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언론인 임춘훈 시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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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영부인 김건희 문제는 5000만이 달려들어 밤새 끝장토론을 하거나, 똑똑한 챗봇 gpt에 물어봐도 좀체 풀리지 않을 고난도(高難度)리스크가 됐습니다. 입시생들을 울리는, 세계에서 가장 빡세다는 한국의 대입수능 ‘킬러문항̓이라는 것도, 김건희 문제 해결공식보다 더 난해(難解)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총선을 넉 달 정도 남겨놓고 거대 야당이 단독으로 밀어부쳐 통과시킨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국민의 60% 정도는 야당의 4월 총선용 억지 정치공작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헌데 또다른 60%의 국민여론은 윤석열대통령이 자기 부인을 옥죄는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완강합니다. ‘국민정서법̓에서 이미 유죄선고를 받은 김건희는, 특검이고뭐고 해보기도 전에 전 퍼스트 레이디 김정숙 류(類)의 ‘국민 밉상̓이 돼버렸습니다. 그녀를 오매불망 친애(親愛)해 마지않는 사람은 남편인 윤석열대통령 한 사람 뿐인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

과거 어느 대통령보다 열심히 정력적으로 일하는 윤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30% 언저리에서 헤매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대통령의 병적(病的)이다 싶은 끔찍한 아내 사랑, 내 아내는 절대 불의나 부정이나 불법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강골(强骨)검사 출신 특유의 도덕적 무오류(無誤謬)의 덫에 스스로를 가두고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호감도에서 대통령을 ‘별로~̓라고 생각하는 60% 내외의 국민들은 왜 그다지도 대통령이 별로인지 저마다 각기 다른 이유를 대지만, 김건희 문제에 있어서만은 대체로 명료하게 마음을 열고 의견을 모읍니다. “그래, 나도 웬지 김건희는 별로~다.” 우리말 경처가(驚妻家) 쯤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에 beck and call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마누라가 고개짓만 까딱해도 시쳇말로 ‘알아서 기는̓ 남편을 이르는 말이죠. 우리의 대통령께서 그짝이 아닌가 싶습니다. 관상학적으로 생존력이 높고 자기 주장이 강한 악어상(相)이라는 윤석열이 어찌해서 가수 김수희의 절창(絶唱)처럼 그대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고, 등 뒤에 서면 눈이 젖어드는(눈물이 나는) 지극(至極) 순애보의 주인공이 된 걸까요. 미스터리입니다.

윤석열대통령은 기회있을 때마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해 왔습니다. 취임 직후 그는 소통을 위해 도어 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방식으로 국정현안을 국민에게 매일 직접 설명해 신선감을 줬습니다. 헌데 좌파방송 MBC의 한 ‘망나니 양아치̓ 기자가 이른바 ‘쓰레빠 사건̓으로 도어 스테핑을 깽판 놓자, 출근길 회견이고 퇴근길 회견이고 기자들 만나는 일 자체를 아예 ‘없던 일̓로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1년 이상 한 번도 기자회견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기자회견을 좀체로 하지않은 박근혜대통령보다 더 기자들을 멀리하는 헌정사상 보기 드문 ‘불통 대통령̓이 됐습니다. 말 잘하고 말하기 좋아하고 인문적 소양도 풍부한, 어찌보면 가장 언론 친화적인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윤통(尹統)이 왜 이리 표변했을까요. 역시 김건희 이름 석 자에 해답의 실마리가 있다고 봅니다. 김건희 문제에 집중될 기자들의 질문에 이리저리 구차한 답변을 할 자신도 없고, 억지춘향식 답변을 하자니 쪽팔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아내가 세상사람들의 입초시에 오르내리게 판을 깔아주는 것 자체가 아내에 대한 불경(不敬)이다. 윤석열의 이런 멘털리티가 ‘기회완박̓(?) <기자회견 완전박살>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지난 달 여당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한동훈 법무장관이 깜짝 발탁됐습니다. 당연히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는데 그는 이런 모범답안을 내놨습니다. “누가 뭐래도 특검은 야당의 4월 총선용 악법이다. 대통령은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총선이 끝난 후 야당과 특검법을 새로 논의할 수는 있다.” 이 한마디를 끝으로 한동훈의 입은 굳게 닫혔습니다. “용산이 격노했다더라”라는 말이 정가에 나돌았습니다. 대통령이 총선 이후 김건희 특검을 받을 용의가 있다고 밝힌 한동훈에 경고 사인을 보냈고, 이에 ‘천하의 한동훈̓도 기겁을 해 입에 지퍼를 달았다는 얘기입니다. 윤대통령은 자기 임기 중에 아내가 검찰에 불려다니고, 명품 가방 뇌물받고 빨갱이 목사와 단독 면담을 가졌다더라, 김건희 학위 논문-화려한 학력-경력 모두 표절이고 가짜라더라. 특검 수사 내내 이런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야당은 기세등등 삿대질이고, 이에 사랑하는 아내가 식음전폐하고 들어눕기라도 한다면 그깟 총선 죽쑤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차라리 아내와 함께하는 길을 택하겠다. 이런 끔찍한 생각을 대통령이 하고있는 것 같다고 뜻있는 다수 여권 인사들은 우려합니다.

총선 패배로 21대에 이어 22대 국회도 여소야대가 되면 대통령 윤석열은 아무 일도 하지못하는 식물 대통령이 됩니다. 곧 감옥 들어갈 전 법무장관 조국은 벌써부터 대통령 탄핵, 헌법 개정을 통한 축출(조기 퇴임)을 떠들어 댑니다. 희대의 범죄 사기꾼 이재명이 장악하고 있는, 헌정사상 가장 막강한 의회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민주당의 운동권 패거리들 역시, 윤석열이 5년 임기를 다 채우고 용산 집무실에서 무사히 걸어나오는 꼴만은 절대 볼 수 없다고 앙앙불락입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자신한테도 검찰 소환장이 날아올지 모른다고 전전긍긍하는 ‘겁 많고 죄 많은̓ 전 대통령 문재인도 동병상련, 요즘 부쩍 이재명한테 추파를 건네고 있습니다. 이런 판에 대통령 윤석열은 한가하게 사랑가나 부르며 판소리 춘향가 속 이몽룡 코스프레를 하려하니 참 거시기합니다. 보수신문인 동아일보 이기홍 대기자가 이런 <김건희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김여사는 하루 빨리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관저를 떠나 서초동 자택 등 사가(私家)로 거처를 옮겨 근신해야 한다.”<동아일보 23년 12월 8일자 칼럼>

임춘훈. 전 KBS 미주지사장. 2024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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