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조 브로커 전락, 스티븐 리에 고용돼 한국검찰 맹비난 보고서제출
■ ‘검찰총장지낸 대통령이 가장 걱정?…스티븐 리 송환은 정치적 동기’
■ 한국전문가 자처하며 큰 사건 때마다 돈 받고 사사건건 한국정부 비판
■ 사상최대주가조작 데렉옹에 고용 ‘정치적 송환주장’기각 받아 내기도
론스타 사건의 핵심인물인 스티븐 리의 송환재판에서 스티븐 리에게 고용돼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출신이므로 한국검찰이 정치권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고, 스티븐 리 송환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 마틴 우든 전 주한영국대사.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사상 최대의 주가조작사건 용의자인 데렉 옹의 영국송환재판 때도, 데렉 옹에게 고용돼 ‘정치적 송환’ 이라는 의견서를 제출, 결국 송환기각판결을 받아낸 우든 전 대사는 현재 6년째 영한친선 협회 회장을 맡는 등 겉으로는 영국의 친한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우든 전대사는 지난 9월말에는 박진외교부장관을 만났고, 지난 10월말에는 윤여철 주영 대사와 함께 대한제국공사관 현판식에도 참석했으며, 다음 주로 예정된 윤석열대통령의 영국국빈방문 때 운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대두된다. 우든 전대사도 얼마든지 한국과 한국검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한국정부가 대통령까지 폄하하는 인사를 정부행사에 초청하고 장관, 대사까지 만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한국정부가 우든 전대사의 영업사원 노릇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현재 한국정부가 송환을 추진 중인 론스타의 스티븐 리를 포함, 최소 4건의 한국송환재판에서 송환대상자에게 고용돼 송환에 반대하는 전문가 증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된 마틴 우든 전 주한영국 대사, 이미 한국사상 최대의 주가조작사건 용의자 데렉 옹 송환과 관련해서는 영국법원에 ‘한국 정부의 기소가 정치적 기소’라는 전문가 증언을 제출, 송환기각판결을 이끌어 냈고, 현재는 스티븐 리 송환재판에서 한국 대통령과 한국검찰에 대해 독설을 퍼붓고 있다. 전 주한영국대사라고 해서 반드시 용비어천가식으로 무조건 한국을 찬양하는 발언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우든 전대사도 자신의 견해를 말할 권리가 있다. 또 우든 전대사의 견해가 한국에 대한 우정어린 비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를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해야 그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이다.
전 대사 지위 활용 법조브로커 노릇
우든 전대사는 스티븐 리측에 고용돼 지난 10월 1일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담은 이른바 전문가보고서를 스티븐 리측에 전달했고, 스티븐 리 측은 지난 10월 16일 이를 뉴저지연방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든 전대사는 18페이지 분량의 문서에 ‘전문가 의견’이라는 제목을 달고, 자신의 경력을 소개한 뒤 한국정부가 스티븐 리를 송환하려는 것은 횡령죄로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론스타 중재재판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송환이며, 범죄인인도청구서에 기재된 혐의와 목적 외의 동기로 송환을 하는 것은 범죄인인도조약을 위배한 것이므로 송환청구는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든 전대사는 ‘윤석열 현대통령이 검찰총장 출신으로, 전 검찰동료를 현 정부 요직에 대거 기용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검찰이 독립성이 침해되고, 정치권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든 전대사는 이 문서의 결론부분에서 ‘한국의 사법체제는 많은 문제점이 있으며, 특히 검찰의 공정성에는 더 큰 문제가 있다. 검찰은 결정에 있어서 정치적 고려에 휘둘릴 수 있다’며 그 근거로 ‘현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한국사법부의 근간을 흔드는 발언까지 해대며 한국정부와 사법부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우든 전대사는 ‘2022년 5월 문대통령의 취임[윤대통령의 오기로 추정됨]과 2022년 8월 국제중재재판부의 론스타승소판정은 그동안 론스타사건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고 해도, 론스타사건에 대한 언론의 새로운 관심을 끌어냈음은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법무부가 중재재판부의 판정이 뒤집어질 수 있으며, 스티븐 리를 체포해서 한국으로 송환하면 한국정부의 번복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며, 특히 정부가 예산을 지출하지 않고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언론에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또 현 정권이 스티븐 리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이 이전 정권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든 전대사는 ‘지난 2017년 스티븐 리가 이탈리아에 체포됐을 때는 진보정권시절이었다. 당시 유효한 체포영장이 없었으며, 이는 진보정권의 실수가 아니다. 또 언론보도도 많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017년 스티븐리가 이탈리아에서 체포됐을때 당시 정권이 이 씨가 석방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봐줬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와 대조적으로 현재의 보수정권에서는 론스타중재판정이 이슈화됐음을 감안하더라도, 강하게 집착하고 있으며, 2023년 3월 뉴저지에서 스티븐 리가 체포된 뒤에는 언론보도가 많아지면서 팡파르를 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든 전대사는 스티븐 리의 횡령 등이 진보정권시절에 발생했으므로, 진보정권은 이의 처벌에 미온적인 반면, 보수정권이 들어선 2008년 이후 집중적인 수사를 했고, 지난해 5월 윤석열대통령 취임 뒤 이 사건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는 주장이다. 특히 우든 전대사는 이 문서에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은 진보적이거나 진보진영으로 간주될 수 있고,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대통령은 보수성향’이라고 주장했다. 또 ‘론스타를 둘러싼 각종소송에서 한국법원은 한국정부의 주장을 서슴없이 모두 인정했으며, 한국정부는 모두 승리했다.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아직 1심판결은 나오지 않았지만 모두 47차례에 걸쳐 재판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며 한국법원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직접겨냥 ‘탄핵될 수도’
우든 전대사는 윤석열대통령이 가장 큰 우려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우든 전대사는 ‘가장 큰 우려사항은 특히 정치적 기소 등 검찰권을 행사했던 검찰총장출신인 윤대통령이 2022년 5월 정권을 잡았다는 점이다. 한국전직 대통령들은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기소되거나 탄핵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현직대통령을 위협하는 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는 대목이다. 또 현 정권이 문재인 전대통령이 출범시킨 공직범죄수사처의 날개를 자르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으며, 새 대통령은 당선직후 검찰총장 임기제에도 불구하고 당선 직후 새 총장을 임명하는 관행이 되풀이되기도 한다며 한국검찰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다.
우든 전대사의 이 같은 해석은 그가 진보로 칭한 정권과 진보파에서 듣는다면 펄쩍 뛸 일이 아닐 수 없다. ‘진보정권시절 발생한 범죄라서 진보정권이 봐주고 있다’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론스타중재 패소판정, 스티븐 리의 체포 등은 진보, 보수 등 정치적 성향을 뛰어넘어 전 국민의 최대관심사로 부상했고, 그에 따라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며, 보수정권이라서 범죄자의 송환에 열심인 것은 아니다. 특히 스티븐 리가 올해 3월 뉴저지에서 체포된 것은 한국정부가 지난 2020년 7월말, 기존의 스티븐 리에 대한 범죄인인도청구를 전격 철회하고 횡령혐의에 한정, 다시 범죄인인도청구를 했기 때문이다.[본보 1352호, 2023년 3월 12일자 스티븐리 인도청구서 철저분석 참조]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지난 2020년 7월 31일 연방법무부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2006년 스티븐 리에 대한 인도청구를 철회하고 같은 날 이를 재청구한 것으로 이미 확인됐다.
추미애 당시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는 2006년 8월 2일 미국 측에 인도 청구한 범죄인 스티븐 리에 대한 인도청구사건과 관련, 기존 인도청구를 철회하고, 인도청구 범죄사실을 변경해 다시 범죄인인도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장관이 스티븐 리의 신변인도를 청구한 2020년 7월 31일은 문재인대통령 재임시기이며, 우든 전대사는 본인 스스로 이 보고서에서 문재인대통령은 진보정권의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정권의 대통령 재임 때의 노력으로 스티븐리가 체포된 것이므로, 진보정권은 스티븐 리를 봐주고 있다는 우든 전 대사의 주장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것이다.
우든 전대사는 ‘한국의 집권정부의 성향별로 서로 다른 강약대응을 한 것은 중재재판부의 판정을 뒤엎으려는 현 정부의 희망을 반영한 것’이며, 한국정부가 스티븐 리의 송환을 수년 동안 압박하지 않다가 최근 송환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은 스티븐 리를 중재재판 항소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든 전 대사는 ‘특히 세월호침몰사건과 관련, 최근 유혁기를 한국으로 송환한 것은 한국이 단순히 형사범죄가 이난 다른 목적으로 송환했음을 보여주며, 이는 나에게 스티븐 리 송환과 관련해서도 한국정부가 이같은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나는 한국정부가 2003년에서 2005년까지의 사기횡령 등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재재판부항소에서 입지를 강화하거나, 기존판정을 무효화하기 위해서 스티븐 리를 송환하려는 것’이라고 결론을 냈다.
한국정부, 우든의 영업사원 노릇
우든 전대사는 자신이 제출한 전문가견해에 대해 ‘내가 비록 스티븐 리와 그의 변호인의 의뢰에 따라 의견을 제출하지만, 뉴저지연방법원이 합당한 법률조항 등을 근거로 올바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나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의견을 낸다’고 주장했다, 우든 전대사는 ‘나의 의견은 나의 전문분야에 대한 견해를 표명한 것이며, 개인적으로 내가 모르는 것은 해당정보의 출처의 표기했고, 나의 견해와 적대적인 의견도 보고서에 포함했다’고 밝히고 만약 필요하다면 추가로 설명을 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든 전대사가 일부의견에서 해당정보의 출처를 표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든 전대사가 인용한 언론보도는 한국정부 등에 비판하는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든 전대사는 지난 2008년 2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3년10개월간 주한영국대사를 지냈으며, 2012년 12월부터 약 2년간 유엔대북재재위 전문가 코디네이터로 활동한 뒤 공직에서 은퇴했고,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HSBC은행의 일본 및 한국 등 아시아지역 대관로비 책임자로 일했고, 지난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영한친선협회[BRITISH KOREAN SOCIETY]의 회장으로 재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우든 전 대사는 지난 9월 27일 박진외교부장관이 윤여철 주영대사와 함께 영국대사관저에서 개최한 한영수교 140주년기념 한국의 밤[코리안나잇]행사에 참석, 축사를 했다고 주영한국대사관이 밝혔다. 또 주영한국대사관과 영한친선협회 등은 우든 전 대사와 박진 외교부장관, 윤여철 주영대사 등이 함께 찍은 여러장의 사진을 웹사이트에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든 전 대사는 지난 10월 30일 문화재청과 주영한국대사관이 런던의 얼스코트소재 옛 주 영국 대한제국 공사관건물[현 서니힐코트건물]에서 개최한 대한제국 공사관 동판표식 제막식에 참석했다고 문화재청이 밝혔다. 특히 문화재청은 우든 전대사와 윤여철 주영대사 등이 대한제국 공사관 표식 앞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으며, 우든 전대사는 가장 중앙에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우든 대사는 자신과 윤여철 대사 등 5명이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링크드인 사이트에 링크해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우든 전 대사는 영한친선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외교부와 주영한국대사관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우든 전 대사는 이들 행사에서 찍은 사진 등을 통해 자신이 한국에 가장 정통한 인물이며, 한국정부와도 친밀한 인물임을 적극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행위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던 우든 전 대사의 한국전문가로서의 몸값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윤대통령 국빈방문 때 만날 수도
그렇다면 외교부나 주영한국대사관이 우든 전 대사의 한국에 대한 비판입장을 모르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음이 자명하며, 만약 그렇다면 외교부나 주영한국대사관은 직무유기다. 우든 전대사가 밝혔듯 주가조작사건으로 한국정부가 송환을 요청한 데렉 옹의 송환재판은 바로 영국법원에서 진행됐고, 지난해 10월 송환기각판결을 받았다. 당연히 주영한국대사관이 한국정부가 심혈을 기울였던 재판에 관심을 가졌어야 하고 가졌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우든 전대사가 데렉 옹에게 고용돼 한국정부가 정치적 송환을 하고 있음으로 기각해야 한다는 전문가보고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며, 이는 본국에 보고됐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런 기본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외교부와 주영한국대사관의 직무유기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우든 전 대사를 ‘칙사’ 대접을 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든 전대사도 한국에 대한 견해를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현재 한국정부가 추진 중인 최소 4건 이상의 사건에서 송환대상자에게 고용돼서 대가를 받고, 한국정부의 송환을 저지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든 전대사의 비판은 자유지만 적어도 무분별한 비판을 받고 있는 당사자인 한국정부가 그에게 멍석을 깔아줘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정부, 특히 외교부등이 우든 전 대사를 주요행사 때마다 초대하는 것은 우든 전대사의 영업사원노릇을 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아마도 우든 전대사는 다음 주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국빈 방문 때 윤대통령을 만나 얼싸안고 사진을 찍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