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 61] 김건희 ‘이권’- 박영수 ‘기각’ 수백억 해 처먹어도 문제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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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도 지시 안했다는데 고속도로 종점 느닷없이 김건희 여사 일가 땅으로
■ 원희룡의 노골적인 김건희 감싸기… 토론 때 “이 정도 안 하는 부인 있나”
■ 대선 끝나고 원희룡 국토부장관 임명에 김건희 여사 입김? 보은인사 논란
■ 곽상도의 무죄이어 50억 클럽 박영수 영장기각은 검찰의 부실수사가 이유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의 노골적 ‘이권 챙기기’가 본격화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차관인사를 하면서 우리는 “카르텔과 싸우는 정부”라고 했는데 정작 대한민국 카르텔의 최정점에 있는 법조카르텔은 최근 박영수 전 최순실국정농단 특별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견고하다는 사실이 만 국민 앞에 여실히 드러났다. 이 법조카르텔의 수괴는 검사 출신 대통령인 상황이다. 검사 출신들은 브로커들과 짜고 치는 고스톱을 치며 50억 원씩 받아 처먹어도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고 영장이 기각되는 등 검사와 법원으로 이어지는 법조카르텔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불거진 김건희 여사 일가 양평 땅 특혜의혹은 이 법조카르텔을 등에 업으면 세상 무서울 것이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김 여사와 김 여사의 형제자매, 모친 최은순 씨는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일대에 축구장 3개 넓이(2만 2663㎡)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국토부는 2017년부터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경기 하남시 감일동과 양평군 양서면을 잇는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8일 국토부가 공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대놓고 특혜를 주겠다는 것인데 이런 발상은 수사기관 등이 문제 삼을 리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행동으로 보이는데, 칼잡이 출신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드러내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김건희 여사가 양평에 터를 잡고 근처 부동산으로 오랜 기간 해먹어왔다는 의혹은 이미 대선 전부터 불거져왔고, <선데이저널>도 여러 차례 걸쳐 이 부분을 주목해 왔다. 특히 특혜의혹이 불거진 공흥지구 개발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양평군 사건을 관할하는 여주지청장이었고, 관내 기관장 모임에서 당시 김선교 양평군수(국민의힘 의원으로 당선, 최근 당선 무효형 선고)였다는 사실을 본지가 주목한 바 있다. 이는 윤 대통령이 김 의원에게 처가 사업 관련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은 얼마든지 깔려 있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공흥지구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부동산에 특혜의혹이 불거졌다.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 경기 하남시 감일동과 양평군 양서면을 연결키로 결정돼 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고속국도) 종점이 지난달 양평군 강상면으로 갑작스레 바뀐 것이다. 종점을 바꿀 합리적 이유는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김 여사와 형제자매,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 등이 변경된 종점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 수천 평에 이르는 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종점을 바꾸면서 거액의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혜 의혹이 일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노선 변경을 전면 재검토시켰다’고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밝혔다. 원 장관의 이런 반응은 노선 변경이 무리임을 국토부도 인정한단 의미다. 이 고속도로건설 사업은 2017년부터 국토부가 추진한 것으로, 경기 하남시 감일동에서 양평군 양서면까지 26.8㎞를 왕복 4차선으로 이을 예정이었다. 2021년 4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어 지난해 3월 타당성 평가에 들어갔다. 지난해 6월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 공고도 이 노선으로 했다. 그런데 지난달 8일 국토부가 공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 내용’에는 종점이 강상면으로 바뀌어 있었다.

국토부 슬그머니 노선 변경

변경 과정은 매우 수상쩍다. 국토부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두 달여 뒤인 지난해 7월 하남시와 양평군에 공문을 보내 고속도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하남시는 교통정체 우려, 주변 지역 주민 반대, 나들목 간 최소 간격 지침 위배 등의 이유를 들어 고속도로 시점부를 1㎞ 떨어진 곳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이 건의는 묵살됐다. 반면 종점부를 옮기는 세 가지의 안을 1장짜리 문서로 7월에 제시한 뒤 올해 1월 강상면 안으로 좁힌 양평군의 의견은 국토부가 그대로 받아들였다. 사업 내용이 달라질 정도로 변경 폭이 크고, 도로의 길이도 2.2㎞ 늘어나 사업비 증액이 예상되는 노선 변경이 슬그머니 추진된 것이다.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끝낸 노선이 바뀐 사례는 국토부에서도 ‘전례를 찾아봐야 알겠다’고 할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원 장관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노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실무적인 의견을 주고받은 것’이라며 “변경 결정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노선 변경이 확정됐다 취소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슬그머니 변경을 추진한 것만으로도 특혜 의혹은 피할 수 없다. 원 장관이 몰랐다면 도대체 누가 이런 알짜배기 특혜 의혹을 가져다 여사의 일가에게 가져다 바친 것일까. 원 장관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원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서 유일하게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옹호하고 나선 장본인이다. 지난해 1월 17일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원 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방송에 대해 “솔직하고 털털한 내용이라 한편으로 안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솔직히 우리가 모르는 충격적인 것이 나올까 아주 긴장했다. 윤 후보 당선에 최선을 다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 부담을 안고 봤다” 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가 ‘캠프 쪽의 비선실세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후보의 가족이나 부인이 그 정도 안 하는 캠프가 어디있나”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비선’이라고 했을 때는 캠프 내의 중요한 의사결정이라든가 주요한 인물에 대한 인선이나 평가, 사람들에 대한 신상필벌 이런 부분들에 개입한다”며 “의견 개진의 정도 내지는 여론이나 주변에서 오는 의견들을 전달하는 정도를 넘어서 공식 의사결정, 집행체계를 왜곡시키는 정도가 되면 비선실세라 할 수 있겠다”라고 반박했다. 당시 모든 국민의힘 후보들이 김건희 여사의 각종 논란에 대해 공격할 때 유일하게 원 후보만이 김건희 여사를 두둔하고 나섰다. 그래서 그가 윤 대통령 당선 후 국토부 장관이 된 것은 김 여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이번에 불거진 국토부 주도 사업의 특혜 의혹이 간단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검찰은 내 편’ 믿음 있어야 가능

한 발 더 나아가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가능한 것은 임기 초반 이런 일이 벌어져도 결국 여사 일가와 공무원이 버티면 수사기관이 나서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최근 박영수 특검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것은 검찰이 부실수사를 하면 유죄가 무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양재식 전 특검보의 구속영장은 지난 30일 기각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두 사람이 각각 다른 판사에게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모두 같은 이유로 영장이 기각된 만큼 사실상 검찰의 부실수사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이 불거질 때부터 거론된 법조인 50억 클럽 의혹에 대해 1년 넘게 지켜만 보다가 여론에 떠밀려 수사를 시작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박영수 전 특검의 구속영장을 심사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본 건 혐의의 주요 증거인 관련자들의 진술을 이 법원의 심문 결과에 비추어 살펴볼 때 피의자의 직무 해당성 여부, 금품의 실제 수수여부, 금품 제공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하여 사실적, 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에 비추어, 현 시점에서 피의자를 구속하는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보인다”며 “현 단계에서는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박 전 특검의 측근 양재식 변호사의 영장실질심사를 실시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 역시 “현재까지 드러난 증거자료와 이 법원의 심문결과에 비추어 볼 때 금품의 실제 수수 여부 등 범죄사실 중 일정 부분에 대하여 사실적, 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여 피의자에게 방어권을 보장해줄 필요성이 있다”며 “피의자의 직업, 수사기관 및 법원에서 피의자가 보여 왔던 태도,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및 이에 더하여 수사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과 피의자와 변호인의 변소 내용 등을 감안할 때 현 단계에서 피의자가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비추어 볼 때 피의자를 구속하여야 할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30일 새벽 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은 “다수 관련자들의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들에 의하면 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 및 약속한 점이 충분히 인정되는 상황에서 법원의 영장기각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향후 보강수사를 통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2월 곽상도 전 의원에게 무죄가 선고된 데 이어 두 사람의 영장마저 기각되면서 검사 출신 인사들에 대한 부실수사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의 두 줄기 중 하나인 50억 클럽 사건에 대해서는 의혹이 불거진 지 1년 넘게 사건을 쥐고 있다가 여론의 비판에 밀려 수사에 착수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진짜 카르텔은 바로 이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신임 차관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국가와 국민, 자유민주주의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 달라”면서 “헌법 정신을 무너뜨리는 이권 카르텔과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다.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 달라”면서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조직이든 기업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산하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능력 평가를 늘 정확히 해 달라”고 신임 차관들에게 주문했다. 하지만 <선데이저널>이 계속해서 지적해왔듯 대한민국 최대이자 가장 끈끈한 카르텔은 바로 법조 카르텔이다. 오죽하면 전관예우란 말이 나왔을까. 그리고 그 카르텔에 묻어서 오늘의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 바로 윤 대통령이다. 검사 출신들이 찜 쪄 먹고 회 처먹는 사회에서 반카르텔을 얘기하는 것이야 말로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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