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총수와 일가들 최소10채…하와이 재벌성지는 파크레인콘도
◼ 홍라희여사 2017년 매입 직후…조카와 여동생까지 잇따라 매입
◼ 현대 정몽구 회장 두 딸과 사위 정태영 현대카드회장도 줄 매입
◼ 일진USA–한일그룹-한화그룹 2개법인도 아래-위층 나란히 매입
한국, 특히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미국집값은 ‘껌 값’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과 가까운 하와이지역에도 한국인들의 투자가 늘고 있다. 특히 하와이 호놀룰루의 한 콘도에는 대한민국 재벌일가들이 앞 다퉈 몰려들어 재벌의 성지를 방불케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콘도는 바로 호놀룰루 알라모아나지역의 파크레인으로, 삼성-현대 -LG-한화-두산 등 주요재벌 오너 일가가 콘도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재벌 오너는 자신들의 이름으로, 일부 재벌기업은 계열사명의로 매입했으며, 이들의 매입한 파크레인 10채의 매입 단가만 57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 부유층사이에서 최근 하와이에 호텔객실을 매입, 에어비앤비영업을 하며, 관리는 현지에 맡기고 서울에 앉아 수입을 챙기는 신종사업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부동산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17년 신축된 콘도로, 호놀룰루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파크레인콘도(사진). 1388 알라모아나블루버드의 7.3에이커, 약 9천 평 부지에 8층 짜리 콘도 7개동으로 이뤄진 파크레인은 각각 1600스퀘어피트에서 최대 6천 스퀘어 피트에 이르는 콘도가 221채에 달한다. 하와이 최고급 콘도인 이 파크레인콘도가 한국재벌의 성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현대-한화그룹은 이웃사촌
이 콘도에 가장 먼저 둥지를 튼 재벌일가는 故 이건희 삼성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여사, 홍 여사는 파크레인콘도 완공 직후인 2017년 3월 3일 2XXX호를 650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 콘도는 건평이 1833스퀘어피트, 65평이며 방이 2개, 욕실이 2개이다. 즉 방 2개 짜리 콘도가 650만 달러로, 초호화 콘도인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이 1착으로 스타트를 끊은 것이다. 홍 여사에 이어 남동생인 검사장 출신인 홍석조 BGF 리텔일 회장도 콘도1채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홍 회장은 누나 홍 여사가 이 콘도를 매입한지 1년 만인 지난 2018년 3월 2일 파크레인 콘도의 7XXX호를 334만 달러에 매입했다.
홍 회장은 홍진기 전 내무장관의 차남이며,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의 동생이다. 이 콘도는 1463스퀘어피트, 52평 규모로 방이 2개, 욕실이 2개이다. 삼성오너일가로 볼 수 있는 홍 여사 남매의 매입총액은 984만 달러이다. 홍 여사가 매입한 뒤 약 6개월 만인 2017년 9월 28일 섬유업체로 시작한 후 세계적인 휠베어링업체로 성장했고, 특히 자동차부품분야에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한 일진그룹의 미국법인 일진USA가 파크레인 콘도의 8XXX호를 616만 8천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콘도는 1988스퀘어피트, 70평 규모로, 홍 여사 콘도보다 조금 더 큰 반면, 매입가격은 약 34달러 적었다. 이뿐 아니다. 삼성일가에 이어 현대일가도 이 콘도를 매입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맏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2018년 7월 27일 파크레인콘도 7XXX호를 738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 콘도는 2716스퀘어피트규모에 방 3개, 욕실 3개, 화장실 1개, 오션뷰에 주차장이 3면이 포함됐다. 특히 올해 카운티 평가가격이 992만여 달러에 달해, 정 고문이 5년반 만에 약 260만 달러를 번셈이다. 정성이 고문의 매입 뒤 약 4개월이 채 안된 2018년 11월 19일 동생 정명이 현대커머셜사장의 남편인 정태영 현대카드회장이 이 콘도의 6XXX호를 620만 달러에 매입했다. 정태영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사위이며,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의 매형이다. 이 콘도는 2033스퀘어피트에 방 2개, 욕실 2개, 화장실 1개로 당초 2017년 6월 14일 첫 주인이 494만여 달러에 매입해서 1년 5개월 만에 130만 달러가 오른 값에 정 회장 측에 팔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두딸의 이 콘도 매입가격만 1358만 달러에 달한다.
구형모 LS그룹 후계자도 비슷한 시기인 지난 2018년 8월 20일 파크레인콘도의 2XXX호를 360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987년생인 구형모사장은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LG그룹 창업주인 故 구인회 회장의 증손자이다. LX그룹은 범LG그룹계열로, 재계순위 44위의 재벌기업이다. 이 콘도는 1605스퀘어피트에 방이 2개, 욕실이 딸린 화장실이 2개이며, 올해 초 재산세부과를 위해 호놀룰루카운티가 평가한 가격이 약 450만 달러로 확인됐다. 약 6년 만에 90만 달러 이상 오른 셈이다.
LG-두산그룹 박용만 전회장도 합류
삼성-현대–LG등에 이어 한화그룹 미국법인 2개사가 이 콘도 2개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홀딩스주식회사는 2021년 9월 22일 이 콘도의 3XXX호를 999만 9999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콘도는 2716스퀘어피트에 방 3개, 욕실 3개, 욕실이 없는 화장실 1개이며, 오션뷰에 주차장 2면이 포함됐다. 이 콘도는 당초 2018년 2월 5일 792만 달러에 최초 매매된 뒤, 3년반 만에 2백만 달러, 약 25% 오른 값에 한화 측에 팔렸다. 또 다른 한화계열사인 한화큐셀스 아메리카주식회사는 한화홀딩스 매입 20일 만인 2021년 10월 12일 3XXX호를 438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 콘도는 1635스퀘어피트에 방 2개, 욕실이 2개이다.
이 콘도는 당초 2017년 3월 3일 314만 달러에 매입한 주인이 4년 6개월 만에 438만 달러, 약 130만 달러 오른 가격에 한화 측에 매도했다. 한화의 2개 콘도매입액이 1438만 달러에 달한다. 한화의 콘도 2채는 같은 동의 아래 위층이다. 가장 최근에 이들 재벌의 이웃으로 합류한 또 다른 재벌은 9년여 간 두산그룹을 이끌어 오다가 2021년 11월 퇴임한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다. 박전회장은 회장 퇴임 다음해인 2022년 9월 8일 8XXX호를 548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이 매입한 콘도는 1648스퀘어피트 규모에 방 2개, 욕실 2개, 화장실 1개에 오션뷰이며, 주차장 2면이 포함됐다. 올해 1월 카운티평가 가격은 572만여 달러, 1년여 만에 23만 달러가 오른 셈이다. 또 한일건설 대표이사와 한일그룹 회장을 맡았던 허동섭 씨도 2017년 11월 9일, 즉 파크레인콘도 완공 원년에 7XXX호를 385만 5천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콘도는 건평이 1353스퀘어피트, 48평으로, 방이 2개, 욕실이 2개이다. 이처럼 삼성-현대–LG–한화–두산–일진–한일개발 등 재벌일가가 파크레인콘도 10채를 매입했으며, 이들의 매입 단가만 약 5700만 달러에 달한다.
재미난 것은 홍라희여사와 구형모사장이 같은 동에, 한화계열사 2채가 같은 동에, 정성이고문-홍석조 회장-허동섭 회장이 같은 동의 콘도를 갖고 있고, 박용만두산회장과 일진USA가 같은 동이다. 같은 콘도에 사는 것도 인연인데, 같은 동에 거주하는 것은 더 큰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정태영 현대카드사장이 사는 동에는 다른 재벌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홍 여사와 같은 동에는 재벌은 아니지만 주정회사로 유명한 코스닥 상장업체 대주주로 추정되는 엄모씨가 345만 달러에 콘도 한채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라희-홍석조 남매 외에 홍 여사의 여동생인 홍라영 삼성라움미술과 부관장도 지난 2019년 9월 30일 호놀룰루의 1118 알라모아나블루버드소재 와이에아콘도 1XXX호를 291만 달러에 매입했다.
홍라희 4남매 모두 하와이 별장소유
홍 부관장은 매입디드에 자신은 노철수 씨의 아내라고 기재했으며, 노 씨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차남으로, 이 콘도를 매입한 홍라영 씨는 홍라희 씨의 여동생임이 확실하다. 또 홍라희여사의 조카이자, 남동생 홍석현 중앙일보의 회장의 차남인 홍정인 콘텐트리중앙 대표이사가 고모 홍라영부관장의 이웃이 됐다. 홍정인대표는 지난 2021년 12월 3일 와이에야콘도 3XXX호를 1150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입디드에는 ‘매입자 홍정인은 박연환의 남편’이라고 기재했으며, 박 씨는 홍석현회장의 며느리이므로, 홍 회장 차남이 매입한 것이 확실하다. 이에 따라 홍라희–홍석현–홍석조–홍라영 등 홍진기 전 법무부장관의 4남매가 모두 하와이에 별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홍라희여사는 파크레인콘도외에도 지난 2022년 4월 26일 하와이 주 빅아이랜드 쿠키오클럽 내 한 주택을 2125만 달러에 매입, 같은 해 5월 6일 등기를 마쳤다. 2016년 신축된 이 주택은 대지가 1.03에이커, 약 1300평, 건평이 8981스퀘어피트, 250평이며, 방이 6개, 욕실이 6개로 확인됐다. 홍 여사는 지난 2016년 11월 14일 895만 달러에 매입한 쿠키오 클럽 내 다른 주택을 4월 27일 1550만 달러에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기존주택에서 650만 달러, 약 73%의 수익을 올린 뒤, 돈을 조금 더 보태, 더 큰 집을 산 것이다. 돈이 돈을 벌었다. 이처럼 미국집 값이 서울보다 싸고, 특히 하와이는 콘도를 매입해두면 결국 오른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부유층 사이에 하와이 콘도 매입이 급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근에는 일부 호텔이 객실별로 분양을 시작하면서, 이들 객실을 구입해서 에어비앤비 영업을 하는 한국인들도 크게 늘고 있다. 매입자는 서울에 있으면서 객실은 관리업체에 맡겨서 운영하고 수입만 챙기는 것으로, 최근 이 같은 물량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