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사진작가 3명, <3랩> 상대로 8월 5일 연방법원에 무더기 소송
■ 고급화장품 신화창조 <3랩> 유명사진 무단사용 저작권침해로 흔들
■ <3랩>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랩 등에 사진작가 승인 없이 무단 사용
■ 다른 작가2명도 소송…저작권침해 명백해 대응한번 못하고 합의해
지난 2003년 뉴욕한인이 설립해 세계적 화장품 회사로 성장한 <3랩>이 자사 홈페이지와 SNS 등에 미국사진작가가 찍은 유명배우나 모델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한 혐의로 최소 5건 이상의 줄 소송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3랩>은 지난해 3월 및 지난 1월 제기된 사진도용 저작권 침해소송은 이미 합의로 마무리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 8월 5일에는 3건의 소송이 무더기로 제기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5건의 소송을 대리한 로펌은 동일한 로펌으로, <3랩>의 각종 홍보물 등을 집중 분석, 원본사진의 작가를 찾은 뒤 소송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랩>은 이미 종결된 2건의 소송에서 답변서도 제출하지 않고 합의한 것으로 드러나, 저작권 도용혐의가 너무 명백하기에 대응을 못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03년 뉴욕한인 데이빗 정과 에리카 정 부부가 설립한 화장품업체 <3랩>과 <잉글우드 랩>, 고가 화장품의 대명사로, 세계 유명화장품회사의 OEM 생산을 전담했고, 자체브랜드로도 성공을 거둔 업체로 유명하다. 특히 <잉글우드랩>은 한인화장품업체로는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된 뒤 현재 대주주가 교체된 상태이며, <3랩>은 에리카 정이 자체브랜드로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바로 이 가장 성공한 한인화장품회사 <3랩>이 지난해부터 동일한 로펌으로 부터 줄줄이 저작권침해소송을 당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명사진 퍼 나르기에 경종
지난 8월 5일 사진작가 알렉세이 헤이, 토마스 와잇사이드, 그리고 ‘트렁크 아카이브’로 알려진 사진 판매업체 그레이트 바우리 주식회사 등이 뉴저지연방법원에 <3랩>이 사진을 도용,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한날한시에 3건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3건의 소송 모두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산타애나의 로펌 ‘힉비앤어소시에이츠’가 대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렉세이 헤이는 8월 5일 소송장에서 ‘나는 뉴욕거주 전문사진작가이며, 엘르, 롤링스톤, 에스콰이어, 글래머, 버라이어티, 하퍼스, 바자르 등 유명잡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배우인 제니퍼 애니스톤이 하얀색 점프를 입고 웃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찍었고, 2022년 6월 15일 미국저작권협회의 저작권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지난 2022년 8월 11일 <3랩>이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내가 찍은 제니퍼 애니스톤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3랩>이 명백한 저작권을 침해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마스 와잇사이드도 같은 날 소송장에서 ‘나는 보그 브리티시, 보그 에스파냐, 지방시, 루이뷔통, 스텔라 맥스웰 등 잡지와 광고회사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흰색 옷을 입은 여배우 리스 위더스푼의 사진을 찍었으며, 지난 2022년 8월 7일 3랩이 인스타그램에서 자사제품 ‘M–EYE’를 선전하면서 내가 찍은 위더스푼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또 ‘트렁크 아카이브’로 알려진 그레이트 바우리 주식회사도 같은 날 <3랩>을 저작권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그레이트 바우리는 소송장에서 ‘우리는 유명사진작가와 그들의 사진 등의 라이센스 등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업체이며, 특히 인물사진 전문작가 에릭 레이 데이빗슨과 플로리아 소멧 등의 저작권등도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레이트 바우리는 ‘에릭 레이 데이빗슨은 넥플릭스, 애플, 유니버셜뮤직등과 코스모폴리탄, GQ, 글래머 등 잡지에 자신의 사진이 실린 유명작가이며, 여배우 힐러리 더브가 흰색 블레이저와 스커트를 입은 사진도 찍었다. 데이빗슨은 이 사진을 지난 7월 12일 저작권협회에 등록을 마쳤다’고 주장했다. 또 ‘플로리안 소멧이 모델 마샤 데메키나를 찍은 사진도 지난 2020년 12월 10일 정식으로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3랩은 이들 두 작가의 사진을 작가 허락도 받지 않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랩 등에 무단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이 업체는 ‘지난 2020년 8월 12일 데이빗슨의 사진이 도용된 사실을 알게 됐고, 2020년 8월 7일 소맷의 사진이 3랩 안티에이징 오일 선전에 도용됐으므로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매출상승으로 코스닥 주가 폭등
이에 앞서 ‘모델 등의 손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가빈 오닐은 지난 1월 5일 뉴저지연방법원에 <3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닐은 소송장에서 ‘3랩이 페이스북 등에서 내가 찍은 손 사진을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3랩>측은 ‘답변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뒤 오닐 측은 올해 7월 19일 소송을 자진 철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닐측이 소송을 자진 철회한 것은 자신들의 소송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또 타마라 와레카는 지난 2022년 3월 3일 <3랩>을 상대로 뉴저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와레카는 ‘내가 찍은 모델 누리아 니에바의 사진을 <3랩>이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역시 소송제기 3개월여 만인 2022년 6월 13일 원고 측이 소송을 자진 철회했다. 이 2개 소송 역시 ‘힉비앤어소시에이츠’로펌이 담당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힉비 측이 최근 3건의 소송을 포함, <3랩>에 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소송장과 증거 등을 살펴보면 일부 케이스는 육안으로 보더라도 3랩이 동일한 사진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3랩>은 사진작가로 사용허가를 받았느냐가 소송의 관건이다. 해당 작가의 사진사용은 다툼의 여지가 없고, 만약 <3랩>이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도용 및 저작권 침해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 <3랩>이 이처럼 줄줄이 소송을 당한 것은 한인업체에 경종이 되고 있다. 많은 한인들이 저작권 법이 존재함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남의 사진들을 퍼 나르고 베끼는 경우가 많았다. 운이 좋으면 저작권도용이 발각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일정 정도 규모가 있는 업체는 저작권 침해를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업체의 사냥감이 될 수 밖에 없다. 저작권 법이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안일한 경영이 초래한 불가피한 결과인 셈이다.
한편 <잉글우드랩>등의 창업자인 데이빗 정은 이 업체를 코스닥에 상장한 뒤 매도해서 큰 수익을 올렸으며, 현재는 사채업자인 원용식 씨를 거쳐 조현철 씨가 인수해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3랩>은 데이빗 정의 부인이었던 에리카 정씨가 단독으로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잉글우드랩>은 연결재무제포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62억 원으로 잠정 집계돼 1년 전보다 2.4배 급증했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또 2분기 중 매출액은 493억 원으로 전년보다 36.3% 늘었고, 딩기순이익은 2.27배 급증한 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한국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잉글우드랩>주가는 최근 10거래일이상 폭발적인 매수세를 보이며, 지난 8월 23일 1만198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잉글우드랩> 주가가 폭등세를 보인 것은 매출이 소폭 증가한 반면 순익은 폭증한데다 중국 단체 관광객 유입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시가총액은 2239억 원을 증가, 코스닥기업 중 38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