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가주 역대 최대 한인 정치인 도전…캐스팅보드
◼ 캘리포니아주 등 전국 16개 주 동시에 예선 실시
◼ 투표소 2024년 3월 5일 투표 7 AM-8 PM 까지
◼ 가주에서 연방하원에 2명 재선, 3명은 초선도전
올해 미국 대선과 연방 의원 및 각 지역 선출직을 뽑는 캘리포니아 주 예비선거 투표일이 3월 5일로 다가왔다. 특히 올해 예비선거일은 ‘슈퍼 화요일’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캘리포니아,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주 등 총 16개 주에서 일제히 경선을 진행한다. 이날 가주 한인 유권자 22만여명의 투표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예비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공판 기일이 ‘슈퍼화요일’ 직전인 3월 4일로 결정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화당의 강력한 경쟁후보 헤일리의 텃밭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판세 입지를 굳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한편 2024년 선거에 출마한 한인 현역 정치인과 후보들의 당선 여부가 1차 결정되는 올해 예선에는 남가주에서 역대 가장 많은 한인 정치인과 후보들이 재선 그리고 초선에 도전해 또 한 번의 한인 정치력 신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기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별취재반>
가든그로브와 부에나 팍, 세리토스, 웨스트 민스터를 포함하는 CA주 45지구에서는 미셸 스틸 연방 하원의원, 요바린다와 애너하임 힐스, 오렌지 치노 힐 등을 포함한 CA주 40지구에서는 영 김 연방 하원의원이 각각 3선을 바라고 있다. 영 김 연방 하원의원은 지역구인 40지구가 공화당 강세 지역이기 때문에 무난한 결선 진출이 예상된다. 미셸 스틸 연방 하원의원의 경우 한인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지지 기반인 베트남 커뮤니티에서 여러 후보들이 출마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지율이 다소 높은 CA주 45지구에서 베트남 커뮤니티 표심 내 다득표와 한인을 포함한 각 커뮤니티 표심을 모아 얼마나 큰 격차로 예비 선거를 넘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 김 진출 확실시, 미셀 관망세
LA한인타운을 포함한 CA주 34지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데이빗 김 변호사와 공화당의 칼빈 리 후보가 현역 민주당의 지미 고메즈 의원과 결전을 벌인다. 데이빗 김 변호사는 리턴 메치를 준비중이다. 이번에 3번째 출마한 데이빗 김 변호사는 지미 고메즈 의원의 현역 프리미엄을 넘어 지난 2번의 선거에서 나타난 적은 표심 격차를 어떻게 넘어 승리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런 가운데 3월 예비선거에서 승패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한인 정치인들이 있다. 바로 코스타 메사와 어바인, 헌팅턴 비치 등을 관할하는 CA주 47지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데이브 민 CA주 37지구 상원의원과 재선에 도전하는 존 리 LA12지구 시의원이다.
한인 민주당 협회 스티브 강 이사장의 평가에 따르면, 데이브 민 의원은 민주당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11월 결선에 쉽게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DUI에 더해 다른 민주당 후보들이 급부상 하면서 경선인 3월 5일 예비선거가 중요해 진 것이다. 이 때문에 조앤나 웨이스(Joanna Weiss)를 비롯한 민주당 후보를 꺽고 11월 결선에 올라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존 리 LA 12지구 시의원의 경우 전 LA시 윤리위원장인 세레나 오버스틴(Serena Oberstein) 유대인 월드 와치 국장을 꺽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세레나 오버스틴 국장은 유대인 커뮤니티를 등에 업은데다 전 LA시 윤리위원장이며 남편이 정계에서 유명한 로비스트라는 배경이 있기 때문에 존 리 LA시의원 입장에서는 현역 프리미엄과 끈끈한 커뮤니티 유대 관계라는 강점에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 있다. 특히, LA시의원 선거는 득표율을 50%이상 확보하면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3월 예비선거에서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다. 이밖에 LA 10지구에 출마한 그레이스 유 후보와 어바인 시장 선거에 출마한 태미 김 어바인 부시장, CA주 54지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존 이 후보, CA주 44지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에드 한 후보, CA주 37지구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최석호(37지구) 전 CA주 하원의원 등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에서 재기를 노리는 최석호 전 의원은 현역인 조시 뉴먼 의원에 맞서 결승 진출을 전망하고 있다. 그 외에도 앤토니 쿠오, 제이콥 크리어 등 정치 신인들이 출사표를 냈다. LA북쪽 라크레센타의 주 상원 25지구에 출마한 최태호(민주) 후보에 맞서 엘리자베스 알러스 크레센타 밸리 타운 시의원(공화), 샌드라 아멘타 로즈미드 시의원(민주), 샤샤 르네 페레즈 알함브라 부시장(민주) 등이 후보 등록을 마쳐 경쟁을 예고했다. 이 지역구는 현역 앤서니 포르탄 티노 의원(민주)이 애덤 쉬프 연방 상원 후보가 남긴 연방 하원 의석에 출마해 무주공산인 상태다. 한인 신진 후보들이 득표활동을 펼치고 있는 주 하원 지역구들에도 대진표가 최종 확정됐다.
그레이스 유, 세 번째 도전 ‘박빙’
비영리 단체 출신인 한인 존 이 후보(민주)가 올해 초부터 득표 활동에 나선 54지구에는 마크 곤잘레스 LA카운티 민주당 의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공화당에서는 일레인 알라니즈 후보가 등록 했다. 이 후보는 곤잘레스 후보와 동반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다. UCLA 법대 강사 출신이자 군검사 경력을 가진 에드 한 후보의 주 하원 44지구에는 무려 8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쳐 난타전이 예상된다. 건설업계 출신인 토니 로드리게스 후보를 제외하고 6명이 모두 민주당 출신이며 그 중 닉 슐츠 버뱅크 부시장, 엘렌 사트리안 글렌데일 시의원도 등록을 마쳤다.
현역인 로라 프리드먼 의원은 지역구 변경으로 43지구에 출마한다. 한때 영 김 의원이 일했던 주 하원 67지구의 현역 섀런 쿽 실바 의원에 맞서 이우호 목사 (모레노 밸리 한인교회)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올해 67세로 부에나파크에 거주하는 이 목사는 다소 늦은 출마 결정으로 아직 한인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올해 짝수 지역구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LA시에서는 12지구에 특별선거로 당선 뒤 재선된 존 이 의원이 세 번째 선거에 나선다. 현재 세레나 오버스타인 후보가 등록을 마친 상태로 유력한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대계 출신 오버스타인은 2019년에도 출마했으나 윤리위 위원장 퇴진 후 2년이 지나지 않아 후보 자격을 상실한 바 있다. 그레이스 유 변호사가 세 번째 도전에 나선 LA 시의회 10지구에는 현 임명직 헤더 허트 의원, 레지나 존스-소여 주 하원의원, 오라 바스케스 전 LA커미셔너, 에디 엔더슨 목사가 등록을 마쳤다.
현재로서는 그레이스 유와 헤더 허트 2강 후보의 경쟁이 치열하다. 한편 한인들은 법조계에서도 대거 판사직 도전에 나선다. LA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서는 제이콥 리 판사가 39호, 마크 김 판사가 46호, 로렌스 조 판사가 67호, 조재길 전 시장의 장남 토니 조 판사가 85호, 지아 김 판사가 105호, 앤드루 김 판사가 167호, 미셸 안 판사가 79호 법정에 각각 출마했다. OC에서는조셉 강 판사가 카운티 수리피어 법원 12호, 리처드 이 판사가 15호 법정에 각각 출마 등록을 마쳤다. 이처럼 한인이 출마한 다수의 올해 예비선거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빙의 승부에서는 불과 몇 표차로 승패가 갈릴 수 있는 만큼 올해 예비선거에서도 한인 표심은 한인 정치인과 후보들의 당락을 결정지을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인 표심 결집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인선거 봉사자 절대 부족
올해 예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등록이 완료된 한인 유권자수가 남가주 지역에서만 16만 명이 넘고 캘리포니아 전체적으로도 21만 명을 넘어섰다. 폴리티컬 데이터(PDI)에 따르면 한인 등록 유권자수는 주 전체적으로 21만5,252명에 달하며 LA카운티 9만 5,438명, 오렌지 카운티는 4만 7,714명으로 집계됐다. 한인 유권자들은 한인계 정치인들이 출마한 주요 지역구에 몰려있어 한인들의 한 표가 당락을 좌우하는 ‘캐스팅 보트’가 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셸 박 스틸 의원이 3선을 노리는 연방하원 45지구에 2만 3,725명, 데이빗 김 후보가 출마한 LA한인타운 포함 34지구가 1만 9,507명, 최석호 전 가주하원의원이 나선 가주상원 37지구 1만 7,973명, 데이브 민 가주 상원 의원이 도전하는 연방하원 47지구에 1만 1,563명, 그리고 그레이스 유 후보가 출마한 LA 시의회 10지구에 1만 410명으로, 한인 유권자수가 1만 명이 넘는 지역구가 남가주에만 5개나 된다.
이처럼 투표권을 가진 한인들이 이번 선거에서 모두 나서서 소중한 한 표씩을 행사한다면 한인 정치인들에게 힘이 되고 정치력 도약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이 분명하다. 문제는 한인 유권자들 중에 영어 구사에 제약을 느끼는 연장자들이 많다는 점으로, 이들을 도와 투표소에서 일할 한인 선거요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각 지역 선거관리국은 이중언어가 가능한 투표소 요원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특별히 한국어와 영어 이중언어 구사자가 크게 모자란 실정이다. LA카운티에만 한국어 선거요원 지원자가 부족한 투표소가 30여 곳이 넘는다. 투표에 참여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 뿐 아니라 투표소 요원으로 참여하여 한인 유권자들을 돕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열흘 남짓 남은 선거를 앞두고 어떤 형태로든 한인 정치력 신장에 기여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2월 5일부터 집으로 투표용지 배달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은 보통 미국 대선이 열리는 해의 2월 혹은 3월 첫째 주 화요일을 뜻한다. 이날 여러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져 각 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최대 행사로 꼽힌다. 민주당은 전체 대의원 3936명 중 1420명(36%)을, 공화당은 전체 대의원 2429명 중 875명(약 36%)을 ‘슈퍼 화요일’ 선거 결과에 따라 각 주자에게 배정한다. 이에 따라 이날 결과가 나오면 군소 주자들은 대개 사퇴한다. 이때 1위를 한 주자가 사실상 대선 후보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화요일에 투표일이 집중된 이유는 유권자 대부분이 농부이던 18세기 미 건국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주말은 휴식과 예배의 날이어서 투표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동에 많은 시간이 걸렸던 당시에는 주말 다음 날인 월요일, 돌아오는 주말을 준비해야 하는 목요일과 금요일 또한 많은 유권자를 불러 모을 수 없었다. 수요일은 농부에게 가장 중요한 농작물을 파는 날이었다. 결국 화요일만 남은 것이다. ‘슈퍼 화요일’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 1988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언론 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당시 부시는 17개 주에서 치러진 경선 중 16개 주에서 1위를 차지하며 압승했다. 여세를 몰아 대선 후보가 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경선 초반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모두 고전했다. 그러나 14개 지역이 동시 경선을 실시한 그해 ‘슈퍼 화요일’에 10개 지역에서 승리를 거머쥔 뒤 결국 대선 후보가 됐고 백악관에도 입성했다.
한편 올해 3월 5일 예비선거를 앞두고 지난 2월 5일부터 시작된 우편투표로 유권자 집으로 배달된 투표지를 작성, 반송해 이미 투표를 마친 한인들도 있다. LA한인회(회장 제임스안)는 LA지역 투표 사상 LA카운티선거국과 합의해 최초로 지난 26일과 27일에 Mobile Vote Center를 운영했다. Mobile Vote Center에서는 본인의 ID만 가지고 오면, 유권자 등록시기를 놓치신 분 유권자등록 가능, 우편투표용지 drop 가능, 우편투표 분실, 훼손, 아직 못 받은 분 등의 경우도 투표가능, 선호 정당 변경 등 선거 관련 모든 서비스가 제공 되었고, 한국어 통역도 가능했다. 특히, 이번 예비선거의 경우 유권자등록시 ‘선호정당 없음’을 선택한 분들은 민주당, 공화당 등 대통령 후보자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없는데, 이를 문의하는 동포들이 많았는데, 이 경우 Mobile Vote Center에서 선호정당 선택후 투표가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