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엔 감정평가액 1억5천만 달러에서 올해 5천만 달러 평가
◼ 현재 점유율 50% 수준…빚 갚는게 이익, 포기가 이득? ‘저울질’
◼ 제이미슨 부동산 각각 별도법인체 소유…‘디폴트 해도 문제없어’
◼ 일부 사무용건물들을 대규모 주거용으로 급전환…대성공적 평가
50억 달러상당의 부동산 자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제이미슨프라퍼티(회장 데이빗 이)가 CBB은행 본점으로 쓰이는 윌셔블루버드의 상업용부동산의 대명사로 불리는 에쿼터블플라자 관련 대출금 약 9천만 달러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이 건물이 압류돼 경매에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제이미슨은 지난 3월 윌셔블루버드 소재 아파트 1채를 포함 한 두개의 상업용 부동산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아직 다른 부동산 소유권 변동은 포착되지 않았으며, 주요부동산의 모기지은 팬더믹이전 저금리 때 조달돼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이미슨은 사무용빌딩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주거용으로 변환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올해 1월 LA카운티지방법원 건물의 주거용 변환 승인에 이어 지난 4월 3600 윌셔블루버드의 주거용전환도 5년 만에 승인을 받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부동산정보전문매체 커머셜업저버가 지난 15일, 제미슨 프라퍼티가 다음 달로 만기가 돌아온 34층짜리 에쿼터블플라자의 8800만 달러의 상업용모기지담보증권을 상환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보도, 충격을 주고 있다. 사실상 디폴트를 선언했다는 보도로, 채권자는 계약에 따라 이 빌딩의 경매 등 채권회수 강제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LA부동산 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세기 동안 LA코리아타운 내 상징적이자 대표적 사무용빌딩인 에쿼터블플라자는 3435 윌셔블루버드에 위치한 건물로, 현재 CBB은행과 월셔비지니스센터가 앵커테넌트지만, 이들도 올해 11월과 12월 렌트가 끝남에 따라,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실률은 더욱 커지고 임대수익은 급전직하할 상황에서 급기야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지킬 것인가, 버릴 것인가’
이 건물의 공실률은 지난 2021년 67%에서 지난해 57%로 하락했고, 아직 앵커테넌트가 이 건물을 떠날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만약 앵커테넌트가 떠난다면 건물은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된다. 커머셜업저버는 ‘제이미슨프라퍼티가 2014년 8750만 달러를 빌렸으며,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지만, 채권자 측에 현재로서는 상황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고, 채권자측은 이 채권을 특수 관리회사로 인계, 채권회수절차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제이미슨 측도 커머셜업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채권자가 상업용모기지담보증권을 특수관리회사에 인계하는 것이 만기 연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며, 이 채권이 특수관리회사로 트랜스퍼된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제이미슨은 ‘채권의 만기연장을 위한 통상적 절차’라며 만기를 연장할 것 이라고 주장했고, 제이미슨은 대출기간 중 항상 상환의무를 충족시켜 왔으며, 앵커테넌트가 떠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제이미슨이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8750만 달러 채권에 대해 상환불가를 통보했다는 점은 명백한 셈이다. 에쿼터블플라자는 건평이 약 77만 7581스퀘어피트의 대형사무용빌딩으로 1969년 완공됐고 1993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쳤으며, 2014년 대출 때 1억 5050만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커머셜업저버는 밝혔다. 하지만 올해 LA카운티가 재산세 부과를 위해 평가한 시장가치는 4950만 달러에 불과하다. 무려 절반 이상이 하락한 수치다. 제이미슨이 평판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을 무릅쓰고 사실상의 디폴트통보를 한 것은 이미 면말하게 주판알을 튕겨보고 계산을 끝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8750만 달러를 갚고 건물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8750만 달러를 갚지 않고, 대신 건물을 던져버릴 것인가, 이에 대한 계산을 끝내고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제이미슨프라퍼티가 다음 달 상환불가를 선언한 만큼 이제 공은 채권자에게 넘어간 셈이다. 그냥 건물을 차압하고 경매해서 빚잔치를 하고 끝낼 것인가, 아니면 다시 만기를 연장해 주면서 채권회수율을 높일 것인가 고민할 것이다. 엄격히 말하면 제이미슨 측으로서는 어차피 모든 부동산이 별도의 법인 소유(LLC)로 등재한 만큼 에쿼터블플라자는 에쿼터블플라자의 문제일 뿐 다른 소유부동산의 문제는 아니고, 특히 제이미슨전체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따라서 개별적 손절매가 가능하고, 에쿼터블플라자는 버리는 패로 분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기지 대부분 저금리 때 조달
이에 앞서 엔시노의 16530 벤튜라블루버드소재 사무용빌딩도 모기지를 제때 갚지 못해 지난해 12월 특별관리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은 ‘제이미슨 16530 벤튜라유한회사’가 2002년 3월 28일 2080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건평이 16만 3천여스퀘어피트에 달하지만 1980년 지어져서 현재 45년이 지났으며 LA카운티평가 시장가치는 811만 달러 상당이다. 최근 제이미슨은 빌딩 1채를 매도했지만 대부분의 빌딩은 소유권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본지 취재에서 드러났다. 제이미슨은 지난 2월말 4055 윌셔블루버드일대의 사무용빌딩과 7개 필지의 주차장등 8개 부동산을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4055 윌셔 유한회사’는 지난 2월 28일 4055 윌셔블루버드 부동산을 1500만 달러에 매도했으며, 디드를 지난 3월 6일 등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도디드에 양도세가 1만6500달러 부과된 것으로 기재돼 있으며, LA카운티 부동산양도세는 매매가의 0.11%이므로, 매매가는 1500만 달러가 확실하다. 이 빌딩은 주로 병원 등이 입주한 메디컬빌딩으로, 건평이 6만1426스퀘어피트에 달한다. 제이미슨으로 부터 이 건물을 매입한 측은 ‘4055 인베트스먼트그룹 유한회사’ 및 ‘S&P 4055 유한회사’등 2개사로 각각 70% 대 30%의 비분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드에 따르면 매도자를 대표해서 서명한 사람은 필립 리, 매입자를 대신해 서명한 사람은 캘빈 전씨와 박선용씨로 밝혀졌다.
또 매입자측은 PCB뱅크에서 1050만 달러의 모기지를 얻었다. 제이미슨은 이처럼 최근에 빌딩 1채를 매도했지만 대부분의 빌딩은 소유권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1200 사우스 피구에라스트릿소재 648세대규모의 쌍둥이빌딩 CIRCA의 지분일부도 제이미슨이 그대로 소유하고 있으며, 420 이스트 3스트릿, 811 윌셔블루버드, 1055 웨스트 7스트릿, 3075 윌셔블루버드, 3345 윌셔블루버드, 3640 윌셔블루버드 3100 웨스트 8스트릿, 3600 윌셔블루버드, 3470윌셔블루버드, 600 사우스커먼웰스애비뉴, 695 사우스버몬트애비뉴등은 모두 제이미슨이 그대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 부동산은 2019년 이전에 모기지를 얻어서, 사실상 제로금리수준일 때 저금리의 혜택을 향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248세대규모의 아파트인 2500윌셔블루버드는 지난해 10월 2일 5715만 달러의 모기지를 얻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모기지금리가 7%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제이미슨은 사무용빌딩에 대한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사무용빌딩의 주거용 전환에 박차를 가해 상당한 시너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이미슨은 3600윌셔블루버드의 23층 사무용빌딩의 주거용전환신청에 대해 5년 만에 승인을 얻어냈다, 로스앤젤레스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4월 11일 3600 윌셔블루버드 주거용전환을 승인, 2개 빌딩을 760세대의 주거용빌딩으로 전환하는 것을 승인했다. 현재 코리아타운일대의 콘도가격을 감안하면 최소 1백만 달러씩만 계산해도 약 8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앞서 제이미슨은 지난 2022년 5월 27일 멧라이프로 부터 5640만 달러 모기지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기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시작, 기준금리가 0,5% 정도여서 현재보다는 금리가 훨씬 낮아 상대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덜하다. 무려 5년을 끌어오던 주거용전환이 성사됨으로써 숨통이 트인 셈이다.
10여개 대형건물 주거용 전환 승인
이뿐 아니다. 1970년대 지어진 ‘695 사우스 버몬트애비뉴’소재, 18층 규모의 사무용빌딩은 이미 시당국의 주거용 전환승인을 받아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으며, 모두 255세대규모의 콘도로 변모하게 된다. 버몬트애비뉴와 7스트릿 코너로, 뱅크오브호프건물과 쌍둥이 건물로 제미슨프러퍼티의 데잆 이 회장이 30년 전 최초로 매입한 건물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또 올해 1월에는 600 사우스 커먼웰스 애비뉴소재 LA카운티지방법원 빌딩역시 주거용전환승인을 얻어냈다. 라파엣파크 바로옆 19층 빌딩으로 건평이 35만 스퀘어피트에 달한다. 제이미슨은 이 건물을 428세대 규모의 콘도로 개조하기로 했으며, 공사비가 5천만 달러 정도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제이미슨은 사무용빌딩 중 일부는 발 빠르게 주거용으로 전환하고, 주거용전환이 힘든 사무용빌딩은 잔존가치를 평가, 모기지 상환과의 이해득실을 따져서 버릴 것은 버리고 살릴 것은 살리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대다수의 주민들이 LA대탈출을 시도하고 높을 대로 높아진 금리 인상과 출산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주거용 전환도 한계에 달할 수 밖에 없다. 주택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어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은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재개발허가를 받고도 스스로 손을 드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LA도 장기적 추세는 ‘노인과 바다’이다. 온라인쇼핑의 득세를 보고 대규모 오프라인 유통시설은 빌리기는 하겠지만 소유는 의미가 없다고 전망했듯, 이제는 부동산투자자들이 ‘노인과 바다’를 염두에 둬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