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월말 폐업한 3층 규모 모텔’ 매입 두 달 만에 에스크로 클로징
■ 현대차에 최적화된 부동산…모텔 허물고 현대차 빌딩 신축할 듯
■ 2억7350만 달러 자체조달…‘단 한 푼도 안 빌리고 두 건물 손에’
■ 2021년 신축된 팬시 디자인 8층건물 현대차 쇼룸 단독빌딩 기대
현대자동차가 지난 2월 뉴욕 맨해튼에 약 2억 7500만 달러를 지불하고 팬시한 신축빌딩을 매입한데 이어, 7월말 기존 제네시스하우스 바로 맞은편 모텔을 2300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마도 현대자동차는 이 모텔을 헐고, 빌딩을 새로 신축, 현대차의 쇼룸 등으로 이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이들 빌딩매입 때 은행 돈을 한 푼도 빌리지 않고 전액 자체보유 현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현대자동차가 잘 나간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들어서만 뉴욕 맨해튼에 빌딩 2채를 사들였고, 매입 대금 약 3억 달러를 모두 올 캐시로 지불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7월 25일 맨해튼 밋패킹디스트릭트의 500 웨스트 14스트릿[다른 주소 51, 10애비뉴] 리버티인을 2250만 달러에 매입했다. 매도자는 두안코주식회사, 매입자는 캘리포니아 주 법인 현대자동차 아메리카로 확인됐으며, 매입자인 현대차를 대리해 현대자동차 아메리카 최고재무책임자인 민경진 씨가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입수한 매입디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 26일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 7월 18일 클로징을 하고 7월 25일 등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매계약부터 클로징까지 불과 50일 만에 전광석화처럼 처리된 것이다.
제네시스 명성에 걸 맞는 장소
이 부동산은 건물 전면이 41.58 피트, 세로가 107.75피트이며, 대지 면적이 2245스퀘어피트의 3층 건물로, 리버티인이라는 모텔이 있던 곳이다. 모텔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지만, 미국언론들은 이 모텔이 맨해튼에서 가장 유명한 밀회장소라고 보도했다. 구글 검색을 하면 ‘뉴욕시 최적의 단기 로맨틱 스테이 장소’라는 설명이 나올 정도로 유명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2월 26일부로 완전히 사업을 접었다. 그 뒤 매물로 나온 것을 현대자동차가 재빨리 낚아챈 것이다. 이 건물은 맨해튼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어서, 뉴욕의 강변도로격인 웨스트사이드하이웨이와 맞붙어 있어서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로서는 더욱 안성맞춤인 것이, 이 건물이 지나 2017년 현대차가 임대해서 선보인 ‘제네시스하우스’와 마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제네시스하우스는 ’40, 10애비뉴’소재 부동산 중 1층 등 4만 스퀘어피트를 2017년 9월께 임대했다. 제네시스 쇼룸과 제네시스의 명성을 돋보이게 해주는 최고급 식당 제네시스하우스로 꾸며진 빌딩의 길 건너편에 리버티인이라는 점에서, 어찌보면 리버티인은 현대차에 최적화 된 부동산인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리버티인 건물을 철거한 뒤 새로운 건물을 신축, 현대차 쇼룸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제네시스하우스를 새 건물로 옮기거나, 마주보는 쌍둥이 쇼룸으로 꾸미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액 현금지불…자금력 과시
이에 앞서 현대차는 올해 2월 15일 맨해튼 15 레이트스트릿 8층 건물을 밴바튼그룹으로 부터 2억 7350만 달러에 매입, 같은 날 소유권 등기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매도자는 밴바튼그룹유한회사, 매입자는 ‘15레이트뉴욕유한회사’로, 현대차는 이 부동산 매입을 위해 별도의 법인인 ’15 레이트뉴욕유한회사’설립했다. 또 매입법인에서 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변관희 씨이며 매매계약서에 회사를 대리해 서명한 사람은 김우주 부사장으로 확인됐다. 이 부동산의 또 다른 주소는 51배릭스트릿으로, 건평이 10만8천 스퀘어피트에 달한다. 밴바튼그룹은 지난 2016년 9천만 달러에 이 부동산을 매입, 약 1억 1400만 달러를 투입, 대대적인 재건축을 했고 2021년 준공했다. 건물 디자인이 매우 독특해 한 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현대자동차가 이 건물 매입대금을 모두 자체자금으로 조달했다는 점이다. 뉴욕시 등기소 조회결과 지난 2월 15일 소유권 등기가 마무리된 이후, 은행 등이 대출을 이유로 담보를 설정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은행에서 1페니도 빌리지 않고 이 건물을 매입했음의 의미한다. 놀라운 자금력이다. 이 부동산역시 지난해 12월 21일 매매계약이 체결된 뒤 두 달이 채 안된 2월 15일 클로징이 끝났다. 매매계약에서 클로징까지 빨라야 6개월이 다반사지만, 현대 측은 올해 매입한 2개부동산 모두 ‘사자’ 결정을 내린 뒤 ‘곧바로’ 모든 대금을 지불하고 내 것으로 만들었다. 올 들어서만 맨해튼에 2개 빌딩을 사들인 현대차, 덩치는 커지만 날렵한 의사결정과 전광석화같은 집행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