’고 여러차례 주장했고, 이에 따라 골프장 매입금액은 현금 2500만 달러로 알려졌었다. 또 이 골프장의 소유주인 유신일 한국산업양행 회장 역시 뉴욕시간 5월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매매금액이 2500만 달러’라고 밝혔으며, ‘기존 대출은 모두 내가 갚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회장은 지난 19일 ‘매매금액이 현금 1600만 달러에 신한 대출 잔금 9백만 달러 채무인수를 포함, 2500만 달러이며, 첫 통화 때도 이같이 말했다. 녹음해 둔 것을 잘 들어봐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6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친 통화에서 유 회장은 라 씨가 신한대출금 9백만 달러를 떠안는 것을 포함해서 매매대금이 2500만 달러라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
유 회장은 당시 매매금액이 2500만 달러이며, 기존채무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었다. 유 회장은 1차 통화에서 현금 1600만 달러와 신한 채무인수 9백만 달러 등의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하자, ‘아 그랬느냐’고 말했다. 유 회장은 또 ‘내가 라 씨와 함께 신한아메리카은행 LA지점을 방문, 담장자를 만났으며, 담당자는 골프장이 매각돼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옮겨가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새 주인이 계속 우리은행 대출을 이어받는다고 해서 안심이 된다며 기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한아메리카은행 본점은 지난 5월 8일 오후까지도 팜밸리컨트리클럽이 PCB은행에서 1500만 달러 추가대출을 받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유 회장과 라 씨는 신한아메리카은행 LA지점을 방문하고 9백만 달러가 남은 채무인수를 요구했으나 은행 측이 채무인수는 안되고 만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았으니 리파이넨싱을 해주겠다고 제의했으나 그 뒤 아무런 연락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신한은행의 동의 없이 에스크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인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골프장을 넘겨받았다. 어쨌거나 유 회장은 라 씨가 신한아메리카은행까지 방문, 1천만 달러 대출 중 미상환 대출 9백만 달러를 확인하고 이를 인수한 것이다. 문제는 나 씨의 주장대로 2천 5백만 달러를 유 회장에게 지불했는지, 1600만 달러를 지불했는지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며 밝혀질 문제이며 신한 측은 누가 뭐래도 1순위 담보는 확실하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어 보인다.
900만 달러는 과연 누구의 손에?
이유에 어찌됐던 간에 유 회장이 라 씨에게 받은 현금은 1600만 달러라고 주장함에 따라 라 씨가 골프장을 2500만 달러, 330억 원에 매입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라 씨가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500만 달러, 330억 원에 매입했다고 주장할 때, 이중 빚 9백만 달러를 인수, 실제 현금은 1600만 달러가 들었다는 언급은 전혀 없어 인수 가격에 의혹이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라 씨가 2500만 달러에 골프장을 매입했다는 주장이 첫째, 채무 9백만 달러인수를 포함해서 총액이 2500만 달러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있고, 둘째, 현금 2500만 달러를 주고 골프장을 매입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채무 및 현금을 포함한 총액 2500만 달러, 또는 현금 2500만 달러,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라 씨가 채무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금 2500만 달러라는 의미로 이 같은 주장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라 씨의 주장대로 현금 2500만 달러라면, 라 씨는 한국금융당국에 해외부동산투자를 이유로, 2500만 달러 미국반출신고를 한 뒤 2500만 달러를 미국으로 송금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유 회장에게는 1600만 달러를 지급했기 때문에 9백만 달러가 남게 되지만, 한국정부는 이 돈을 골프장매입에 모두 투입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므로, 라 씨 입장에서는 9백만 달러를 고스란히 은닉할 수 것이다.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라 씨는 골프장 매입대금이 2500만 달러라고 주장했고, 현재 9백만 달러를 누군가가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유 회장도 당초 매입금이 2500만 달러라고 주장했지만, 신한아메리카은행 1천만 달러 기존 대출금 문제가 대두되자 현금은 1600만 달러이며, 라 씨가 기존대출금을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아마도 이 돈 2500만 달러는 라 씨가 캘리포니아 주에 설립한 시그니처골프아메리카 계좌로 전액 송금된 뒤 최소 1600만 달러이상 이 유 회장에게 지급되고, 최대 9백만 달러는 다른 곳으로 은닉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거래는 부동산매매방식이 아닌 법인매매방식으로 진행됐으므로, 한국에서 반출된 자금은 에스크로계좌를 거치지 않고 전액 시그니처골프아메리카로 송금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특히 현행법상 해외송금을 위해서는 해당은행에 거래상대방의 실체확인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즉 2500만 달러송금을 위해서는 2500만 달러 법인이나 부동산을 매입한다는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이때 거래상대방, 즉 매도자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매매계약서등을 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라 씨가 2500만 달러를 미국으로 송금하기 위해서는 라 씨가 2500만 달러 물건을 매입한다는 계약서가 필요하다. 즉 팜밸리컨트리클럽을 산다면 이 클럽 주인과 계약서가 필요한 것이다.
석연치 않은 PCB 1500만 달러 대출
라덕연 주가조작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23일 라 씨와 측근인 변정수씨, 프로골퍼 안정진 씨 등 일당 4명의 재산 152억 원 상당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라 씨는 통정매매 등을 통한 시세조작으로 2642억 원의 부당이득을 올렸고, 이중 절반인 1321억 원을 수수료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라 씨의 부동산과 법인명의 부동산, 차량리스 보증금, 측근 명의 임대차 보험금, 롤스로이스 팬텀 차량 등 1차로 152억 원을 확보했으며, 팜밸리골프장 등 해외부동산과 프랜차이즈 커피숍등도 신속히 압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PCB은행은 지난해 12월 6일 유 회장 측 미국법인인 ‘HKI 아메리카’에 1500만 달러 라인오브크레딧, 즉 언제든지 1500만 달러까지 인출할 수 있는 대출을 허용하면서 최소8개 이상의 골프장을 담보로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PCB은행은 라 씨가 인수한 팜밸리컨트리 클럽과 몬트레이컨트리클럽, 그리고 PGA웨스트 6개 등 최소 8개 이상의 골프장의 디드를 담보로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팜밸리컨트리클럽과 몬트레이컨트리클럽의 1500만 달러 대출문서는 모두 유신일회장이 서명했지만, PGA웨스트 대출문서는 소유법인의 HJ/CG 파트너스 유한회사의 실질적 주인인 P9센트리스리유한회사 및 JH 홀딩스IV 유한회사 등 두 회사의 매니저인 제임스 힌클리가 서명했다. 제임스 힌클리는 컨트리골프파트너스의 설립자겸 회장이다. HJ/CG 파트너스 유한회사란 이름의 HJ의 제임스 힌클리 회장을, CG는 컨트리골프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 회장은 이에 대해 ‘1500만 달러 대출에 대한 담보는 PGA웨스트 팩으로 충분한데 PCB측이 팜밸리와 몬트레이까지 담보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PCB뱅크의 HJ/CG 파트너스 유한회사 1500만 달러 대출서류에는 담보물권의 주소가 ’49-499 아이젠하워 드라이브, 라퀸타 92253’으로 기재돼 있으며, 이 주소는 PGA웨스트 골프장이 아니라, 골프장 옆 라퀸타 리조트로 확인됐다. 이 라퀸타리조트의 현소유주 또한 돈을 빌린 HJ/CG 파트너스 유한회사가 아니라 ‘HP LQ 인베스트먼트유한회사’로 주인 또한 다르다. 따라서 이 대출계약서에 기재된 주소를 기준으로 한다면, PCB뱅크는 주인이 다른 사람의 부동산을 담보로 한 셈이다. PCB은행은 1500만 달러를 빌려주며 8개 골프장을 담보로 잡았고, 지난 9일 라 씨가 인수한 팜밸리컨트리클럽만 담보에서 빼준 것이다.
한편 PGA웨스트팩 소유주인 HJ/CG 파트너스 유한회사 가 지난해 11월 30일 캘리포니아 주에 제출한 법인서류에 따르면 멤버에서 제임스 힌클리회장이 배제됐고 CEO에서도 힌클리 회장이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12월 5일 법인서류에는 유신일회장 측 회사인 HSDMC아메리카가 멤버에서 배제되고, P9 센트리스리유한회사만 멤버에 포함됐다, 또 CEO란은 공란으로 남겨져 있었다. 법인서류의 멤버에서 이름이 배제되면 사실상 주주에서 제외된 것으로 간주되지만 실제 어떤 상황인지는 유한회사의 주주들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