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산법원 ‘채권동결 해제청원’승인은 파산보호신청 기각 효과
◼ ‘2주 뒤부터 효력’ 2900만 달러 채권자 CPIF 전격 매각 통지
◼ 건물주 AGTJ13 ‘1억 달러 매각’ 회생계획제출 사실상 기각돼
◼ 1억 달러 매각주장은 비현실적 감정가도 7400만 달러에 불과
◼ ‘앵커테넌트인 가주마켓과 2테넌트 3월부터 렌트비 미납’주장
◼ AGTJ13, 7월말 항소파산법원에 항소제기…매각 연기될 수도
지난 2020년 12월 5750만 달러에 강제 매각된 가주마켓부동산이 오는 21일 또 다시 경매를 통한 강제매각에 들어간다. 2020년 말 가주마켓 부동산을 매입한 뒤 6천만 달러 상당의 채무를 갚지 못해 2월 26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AGT-J13 유한회사’는 지난 7월 중순 회생계획이 사실 상 기각됐고, 파산법원은 채권자들의 채권동결 해제청원이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AGTJ13는 파산보호만 받아들여지면 이 부동산을 1억 달러에 매각, 모든 채무를 갚겠다고 주장했지만, 연방파산법원은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채권자는 토탈렌더솔루션을 통해 ‘오는 21일 가주마켓부동산을 매각한다’는 통지를 띄웠고, AGTJ유한회사는 채권 동결해제에 불복, 연방파산항소법원에 항소를 제기, 강제매각 저지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주마켓 건물을 둘러싼 강제매각의 실체를 드려다 보았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지난 2020년 이현순 가주마켓회장의 파산보호신청으로 같은 해 12월 5750만 달러에 제이크샤프캐피탈이 대주주인 AGTJ13유한회사에 팔렸던 가주마켓부동산이 또 다시 3년 반 만에 강제매각 될 위기에 처했다. 새 주인인 AGTJ가 6천만 달러에 달하는 채무를 갚지 못해 강제매각이 우려되자 지난 2월 26일 파산보호를 신청, 위기를 모면하는 듯 했으나, 연방파산법원이 회생계획이 현실성이 없다며 사실상 기각함에 따라 2020년 말과 똑같은 상황이 재현된 것이다. 무모한 대출→디폴트→채권자의 강제매각시도→파산보호신청→강제매각의 수순이 다시 반복된 것이다.
CPIF, 가주마켓 부동산 매각공고
AGTJ에 약 2900만 달러를 빌려준 CPIF측은 연방파산법원으로 부터 파산보호신청에 따른 채권동결조치를 해제해달라는 청원을 제기, 이를 승인받음에 따라 오는 8월 21일 오전 11시, 로스앤젤레스 포모나의 시청사 앞에서 가주마켓 부동산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 부동산 매각은 CPIF의 의뢰를 받은 토털렌더솔루션이 주관하며, 이 업체는 8월초 자사 웹사이트 등에 가주마켓 부동산 매각공고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토털렌더는 경매 시작가가 얼마인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연방파산법원은 지난 7월 12일 CPIF측의 채무동결 해제청원을 승인하고, 이 명령은 14일 이후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난 2월 26일부터 일시적으로 동결됐던 AGTJ13유한회사에 대한 채권이 7월 26일부로 모두 해제됐고, 이날로 부터 강제집행에 허가된 것이다. 연방파산법원은 ‘채무동결 해제청원 승인 명령’을 통해 ‘로스앤젤레스등기소에 등기된 대출서류, 렌트비양도합의서 등을 통해 CPIF가 AGTJ13의 채권자임이 입증됐으며, CPIF가 담보물인 해당부동산을 압류, 경매 등을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것을 승인한다. 다만 14일 뒤부터 명령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명령했다. AGTJ13이 파산보호신청을 통해 자동적으로 동결됐던 채권집행이 다시 허용됐고, 채권자들은 즉각 집행에 나섰다.
연방파산법원은 아직 정식으로 AGTJ13유한회사의 파산보호신청을 기각한 것은 아니지만, 채권자동동결조치를 전격 해제함으로써, 채무자 측의 파산보호신청 효과가 소멸된 만큼, 사실상 기각명령과 엇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AGTJ13은 파산보호신청을 한 뒤 90일 이내에 채권자들에게 이자지급을 시작하고, 또 90일 이내에 회생계획을 제출해야 한다는 파산법에 의거, 지난 5월 28일 78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회생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월 26일 파산보호신청을 기준으로 할 때 정확히 90일만이다. 회생계획은 약 1년 내에 파산보호신청법인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계획을 담아야 한다.
실현 불가능한 AGTJ의 회생계획
AGTJ13은 회생계획서에서 ‘파산보호승인을 받으며 내년 3월 31일까지 법인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AGTJ의 회생계획을 간단히 요약하면 ‘세금 등은 분할해서 갚고, 6천만 달러에 달하는 채무에 대한 이자도 매달 상환하지만, 원금은 6500만 달러 재융자 또는 1억 달러에 매각해서, 한꺼번에 모두 상환하겠다’는 것이다. AGTJ13은 회생계획서에서 5월 24일 기준 현금보유액이 94만 4천여 달러, 오는 9월 1일 기준 현금보유액은 52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9월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약 7개월간 회사 수입은 366만 달러, 지출은 133만 달러로, 내년 3월말까지 흑자액이 233만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즉 기존 현금보유액 52만 달러에 흑자액 233만 달러를 더하면 약 285만 달러의 현금이 생긴다는 계산이다.
기존 운영비 외에 LA카운티에 매달 재산세 분할납부금 2만 3516달러, 론오크펀드에 대한 월이자납부액 22만 천달러, CPIF에 대한 월이자잡부액 7만 8천 달러, 무담보채권자에 대한 월상환금 1만 달러, 행정비용 32만 달러 등, 7개월간 지출액은 268만 달러 정도이므로, 파산승인이 되면, 285만 달러의 수입으로, 기존채무상환에 268만 달러를 지출하고도 돈이 남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론오크펀드에 대한 채무원금 2981만 달러, CPIF에 대한 채무원금 2919만 달러등 약 6천만 달러에 달하는 원금 상환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AGTJ유한회사는 6500만 달러 재융자를 추진 중이며, 궁극적으로 이 부동산을 1억 달러에 매각, 빚을 모두 갚겠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 9월 1일까지 부동산 중개인 3명을 일단 후보로 선정하고 9월 30일까지 이중 1명을 중개인으로 정하고, 이 중개인이 10월 1일부터 마케팅 등에 돌입, 3월 31일까지 리파이낸싱 또는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AGT-J13은 이 회생계획서에서 만약 연방파산법원이 파산보호를 승인하지 않아 결국 청산이 결정되면 큰 손해를 입게 되며, 파산보호를 승인하면 매각을 통해 채무를 모두 갚고도 1500만 달러 상당이 남는 만큼, 파산보호승인이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AGTJ13은 파산 때는 매각을 해도 7천만 달러이상 받기 힘들고 파산보호를 승인하면 1억 달러 매각이 가능하다는 극단적 주장을 했다. 두 경우 모두 내년 3월 31일 기준 CPIF와 론오크펀드에 갚아야 할 돈을 6118만 달러로 추정됐다.
이는 기존 6천만 달러에서 내년 3월말까지의 이자 등이 가산된 금액이다. 파산으로 7천만 달러에 매각하면 양도세, 매각비용, 자산소득세 등을 내고나면 5932만 달러가 남게 되므로, 채무 6118만 달러도 모두 갚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파산보호를 승인해 주면 1억 달러 매각을 성사시킬 것이며, 이 경우 양도세와 매각비용, 자산소득세를 모두 납부해도 7618만 달러가 남게 되며, 이 돈으로 채무 6118만 달러를 모두 갚고, 행정비용 32만 달러를 모두 지급해도, 1468만 달러를 손에 쥐게 된다고 강조했다. 파산보호승인이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CPIF는 6월 18일 연방파산법원에 ‘채무자동결 해제청원’을 제기하고, 회생계획이 비현실적이라며 기각하고 채무동결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연방파산법원은 채권자의 이 같은 청원을 받아들였다.
가주마켓 3월부터 임대료 미지급 주장
CPIF는 채무자동결 해제청원에서 ‘회생계획이 현실화될 수 있는 합리적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채권자에 대한 구제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채권자 이익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즉각 채무동결에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CPIF는 회생계획이 승인된다면 클래스1에 해당하는 로스앤젤레스카운티의 재산세 징수, 클래스2에 해당하는 론오크펀드의 채권, 클래스3에 해당하는 CPIF채권, 클래스 4의 무담보채권 등이 모두 피해를 입게 되며, 엉뚱하게도 건물소유주 계열회사가 채권을 쉽게 회수할 수 있게 되는 등 주요채권자들이 희생된다고 강조했다.
채무변제 우선순위의 규칙을 어겼다는 것이다. 또 AGTJ13측이 밝힌 재무계획, 즉 수입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앵커테넌트인 가주마켓이 AGTJ13의 파산보호신청이후 매달 약 28만 달러에 달하는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가주마켓은 이 부동산중 약 45%를 빌린 테넌트이므로, 가주마켓이 임대료를 내지 않는다면, AGTJ13의 내년 3월 31일까지의 수입계획은 사상누각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가주마켓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테넌트인 크리에이션 엔터프라이즈는 이미 오래전부터 임대료를 내지 않아 현재 퇴거소송 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에이션의 월 렌트비는 10만3653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회생계획서에서 AGTJ13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즉 최대 테넌트와 2대 테넌트 모두 사실상 디폴트상태인데 어떻게 수입을 창출, 건물을 유지하고, 나아가 채권자에 대한 이자 등을 갚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회생계획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AGTJ13이 이 부동산을 1억 달러에 매각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파산으로 갈 때 폭탄세일을 하면 7천만 달러에 매각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1억 달러 매각주장은 허무맹랑한 소리라는 주장이다. 연방파산법원은 파산보호신청자의 회생계획과 이에 반대하는 채권자의 ‘채무자동결 해제청원’을 검토한 뒤 7월 12일, 회생계획이 무모하다고 판단하고, 채권자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연방파산법원의 채무동결해제승인은 7월 26일부터 효력이 사직됐고, 채권자 측은 8월 21일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반면 AGTJ13측은 같은 날 제9연방항소파산법원에 ‘채권동결 해제승인’, 다시 말하면 채권집행 허용결정에 불복한다며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9연방항소파산법원에 항소를 제기함에 따라 과연 8월 21일 강제매각이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아마도 일정기간 또 다시 강제매각이 지연될 가능성은 있지만, 항소법원 역시 회생계획이 비현실적이라는 결정을 내린다면, 강제로 매각될 수 밖에 없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라는 위기에 몰린 것이다.
6500만 달러 팔아야 그나마 빚잔치
일시지연이 되더라도 결국 빚잔치가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AGTJ13 주장대로 과연 1억 달러 매각은 가능할까? 그동안 가주마켓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에서 단 한번도 1억 달러는 물론, 그 근처까지 간 적도 없다. 가주마켓 감정평가 가격은 7400만 달러가 최고였고, 지난 2020년 1월 전주인 이현순 씨의 파산보호신청 때 평가가격은 6390만 달러로 신고됐다. 또 2020년 12월 강제매각 때 5천만달러이하가 예상됐지만 5750만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1월 LA카운티가 재산세 부과를 위해 평가한 마켓밸류는 6100만 달러였다. 특히 현재 쇼핑센터 부동산과 사무용 빌딩은 위기를 맞고 있고, 경기는 크게 위축될 위기를 맞고 있다. 1억 달러는 사실상 힘들며, 최소 6500만 달러는 나와야 그나마 빚잔치가 가능하겠지만, 그 마저도 매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