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40대 변호사’ 웃통 벗은 야한 사진 3장과 만남 제의
◼ 경찰, 14세 소녀행세하며 채팅 맞장구…만남장소에서 체포
◼ 25만 달러 보석금 내고 가석방 1년8개월 만에 기소장공개
◼ 인정심문서 혐의부인 무죄주장 ‘변호사면허 현재 정지상태’
경력 21년의 한인변호사가 온라인상에서 14세 소녀로 위장한 경찰에게 알몸사진과 성관계를 요구한 것은 물론 실제로 이 소녀를 만나러 갔다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한인변호사는 차마 활자화 할 수 없을 정도의 음란한 문자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지만, 애당초 14세 소녀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가상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함정수사 논란이 예상된다. 이 한인변호사는 현장에서 체포돼 재판에 회부된 뒤 25만 달러 벌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변호사업무는 정지됐고, 최근 연방법원 인정심문에서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순간의 욕망 때문에 일생 돌이킬 수 없는 후회 막급한 일을 저지른 것이다. 어찌된 전후사정인지 그 안팎을 취재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22년 5월 27일 코네티컷 주 그리닛지 경찰이 한인변호사 A씨를 온라인 미성년자 유인, 2급 성추행, 성추행피해자 접촉, 미성년자 음란물제공 등의 혐의로 체포, 주법원에 기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그 뒤 코네티컷주법원에 25만 달러의 벌금을 내고 풀려났고, 바로 다음날인 5월 28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기소됐지만, 관련내용은 비공개 처리된 뒤 계속 재판이 미뤄지다 지난 1월 24일, 약 1년 8개월 만에 기소장이 공개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유기농女 찾다가 패가망신
한인변호사 A씨는 26세에 뉴욕 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전도유망한 변호사였다. 변호사 경력이 21년에 달하는 중견변호사로서, 본보가 뉴욕주법원 등에서 수임사건을 검색한 결과, 주로 이혼사건을 많이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남부연방법원이 지난 1월 24일 공개한 기소장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2년 4월 2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네티컷 주 그리니치경찰서 형사가 온라인에서 14세 소녀 ‘미건’으로 위장, 미성년자 성매매 등에 대한 단속을 시작하면서 A변호사가 걸려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소장에서 ‘FBI에 파견돼서 미성년자 상대 성범죄사건 등을 담당하는 푸트남카운티 소속 경찰과, 코네티컷 주 그리니치겨찰서소속 형사 등이 온라인에서 미성년자 약취유인, 성폭행 등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이 사건은 2022년 4월 24일부터 5월 27일까지 뉴욕남부연방법원 관할지역에서 발생한 것이다. 2022년 4월 24일 그리닛치경찰서의 형사가 ‘미건’이라는 이름의 14세 소녀로 위장, KIK이라는 채팅사이트에서 뉴욕시 거주 45세 한인남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와 채팅을 했고, A씨는 미건과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노골적으로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미건은 2022년 4월 24일부터 25일까지 A씨와 채팅을 하면서 코네티컷 주에 사는 14세 소녀라고 밝혔고, A씨는 ‘솔직하게 말하는 데, 나는 나이 많은 남자라서 너와 나이차이가 많다. 나는 순종적이고, 헤픈 젊은 여자를 원한다. 솔직히 나는 당신의 은밀한 부분을 파괴시키고 싶다. 나는 한국인이다. 좋은 곳에 함께 가서 내가 너의 아버지인척 하면 된다. 우리는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많은 곳에 갈 수 있다. 욕실에서의 사진 등을 보내라. 나는 야한 여자, 헤픈 여자를 좋아한다’고 문자를 보냈다.
또 2022년 4월 25일 A씨는 미건에게 마당의 나무 옆에서 찍은 사진, 욕실에서 웃옷을 벗고 가슴을 드러낸 사진 등 사진 2장을 보내며, ‘당신이 알다시피 나는 진짜다’라며 자신이 여성이거나 장난을 치는 사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4월 26일 A씨는 ‘주말에 얼마나 시간을 낼 수 있느냐, 엄마가 항상 옆에 있느냐’고 물었고, 미건이 자신의 어머니 스케줄을 이야기하자, A씨는 ‘아주 좋다. 그 정도면 우리가 모든 걸 잘 할 수 있다. 나는 당신이 진짜 사람인지를 알고 싶다. 야한 사진을 보내라. 사진을 본 뒤 삭제시키겠다’고 말했다. A씨는 ‘나와 최근에 성관계를 가진 10대 몇몇에게는 돈을 줬고, 마리화나도 같이 피웠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함정수사에 걸려들어
4월 27일 A씨는 ‘나는 야한 사진을 보고 싶다. 매일 야한 사진을 보고 당신을 생각하겠다’라며 재차 야한 사진을 요구했고, 4월 28일에는 자신의 3번째 사진을 보냈다. 또 5월 2일 ‘나는 성관계 동영상을 찍고 싶다.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할 때처럼, 당신과도 비디오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FBI가 A씨가 보낸 세 번째 사진을 조사한 결과 뉴욕 퀸즈 플러싱 노던블루버드의 한 호텔 옆에서 찍은 사진으로 드러났다. 4월 24일 온라인채팅으로 시작된 지 약 한 달 만인 5월 20일 드디어 전화로 이어졌다. A씨가 미건으로 위장한 형사가 제공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 것이다. 당초 온라인에서는 코네티컷 주 그리니치 경찰서 형사가 미건 역할을 했지만, 전화에서는 미건 역할을 할 여성이 필요했고, FBI 여성수사관이 이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전화를 걸자 FBI여성 수사관이 미건으로 위장해서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이 전화에서 자신을 대디라고 칭하고, ‘나는 1977년에 태어난 뉴욕의 변호사로서, 26세 때부터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너와 성관계를 갖고 싶다. 우리가 성관계를 가질 장소들을 이미 물색해 놨다’고 주장했고, 여성 수사관은 ‘자신이 고등학교 9학년 신입생’이라고 밝혔다. A씨는 5월 24일 미건에게 또 다시 전화를 해서 ‘5월 26일 목요일쯤 만나자’고 말하고 이에 대해 의논했다. A씨는 ‘내가 우리가 만날 장소를 렌트할 것이며, 나는 기차를 타고 그리니치로 갈 것이다, 또 내가 차량을 준비해서 미건을 집 앞에서 픽업한 뒤 내가 빌려둔 집으로 가면된다, 그곳에서 성관계를 갖고 마리화나를 피우면 된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말자 성관계를 갖고 이를 촬영해서 재미로 둘이서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때 미건은 A씨에게 ‘콘돔과 마리화나, 롤리팝, 옷 등을 가져오라’고 말했고, A씨는 이에 동의했다. 또 이때 미건으로 위장한 수사관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라며, 코네티컷 주 그리니치 주소를 전달했고, 이 아파트 앞에서 픽업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인변호사가 성관계를 제안했지만, FBI수사관역시 이에 적극 호응한 것은 물론, 마리화나 등을 가져오라고 말하며, 적극적으로 유인했음을 알 수 있다. 사법당국이 상대가 변호사임을 확인한 뒤 더욱 적극성을 띠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월 24일 통화 뒤 A씨는 채팅사이트를 통해 ‘5월 27일 금요일에 만나자’고 제안했다. 당초 5월 26일에서 하루 미룬 것이다. 또 5월 25일에는 A씨는 금요일 만날 장소를 예약한 후 이 예약정보를 미건에게 보냈다, A씨가 예약한 장소는 코네키컷 주 스탬포드의 한 콘도미니엄으로 드러났다. 5월 26일 A씨는 미건에게 전화를 해서 5월 27일 만남에 대해 재차 컨펌을 했다.
25만 달러 보석금 내고 일단 석방
이 정도면 명백한 함정수사다. 사법당국이 던져놓은 그물에 걸렸고, 이제는 그물을 건져 올릴 차례, 연방수사국은 A씨 체포를 위한 합법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연방수사국이 A씨의 채팅사이트 접속 아이피 추적결과, 버라이즌와이어리스가 제공하는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했고, A씨가 보낸 사진 3의 호텔에서 사용하는 IP로도 접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뉴욕 주 차량국 조회결과 A씨의 생일이 1977년으로 드러났고, 운전면허증 사진이 미건에게 보낸 3장의 사진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뉴욕 주 변호사면허 등을 검색한 결과 A씨가 채팅에서 미건에게 설명한 대로, 26세 때 변호사면허를 취득하는 등 미건에게 설명한 것과 동일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5월 26일 연방수사국은 연방법원에 A씨 휴대전화ㅍ등에 대한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받았고, 휴대전화 위치추적결과 5월 27일 오후 2시 36분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에서 기차를 탔고, 오후 3시 31분 코네티컷 주 그리닛치에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메트로노스를 타고 미건을 만나러 간 것이다. A씨는 기차를 타고 코네티컷으로 가면서 오후 2시 39분에 탑승사실을 문자로 알렸고, 3시24분에 10분 뒤 도착한다고 문자를 했고, 3시 28분 다음역이 그리릿치라고 문자를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에 미건 역할을 했던 그리니치경찰서의 형사는 그리니치의 메트로노스 역에서 잠복했다가 3시 31분 A씨가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
A씨는 말끔한 양복차림에 검은 서류가방, 그리고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쇼핑백을 들고 있었고 역에 내린 뒤 미리 기다리고 있던 토요타 하이랜드에 타고 만남 장소로 향했다. 그 뒤 3시 50분 A씨가 약속장소에 도착했고, 이 건물 속으로 들아 가자마자, 경찰이 A씨를 체포했다. 체포 뒤 몸수색을 통해 검은색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서류가방과 쇼핑백에는 랩탑 컴퓨터와 운동화, 마리화나, 성냥, 의류, 롤리팝, 콘돔 6개 등이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당초 A씨는 5월 31일 화요일 스탬포드지방법원에 기소되고 1백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5월 28일 기소됐고 25만 달러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코네티컷 주 지방법원에 오는 6월 13일 출석하라는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직후 변호사 자격증 정지
A씨는 체포 뒤 코네티컷주지방법원에 기소됐지만, 같은 날 뉴욕남부연방법원에도 기소됐고, 1년 7개월간 비공개상태에서 재판이 계속 연기되다, 지난 1월 24일 인정심문이 실시되면서 기소장등이 공개됐다. 이 심문에서 A변호사는 ‘대배심의 기소절차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검찰이 제기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또 법원은 같은 날 ‘연방검찰 등은 사건수사과정에서의 모든 자료, 특히 피고에게 유리할 수 있는 자료 등을 모두 A씨에게 제공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A씨가 온라인상에서 18세 이하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음란메시지를 보내고, 노골적인 성매매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A씨가 음란메시지를 보낸 상대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며, 더구나 경찰 등의 함정수사로 비롯됐다. 특히 14세 소녀로 위장한 경찰이 A씨가 오프라인만남을 갖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했다는 점에서 과연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본보가 뉴욕 주 법원에 A변호사를 검색한 결과, A변호사에 대한 징계전력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변호사면허 갱신 시기는 2025년 3월인 반면 변호사 자격은 ‘DELINQUENT’로 사실상 정지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뉴욕 주 법원 수임사건을 확인한 결과, A변호사가 체포된 이후인 2022년 6월 이후는 단 한건의 사건도 수임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아직 유죄판결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체포직후 이미 순탄하던 인생이 엄청난 타격을 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