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인사회운동가 “이런 일은 흑인사회에서 매일 발생한다”
◼ 100여명 시민들 한 목소리로 ‘경찰공권력 개혁소리 내다’
◼ 위법적 경찰 과잉대응과 공권력 행사에 대한 분노의 함성
◼ LA총영사관 비롯 KYC등 정치단체들 아무도 나서지않아
6월의 첫 일요일인 2일 오후 2시. LA코리아타운은 슬픔과 분노를 함께하는 시민들의 함성이 하늘을 향하여 울려 퍼졌다. 이날 윌셔가 리버티 파크(Liberty Park) 잔디 광장에는 한인들을 포함, 동양인, 흑인,라티노,백인 등 약 100명이 모여 지난 2일 허무하게 LA경찰 총격에 쓸어진 양용(40)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다시는 이런 참극이 우리사회에 일어나지 많도록 공권력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모임이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사물놀이 팀이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로 시작한 애도와 규탄을 위한 모임에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 고취와 공권력의 행사의 개혁을 주장하는 다인종 시민 들의 단합된 소리들이 하나로 묵는 계기를 만들어 내었으며, 내일의 새로운 변화를 기원하는 진혼 곡 트럼펫 연주곡으로 하늘나라로 간 양용씨의 정의를 염원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이날 양용씨 유가족과 ‘양용정의위원회’(JYYPC)을 포함한 서울대남가주동창회, 재미대일고동문회, 한인들과 흑인, 라티노, 동양계, 백인 등 타인종 주민들이 3700 윌셔가 라디오코리아 방송사 앞 잔디 광장에 모여 양 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위법적인 경찰의 과잉대응과 앞으로의 공권력 행사에 대대 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인간 생명과 존엄성 실종사건
이날 양용씨를 위한 묵념으로 시작된 규탄 대회에는 ‘나는 당신을 초대하지 않았다’(No, I did not invite you!)라고 쓰여진 T-셔츠를 입고서, 손에는 태극기와 ‘살인 경찰 처벌하라’ ‘살인 말고 응급 도움’, ‘양용의 죽음을 정의로 승화하라’, ‘모든 증거를 공개하라’ 등등의 구호가 써진 피켓을 들은 다인종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주최 측 JYYPC대표 최응환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모임은 처음 2분 간의 묵도로 시작되었으며, 이어 양용 씨와 경찰이 대치했을 당시 양용 씨의 마지막 음성과 상황이 스피커를 통해 소리로 흘러 나오자 참석자들은 분노의 표정들이 역력했고, 일부는 눈시울을 닦기도 했다. 그리고 최응환 변호사는 사건 과정을 설명했다.
이날 양용 씨의 쌍둥이 형 양인 씨가 항상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희생할 수 있는 선한 사람이 되길 원했던 양용 씨의 생전의 기도문을 읽어 내려가자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양용 씨의 삼촌인 양웅 변호사는 바디캠의 진실에 대해 설명하면서 LA경찰과 LA 정신 건강국의 인간 생명과 인간 존엄성의 실추와 망각을 규탄했다. (별첨 박스 기사 참조) 이날 모임 시작 전부터 잔디 광장에 나와 있던 흑인교회 더 처치(The Church)의 창시자 큐 진마리 목사(Pastor Stephen “Cue” Jn-Marie)는 “이번 사건은 4년 전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연상시킨다”면서 “한인사회와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해 이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또한 진마리 목사는 “LAPD의 구조적인 병폐를 개혁하는 일만이 우선 과제이기에 우리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또 다른 흑인 유진 해리스씨는 “이런 참극은 우리 흑인 동네에서는 매일 일어나고 있는 비극”이라면서 “이런 비극은 우리 주위 어디서나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로 뭉쳐 싸워 나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인 사회에서 지난 40여년간 정신과 박사로 활동한 조만철 박사는 이날 정신질환자들에게는 특별한 조치와 보호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찰들의 행동에는 전문적인 조치와는 거리가 먼 행동을 했다며 분석 메모지를 들고 설명했다. 6년 전 여동생이 경찰에 총격 사살됐다는 알버트 씨는 “LA시정부가 경찰에 할당한 예산이 자신의 여동생을 비롯한 양용 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예산계획의 재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참가자는 자신이 10대 때 LAPD가 자신을 바닥에 눕히고 머리에 총기를 겨눈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앓고 있다며 특히 소수계를 대하는 경찰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LA총영사관 사태 수수방관 논란
한편 라이언 캐시(Ryan A. Casey) 양 씨 유가족 측 변호사는 영상 속 경찰들이 제대로 된 소통이나 사전 계획 없이 양 씨에 대응했다고 지적하고 또 공개된 바디캠이 편집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원본을 요구했다. 또 라이언 케이시 변호사는 “LAPD에서 정보를 공개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커뮤니티가 들고 일어서 경찰에게 투명한 정보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희생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경찰의 무기사용에 대한 규정들을 바꿔야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석한 데이빗 김 CA 34지구 연방하원의원 후보와 그레이스 유 LA 10지구 시의원 후보는 “공통적으로 이번 양 씨의 사건이 정치계에서 큰 집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한인들과 시민들이 더 큰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빗 김 후보는 “우리 커뮤니티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다”며 “LAPD와 LA 정신건강국이 정해진 프로토콜대로 대응했는지, 어떻게 기록돼 있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상황조차 전달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벌써 몇 주가 지났지만 면밀한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시의원이나 주 하원의원 등 정치인들이 아무도 나서고 있지 않다”며 “LA시 차원에서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것에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레이스 유 후보도 “젊은 한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집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하기 참석했다”며 “양용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개선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 미주중앙일보 남윤호 대표는 지역 언론사 최고 임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시민들과 함께하여 주목을 받았고, 비영리단체 임혜빈 FACE 대표도 참석해 흑인계 인사들과 한 마음으로 소통했다. 하지만 한인들의 인권을 대변한다는 현직 한인계 정치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KAC(한미연합회) 등을 포함한 많은 비영리단체들의 모습도 안보였다. KAC측은 한인회로부터 양용 정의위원회를 협조해 달라는 요청에 비협조적으로 나왔다고 한다. 비극의 주인공 양용 씨는 한국 국적자인데, LA총영사관이나 재외동포청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날 국제결혼한 부모 밑에서 자란 노신사인 조이 코(Joey Ko)씨는 조만철 박사의 안내로 트럼펫을 들고 나와 양용씨를 위한 ‘진혼곡’을 힘차게 연주해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한편, 양용 씨를 위한 정의위원회 JYYPC는 LA한인타운에 이어 LA시청과 LAPD본부 앞에서도 규탄 집회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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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은 이것이다
(경찰 총격에 허무하게 생을 마감한 양용씨의 삼촌인 양웅 변호사는 이날 시위 현장에서 바디캠의 진실에 대해 설명하면서 LA경찰과 LA 정신건강국의 인간 생명과 인간 존엄성의 실추와 망각을 규탄했다.) 나는 경찰이 발표한 바디캠을 수 십 번 씩이나 보았다면서 상식선에서 생각하더라도 경찰의 당일 의 행동은 문제가 많았다. 바디캠을 한 번이나 두 번정도로는 부족하다. 우선 경찰의 임무가 무엇 인가? LAPD홈페이지 첫 장에 이렇게 쓰여져 있다. 시민의 안전을 보호(to Protect)하고 시민을 위한 봉사(to Serve)를 한다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 범죄자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한다는 의미다.
양용씨는 그날 어디 있었는가? 아버지 집에 있었다. 거실에 있었다. 누구를 위협하고 있는 상태 였는가? 어느 인질을 잡고 있거나, 누구를 위협하고 있는 상태였는가? 그도 아니었다. 아무도 위협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를 위협한 것은 누구였는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던 사람을 위협한 것은 누구였는가?
당시 양용은 ‘나는 원하지 않는다. 돌아가 달라. 굿바이’라고 인사한 사람이었다. 경찰이 들어오려고 하다가 뒤로 물러서자 뒷걸음 첬다가 문을 닫으려고 몇 발작 앞으로 나섰던 것이다. 칼을 들고 경찰을 위협하려고 달려든 것이 아니었다. 여러분들은 바디캠을 다시 보아 주기 바란다. 당시 상황을 위협하고 불안감을 가중시킨 사람은 누구였는가? 당시 경찰이 한 일이 무엇이었는가? 그들의 임무는 정신 질환자를 앓고 있는 사람을 병원으로 안전하게 호송하는 일인 것이다. 가능한 안전하게 그를 병원에 데려가는 일인 것이다. 경찰은 이미 그가 환자임을 잘 알고 있었다. 여기서 한번 상식선에서 상황을 알아보자. 당시 출동한 경찰들의 리더는 경찰들에게 우선 무어라고 지시해야 할 것인가? 우리의 임무는 이 환자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데려가도록 안전하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는 환자이기에 가능한 그를 자극하지 말고 안심시키고 그의 마음을 안정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지시를 제일 먼저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 경찰 리더인 서전트는 단 한마디도 그런 말을 한적이 없었다. 오히려 위협적인 언사를 내뱉었다. 안전하게 병원으로 데려가자는 말은 없었다. 환자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데려 가자는 행동이나 명령은 없었다. 여러분들이 경찰에게 무력을 사용하도록 권한을 주었을 때 이런 식으로 하라고 위임했는가. 당시 경찰을 총을 들고 있었고 그는 칼을 들고 있었다. 경찰은 그의 가슴에 두 발 복부에 한 발을 쏘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이었다. 양용이가 쓸어졌다. 여러분이 경찰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미 총을 맞아 의식도 없는 환자를 어떻하던지 살려내야 하지 않겠는가. 환자가 살아나도록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가. 그러나 당시 경찰은 천천히 움직였다.
다시 한번 바디캠을 보기 바란다. 당시 경찰들이 행동한 상황을 보면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 없다. 잘못 일어난 상황이라도 그런 조치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설사 그 환자가 경찰을 위협한 것이라도 이미 쓸어진 인간을 그대로 내버려둔 것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엄성 그 의식 자체가 없는 것이다. 이런 경찰들에게 우리가 무력을 사용할 권한을 줄 수 있는가? 절대 아니다. 우리는 LAPD경찰과 LA카운티 정신국 두 기관에 실망을 합니다. 우리는 두기관들에게 환자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는데, 두 기관들이 서로 협조를 해서 그 환자를 천국으로 보내 버렸다. 우리가 앞으로 이 두 기관들에게 무슨 요청을 했을 때 안전한 보호보다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하면서 도움을 요청해야겠구나 하는 불안감을 지니게 됐다. 아것이 사건의 진상이고, 우리가 맞닥드리고 있는 현실이다. 반드시 고쳐 나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