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괌 지점 행정책임자, 2018년 하반기 6개월 간 15차례 빼돌려
◼ 승객공항시설사용료 자신계좌로 이체수법…62만 달러 가로채
◼ 기소 뒤 도주–2개월 만에 댈러스서 체포…41개월 실형선고
◼ 5년간 횡령사실 전혀 몰랐던 듯…대한항공해외지점 관리 구멍
대한항공 괌지점 행정책임자가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대한항공 공금 62만 달러를 빼돌린 사실이 적발돼, 징역 41개월 실형이 선고됐다, 이 직원은 간이 크게도, 대한항공이 괌 공항에 지불해야 하는 공항사용료를 자신의 개인통장으로 지급토록 하고, 이돈 일부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한항공이 운영비로 사용하는 돈도 본사에서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하게 하는 등 대담한 범행을 했고, 연방검찰에 기소되자 도주, 2개월 만에 텍사스에서 체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5년 만에 횡령사실 들통
대한항공 괌 공항지점에서 매니저로 근무한 직원이 대한항공이 괌 지점 측에 송금한 돈 350여만 달러를 빼돌리고, 이중 일부는 회사 측 비용으로 사용한 반면 62만 달러는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한항공은 이 같은 범행을 까마득하게 몰랐으며, 범행종료 5년 만에 연방검찰이 수사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1984년생으로 미국 시민권자인 올해 39세 황성필 씨[미국명 돈 황], 괌 연방법원은 지난 5월 6일 대한항공 전 직원인 황 씨에 대해 공금횡령, 돈세탁 등의 혐의로, 징역 41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또 추징금 61만 5천여 달러를 부고하고, 만기출소 뒤 5년간의 보호관찰명령을 내렸다. 연방검찰 기소장 및 유죄인정 합의서등에 따르면, ‘미국시민권자인 황 씨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대한항공 괌 지점 행정책임자로 근무하면서 대한항공이 괌 공항에 지불해야 할 승객 수에 따른 공항시설사용료 등 350만 달러를 자신의 통장으로 빼돌린 뒤, 이중 괌 공항에는 일부만 지급한 뒤 61만 5천여 달러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고, 황 씨는 이에 대해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연방검찰이 황 씨를 기소한 것은 지난 2023년 4월 19일 이지만, 황 씨가 체포된 것은 6월 13일, 즉 황 씨가 약 2개월간 도주했고, 이 기간 동안 황 씨의 기소장은 공개하지 않다가 체포직후 이를 공개했다. 황 씨가 체포된 곳은 놀랍게도 괌이 아닌 텍사스 주 댈러스로 확인됐고 당일 부인 등의 보증 하에 보석으로 일단은 가석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 이용객 숫자 축소보고
연방검찰은 ‘대한항공은 매달 괌 공항을 이용한 승객 수에 따라 공항당국에 시설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매달 서울본사에서 괌 은행에 개설된 대한항공 괌 지점계좌로 시설사용료를 송금했으나, 이 계좌의 공동서명권자인 황 씨가 다른 공동서명권자의 서명을 위조, 같은 은행에 개설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입금시켰다. 그 뒤 괌 공항 측에는 실제 이용객보다 적은 수를 신고하고, 이에 대한 사용료만 자신의 계좌에서 지불한 뒤 그 차액을 본인이 가로챘다. 또 은행 측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같은 은행에 개설된 자신의 계좌의 주소도 괌 지점으로 변경시키는 등 치밀한 계획 하에 범죄를 저질렀다.
또 괌 지점의 각종 비용으로 송금된 돈도 자신의 계좌에 입금한 뒤 이중 일부를 횡령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방검찰이 대한항공 괌 공항 이용객 숫자를 축소, 조작해 시설사용료를 적게 납부했다고 밝혀 미국정부 측에도 손해를 끼친 셈이 된다. 하지만 연방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소장에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황 씨는 연방검찰에 기소된 뒤 도주했다 체포된 후 지난 2023년 12월 11일 유죄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 씨가 돈을 빼돌린 것은 지난 2018년 5월 16일 9만 5천여 달러를 시작으로, 2018년 12월 11일 6만 1천여 달러등 약 6개월간 모두 15차례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중 8차례가 5만 달러이상의 거액이었지만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되지 않았던 것이다. 황 씨가 기소된 것이 지난해 4월임을 감안하면 범죄종료시점에서 5년 이상이 지난 시점이다. 이는 대한항공 측이 약 5년간 황 씨의 횡령사실을 몰랐고, 그 뒤 연방검찰에 신고를 해서 수사에 나섰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한항공의 해외지점 관리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