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점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미국방문 5일간의 허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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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간 미 3개 도시 방문해 30개 일정 소화 주장은 ‘어불성설’
■ 재외동포 권익신장 돕겠다라면서 ‘OC한상대회’ 소홀이 대한 것
■ 집권 여당의 리더십과 비전을 볼 수 없었던 5일 간 방미 결산서
■ 미 주류사회 언론들 집권당 대표 방미 관련 한 글자도 보도 없어

미국 방문을 마치고16일 저녁(한국시간) 한국에 도착한 김기현 대표는 6일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워싱턴DC, 뉴욕, LA 등 3개 도시를 이동해가면서 총 30개의 일정을 소화했다고 주장했다. 커트 캠벨 백악관 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만나 북한 ICBM 도발과 관련한 긴급 브리핑을청취하고 Nuclear Consulting Group의 협의와 관련한 우리당의 입장도 명확하게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빅토리아 눌런드 정무차관을 만나서 워싱턴 선언의 이행 방안 등에 관한 우리 당의 입장을 전달했다라며 의회에서는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과 만나 양국 의회 차원에서 한미 동맹 강화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유엔을 방문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을 만나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제재를 당부하였다”면서 “유엔의 인권관련 고위 인사를 만나서 북한 인권에 대한 유엔 인권위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과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 대표는 재외동포청 설립에 따른 지원 및 후원 사항 등을 포함 재외동포 권익신장 방안도 논의했다고 두리뭉실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밝히기도 했다. 특히 김 대표는 뉴욕에서 공직자 준칙을 어기며 관용차를 이용한 것이 뒤늦게 발각되어 크게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본보는 지난 5일간 김 대표의 활동을 현지 한인언론들과 본보 지역 프리랜서 들의 취재 자료와 그리고 국민의힘 홍보사이트를 참고하여 특히 김 대표의 방미 사항을 총 점검 했다. 한국의 집권 여당 대표의 거창한 방미 목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한 글자도 보도 하지 않았고 기자회견장에도 미 주류언론 기자들은 한 명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성진 취재부 기자>

국민의 힘 김기현 대표와 그 일행의 5일간의 미국방문 마지막 일정은 지난 15일(토) 오전 7시 30분 LA에서 한인 언론과의 조찬 간담회였다. 이날 언론과의 조찬간담회는 LA다운타운에 자리잡은 인터컨티넨탈 호텔(InterContinental Hotel) 69층에 자리잡은 데카단스(Dekkadance)뷔페 식당 프라이빗 룸이었다. 이 호텔 69층 식당은 LA에서 특히 전망이 좋기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30분 언론간담회 초라한 풍경

하지만 전망이 좋은 그 곳에서의 언론간담회는 실제로 고작 30분 정도에 내용도 수준이하여서 기대감에서 동떨어졌다.
언론간담회 초반부터 기자의 뇌리에서는 ‘대한민국의 집권 여당의 대표 방미 행사에서 언론간담회를 개최한다면서 행사 장소에 안내 고지도 하지 않는 기초적인 준비 자세에 실망’이라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는데 끝날 때까지 이 기분은 가셔지지 않았다. 일반 소규모 단체들에서도 기자회견을 하면 ‘보도자료’를 준비하는데, 명색이 집권 여당인 국민의당에서는 아무 것도 없었다. 미주에서 40년 이상 기자 생활을 하여 온 본 기자로서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날 일부 취재진들은 오전 7시 15분경에 호텔 1층에 도착했으나, 미국 서부에서 가장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대한항공 건물내 인터컨티넨탈 호텔 어디에도 ‘언론간담회’ 안내 공지가 없어, 73층 대형 빌딩 어느 곳에서 간담회가 열리는지 몰라 한동안 당황했다. 1층에 있는 호텔 안내원도 여기저기 휴대폰으로 문의하였으나, 고개만 절래 절래 흔들었다. 누군가 70층 호텔 로비(Lobby)로 가보자고 했다. (이 호텔은 유독 로비가 70층에 자리잡고 있다.) 70층 로비에 올라가니, 그곳에는 국민의당 미국방문단 관계자들이 취재진들의 명함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다시 언론간담회가 예정된 69층 프라이빗 룸 ‘오찬간담회’ 장소로 취재진들은 몰려갔다.

이 자리에서 김기현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은 동포들에게 한 약속을 말로만 아니라 행동으로 한인사회에 보답할 것”이라며, 그 중 최근 개설된 ‘재외동포청’과 관련해 지난 정부들에서 말로만 앞섰던 재외 동포청 설립이 윤석열 정부 들어 실현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포청의 한인 지원과 방향성을 규정하는 재외 동포 기본법 국회 통과를 이끌어 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며 선천적 복수 국적 제도 개선 등 앞으로도 한인사회 지원과 상호 소통을 보다 강화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기현 대표가 LA를 방문해 한인 사회와 함께한 약속은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지키며 지원과 소통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올해로 이민 120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이 된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한미 정상이 가동 합의한 핵협의그룹 NCG를 통해 양국 간 동맹이 진일보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이번 방미 일정은 한미 양국 정상 간 이뤄진 동맹 강화를 직접 확인하고 구체적인 요청 사항을 연방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다고 강조했다.

미 주류언론들 한줄도 보도 안해

이날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을 통해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한인사회와 한 약속은 지킨다는 강한 의지를 토대로 역대 정부들이 실행해 옮기지 못했던 재외 동포청 설립을 이끌어냈다며 이에 그치지 않고 저변이 확대된 지원과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인 대상 정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 외교부 장관이 동포 정책 추진 위원장, 관계 부처 차관과 관련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위촉되는 동포 정책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5년 단위로 종합적인 동포 정책을 수립함은 물론 매년 구체적인 실시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대표는 재외동포청 이슈에 대해서는 당의 재외동포위원장인 김석기 의원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배려했다. 김석기 의원은 재외 동포청 발족은 통일되지 못했던 재외동포 관련 업무들이 통합되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 제도적인 큰 틀이 마련된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토대를 바탕으로 재외 동포청 발족의 궁극적인 목표는 LA를 포함한 각국 한인들의 강력한 네트워크 구축과 차세대 한인들의 뿌리 교육 강화 등 한민족 자부심 고취와 더불어 정체성 확립을 다져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선천적 복수국적 제도 개선과 재외 선거시 우편 투표 제도 실시에 대한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수렴했고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천적 복수국적 제도 개선은 재외 동포청이 아닌 법률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인사회의 바람대로 선천적 복수국적 제도 개선 범위가 현 수준보다 더 넓어지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상존하는 정서와 의견도 함께 수렴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양측의 의견이 균형을 이룬 방안을 찾아가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외 선거시 우편 투표 제도에 대한 질의에 대하여는 “우편투표 제도가 분명 장점도 있지만 장점보다는 결함과 그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하면서, 재외선거가 각국에서 실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편투표 실시 이후 배송과 검열 등 제기될 수 있는 신뢰와 투명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 분명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미주한인사회가 이민 12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발전을 넘어 주류 사회로의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재외동포청을 발족한 만큼 한인사회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주류 사회 진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을 당부했다.

형식에 그친 재외동포 현안문제

한편 김 대표는 이번 방미 중 LA ,뉴욕, 워싱턴 DC 등 3곳 도시에서 특히 현지 동포사회를 상대로 정책설명회를 가졌다. 3곳 지역 모두 화두는 재외동포청 개설, 선천적 복수국적, 재외선거 우편 투표 도입 등 이슈였다. 그러나 워싱턴 지역 동포들은 지난 10일 개최된 정책간담회에서 내년 4월 한국 총선에 미주 동포 사회에서 비례의원을 추천할 용의가 있는지와 미주 지역을 운항하는 대한항공 항공권 가격이 너무 올라서 동포들이 힘드니 국회 차원에서 조정을 해달라는 의견이 제기되어 눈길을 모았다. 뉴욕지역은 지난 13일 한인봉사센터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뉴욕 아담스 시장과의 만남을 소개하면서 ‘우리 한인들을 뉴욕 시청에 많이 등용시키면 한인들에게 아담스 시장 선거에 표를 몰아 주겠다고 말했다’라고 말해 다소 부적절한 표현(?)을 나타냈다. 김석기 의원은 “미국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이 많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는 미국시민권을 지닌 동포들도 많았다. 자칫 한국선거법 구설수에 오를지도 모른다.

또 이자리에서 김 대표는 “이중국적”과 “복수국적”의 표현을 두고 계속 “이중국적”이란 표현을 사용해 법을 전공한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법률상식의 미비함을 나타냈다. 한국의 경우 2010년 이전까지는 “이중국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으나 3개 이상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포함할 수 없고,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기 때문에 2010년 5월 4일 이후로는 “복수국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개정되었다. 김 대표는 방문지 마다 동포사회와 만나 ‘동포사회 발전을 위한 소리에 경청하고 지원하겠다’고 수없이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LA방문에서 올해 10월 해외에서 처음 OC에서 개최되는 ‘21차 한상대회’에 대하여는 오히려 한상대회 준비위원들이 만나달라고 요청해서야 LA총영사관에서 잠깐 만나주는 해프닝도 있었다.

과거 어는 정권보다 재외동포사회를 더욱 지원하고 육성한다고 강조했던 김 대표는 이번 기회에 직접 OC 한상대회 준비 현장을 방문해 그들의 애로를 경청하고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했어야 했다. 김 대표는 이번 방미가 윤 대통령 방미 후속 지원, 의회 외교 복원에다, 전임 정권, 한미관계 훼손… 균열 다 메꿀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이번 김 대표의 5일간 미국 방문은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 성과인 ‘워싱턴 선언̓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한 자리라고 가는 곳마다 강조했으나, 실제로 5일 동안의 일정 가운데 많은 부분이 국민의힘 지지층과의 당 홍보 행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 국민의힘 사이트 홍보란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오죽하면 국내 일부 언론은 ‘윤 대통령이 나토정상 회담에 방문하는 비슷한 시기에 집권 여당 대표는 미국방문으로 서로 엇박자 홍보가 될 수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5일간의 ‘주마간산’ 행보

이번 일정에는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과 구자근 비서실장, 이철규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겸 당 재외동포위원장, 김용환 상황실장, 이재영 국제위원장 등이 동행했다. 방미 5일 동안 이미 언급했던 일정 외에도 한국전쟁 부상병 보훈병원 방문, 한국전쟁참전기념공원 방문, 미국회 코커스 연맹 조찬회 LA세리프 국장 만남 등 등을 포함 30개의 행사를 워싱턴DC-뉴욕-LA 등 대륙을 횡단하면서 소화했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거의 주마간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성과인 ‘워싱턴 선언̓ 후속 조치를 위한 것이 이번 방미의 목적이라고 누누이 강조했으나, 오히려 그는 윤 대통령의 4월 국빈방문에서 나타난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의 혜택(?)을 받은 셈이 더 컸다. 그 혜택으로 김 대표는 미국 조야와 UN의 중요 인물들을 만나기가 쉬었던 것이다.

김 대표 자신도 워싱턴한인커뮤티센터에서 열린 동포정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번 방미 목적이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이어 동포들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는데 도착해 보니 저희가 오히려 든든한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가는 곳마다 동포들을 만나 ‘우리 한국인들이 글로벌 리더가 되자’고 수없이 강조했다. 그가 밝힌 여러 말들은 이미 언론들이나 재미동포사회는 거의 다 인식하고 있는 사안이다. 이제 우리 서로가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함께 해 나가는 비전이 필요할 뿐이다. 아쉽게도 이번 국민의힘 김 대표의 방미에서 그 비전의 미션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10일 김 대표는 미국방문 첫 기착지인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 도착해 현지 한국 특파원들과 만났다. 한 특파원이 ‘윤 대통령이 당부하신 말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특별히 당부 말씀은 없으셨다”면서 잘 다녀오시라고 말씀 주셨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워싱턴DC 국빈방문 후속조치를 위해 방미한다는 여당 대표 방미에 특별한 언급도 없었다는 의미는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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