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대 핵심 과제는 의료와 교통 그리고 주택
■ 연 총인원 5만여명이 찾는 ‘배움의 사랑방’
코리아타운에는 여러 계층의 노인층들이 있다. 나이에 아랑곳 없이 열심히 무언가를 배우고 해보려고 하는 분들과, 친구들과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에서 쓰잘떼기 없는 정치 수다를 즐기는 분들과, 할 일 없이 방안에서 TV연속극으로 시간을 보내는 분들 등등이다. 코리아타운 중심가인 올림픽과 놀만디에는 한인타운 시니어 & 커뮤니티 센터(Korea Town Senior & Community Center, 이사장 신영신, 이하 ’시니어센터’)라는 건물이 있다. 그 옆에는 한국식 정자 다울정이 자리잡고 있다. 그 시니어 센터가 올해로 설립10년을 맞이해, 또 다른 10년을 위해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이 센터를 “한인타운 사랑방”이라고도 불리지만 단순한 사랑방이 아니다. 매주 약 1천 여 명의 시니어들이 찾아드는 “배움의 사랑방”이고 “봉사의 커뮤니티 센터”이다. 그 중심에 시니어센터 최초의 여성 수장인 신영신(63) 이사장이 ‘또 다른 10년’을 새로운 비젼으로 나가고 있다. 그녀의 당찬 포부와 신념을 인터뷰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전 50여명으로 시작한 시니어센터는 이제 매주 1천명, 매월 4천여명, 년 총연인원 5만여명 이상이 수강하는 생활 강좌 만도 40여개 정규 프로그램에, 주민들에게 필요한 의료, 법률 등 전문 상담 안내 프로그램도 있다. 또 시니어 센터에서 배운 실력으로 외부 공연까지 나간다. 일전에 하모니카 클래스의 시니어들이 LA시의회 개회식에 초청받아 미국 국가를 연주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0년에서 가장 괄목한 실적 중의 하나는, LA시로부터 10년 상환 조건으로 융자 형식의 지원금190만 달러를 LA시로부터 지난 2011년에 받았는데, 약속된 10년이라는 기한 내에 지원금 전액 상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같은 크레딧 상환은 독특한 방법이었는데 봉사시간과 수혜 인원 등을 현금 가치로 환산해 갚는 방식이었다. 2014년 5만 9199달러를 시작으로 2015년부터 6년간 매년 19만 달러씩 결제하여 전액 상환을 끝낸 것이다. 이처럼 정부 지원금을 봉사 크레딧으로 상환한 경우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가 처음이다.
신영신 여성 수장의 당찬 포부
시니어센터 측은 그간 봉사활동 내용과 재무회계 및 일반 행정서류를 LA시 규정에 맞춰 성실하게 보고한 결과이고, 또 무엇보다 지난 10년간 대가 없이 재능 기부를 하며 무료 봉사로 시니어들을 가르쳐 온 연인원 300여명의 한인 강사들의 재능기부였다. 2013년 개관 이래 지금까지 매주 1시 간 강의를 위해 OC가든 그로브에서 오는 강사도 있었고, 현재도 1시간 이상 운전을 하며 시니어 센터에 오는 강사들이 여럿이다. 여기에 지난 10년 동안 한결같이 시내 버스를 두 번 이상 갈아 타며 배우러 오는 70-80대 시니어들만도 20여명이 넘는다. 이들과 함께하는 월 4천여명의 시니어들이 자신들과 주위 친지들에게 자신들이 배운 지식을 나눠주고 있다. 매주 강사들이 준비해 온 강의 내용들을 시니어센터에 나오지 못하는 이웃 시니어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현재 시니어센터에 개설된 클래스가 41개이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중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50분 단위로 강좌들이 알뜰하게 꾸며저있는데 강의 내용도 모두 시니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들이다. 강의는 무료다. 한 클래스에 100여명 수강생이 만원인 강좌도 여러개다. 한편 지난 14일에 한인커뮤니티 변호사협회(회장 류영욱)가 시니어센터에 특별 기금을 전달했다. 한인커뮤니티 변호사협회는 지난 9월 다운타운 쉐라톤 호텔서 열린 ‘판사의 밤’ 행사 때 현장 경매를 통해 모은 기금을 이번에 시니어센터에 전달한 것이다.
변호사협회 류영욱 회장은 시니어센터에서는 여러 한인들의 헌신으로 혁혁한 성과를 계속 거두고 있기에 이런 기부는 당연하다면서 이를 계기로 시니어센터에 각계 지원과 기부가 더욱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이에 신영신 이사장은 ‘세상이 감사함으로 가득한 시즌에 큰 기쁨을 선물로 받은데 감사하다’며 받은 기금은 2024년 새 학기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12월 5일에는2023년도 연례 오찬회를 개최하여 커뮤니티의 정성과 후원을 받는다.
2023년 연례 오찬회 개최
신영신 이사장은 시니어센터의 앞으로의 10년은 강의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음식, 의료, 교통, 주택까지 서비스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시니어 및 커뮤니티 센터가 되기 위한 도약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신영신 이사장은 지난 150일 동안 많이 바빴다. 그는 취임하자 마자 LA한인상의서 ‘다울정’ 관리권을 인계 받아 다울정을 공원처럼 꾸밀 계획이다. 앞으로올림픽/노먼디 길 사거리에 올림픽 게이트웨이가 세워진다. 또 시니어센터와 다울정 사이에 마당 프로젝트가 진행돼 한국식 공원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곳은 한인 시니어들의 쉼터 역할과 야외행사 장소로 자리매김하며 시니어센터와 함께 한국 고유의 멋을 뽐내는 한인타운 중심지로 변모하게 된다. 그리고 신 이사장은 LA시 노인 국장과 후원 논의를 하여 우선 시니어센터에 LA시 ‘식사 장소’ 지정 무료식사 배달 등 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시니어센터에는 주방 시설 공간이 있으며, 시당국의 최종 허가를 받아 150명 정도가 영양가 있는 식사를 제공할 계획도 추진중이다.
새 이사 9명 영입으로 이사진 강화
그리고 신 이사장은 일단 젊은 이사 9명을 새로 선임해 이사진을 32명으로 늘렸다.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은 기금 확보다. 신임이사 중 5명은 각자 소속된 은행의 추천을 받아 은행을 대표해 나온 이사들이고 최연소 이사로 30대 변호사도 있다. 시니어센터가 정부나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한편으로는 한인사회와 지역사회로부터 기금으로 체계적으로 도입하는 제도를 확립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신 이사장 자신을 포함 한인사회 기업인 14명이 1년에 1만 달러 씩 향후 10년간 총 140만 달러를 후원하기로 약정했다. 이 같은 후원은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매우 이례적이다.
한편 신 이사장이 장기적 포석을 두고 있는 3대 핵심 과제는 의료와 교통 그리고 주택 사안으로 시니어 뿐 아니라 코리아타운내 지역 주민들의 삶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현재 정기적인 의료 세미나를 통해 시니어들에 의료 지식을 전하고 있고, 시니어들의 목소리가 모여 얼마 전에 노먼디/ 올림픽 길에 좌회전 신호등이 설치되는 등 성과도 봤다. 주택 문제를 위해 시니어센터에서 봉사하는 변호사들과 함께 LA시 주택국 관계자들과 미팅도 가졌다. 상호 관심사를 나누며 첫발을 떼고 나서 점차 깊은 관계로 협력해 나가며 실질적 프로젝트를 만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