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사상최대 회수 때 64억 달러 23년엔 50억 달러
◼ SEC, 창설이후의 성과로 기록 된 가상화폐부당이득 회수
◼ 권도형측, 부당이득금 및 민사벌금 2억 달러 1차로 납부
◼ SEC, 53억 달러→7억 달러로 줄여준 대신 자진납부합의
권도형과 테라폼랩스가 미국 사기관련 민사소송 역사상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증권거래 위원회가 제기한 소송 중 사상최대의 판결액 기록을 세웠고, 권도형 측에 대한 단 한건의 소송으로, 지난해 증권위 전체 회수실적에 버금가는 돈을 회수했다. 또 권 씨 측은 4백억 달러상당의 가상화폐사기를 저지른 가운데, 최소 45억 달러, 한화 6조 2천억 원 이상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거래위원회와 권 씨 측은 지난 6월 6일 사기에 따른 부당이득금과 판결전이자, 민사벌금을 합쳐 모두 45억 5천만 달러 상당의 자진해서 납부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반드시 권 씨 본인에 부담해야 할 2억 4백만 달러상당이 포함돼 있다. 권 씨와 테라폼 측이 자진납부에 동의한 것은 이들이 최소 이 액수를 숨겨놓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특히 권 씨는 스위스의 한 소규모 은행에 범죄수익을 은닉해둔 것으로 밝혀졌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권도형, 돈이 많기는 많았다. 정확히 말하면 사기 친 돈이 많았고, 흥청망청 돈을 쓰고, 변호사들에게 천문학적 수임료를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최태원 SK회장은 잽이 안 될 정도로 돈이 많았다. 최회장재산은 4조 4백억 원, 그것도 대부분 주식으로 드러난 것을 감안하면 권도형은 재계 2위 그룹의 총수 재산보다 더 많은 돈을 몰래 숨겨났던 사실이 드러났다.
정말 납부할 돈이 있나?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12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제출한 합의에 의한 판결 승인요청서를 제출하고, 권도형과 테라폼랩스가 가상화폐사기에 따른 부당이득금 및 판결 전 이자, 그리고 민사벌금으로 45억 5400만 달러, 한화 약 6조2천억 원 상당을 자진납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동의 판결을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권도형과 테라폼랩스가 서명한 판결동의서를 증거로 제출했고, 권도형은 몬테니그로의 감옥에 수감돼 있어 동의서 공증을 받지는 못했지만 변호인 측이 권도형의 동의서서명 확인서를 제출했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증권위와 권도형, 테라폼이 동의한 금액에 대해 미국언론조차 오락가락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44억 7천만 달러, 로이터통신 등은 45억 5천만 달러라고 각각 엇갈린 보도를 했으나, 판결승인요청서 확인결과 자진해서 뱉어내기로 한 전체 금액은 45억 5천여만 달러 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테라폼은 가상화폐사기에 따른 부당이득금 35억 8690만 달러, 여기에 판결 전까지의 이자 4억 6700만 달러를 내야하며, 민사벌금으로 별도로 4억2천만 달러를 내는데 동의했다. 이 금액을 모두 합하면 44억 7400만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다 권도형은 별도로 민사벌금 8천만 달러를 납부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의 전체 동의판결 배상액은 45억 5400만 달러인 것이다.
특히 테라폼에 부과된 부당이득금과 판결액 중에서 부당이득금 1억천만 달러와 이자 1432만 달러는 반드시 권도형이 납부하도록 했으며, 권도형은 별도로 민사벌금 8천만 달러를 내야 하므로, 전체 권도형 부담액은 2억 432만 달러이다. 즉 권도형이 최소 2700억 원 이상을 어딘가에 숨겨두고 있고, 그중 2700억 원 상당을 자진납부하기로 한 것이다. 즉 부당이득금과 판결 전 이자는 테라폼 및 권도형이 연대해서 배상토록 했고, 그 외 민사벌금은 테라폼 4억 2천만 달러, 권도형 8천만 달러인 것이다. 일부 언론은 권도형 민사벌금 8천만 달러가 테라폼 벌금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44억 7천만 달러라고 보도했으나, 판결승인요청서에는 권도형 민사벌금 8천만 달러는 테라폼민사벌금과 별도로 부과된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권도형과 테라폼의 가상화폐사기액에 대해 증권위가 4백억 달러상당이라고 밝혀, 이미 가상화폐사기분야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실제 사기액을 회수하는 판결액부분에서 사상최대기록을 달성했다. 한국인이 미국경제사범중 사실상 1위의 위업을 세운 것이다. 이 가상화폐사기사건과 관련, 권도형과 테라폼이 자진납부하기로 한 45억5400만 달러는 미국 사기혐의 민사사건 판결액 중 사상최고액 중 하나로 알려졌다. 특히 이 동의판결 승인요청이 재판부에 받아들여지는 것을 전제로, 이 액수를 판결액으로 간주하면, 증권거래위원회 가상화폐 승소판결액 중 사상 최고로 확인됐다.
또 증권거래위원회가 지난 2023회계연도 동안 판결 또는 합의에 따른 부당이득 및 벌금이 약 50억 달러에 달하며, 따라서 증권거래위는 권도형 단 한건으로 45억 5400만 달러를 자진회수함으로써, 지난 1년치를 달성한 셈이다. 또 사상최고치였던 지난 2022회계연도 회수액 64억 달러와 비교해도, 권도형 단 한방이 약 80%를 점할 정도이다. 하지만 이또한 100% 징수한 것은 아니다. 판결을 받고도 걷어들이지 못한 돈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2023회계연도 벌금으로 징수한 돈은 28억 달러에 그쳤고, 판결액 사상최대를 기록했던 2022회계연도에도 벌금징수액은 16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SEC 요청액의 85.6% 줄은 이유
증권거래위원회는 권도형 단 한방으로 45억 5400만 달러, 그것도 판결이 아니라 자진납부동의를 받아냈기 때문에 창립이후 최대의 경사 분위기로 알려졌다. 좋아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분위기로, 이 사건 담당자들이 줄줄이 승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권도형과 테라폼이 자진납부하기로 합의한 돈은 지난 4월 19일 증권거래위원회가 최종판결액으로 제안한 금액보다는 다소 적다. 반면 권도형 측은 당초 100만 달러를 내놓겠다고 주장했으나, 이보다 약 4600배를 더 내놓게 된 것이다. 당초 증권거래위원회의 판결제안에 따르면, 부당이득금이 41억 9천여만달러, 판결 전 이자가 5억 4500여만 달러, 테라에 대한 민사벌금액이 4억 2천만 달러, 권도형에 대한 민사벌금이 1억달러로, 전체 배상판결요청액은 52억 5790만 달러였다.
즉 합의액은 45억 5340만 달러이므로 약 7억 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합의액이 줄어든 것은 양측이 부당이득금을 약 42억 달러에서 36억 달러로 줄이는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당초 증권위 요청액의 85.6%로 줄었고, 따라서 이자도 같은 비율만큼 줄었다. 즉 부당이득액이 약 6억 달러, 이자가 약 7900만 달러 줄었다. 반면 테라폼 법인에 대한 민사벌금액은 4억 2천만 달러로 변동이 없었고, 권도형에 대한 벌금액은 1억 달러에서 8천만 달러로 줄었다. 당초요청액의 86.6% 선에서 합의됐고, 만약 당초판결 요청액이 100% 받아들여졌다고 해도 이를 회수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판결요청액의 86.6%지만, 권도형과 테라폼이 자진해서 납부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증권거래위는 엄청난 승리를 거둔 셈이다.
지난 1월 파산신청을 한 테라폼랩스는 지난 4월 30일 파산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자산은 4억 3천만 달러인 반면, 부채는 4억 5천만 달러라고 밝혔다. 즉 부채가 자산보다 3천만 달러 더 많은 적자상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권도형과 테라폼랩스는 지난 6월 6일 45억 5천만 달러 자진납부동의서에 서명했고, 이들 자산대부분을 테라폼 파산관재인의 트러스트계좌로 송금하는데 합의했다. 이는 파산법원에 제출했던 재무보고서가 모두 것이며, 실제로 45억 5천만 달러 이상을 어딘가에 숨겨놓았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테라폼랩스와 권도형은 합의금 대부분을 최종판결 30일 이내에 모두 토해내기로 했다.
쥐리히 ‘시그넘뱅크’ 40억 불 예치?
특히 권도형은 2억 4백여만 달러 납부계획을 밝히면서 약 1억 8700만 달러상당의 자산은 가상화폐상태라고 밝혔다, 또 470만 달러는 증권거래위에 압수돼 있어 증권거래위가 파산관재인 트러스트 계좌로 송금하기로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머지 현금을 숨겨둔 것이 스위스의 소규모 은행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권도형은 증권거래위 동의서에서 스위스의 시그넘뱅크에 개설된 권 씨 본의명의의 계좌에서 230만 달러를 파산관재인 트러스트계좌로 송금하겠다고 밝혔다. 즉 스위스 시그넘뱅크에 권도형의 비자금이 은닉돼 있는 것이다. 스위스 시그넘뱅크는 일반인에게 매우 생소한 은행이며, 자산규모가 불과 40억 달러로 불과한 소형은행으로 드러났다. 스위스를 대표하며 비밀주의를 최우선주의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은행은 UBS, 또 2년 전 UBS에 흡수된 크레딧스위스 등이다. 하지만 권 씨는 이들 스위스 대표은행에 계좌를 개설할 경우 제1순위로 계좌조회를 당하는 등 발각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작은 은행을 고른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거래위원회 측이 이처럼 손쉽게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권도형이 몬테니그로에서 체포돼 구금된 상황에서 증권위 민사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고, 또 미국으로 추방될 가능성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해하면서 저자세가 됐다는 점, 권씨 측이 파산신청 이전 1년간 대형로펌인 덴튼스에 무려 1억 6600만 달러의 변호사비를 선지급한 사실을 증권위가 확인하고, 덴튼스 측에 최소 8100만 달러 이상의 돈을 강제 회수할 수 있다고 한 점 등을 들 수 있다. 덴튼스는 증권위의 최소 8100만 달러, 최대 1억 2200만 달러 강제회수 압박에서 벗어나 이미 받은 수임료를 한 푼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증권위의 눈치를 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감옥에 있는 권 씨도 중요하지만, 이미 받은 수임료, 그것도 한두 푼도 아닌 수천만 달러가 날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현명한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대두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