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문제인가?] 식당 팁( TIP)행태 분쟁 ‘선택 아닌 강요’ 곳곳서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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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팁문화 10%는 옛말 30%까지 요구하기도
■ 단체행사 시 팁 등 요금 청구서 확인 철저 해야
■ 주류언론들 ‘팁이 정말 무섭다’며 팁 행태 비판
■ “팁이란 알아서 내고, 감사하면 더 주는건데…”

미국인들이 한국에 가서 놀라운 것 중 하나가 반찬 무제한 제공에 팁 없는 한국이 “환타스틱 하다”며 넘 좋아한다고 한다. 반면 한국인들이 미국에 와서 놀라운 것은 어디가나 팁…팁… 팁… 소리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소연이다. 그런데 이런 팁 스트레스가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까지 이제는 고통스러워 코로나 이후 외식을 줄이는 풍조가 늘어가고 있다. “팁”이란 원래는 스스로 알아서 내고, 주면 받고, 감사하면 더 내고, 불편하면 덜내고 해야 하는 것인데 코로나 펜더믹이 끝나면서 터무니없는 팁을 강요하는 ‘팁플레션’(Tipflation)라는 새풍조가 나타나 개인이나 단체들이 행사를 하면서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미주류 언론들도 ‘팁이 정말 무섭다’며 팁의 행태를 비꼬고 있다. 본보도 2년전 ‘팁이 정말 누구 몫인가’(지령 1248호, 01/07/2021)로 보도했지만, 그 이후 ‘팁 문화’가 아닌 “팁 행태”가 엄청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지난달 말 타운내 A 호텔 식당에서 단체 모임을 가진 한 단체 재무 담당자는 식당 종업원이 가져온 요금증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팁 액수가 무려700불이 넘었다. ‘도대체 팁을 몇 퍼센트로 계산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종업원은 “20%”라고 답했다. 그런데 나중 요금표를 자세히 계산하여 보니 팁 계산을 음식 가격에 세금까지 합한 금액에다 팁으로 20%를 가산한 것이다. 이에 의문을 제기하자 종업원은 “원래 그런 법이다”라며 “다른 고객들도 그렇게 해왔다”고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본보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는 호텔 식당 측이 고객에게 잘못 설명한 것이었다. 자신들에게 유리 한 쪽만 주장한 것이다. 팁(Tip)과 봉사사례비(Gratuity)를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식당 측이 양쪽 모두를 무조건 “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봉사사례비(Gratuity)는 보통 “자동 팁”(Authentic tip)또는 ‘필수봉사료”(Mandatory Service Charge)로도 불리고 있다.

팁과 봉사 사례비는 별개

현재 IRS(국세청)나 Cal 정부 관련 부서(노동부 커미셔너, Labor Commissioners’ Office)는 팁(Tip)과 봉사사례비(Gratuity)를 엄격히 구분하여 정의하고 있다. 팁은 어디까지나 고객이 하고 싶은 만큼 하는 것이지만, 봉사사례비(Gratuity)는 의무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봉사사례비 (Gratuity) 기준 퍼센트는 고객과 업주 측이 별도 규정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도A 호텔을 비롯해 일부 호텔 식당들은 자신들에게만 유리하게 주장하고, 애초 고객과의 거래에서 계약을 하도록 되어 있는 사항을 무시한 것이다.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많은 손님들이 무시 당하고 기분을 상한 원인이 되었던 것 이다. 한 예를 들면 IRS는 ‘팁’ 아니라 봉사사례비(Gratuity)를 10-15%까지 인정해주고 있다. 일반 회사들이나 단체들이 행사를 하면서 지불하는 “팁” 개념의 금전을 차후에 세금 보고 시 이를 인정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업주 측이 6인(또는 8인)이상 단체 손님에게 자동적으로 팁을 부과하는 경우는 사전에 메뉴판에 그 공지를 해야 하고, 업소내 고객들이 잘 볼 수 있는 장소에 ‘단체 손님에게 ‘단체손님에게는 일정 수준의 봉사료가 포함된다’고 공지를 해야 한다. A호텔 식당에서는 이런 공지 사항을 볼 수 없었다. 현행 캘리포니아 주정부 노사담당국 근로기준법 351조항(Labor Code Section 351, State of California Department of Industrial Relation)에 따르면, “Gratuity”(사례비)는 기업의 후원자가 제공되는 서비스나 고객에게 제공되는 상품, 음식, 음료, 판매 또는 서비스 물품에 대해 지불하는 사례금 또는 금전으로 정의된다. 최근 단체 행사 등에서 호텔, 식당 등은 고객으로부터 팁 또는 서비스 요금으로 지정된 결제를 받는 경우가 많다. 팁 또는 서비스 요금으로 지정된 선택적 지불은 세금이 부과 되어서는 안된다.

코리아타운에서 바비큐 식당으로 일류에 속하는 ‘박대감네’ 식당 측은 팁 문제에 대하여 “우리 식당은 개인이건 단체이건 손님들이 주시고 싶은 만큼 팁을 주시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전적으로 손님들의 의향에 따른다는 것이다. 남가주한인외식업협회의 김영호 회장은 “단체 손님의 경우, 예전엔 미국 큰 식당에서는 18% 이상 (사례비)를 요구하였으나, 최근에는 조금 더 원하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한인타운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6명 이상 단체 손님들에게 18% 내라고 하면 난리 나지요. 대다수 한인타운은 팁은 손님이 알아서 주시면 감사히 받고 있는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단체행사를 할 경우, ‘자동 팁’ 등을 주기전에 청구서를 세밀하게 확인은 필수 조건이다. 세금을 제대로 계산했는지, 음식값을 사람 수 대로, 음식 종류별로 계산했는지, 여기에 세금을 어떤 방식으로 부과시키고 그것에다 ‘자동 팁’을 부과시켰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고객과 업소간 분쟁 갈수록 늘어

이처럼 단체 행사를 두고 ‘자동 팁’ 액수로 논쟁이 커지자, 일부 코리아타운 호텔은 고객 측의 사정을 고려하여 편리를 도모하기도 한다. 한인타운 B호텔은 단체 행사 시 단체들이 B호텔이 단체 행사장으로 타운에서 최상급에 속하기에 행사를 개최하고 싶지만, 호텔 단체 식사비 등이 1인당 100불이 넘어 고가이기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단체 편의상 식사를 외부에서 캐터링으로 가져오는 것을 허용하면서, 장소 부대 시설 기기 사용료(팁 포함)로 3,000 달러 정도로 양측이 합의하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고객과 호텔측이 ‘윈-윈’ 전략을 하는 것이다. 코리아타운에서 100명 이상을 상대로 단체 행사를 할 수 있는 장소로 호텔 빼고는 한인과 관련된 식당은 극소수이다. 그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용수산 식당과 용궁 식당 등이다.

용수산 식당 2층 행사장은 한인 단체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고 있는 장소이다. 이 식당 2층 연회장은 주호 뷔패식으로 식사를 제공 하는데 평균 1인당 54불 정도에 ‘자동 팁’조로 18%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식사비용도 단체 재정을 고려하여 단체와 식당이 상의하여 적정선으로 타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 물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하는 가운데 ‘팁플레이션’(Tipflation, tip과 인플레이션’ 합성어) 이란 말이 등장했다. 최근 치솟은 팁마저 가계 지출을 높였다고 지목된 것이다. 미국 식당에선 식대의 15% 정도를 종업원에게 주는 게 암묵적 룰이었지만 이는 옛말이 됐다. 뉴욕 등 대도시 식당에서는 손님이 팁을 계산하기 편하게 영수증에 세 가지 정도 팁 액수(음식 값 대비 팁 비율)를 예시로 제시하고 고객이 그중 하나를 고르도록 한다.

그런데 1~2년 전부터 그 예시가 18~20%에서 시작해 30%에 이르는 곳이 태반이다. 예컨대, 50달러어치 식사를 하면 세금에 팁까지 모두 65~70달러를 내게 된다. 심지어 3단계 팁을 ‘25·35·45%’로 최고 45%까지 제시하는 곳까지 나와, ‘팁 소름(creep)’ ‘팁 피로(fatigue)’란 신조어도 생겼다고 CNN은 전했다. 팁 인플레의 근본 원인으론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계속되는 구인난이 꼽힌다.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업체들이 소비자 ‘호의’에 기대 전가한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10회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 금리를 16년래 최고치인 5.25%까지 올리면서 “여전히 인플레가 떨어 지지 않고 있고 노동시장도 더 냉각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팁 인플레에서도 이런 모습이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미국 식당의 영수증과 현금 팁을 과거 10~15%의 기본 팁에 서비스에 아주 만족하면 20%를 주는게 불문율이었지만, 이제는 테이크아웃 햄버거 커피나 무인 키오스크에서도 20% 이상의 팁을 당연한듯 요구하는 추세다.

신용카드 결제용 디지털 기기가 확산된 것도 팁 인플레를 부채질하는 요소라고 경제 매체 <포천>은 전했다. 과거 햄버거·커피 등을 파는 테이크아웃 식당이나 식료품점에선 팁을 안 내거나 동전 등을 통에 넣으면 됐지만, 요즘은 계산대에서 점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터치스크린에 20~30% 가량의 팁 예시나 ‘노 팁(no tip·팁 없음)’ 선택 버튼을 띄우고 그중 하나를 누르게 한다. 소비자들은 “‘길트 티핑(guilt tipping·죄의식 때문에 주는 팁)’을 강요한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키오스크(무인 주문대)에 팁을 요구하는 결제창을 띄워 “사람이 없는데 기계에 팁을 주란 말 이냐”는 비판을 낳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팁 인플레에 지쳐 팁 지출을 줄이는 추세다. 팁을 안 줘도 되는 형태의 포장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플레이 USA 여론조사에선 응답자 17%가 “살림이 어려워 예전보다 팁을 덜 주고 있다”고 했으며, 10%만 “물가 상승을 감안해 팁을 더 준다”고 답했다. 마켓워치 조사에서도 “팁을 20% 이상 준다”는 답이 2021년 56%에서 2022년 43%로 줄었다.

‘팁 소름(creep)’ ‘팁 피로(fatigue)’

일반적으로 팁, 또는 서비스 요금은 고객이 계산서에 금액을 추가하거나 서비스가 포함된 식사, 음식 및 음료 판매로 인해 실제 금액 외에 별도의 금액을 지불하는 경우로 선택 사항이다. 따라서 청구서에는 “팁” 영역이 공백으로 표시되어 고객이 자발적으로 금액을 적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팁을 주는 것은 미국에서 오랜 된 관습이다. 원래 마음에 내키는대로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많은 식당들이 6인 이상 단체 손님들에게 최종 계산서에 ‘자동 팁 요금’을 요구하는데, 일부 고객들은 이것이 혼란스럽다고 생각한다. 이 요금의 목적은 대규모 파티에 대한 요금청구서를 단순화하는 것에서부터 팁을 없애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자동 팁’은 식당 에서 회계장부 기록과 직원들 급여에서 독특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손님들은 이에 대한 장단점을 잘 모르고 있다. ‘자동 팁’은 고객에게 주는 청구서에 추가되는 법적 서비스 요금으로, 해당 테이블을 서빙한 종업 원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자동 팁’은 식사 요금의 18%에 해당하며, 서버가 그들의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6인 이상의 단체에게만 적용된다. 식당은 일반적으로 손님들이 계산서를 받기 전에 미리 고지하기 위해 메뉴에 이 사항을 공지해야 한다. 한마디로 ‘자동 팁’은 서비스 요금이다. 이 분류는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고 수수료로 간주되므로 고객은 법적으로 지불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자동 팁’은 합법이다. IRS에 의해 규정된 사항은 ‘자동 팁’은 서비스 요금으로 간주되지만, 이 제도가 주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일부 주에서는 식당들이 메뉴에 ‘자동 팁’을 언급하거나 고객들이 요금을 받기 전에 구두로 알려야 한다고 정했다.
혼동이나 충돌을 방지하려면 메뉴에서 ‘자동 팁’ 규정을 명확히 설명하거나 식사 시작 전에 반드시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자동 팁’ 지불을 거부할 수 있는가? 답은 “아니다”이다. ‘자동 팁’은 서비스 요금이기 때문에 고객이 거절하지 못한다. 일반적 ‘팁’은 선택 사항이라서 고객들이 마음 내키는 대로 주지만, 식당에서 받는 ‘자동 팁’ 청구서에 대한 요금 자체는 의무적인 수수료이다. ‘자동 팁’을 지불 하지 않는 것은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는 것과 같다. 하지만 식당들은 단체 손님 계산서에 일반적 팁인지, ‘자동 팁’ 인지를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지난 2012년에 IRS(국세청)은 2014년 1월부터 ‘자동 팁’이 서비스 요금으로 분류 될 것이라고 밝혔다. IRS의 방침은 ‘자동 팁’은 직원들의 정기적인 급여에 반영되고 전통적인 팁과는 다르게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주들은 이같은 요금을 팁이 아닌 급여 보고서에 임금으로 보고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전통적인 팁의 경우 20%를 주기도 하지만, ‘자동 팁’을 일반적 팁보다 더 많이 주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

이제 팁 문화가 잘못된 문화이고 없어져야 할 악습인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고 있다. 팁이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의 의무가 된 셈이다. 물론 불친절에 대해 항의하고 싶다면 당연히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항의하는 것이 아니라면 내는 것이 의무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 팁이라는 악습을 없애고 싶다면, 나 혼자 해서는 안되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서비스 요금을 일괄적으로 15% 인상하고, 팁을 안주기로 단체로 합의하면 된다. 예를 들면, 우버 승차공유가 그렇다. 요금을 더 받고 팁을 안 받는다. 앞으로 자율주행 택시가 나와서 운전자가 사라지면 택시에서 팁이란 것은 아예 없어질 것이다. 한편 캘리포니아 팁 및 팁 규정을 위반하는 업주는 경범죄로 기소 당할 수 있고 1,000달러 이하의 벌금이나 60일 이하의 징역 또는 징역과 벌금 두가지 벌칙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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