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 ‘김정은 사촌 1급비밀취급신청’ 보도에 한국언론들 대서특필
◼ 4월 16일 ‘아이해브빈딩킹’도 전말 폭로…CNN기사와 사실상 동일
◼ 김정은 사촌, 시민권자와 결혼 대학서 컴퓨터 전공 방산업체 근무
◼ 본지, 국방부결정문 단독입수 ‘신청자가족 보호위해 애매하게 작성’
지난 1일 이른바 ‘X국가’출신의 30대 여성이 미 국방부에 1급 비밀취급인가신청을 했다가 거부됐으며 이 여성은 김정은의 사촌으로 추정된다는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전해졌다. CNN이 보도한 이 기사는 한국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본보가 국방부의 결정문을 입수, 확인한 결과, 국방부는 지난 1월 23일 이같은 거부결정을 내렸으며, CNN이 보도하기 2개월 전 미국의 각종 뉴스와 뒷담화까지 빠짐없이 소화하는 레딧 사이트에 ‘이 여성의 비취인가신청 거부사실’이 알려졌고. 채 1시간도 안 돼 ‘이 여성이 김정은의 사촌’이라는 댓글이 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비밀은 없으며, 누군가 손바닥 보듯 우리를 들여다보고 있는 셈이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무엇이든 던져보라’, ‘무엇이든 질러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DIVE INTO ANYTHING’이란 모토를 내건 ‘레딧닷컴’. 최근 증시상장을 추진한다는 뉴스로 전 세계 이목을 끈 레딧닷컴은 이른바 세상의 모든 뉴스, 심지어 뒷담화까지 모든 이야기 거리를 소화한다는 사이트다. 지난 2월 21일 수요일 새벽 3시 55분, 레딧사이트의 ‘비밀취급인가신청–신원조회’ 메뉴에 매우 흥미로운 글이 올라왔다. ‘블랙타르검비’라는 아이디가 ‘가족 멤버가 적성국가의 독재자여서 한 지원자의 비밀취급인가가 거부당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블랙타르검비는 ‘나는 종종 국방부 항소처리실의 결정을 종종 검색하지만, 특별한 내용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매우 충격적인 결정을 발견, 이곳에 올린다’라며 30대 여성의 1급 비밀취급인가 신청이 미국의 적성국가인 컨트리X의 독재자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거부됐다는 결정내용을 게재했다. 그리고 블랙타르검비는 ‘도대체 이 컨트리 X가 어느 나라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결정문이 게재된 사이트를 링크했다. 그리고 블랙타르검비는 새벽 4시 7분 다시 글을 올려 ‘이 여성은 청문회에 참석해서 증언했고, 증인 2명도 출석했다.
이미 ‘2급 비밀취급인가’ 사안
하지만 변호사를 고용하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블랙타르검비가 ‘X가 어느 나라인가’라고 물은지 불과 40분 만인 새벽 4시 34분, 어느 나라인지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여성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글이 올라왔다. X는 북한이며, 이 여성은 김정은의 사촌이라는 답변이었다. ‘ig666’이라는 아이디는 ‘북한이다. 김정은의 이모와 이모부는 스위스에서 김정은 돌본 뒤 1990년대 말 미국에 망명신청을 했고,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졌다. 그들은 이름을 바꾸고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답변했다. 1급비밀취급인가를 신청했다 거부당한 사람이 김정은 이모가족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블랙타르검비는 ‘당신 말이 맞다. 북한이 모든 면에서 부합한다’고 코멘트를 했고, 같은 날 새벽 5시 52분 더 구체적인 답변이 올라왔다. ‘블레어 나바’라는 아이디는 ‘당신 말이 맞다.
그들은 1998년 미국에 이민을 왔고, 자녀 3명이 있었으며, 그중 한명이 딸이었고, 컴퓨터사이언스분야에서 일한다. 컴퓨터사이언스 대부분은 방위산업분야와 연관돼 있음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들의 엄마 말에 따르면 자녀 3명이 모든 훌륭한 학교를 졸업했고, 성공했으며, 딸 역시 명문대를 졸업했고, 방위산업분야에서 일하며, 이미 2급비밀취급인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퍼펙트한 답변이다. 김정은 사촌의 1급비밀취급인가 거부는 이처럼 5월 1일 CNN 보도 이전에 이미 2개월여 빠른 2월 21일 세상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다는 레딧닷컴에 올라왔고, 불과 1시간도 안 돼 그 비밀이 모두 풀렸던 것이다. 그 뒤 레딧닷컴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은 지난 4월 16일 ‘벤 테스타니’라는 사람에 의해 ‘아이 해브 빈 딩킹’이라는 사이트에 언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글의 제목은 ‘김정은 사촌이 비밀취급인가를 이미 받았었나’로, 1급비밀취급 거부결정 이전에 이미 2급비밀취급허가를 받았었다며, 레딧닷컴에 이 같은 사실이 이미 언급됐다고 밝혔다.
CNN의 기사로 세상에 드러나
벤 테스타니는 ‘지난 2016년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은 이모 가족의 미국망명사실을 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사화했으며, 비취인가 신청자가 이모 고영숙과 이모부 이강의 2남 1녀, 세 자녀 중 딸의 신상과 일치한다’고 레딧닷컴의 ‘김정은 사촌 주장’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벤 테스타니 역시 CNN보도 보다 보름이 빨랐고, 벤 테스타니의 글 대부분은 CNN의 기사와 거의 일치한다. 이른바 강호의 고수가 많다는 것이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지만, 누군가 우리보다 더 우리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미처 잊어버린 것까지 누군가는 속속들이 알고 있는 셈이다. 본보가 국방부 항소처리실의 김정은조카 1급 비취인가신청 거부 결정문을 입수한 결과, 김정은조카는 30대로,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시민권자와 결혼했으며, 최소한 한명 이상의 자녀를 미국에서 출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여성은 명품대학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미 2급비밀취급인가를 소지하고 있고, 이번에 1급비밀취급인가를 신청했다. 지난 2019년 이후 어떤 문제도 일으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즉 이 여성은 지난 2019년 2급 비밀취급허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1급 비취인가신청 당시 증거 3건을 제출했고, 모두 아무 이의없이 받아들여졌다고 덧붙였다. 에드워드 로그란 행정판사는 지난 1월 23일 거부결정문을 통해 ‘지난 2023년 7월 28일 국방부가 외국인의 영향력이 우려될 경우를 규정한 가이드라인 B규정에 따라 정밀신원조회를 요청했다. 신청자는 지난 2023년 9월 3일 답변서를 제출하고, 행정판사 주재하의 청문회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2023년 10월 17일 나에게 이 사건이 할당됐고, 2023년 12월 13일 청문회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그란판사는 ‘신청자 및 가족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 결정문은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최대한 애매보호하게 작성한다’고 전제하고 ‘국방부 측은 신청자와 신청자 가족은 미국 이민 전에 컨트리X의 국민이었으며, 이 국가는 전체주의국가이며, 미국에 적대적 국가이며, 극도로 인권이 침해받는 국가이며, 국제적인 테러리즘과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스파이활동을 하는 나라이므로, 1급 비밀취급인가를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로그란판사는 ‘신청자는 컨트리X에서 태어났으며, 이 국가 독재자의 사촌, 이모, 이모부 조카로서 가까운 가족에 해당한다.
신청자의 부모와 신청자를 포함한 자녀들은 1900년대 미국에 이주했으며, 모든 가족들은 X에 돌아가거나 X의 헤드와 접촉한 적이 없다. 이 국가는 고국을 떠난 사람을 배신자로 간주하고 이들에 대해 보복적 행동을 가했으며, 신청자 부모와 가족들은 미국에 온 뒤 이름을 변경했고, 현재는 아주 극소수만이 이들이 X국가 헤드의 가까운 친척임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문회 때 ‘신청자는 내가 X국가 헤드의 가까운 친척이라고 해도 절대로 내가 국가기밀을 유출하지 않으며, 이미 미국에 대한 내 충성심은 입증됐다고 말했고, 신청자의 남편 역시, 그녀의 미국의 충성심에 대해 증언했다. 또 신청자의 어머니는 아직도 보복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적고 있다.
1급 비밀취급인가 거부 이유는
이 청문회 때 증인 2명이 출석했다고 기재돼 있는데 적어도 그중 1명은 남편인 것이다. 로그란판사는 ‘신청자가 매우 지적이고, 정직하며 미국에 충성스러운 모범적인 직원이며, 독재자와 친척이라는 것 외에는 비밀취급인가를 받을 수 있는 완벽한 후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로그란판사는 ‘3가지 규정을 통해 신청자의 비밀취급인가 여부를 판단했다. 이른바 외국인의 영향력을 규정한 가이드라인 B는 신청자에게 불리하며, 이 조항의 1A 역시 신청자에게 불리하며, 이 조항의 1B는 신청자에게 유리하다. 따라서 1급 비밀취급인가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로그란판사는 ‘신청자가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의 독재자이며, 매우 사악하고 위험한 이 인물과 연결되는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하지만 이 같은 연결이 잠재적인 이해충돌, 외국의 착취와 유인, 조종, 압력, 강압에 노출되는 리스크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16년 5월 ‘김정은의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조카 3명이 약 20년째 미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고, 이들 부부는 드라이크리닝, 즉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영어만 조금 알뿐이라고 말해, 뉴저지인근에서 세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