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세 젊은 인생…공권력에 무참하게 당한 사례
◼ 기본준칙도 지키지 못한 DMH와 LAPD의 자세
◼ 전문 기관이라 자랑하는 DMH와 LAPD의 허상
◼ 언제라도 우리가정에 닥칠 수 있는 현실적 문제
정신장애를 지닌 한인 양용 씨가 지난 5월 2일 LAPD경찰의 과잉 무력행위로 무참하게 살해된지 2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양용씨의 정의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양용 씨는 LA경찰국의 역사상 한인 경찰관이 최고 수장을 맡고 있는 시기에 참상을 당했고, 양용 씨를 도와주려고 현장에 출동한 LA카운티정신건강국(DMH)에서 파견된 한인 담당관의 어설픈(?)행동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으로 비화되어 40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LAPD는 “to protect and to service” (시민을 보호하고, 시민에게 봉사한다)를 사명을 지니고 있다고 표방하고 있다. LA카운티 DMH는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아름답게 유지 발전시켜준다는 사명으로 연간 30억 달러의 예산을 집행 하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정신건강국으로 85개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이들 DMH와 LAPD는 그들의 숭고한 의무를 제대로 봉사하지 못했다는 비난의 여론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양용 씨 사건 그 후를 짚어 보았다. <성진 취재부 기자>
양용 씨는 1984년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유학생 부모와 함께 LA로 와서 40년을 살아 LA가 고향인 셈이다. 그는 비록 정신적 장애가 있었지만 성인이 되면서 혼자서 자신이 하고픈 일상 생활을 하고 살았다. 운명의 사건이 발생(5월 2일)하기 전날 양용씨는 부모가 살고 있는 코리아타운 집을 방문했다. 이들 가족은 함께 저녁을 먹고 난 후 양용은 ‘부모집에서 자고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평소 정신적 문제가 있는 아들이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집안을 서성거리자 아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아버지 양민 박사 부부는 “엄마 아빠는 나가 있을게…고양이들 잘 보고 잘 자라”고 했다. 이에 아들 양용은 “오케이… 아빠… 고양이 제가 돌볼게요”라고 했다. 이들 부모는 멀리 가지 않고 자신들의 자동차에서 그날 밤을 지냈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런 방법들이 부모들이 40년 간 아들을 키우며 배운 방법이었다.
DMH 직원들의 경솔한 판단
양용의 아버지 양민 박사는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를 졸업하고 1984년 LA로 유학해 USC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해 1991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운명의 날 지난 5월 2일, 양민 박사의 부인이 아들을 병원에 보내기 위해 DMH의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20여분 정도 통화에서 아들의 상태를 알렸다. 양용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DMH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날 DMH에 나온 직원은 양용 부모가 처음 본 한국인 직원이었다. 한국어로 대화하니 편했다. 양민 박사는 DMH직원을 뒤 따르게 하고 2층 집으로 올라갔다. 양 박사가 문밖에서 “용아, 아빠야…”하니 처음에는 안에서 ‘집안으로 들어오지 안했으면 좋겠다’는 답변이 나왔다.
이어 ‘양박사면 들어와도 돼요.’라는 말이 나와 양박사는 “왜 그런 말이 나오는가”라고 이상하게 생각 했으나, ‘키가 있으면 열고 들어와요’라는 소리에, “그래 내가 문을 열게…”라면서 문을 여는데, 갑자기 뒤에 있던 DMH직원이 갑자기 (영어로)큰 소리로 “저는 어디어디서 나온 누구입니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순간 양 박사는 ‘아니… 왜… 갑자기 큰 소리지…’ 생각하며, 문을 열고 들어 가려는데, 뒤의 DMH 직원이 바로 따라 들어오려 했다. 이에 양 박사는 ‘조금 기다리면 안되나…’ 생각했다. 아버지 뒤에 모르는 사람이 따라오자 이를 본 양용은 당황스런 표정으로 “Who id this?” “Who are you?” “don’t coming!”라고 말했다. 이에 양 박사는 “용아…이분은 DMH에선 온 분이야… 같이 병원에 가자”라고 말했다. 그러자 양용은 “나가! Get out! Why you coming?”라며 아버지까지 밀치며 “나가!” 라고 하는 바람에 양 박사는 문을 닫고 나왔다. (이 과정은 불과 30초도 안된다고 양 박사는 말했다.)
한편 DMH 직원은 혼자 화가 나는 표정으로 양 박사에게 (한국어로) “때렸어요?? 맞았어요?? 때렸어요??라고 질문하자, 양 박사는 “아뇨!…”라면서 (속으로) “왜? 이런 질문을 하나…”라고 했다. 그 직원은 이어 “경찰한테 얘기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경찰한데 얘기해야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전화기를 들었다. 양 박사는 그 상황이 잘 이해가 안갔지만, “이런 것이 아들을 병원으로 보내는 절차인가”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LA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한 두 명이 아니고 9명이나 출동했다.
“피맺힌 아들의 한을 어떻게…”
지금까지 사실은 최근 양민 박사가 미주중앙일보에서 진행하는 영문 팟캐스트 ‘All Rise’에 출연하여 Alex Tsao 변호사와 Sidney Sohn 변호사와 나눈 대화의 요지이다. 다시 더 들어보자. 당일(5월 2일)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 여러 단계로 나뉘어 출동했는데, 그때마다 양 박사에게 묻는 질문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왜 똑같은 질문들을 반복하는지… 경찰들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양 박사에게 “집 Key가 어디 있습니까?” “저 집에 누가 있습니까?” “무기를 소지하고 있습니까?”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출동한 경찰들이 서로 나누는 이야기를 옆에서 들은 양 박사는 어이가 없었다. “부모가 집에서 아들한테 쫏겨났데…” “아들이 부모를 쫓아냈다네…” “그래서 밤새 차안에서 지내야 했데…” “갈 곳이 없다네…” 아니, 아들을 병원으로 안전하게 데려다 줄 것으로 믿는 양 박사에게는 혼란만이 가중했다. 더 한심스러운 것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을 지휘하는 경사는 양 박사에게 ‘경찰이 양용을 공격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해서 더욱 의아스러웠다. 말을 이해하였지만 무슨 의미인지 양 박사는 몰랐다면서 ‘아마도 사태에 따라 약간 물리적인 행동이 나오는가보다’로 생각했다. 병원으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무리한 반항이라도 하면 제지하는과정에서 약간 다칠 수도 있다고 까지 생각 했다. 지금도 양 박사는 당시 그 경사가 한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환자가 지금 상황에서 병원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경찰이 할 수 있는 길을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총소리가 3발 울렸다. 양 박사는 사건 후 경찰이 일부 공개한 영상에서 놀라운 사실들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그 DMH 한국인 직원은 경찰에 신고하면서 “양용 씨가 폭력적이어서 두 분이 차 안에서 잤다”고 말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을 지휘하는 경사는 “양용 씨를 무단침입 혐의로 기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DMH와 LAPD는 정신적 장애를 지니고 있는 환자를 다루는 과정을 처음부터 잘못했다. 환자를 안정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환자를 흥분하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했던 것이다. 요즘처럼 정신질환자들의 문제로 과잉대응으로 목숨이 희생되는 사례가 빈번한데, 미국에서 최대 정신건강국이라고 자랑하는 DMH는 양 박사 측의 도움 요청에 PMRT(Psychiatric Moblie Response Team)을 현장에 파견해 전문적으로 사태를 처리했어야 했다. 한편 LAPD 측도 신고를 받고, 적어도 SMART(Systemwide Mental Assesment Response Team)을 가동시켰어야 했다. 두 기관 모두 직무유기, 직무태만, 의료과실 등에 의한 인간 생명 상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편 ‘양용 정의위원회’(Justice for Yang Yong)는 오는 7월 11일 오후 5시 정신건강국 빌딩(500 Shatto Pl. Los Angeles., CA 90020)앞에서 2차 시위를 개최한다. 아들을 잃은 양 박사는 최근 LAPD에 근무하는 한인 경찰들을 많이 만났는데 하나같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 사람들 뿐만 아니다. 총영사관이나, 한인동포를 대변한다는 정치인들이나, 한인사회를 위한다는 KAC를 포함한 그 많은 비영리단체들…모른척 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와 까닭은 또 무엇일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문의: www.coreatow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