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군사협력은…국제질서 파괴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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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 김 의원 ‘권력 강화위한 나쁜 통치자들의 만남…허용 못해”
■ 무기거래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하려는 푸틴-김 정상회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추진 소식에 미국 의회 영 김 외교위 소위원장을 포함한 미국 정치권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RFA방송이 8일 보도했다, 미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인도‧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계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 시진핑 같은 나쁜 행위자들이 권력을 강화하고 공격성을 높이며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파괴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We cannot allow bad actors like Vladimir Putin, Kim Jong Un, and Xi Jinping to co-nsolidate power, incr-ease their aggression, and destroy the rules- based international order) 김 의원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같이 밝히며 “우리가 그들의 행동에 대응하고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의 리더십과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의 나쁜 독재자들의 조우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도 이날 RFA에 “호전적인 정권인 북한과 러시아의 위험한 동맹은 전 세계 민주주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이 러시아에 은밀하게 탄약을 조달하고 있다고 의심했음에도 백악관은 엄격한 제재 이행 대신 ‘조건 없는 협상’을 제안한 것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최근(6일) 의회 연설에서 무기거래 추진 등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 등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포함한 추가 국방자금 요청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란, 북한 등 미국에 적대적인 불량정권과 러시아를 더욱 공개적으로 연계시켰다”며 “우리는 이 권력 경쟁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전 정부에서 국방예산 증액을 통해 미국의 국력을 재건하기 시작했지만 현 정부 하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절망적인 (미군) 철수와 테헤란(이란)을 향한 절박한 외교, 북한문제에 정면으로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약화되었다”고 지적했다. 매코넬 원내대표는 “지금은 러시아와 중국의 ‘한없는 우정’(friendship without limits)과 이란과 북한을 감싸는 푸틴에 미국이 물러설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4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이달 중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동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장기화로 무기 부족을 호소하는 러시아는 북한에 포탄 등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북한은 그 대가로 러시아에 위성과 핵잠수함을 위한 첨단 기술 이전과 식량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원회 소속의 라자 크리슈나무티 하원의원(민주/일리노이)도 지난 5일 CNN에 나와 북‧러 무기거래가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 모두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기에 무기거래에 더 많은 동기부여를 받았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 러시아는 포탄이 부족하고 북한의 기근은 계속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포탄은 조잡하고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라며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최근(5일) 성명을 내고 북러 무기거래 추진에 대해 “김정은과 푸틴의 파트너십은 세계 독재자들이 단결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을 이끄는 폭군들은 미국의 가치를 싫어한다”며 “우리는 그들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러시아 ’무기 거래 우려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 러시아 극동 지역 소재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정은은 정상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러시아와 함께 서방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듯 러시아와 북한의 역사적 관계를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정권 설립을 최초로 승인한 우방국이 바로 소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러 관계가 군사 협력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관계로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 러시아와 한국 주재 미국대사로 일했던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대사는 이번 정상회담이 북러 두 나라의 “전략적 관계를 공고히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 관계가 전략적 관계로 바뀌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기 거래 때문이다.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의 이번 회담은 확대회담 1시간 30분, 단독회담 30분에 이어 2시간에 걸친 공식 만찬까지 약 4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러나 두 정상은 회담 뒤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았고, 공동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따라서 관심을 모았던 무기 거래와 관련해 두 정상이 어떤 논의와 합의를 했는지는 안개에 휩싸여 있다.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무기 거래를 논의 했지만 세부 내용까지 모두 마무리짓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분명한 것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러 관계가 지난 30년 간 계속된 ‘무거래’ 관계를 뒤로 하고 군사와 외교, 경제를 아우르는 실질 협력 시대로 바뀐 것이다. 우선 북한과 러시아는 앞으로 상호 군사 협력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김정은 16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핵추진 잠수함(SSN)을 운용하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5개월만에 정상회담이 열린 데 이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다음달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며,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북에 관해 논의할 전망이다. 북러 양국은 또 무기와 식량, 석유 등 합의된 물자 교역은 물론 북한 노동자의 우크라이나 파견 등 경제협력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전문가인 한국 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김선래 교수는 북러 관계가 새로운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11차례 대북 제재를 주 내용으로 하는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해 5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화성-17형 발사에 대한 대북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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