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항공기로 과도하게 취항지 늘이면서 부작용 속출
◼ 대체 비행기 없어 고장 나면 연쇄 도미노 딜레이사태
◼ LA 경우 이번 달만 7번이나 수 시간씩이나 도착지연
◼ 8시간이나 늦게 도착…승객은 물론 여행사들 줄 피해
저비용과 프리미엄좌석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내세우며 야심차게 출발한 에어프레미아가 출범 몇 년 만에 승객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신형 기종을 도입하고 꼭 필요한 서비스만 도입해 가격을 낮추면서 취항 초기 승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에어프레이마는 최근 탑승 시간 지연 이슈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본국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에 ‘에어프레미아’란 이름으로 검색만 해도 지연 이슈과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지연 피해를 봤다는 사연은 더 많다. 인천-도쿄 구간에서 4시간 지연됐다는 것은 기본이고 8시간 12시간까지 지연됐다는 사연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시간 남짓 걸리는 인천-도쿄 구간이 4시간 지연됐다는 것은 승객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손해를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지난 8월 8일 인천에서 태국 방콕 수완나폼 국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편은 아예 결항되기도 했다. 이에 에어프레미아는 이와 가까운 시간대의 타사 대체 편을 제시했고, 이코노미석 항공권을 구매 후 고객 서비스 담당자 이메일 주소를 안내하며 원래 예약했던 자사 편 번호·영수증·탑승권을 보내주면 보상하겠다고 했다. 왜 유독 에어프레미아에서만 이런 일들이 벌어진 걸까. 본지 취재 결과 현재 에어프레미아가 도입한 항공기는 총 5대. 취항지도 5곳이다. 보통 항공사는 지연 등을 대비해 대체 항공기 등을 준비해 놓는데 에어프레미아는 5대를 가지고 5개 노선을 풀로 돌리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대비할 만한 항공기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현재 기재가 5대에 불과한 에어프리미아 항공이 기재수에 비해 지나치게 과도하리만큼 취항지를 늘이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 에어프리미아를 이용하던 승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미주지역의 경우 초창기 로스앤젤레스 한 곳을 취항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뉴저지와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취항지를 계속해서 늘이면서 심각한 안전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기재수가 고작 5대에 불과하다 보니 한 대가 지연되면 연쇄적으로 출‧도착이 지연되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승객들과 이와 관련된 업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행기를 무리하게 돌리다 보니 잦은 고장을 일으켜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8월에만 해도 10일 동안 6번씩이나 LAX 출‧도착시간이 수 시간씩이나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해 승객은 물론 여행사들이 곤혹을 치루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사사측은 이런 악순환 상황에 대해서 일언반구 해명이나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 않아 에어프리미엄 항공에 승객들과 관련업체들의 비난과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에어프리미아 인천출발→LAX 도착의 경우 오후 12시 5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LAX에 8시 20분 도착이 정상적인 운항스케줄이다.
대체 항공기 없어 도미노 현상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7월말부터 계속해서 도착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그것도 무려 4시간에서 8시간씩이나 딜레이가 되고 있다. 본지가 확인한 도착 스케줄에는 도착시간이 오전 8시 20분인데도 불구하고 7월 30일에는 오후 1시 30분으로 5시간이나 지연됐으며, 31일의 경우 12시 20분(4시간 지연), 8월 1일 12시 도착(4시간 지연) 2일, 3일, 4일에는 8시 20분 정시에 도착했으나 5일에 경우 또 다시 1시 20분 도착해 무려 5시간이나 딜레이 됐고 6일과 9일 경우에는 무려 8시간이나 지연된 오후 4시 30분에 도착했으며 7일은 정상 도착했으나 8일에도 역시 4시간이 딜레이 된 2시 40분 도착해 악순환 지연사태가 되풀이 되면서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비행기 도착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현지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언제부터인가 대한항공이 여행사에 그룹 티켓을 배정하지 않으면서 자연히 아시아나항공과 에어프리미아 항공으로 좌석을 이용하게 되었으며 하루에 약 40여명의 승객들을 아시아나에 20명, 에어프리미아에 20명씩 하루에 약 40명 수준으로 분산 탑승시켜 로스앤젤레스에 실어 나른다’고 말하며 ‘아시아나는 그나마 대체 비행기가 많아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에어프리미아의 경우 고장수리를 할 경우 대체 비행기가 없어 속수무책으로 계속 출‧도착이 지연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에어프리미아의 문제점들을 털어 놓았다.
지난 9일에 에어프리미아를 타고 LAX에 도착한 한 승객은 본지에 이런 지연사태에 대해 전화를 걸어 불만을 토로하며 ‘오전 8시 20분 도착 예정시간인데 오후 4시 28분에 도착했다. 무려 8시간이나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사과나 피해 보상 문제에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말하며 ‘다른 항공사에 비해 요금도 싸고 좌석도 넓다고 해서 탔는데 이제는 타지 못하겠다. 조금 싸게 가려다가 일정은 모두 망쳤다. 싼 게 비지떡’이라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승객 B씨 역시 ‘LAX에 도착해 여행사를 통해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방문하는 일정이 모두 무산, 모든 여행 일정이 망가졌다’고 토로하며 ‘에어프리미아 항공사의 대응 방안과 무책임한 처사에 대해서 서울로 돌아가는 즉시 국토교통부에 진정을 하고 피해보상을 꼭 받아내겠다’며 모든 승객들이 연대진정서를 제출하겠다고 울분을 금치 못했다.
무리한 노선확장이 지연사태 이유
한 피해 승객의 경우 8시 20분 도착을 감안해 호텔에 체크인 예약을 하고 오후 3시에 비즈니스 미팅을 잡았었으나 비행기가 8시간이나 지연된 오후 4시에 도착하는 바람에 상대편 회사에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고 그 다음날로 일정을 미뤘다고 말하며 에어프리미아항공사의 안일한 운영에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런 불상사는 비단 승객뿐만이 아니다. 여행사의 경우 피해는 더욱 더 막심하다. 모든 여행이 잡혀있는데 계속해서 도착시간이 늦어지다 보니 연쇄적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LAX공항에 거의 동일한 시간에 도착하는 아시아나와 에어프리미아 항공으로 오는 여행객들을 같이 투어시키기 위해 가이드들이 모든 차편을 대기시키고 있지만 에어프리미아가 수 시간씩이나 지연 도착하는 바람에 부득이 아시아나 손님들만 먼저 태우고 이동시키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 에어프리미엄 탑승 고객들을 실어 나르는 등의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일들은 비단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에어프레미아가 어느새 승객들 사이에서 지연 이슈로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8월 12일 네이버에 글을 올린 한 승객은 “8월 7일에 인천–도쿄 나리타 4시간 지연됐다”며 “에어프레미아 공식홈페이지는 상담사 연결도 안 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7월 31일 인천–방콕 구간을 이용했던 한 탑승객은 “출발 시간이 오후 5시에서 8시로 지연됐다”며 “알고 보니 에어프레미아가 지연 이슈가 꽤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급기야 에어프레미아는 8월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간 5개 노선 24개 항공편의 운항 일정을 모두 변경하기까지 했다. 에어프레미아가 취항하는 전체 노선의 항공편 일정을 바꾼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일정 변경 공지는 지난 8일 오후에야 이뤄져 승객들이 불만을 드러냈다. 심지어 에어프레미아는 전날 오후 6시께 홈페이지를 통해 5개 노선 24개 항공편의 변경 일정을 공지했다. 일정 변경이 이뤄진 이유에 대해서는 ̒항공기 연결 지연̓이라는 짤막한 설명만 했다.
‘싼게 비지떡’ 이용승객 불만 고조
이런 악순환 지연사태가 계속되는 이유는 앞서 지적한대로 기재수가 5대에 불과한데 비해 비행 취항지가 과도하게 많고 이에 따른 비행기의 잦은 고장으로 안전 정비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취항지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대체기가 없는 에어프리미아는 달리 대책이 없이 속수무책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취재 결과 인천에서 방콕으로 가는 노선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돌아오는 항공기를 투입한다. 따라서 로스앤젤레스에서 인천으로 가는 항공기가 지연되면 방콕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도 연쇄적으로 지연되게 된다. 한 네티즌은 “지난 달 에어프레미아 검색해 보니 스케줄 대부분 지연(딜레이)”이라고 썼다.
물론 적절한 운항이 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과도한 취항지 노선 확장에 따른 무리한 운행스케줄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내선이나 일본과 방콕 베트남 등 단거리 노선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미국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은 항공기가 고장이라도 나면 대체기가 없어 사태를 해결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도미노 지연사태가 발생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돌아가지만 사측은 전혀 개선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고 장거리 취항지 확장에만 급급하고 있다 보니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2022년 12월 1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비행기 계류장에서 라오항공 여객기가 터미널로 견인 중이던 에어프리미아 항공기와 충돌 사고가 있었지만 (에어프리미아의 과실은 아님) 이에 따른 여파로 무더기 지연사태가 발생했지만 대체기가 없어 타 항공사 항공편으로 대체하는 등 많은 불편이 잇따랐다.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사업 모델로 저가항공과 프리미엄 좌석을 표방해 LA지역 재력가 10여명도 1인당 50만 달러씩 총 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처럼 좋은 이미지로 출발했으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경영진들이 욕심만 앞세워 항공기 5대로 국내선과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뉴욕 뉴저지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최장거리 노선 확장을 하다 보니 무리한 버거운 운항 스케줄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이에 따른 부작용과 후유증이 지연사태로 이어지고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국토교통부에서는 에어프리미아 항공사의 이런 무책임한 지연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제보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