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증스러운 尹, 박근혜 찾아가 “면목이 없다. 죄송했다” 조아려
◼ 사석에서는 “박근혜는 재단이 직업, 밑에서 공직자하는 건 재앙”
◼ “박근혜는 무능…내가 엮어 감빵 보냈다” 이제와서 미안하다고?
◼ 박근혜, 중앙일보회고록에 ‘나는 몰랐다’로 변명…무능함의 극치
최근 본국 중앙일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40여회 간 연재됐다. 유료컨텐츠여서 돈을 내고만 볼 수 있는 이 회고록에는 박 전 대통령의 변명 같지 않은 변명들이 가득했다. ‘본인은 몰랐다’, ‘뒤늦게 알았다’는 내용으로 가득 차있는 회고록은 인간적으로는 동정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몰라도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무능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을 발탁해서 썼는지 그대로 드러나 있다. 가장 황당한 대목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이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자신을 예방하며 “미안함을 금하지 못했다”고 썼는데, 이것은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세력의 환심을 사기위한 거짓말에 불과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대선 전 <선데이저널>이 입수해 공개한 녹취파일에 박 전 대통령을 일컬어 “재단이 직업인 여자”라며 강하게 비판한 것이 드러났다. 이런 표현은 비판이라기보다는 인간적인 수치심을 줄 정도로 무례한 발언이었는데, 수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180도 말을 바꾼 것이다. 최근 본국의 한 언론계 인사는 “이명박(전 대통령)은 사익을 위해 거짓말을 했고 박근혜(전 대통령)는 무능을 숨기려 거짓말을 했다. 윤석열은 둘 다를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말했다. 그가 얼마나 뻔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소개한다. 더는 속아선 안 된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사인(私人)은 “몰랐다”고 혼자 한탄하면 그만이지만 공인, 특히 대통령의 “몰랐다” “나중에 알았다”고 후회하는 것은 나라의 비극이다. 대통령이 정확한 보고를 못 받아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나라와 국민에 죄를 짓는 것과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온통 ‘몰랐다’와 ‘나중에 알았다’로 가득 차 있다.
중앙일보에 나온 박근혜 회고록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윤 대통령과의 만난 일화다. 그 일화의 일부분을 소개한다.
<집으로 돌아오고 약 20일 가량 지난 4월 12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사저를 방문했다. 사실 당선 직후 찾아오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왔었는데 당시 나는 병원에 있었고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인이 병실로 면회를 오려면 PCR 검사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 그래서 내가 대구로 내려온 뒤 날을 다시 잡기로 했던 것이다. 윤 당선인은 내가 탄핵되는 과정에서 특검팀의 수사팀장이었고, 중앙지검장 시절에는 형집행정지를 불허하기도 했다. 세간의 기준으로 본다면 좋은 인연으로 시작된 관계는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구치소에 있을 당시 통증에 너무 시달렸기 때문에 하루 하루가 힘들었던 처지라서 형집행정지가 불허될 때마다 또 이 통증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생각에 많이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분이 대선 과정에서 내세운 국민 통합의 메시지에는 공감하고 있었고, 보수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방선거나 총선과 달리 대선 때는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여러 경로를 통해 투표는 꼭 해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그분은 나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추진을 약속하는가 하면 나의 사면 발표 때는 “건강을 꼭 회복하셨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해 오기도 했다. 12일 오후 찾아온 윤 당선인과는 5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분위기는 차분했다. 그 분은 지난 과거 일에 대해 “참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했고 나는 그저 담담히 듣기만 했다. 윤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의)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부분을 굉장히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박 전 대통령께서 하셨던 일에 대한 정책을 계승하고 널리 홍보하겠다. 명예를 회복하고 국민에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해 고마웠다.>고 윤 대통령과의 불편한 심경을 적고 있다.
박근혜에 대한 진짜 속내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표현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고 실제 그가 어떻게 박 전 대통령을 생각했는지에 대한 여부는 본지가 공개한 음성파일이 훨씬 날 것에 가깝다고 자부한다. 지인과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평가는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서 그야말로 인간적인 수모와 개무시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당시 최순실 특검 전에 지인을 만났는데 그에게 김수남 검찰총장이 뇌물로 엮어 수사를 제대로 하면 특검까지 갈 것도 없었는데 정치적 판단을 못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특별검사까지 갈 거 뭐 있나. (검찰 수사)할 때 잘 해서 뇌물로 엮어도 되는 건데. 뇌물로 좀 엮어가지고 하면 되는데. 지금 김수남 총장이 TK잖아. 그러니까 박근혜는 어차피 이렇게 됐으니까 버리는 카드인데, 박근혜 조짐으로써 국민들을 조금씩 달래가면서 TK 보수세력들의 시간을 좀 주기 위해 가지고 하는 그런 고려도 좀 있지 않았나 싶어. 검찰 수사가 처음에는 박근혜와 최순실을 분리하려도 그러다가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하니까 이제는 박근혜와 보수 권력을 분리한 거지.”
“그래서 일단 뇌물로 넣어놓으면 박근혜가 나갈 수 밖에 없어요. 부패 범죄로 이렇게 되면 조사도 안 받고 이게 재판을 기다리면서 대통령직을 할 수가 없거든. 진술 다 받아가지고 엮어서 넣어서 이렇게 해 놓으면… 그러니까 저거를 뇌물로 엮지는 못한 게 아닌가 그리고 이제 특검의 몫으로 넘기면서 이제 검찰은 ‘이걸 할 만큼 했다’는 식으로 하는 거 아닌가.”
“(최순실 사건 터지자마자) 이거 여기서 안 끝나겠는데. 나는 거거 벌써 재단법인을 따져보니까 그림이 쭉 그려지더라고. 뇌물을 재단법인으로 받아먹었구나. 원래 (박근혜가) 재단하는 사람이잖아. 직업이 원래 재단 아니야.”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공직자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재앙이야. 이는 아주 나쁜 부모 밑에서 태어난 것과 비슷한 거야”
‘언제는 재앙’이라 비난하더니
윤 대통령은 이 때를 시작으로 총 3차례에 걸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다. 주로 보수층이 위기에 휩싸일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연말인 지난달 29일에도 서울 한남동 관저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오찬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 박 전 대통령, 이관섭 신임 비서실장, 유영하 변호사가 참석했다. 식사 후 두 전·현직 대통령이 10분 정도 관저 정원을 산책할 때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한남동 관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8년 외교부 장관이 외빈을 맞이할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보고를 받고 육군 공병대에 지시해 지어진 곳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들어서도 지난 10월과 지난달에 이어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이날 다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이다. 만난 이유는 분명하다. 이는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정부가 개편을 통해 쇄신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 30%대 박스권에 갇힌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만으로는 총선에서 이기기 희박하고 어렵다는 취지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 역시 꾸준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 26일 대규모 경제 협력을 거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 순방을 마치고 입국하자마자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을 찾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을 찾은 건 당시가 처음이다. 이 때문에 1960~1970년대 1차 중동 붐을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사한 성과를 거뒀다는 이미지를 보수층에게 전하려는 ‘얄팍한 의도’라는 관측도 나왔었다. 윤 대통령은 11월 7일 대구 달성군 박정희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을 때도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 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존경심을 표한 바 있다.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층 결집으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정국을 돌파하려 한다면 국민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며 “기댈 곳은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태극기 아스팔트 부대뿐이냐”고 비판했다.
가증스러운 사악한 거짓말
윤 대통령은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이었고, 그 공로로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에 올랐다. 권력에 칼을 들이대면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됐고 대권을 거머쥐었다. 지금은 4월 총선에서 지면 레임덕과 함께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처지다. 윤 대통령은 위기 때마다 거짓말로 돌파했다. 검찰총장 때는 경찰 수사권 독립을 해야 한다고 대통령과 국민을 속였다. 대선 후보 때는 이준석을 치켜세우며 젊은 층의 환심을 샀다.
또한 김건희 여사가 내조에만 나서게 하겠다고 거짓말을 하며 위기를 돌파했다. 이번에는 선거가 다가오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불러다 또 다른 거짓말로 교묘하고 가증스럽게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본국의 한 언론계 인사는 “이명박(전 대통령)은 사익을 위해 거짓말을 했고 박근혜(전 대통령)는 무능을 숨기려 거짓말을 했다. 윤석열은 둘 다를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말했다. 너무나 정확한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