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 95] 한동훈 처남 진동균 검사 성추행사건 누가 덮었나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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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진동균 성추행 터지자 감찰무마 후 사표수리
◼ 2019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수사로 유죄 판결 받아
◼ 2015년 감찰 무마 주동자들 윤석열 검찰서 승승장구
◼ 한동훈과 함께 2019년 ‘성추행 감찰 무마’ 규명 덮어

2015년 한 검사가 후배 여자 검사를 성추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논란이 되자 이 검사는 사표를 냈다. 통상 비위 혐의로 사표를 내면 사표가 수리되지 않고 감찰을 받은 후 거기에 따른 징계를 받은 검찰을 떠난다. 해임이나 파면이 되면 변호사 개업 및 연금 수령 등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 감찰 없이 사표가 수리되면 그냥 그것으로 끝난다. 비위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사표가 수리된 것은 특혜 중의 특혜라고 할 수 있겠다. 당시 성추행을 했던 인물은 진동균 검사였다. 진동균은 바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처남이다. 당시 검찰에서 문제없음으로 결론 낸 사건은 2018년 본국에서 이른바 서지현 검사의 미투 사건이 벌어진 이후 출범한 성추행진상조사단에서 다시 조사했다. 조사단은 진동균을 재판에 넘겼고, 진동균은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 10월이 확정돼 실형을 살았다. 동일한 사건임에도 2015년은 검찰은 이를 문제가 없던 것처럼 처리했다. 결국 누군가가 2015년 이 사건을 덮은 것이었는데 그것이 누구였는지는 차후 밝혀져야 할 문제다. 다만 당시 잘 나가는 엘리트 검사였던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의 처남이었다는 것으로 최소 검찰 식구 감싸기 의혹을 받을 만한 상황이다. 현재 한동훈 위원장이 정치에 들어오고 언젠가는 선출직 정치인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 때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2015년 진동균의 성추행 사건은 검찰 내에서 유명했다. 그는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아, 안주 먹어야지’ 하면서 여검사 손등에 뽀뽀를 한다거나 자기가 돌아다니면서 ‘야, 추행 좀 하자’면서 추행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일들이 문제가 되자 그는 검찰에 사직서를 냈고, 징계 절차 없이 사표가 수리돼 CJ 임원으로 취직했다. 당시 본국 언론에도 관련 소식이 나오긴 했지만 익명으로 보도돼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한동훈 처가집의 추악한 진실

<선데이저널>이 수소문 끝에 찾아낸 당시 기사의 한 조각을 보면 이렇게 보도됐다. 2015년 5월 14일자 경향신문의 보도다.
『검찰 안팎에선 해당 검사의 여검사 성추행설부터 부장검사와의 불화설까지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검사들 사이에서 수군거림이 커지고 있지만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이렇다 할 소문 차단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소문은 사법연수원 동기들 중 선두권으로 분류돼온 ㄱ검사(38)가 인사철도 아닌데 최근 옷을 벗으면서 시작됐다.

처음에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했다는 말이 전해졌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법조인들은 거의 없었다. ㄱ검사의 화려한 이력 때문이다. ㄱ검사의 초임 근무지는 엘리트 검사들이 몰려 있는 서울중앙지검이다. 중간에 모범검사 표창을 받고, 미국 하버드대 연수까지 다녀왔다. 지난해까지 통합진보당 해산에 결정적 역할을 한 ‘법무부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 일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2월 정기인사 때 서울남부지검에 부임했다. ㄱ검사의 아버지는 검찰 고위직을 지낸 인물이다. 검찰 안에서는 부장검사·평검사·여검사 등 그룹별로 여검사 성추행설과 부장검사와의 불화설 등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회자되는게 성추행설이라고 한다. 단순 성추행설부터 그보다 심한 성접촉이 있었다는 얘기까지,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소문이 중구난방으로 나오고 있다. 한 검사는 “평검사 회식 중 동료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시도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부장검사와의 불화설은 공식 창구를 통해 언론에도 전해졌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ㄱ검사의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면서 “지난주부터 그 얘기가 돌아 확인해 보니 감찰은 모른다고 했다. 알아보니 위에 있는 부장검사와 사이가 안 좋아서 나간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ㄱ검사가 근무했던 남부지검 측은 “소문이 와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문찬석 남부지검 2차장 검사는 “본인은 ‘그냥 좀 힘들어서 쉬고 싶다’고 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부장한테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루머 양산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나 대검이 ‘교통정리’를 해주지 않으면서 일선 검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소문이 공익법무관들에게까지 퍼졌다”면서 “루머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진상이 무엇인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동균은 검찰 내에서도 잘 나가는 엘리트 검사이자 귀족검사 집안의 자제였다. 진동균의 아버지는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으로 검사복을 벗은 진형구 전 검사장이며, 그의 누나는 진은정 김앤장 변호사다. 진 변호사는 1975년 생으로 압구정 현대고등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는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그의 남편이다. 한 위원장 역시 현대고와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두 사람은 캠퍼스 커플로 유명했는데 어쨌든 한 위원장이 검찰로 가면서 역시 처음 부임한 곳이 서울중앙지검 형사 9부다. 서울중앙지검 중에서도 형사 9부는 특수부와 함께 최고 엘리트들이 모였던 곳이다. 공교롭게도 진동균과 한동훈 처남 매부가 남들은 가기 힘들다는 초임 부임지로 서울중앙지검으로 간 것이다. 진형구 전 검사장의 입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장인 찬스로 검사 생활의 초석을 놓은 한 위원장이 공정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성추행 사건으로 돌아가서 2015년 진동균에 대한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그는 사표를 냈고 곧바로 사표가 수리됐다. 귀족검사의 갑작스러운 사표에 대해 서울남부지검 2차장은 “그냥 좀 힘들어서 쉬고 싶다고 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보고받았다”, 대검 대변인실은 “감찰은 모른다고 한다. 위에 있는 부장검사와 사이가 안 좋아 나간 것이라고 한다”고 해명했다. 진실은 2018년 1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지현 검사가 그동안 덮였던 검찰의 성폭력을 언론에서 폭로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검찰은 대검 캐비닛에 숨겨둔 기록을 마지못해 꺼내 수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진동균은 2021년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됐다. 하지만 아직 밝혀야 할 의혹은 남아 있다. 2015년 감찰을 누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무마하고 사표를 수리했냐는 점이다.

성추행 덮은 게 누군가 했더니

이와 관련 하나의 힌트는 평소 검찰개혁을 부르짖던 임은정 검사라는 사람이 관련자들을 실명을 폭로했다. 그의 폭로 속에 힌트가 있을 수 있다. 임은정 검사의 주장은 아래와 같다. 장영수 당시 대검 감찰1과장-서울남부지검에서 벌어진 진동균의 성폭력사건을 조사하고도 관련자를 형사입건하지 아니한 채 범죄를 덮었다. 문찬석 당시 남부지검 2차장 검사 및 여환섭 대검 대변인-그들은 당시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와 대검 대변인으로서 거짓 해명으로 국민들을 속이고, 검찰의 조직적 은폐에 적극 가담.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임은정이 장영수 등의 직무유기에 대한 수사와 감찰을 정식으로 요청하였음에도, 형사처벌은 커녕 징계조차 하지 아니하고 검사장 등 요직으로 발탁. 여기서 눈에 띄는 인물은 문찬석, 여환섭, 문무일 세 사람이다.

이 중 문찬석과 여환섭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사단의 핵심 인물이며 문무일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를 한 몸에 받을 때 검찰총장을 했던 인물이다. 식물 총장이란 말을 많이 들었고, 윤 지검장과 갈등설이 많이 일었다. 요약하자면 2015년 감찰을 무마하는데 일조했던 인물들에 대해 2019년 검찰 내부에서 처벌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요구를 묵살했다. 그리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이들을 요직에 등용했다. 문찬석 검사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에 반발해 가장 먼저 검사복을 벗은 검사장이다. 여환섭은 윤 대통령의 대표적 특수부 후배다. 이들인 한동훈 처남 성추행 감찰 무마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라는 것은 우연의 일치 치고는 너무 절묘하다고 할 수 있다.

그때는 날개…지금은 족쇄

물론 다른 가능성도 있다. 진동균의 경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헌법재판소 재판 당시 함께 TF에서 일하며 총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혹은 아버지인 진형구 전 검사장의 입김이 검찰 내에 여전했을 수 있다. 하지만 진 전 검사장은 전관으로 나온지 오래 됐기 때문에 이 가능성은 희박하다. 유력한 것은 한동훈 위원장을 비롯한 윤석열 사단이 감찰 무마 의혹을 덮었거나 황교안 당시 장관이 덮었을 가능성이다. 어떤 가능성이든 귀족 검사 자제가 검찰 내부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런 귀족검사 집안의 사위가 현재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 과연 한동훈은 공정을 논할 자격이 되는 사람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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