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 코리아타운 시니어센터 개관 10년 만에 확실한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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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관 10년만에 첫 여성 이사장 탄생 새로운 기대감
■ 매월 연인원 6천여 명 시니어 수강 ‘배우는 사랑방’
■ OC, 동부지역서도 찾아와 스마트폰 연극반 등 수강
■ “시니어센터 10년에 용이 탄생할지 모른다” 기대감

LA한인타운 시니어 커뮤니티센터(이사장 신영신·이하 시니어센터)는 올해로 개관한지 10년 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시니어 센터도 많은 발전을 했다. 한마디로 한인타운의 ‘사랑방’이자 ‘배움의 자리’로 새학기 마다 제마다 좋은 강의를 수강하기 새벽부터 수강신청자들로 줄서기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되었을 정도로 인기다. 특히 시니어센터에 ‘모성애’가 가득한 여성 이사장이 최초로 탄생하여 올해 8월1일 부터 새로 이사장 임기를 시작해 새로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임 이사장은 “한인타운 젖줄”로 불리는 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우먼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이미 인정을 받고, 시니어 센터 이사로서도 수년간 활동해 한마디로 “준비된 이사장”이다. 이 같은 신영신 이사장은 우리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어 더욱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그녀는 ‘취임식은 안 했으면 좋겠다. 취임식에 드는 비용을 시니어 센터에 도움이 되는 곳에 사용하고 싶다’고 주위에 말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이 하신 말씀에 “될 성 바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100세 인생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 노인층의 소망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는 시니어들을 보면 대부분 활발한 활동과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다. 그 중에서 배우는 자세는 한마디로 치매도 걱정 안 해도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이미 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고 100세 인생을 즐기는 한국의 석학 김형석 교수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곳 미국 땅에서 한인 시니어들이 우리말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환경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런 한인 시니어들의 바램과 고민을 해결해 주는 곳이 바로 2013년 오픈한 LA한인타운 시니어센터이다.

최근 연일 9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시니어들의 열정은 더위도 무색 할 정도이다. 마치 타운의 초등학교나 중등학교 교정처럼 낮 시간 동안 시끌벅적할 정도로 사람 왕래가 많다. 2013년 10월부터 클래스가 개설돼 월 평균 연인원 6000여명 이상이 다녀가는 이곳은 입소문을 타고 한인 시니어들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스마트폰 교실에는 약 100명에 가까운 수강생들이 열심히 자신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강사의 설명에 귀를 모으고 있다. LA시청 시의회 전당에서 하모니카로 미국 국가를 멋지게 불러 화제를 모은 하모니카 클래스에서는 수강생들이 밖의 폭염이 찌고 있지만 시원한 실내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연주를 하고 있다.

클래스 규모는 많게는 100여명이 넘는 곳부터 10여명 안팎의 소규모 강좌까지 다양하다. 처음 개관했을 땐 LA코리아타운 거주 시니어들이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밸리, 토런스, 다이몬드바, 풀러턴 등 오렌지카운티 및 동부지역에서도 찾을 만큼 그 인기가 아주 높다. 시니어센터를 찾는 수강생 연령대는 6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데 주를 이루는 연령층은 80대이다. 요즘 연일 폭염에 숨쉬기도 힘들 정도인데,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40여개의 클래스에는 폭염에도 아랑곳없이 매 강의실마다 시니어들의 열성적인 참여가 돋보인다. 이곳 시니어 센터에는 젊은 60대(?)도 많지만 요즘 90세 이상 노인층들도 많이 보인다. 94세의 한 시니어는 워커를 의지하면서도 여러 강의실을 찾아 열심히 듣고 노트에 열심히 적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숙연해질 정도이다.

이곳 시니어 센터에 일주일을 드나들면서 취재하는 기자의 눈에는 이들 코리안 시니어들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는 것을 실감했다. 한 시니어 수강자는 기자에게 “제 주위의 한 노인분은 우리들이 시니어 센터에서 강의를 듣는 것이 부러워 하루는 시니어 센터에 왔는데…정문 도어를 열기가 매우 힘들어 수강하는 것을 포기했다는 말을 듣고는 가슴이 먹먹했어요….”라는 말을 듣고 기자도 마음이 아팠다. 우리들이 모르고 있는 사정들이 너무나 많다. 이 이야기를 들은 주위 시니어들은 “정문 도어를 전자장치로 하여 벽에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저절로 문이 열리는 장치를 할 수 있는데…하지만 그것도 돈이 있어야지….”라며 안타까운 표정들만 지었다.

‘폭염에도 시원한 실내 온도’

이 같은 이야기를 듣고 난지 얼마 후 시니어 센터에서 우연히 신임 신영신 이사장을 만났다. 인사를 나눈 대화에서 ‘정문 도어를 열기가 힘들어 시니어센터에 나올 수가 없다’는 한 시니어의 이야기를 꺼내자, 신 이사장은 그 자리에서 “아…그런 일도 있군요…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면서 동석한 시니어 센터 김 부장에게 “재정 문제이니…다방면으로 알아보세요.”라고 하면서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성의를 보여주어 기자의 마음이 푸근했다. 기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 이야기가 또 있다. 신임 신영신 이사장이 첫번째 직원들과 봉사자들에게 베푼 ‘혜택’(?)은 월 보수를 전격 인상시켰다. 많은 액수가 아닐지라도 사기진작에 가장 큰 보약이다. 역대 어느 이사장도 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그런 이사장이니, 취임식 한번 하면 약 1만 달러 정도 비용이 드는데, 이를 취소하고 다른 유익한 일(?)에 사용하겠다고 작정한 이사장에 대하여 봉사자들이 주위에서 연일 찬사를 전하고 있다. 그래서 기자의 귀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시니어센터 첫 여성 이사장인 신영신 이사장은 지난동안 시니어센터 부회장, 수석 부이사장으로 봉사해 왔는데 지난 6월 20일 정기이사회에서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이사장에 선출 됐다. 그녀는 지난 7월 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는데 지난해 12월 향후 10년간 시니어센터 운영 기금 140만 달러를 약정한 14인 중에 한 명이기도 하다. 이미 그녀는 시니어 센터의 이사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이사장이다.

주위 이사들의 평가는 ‘무엇보다 이사로서 해야 하는 재정적인 사명에 아주 충실한 분’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연한 이사직의 임무를 남보다 성실했다는 증거이다. 그는 취임하면서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이사 대부분이 평균 70~80세 이민 1세대였는데, 앞으로의 시니어센터 발전을 위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이사님들의 의견에 동감했다. 아버지가하던 비즈니스를 딸이 물려받는 느낌으로 젊은 세대가 할 수 있는 부분을 개발하며 시니어들의 지혜를 이어 가려 한다. 또한 여성만의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시니어들의 필요를 가까이서 살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30년 가까이 웨딩드레스 등 고급 여성 의류 도매업체 ‘비시시&amp;코티(BICICI&amp;COTY)’를 운영해 온 그는 일단 젊은 이사 9명을 새로 선출해 이사진이 32명으로 늘렸다.

신임이사 중 5명은 각자 소속된 은행의 추천을 받아 은행을 대표해 나온 분들이다. 최연소 이사로 30대 변호사도 있다. 젊은 전문직 이사들을 영입함으로써 기금 확보의 안전성과 전문화를 더하기위해서이다. 신임 이사장이 가장 중점을 둘 부분에 대해서 기금 확보가 우선과제라고 했다. 먼저 지난해 처음 시작한 10만 달러 운영기금 약정을 매년 진행에 박차를 가한다고 했다. 아직은 몇 명이 될지 구체적이지 아니겠지만 매년 뜻있는 사람들을 모아 재정 압박 없이 센터가 후대에도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한편으로 한인사회를 넘어 정부 지원 등 외부에서 자금을 확보 할 수 있도록 시도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무엇이 현재 시니어 센터가 해야 하는가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니어센터 발전을 위해 의료와 교통, 주택까지 시니어 관련 3대 핵심 과제를 발전시키고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정기적인 의료세미나를 통해 시니어들에 의료 지식을 전하고 있고, 시니어들의 목소리가 모여 얼마 전에 노먼디/올림픽 길에 좌회전 신호등이 설치되는 등 성과도 봤다면서 남겨진 주택 문제를 위해 시니어센터에서 봉사하는 변호사들과 함께 LA시 주택국과 계속 협의를 진행시켜 필요한 프로젝트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앞으로 시니어센터의 환경은 올림픽과 노먼디 길 사거리에 올림픽 게이트웨이가 세워지고, 또 시니어센터와 다울정 사이에 마당 프로젝트가 진행돼 한국식 공원으로 꾸며질 예정이라 한인 시니어들의 쉼터 역할과 야외행사 장소로 자리매김하며 시니어센터와 함께 한국 고유의 멋을 뽐내는 한인타운 중심지가 될 거라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시니어 위한 3대 핵심 과제 발전”

시니어센터 클래스가 인기를 끄는 요인은 무엇보다 전문성을 갖춘 열정적인 강사들 덕분이다. 강사진은 전직 대학교수나 업계 전문 분여 강사 출신들이 주를 이룬다. 이들 모두가 순수 자원봉사자들이다. 신영신 이사장도 “시니어센터에서 시간을 내서 자원봉사를 하러 오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참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 단체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시니어센터에서는 총 40개의 클래스가 운영되고 있다. 수강은 무료이며 1인당 최대 7과목까지 들을 수 있다. 수업시간은 가장 이른 시간이 오전 9시이며 가장 늦은 수업시간은 오후 5시로 대부분 1시간 코스가 주를 이룬다.

인기 교실은 생활영어를 비롯해 스마트폰, 포토샵, 컴퓨터그래픽 등 컴퓨터 관련 교실도 인기이고 연극반, 피아노 교실, 서예교실, 스패니시 기초, 하모니카 음악교실, 라인댄스, 요가 등등에 사진, 차 문화, 한지공예, 미술, 오페라, 섬유공예, 한국무용, 장구기초 등 예술 강좌들이다. 또한 다양한 법률상담, 명사특강, 한방상담, 힐링상담 등 강의와 상담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시니어센터에는 시낭송 교실(지도 임원옥 목사)도 있다. 지난 4월 신학기(4월-6월)에 처음으로 개설되었다. 지도 강사인 임원옥(68) 목사는 한국에서 백마강 시낭송 예술원장으로 시낭송 저변확대에 적극 활동한 시낭송 가이며, 시조 시인이며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 4월에 시니어센터에서 시작된 시낭송 교실은 1차로 30명이 등록하여 25명이 수료하였는데, 이중 6명이 개근상을 받기 도한 열성 수강도 있다.

지난 8월 7일(월) 오후 1시-3시에는 중간 발표회를 갖았다. 이날 중간 발표회에서는 충남 서천이 낳은 나태주 시인의 작품으로 공연 무대를 구성했다. 신임 신영신 이사장의 임기는 지난 7월 1일부터 2025년 6월 30일까지 2년이다. 한편, 시니어센터는 2009년 창립 이래 하기환(1,2대), 영송(3,6대), 박형만(4,5대), 정문섭(7,8대)씨가 이사장을 맡아왔다. 신 이사장은 한인사회에 대하여 바라는 시니어센터는 한인 이민 120년 역사에 한인 시니어들을 위한 첫 공공기관 건물이라며, 미국 내 다른 어느 곳에도 한인 노인을 위한 이런 시설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시니어센터가 한인타운 사랑방 역할을 굳건히 이어가도록 한인 은행들과 기업들의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신임 신영신 이사장은 시니어 센터를 운영하는 책임자이며 대표로서, 우선 자신의 이사장 임무에 충실하는데 모범을 보이고 있다. 개인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비즈니스 우먼답게, 센터에 출근해서도 센터 운영과 사명을 위한 생산적인 업무에 집중하고, 쓸데없이 ‘잔소리’(?)를 안 하는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벌써부터 주위에서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기대할 수 있다. 시니어센터 10년에 용이 탄생할지 모른다”고 말하고들 있다.
✦시니어센터 문의 ksccla.com 213‧387‧7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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