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심원재판 5번 연기 끝에 5월말 – 6월초 6일간 재판
◼ 韓방사청, 한국서 중재판정 승소 9년여 만에 최종확정
◼ 2013년 말 통영함 비리 적발–판결까지만 11년 걸려
◼ 몰수가능 명시적 재산 2백만 달러불과 ‘상처뿐인 영광’
한국정부가 7월말 통영함에 어군탐지기를 납품한 사건 등과 관련, 강덕원 등 강 씨 일가에게 배상책임이 있다는 최종승소판결을 받았다. 이는 한국정부가 한국중재재판소 판정에서 승소한지 8년 2개월만이며, 미국법원에서 GMB와 해켄코 등 법인을 상대로 승소한지 약 5년 4개월만이다. 한국정부는 지난 2019년 3월 미국법원에서 강 씨가 설립한 2개 법인으로 부터 약 7500만 달러를 배상받으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이때는 이미 강 씨가 법인자금을 모두 빼돌려 회사는 빈털터리상태였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2019년 9월 강 씨 일가가 배상책임이 있다는 소송을 제기, 2022년 10월과 2023년 4월 부분승소한데 이어, 지난 5월말 6일간의 배심원재판 끝에 승소평결을 받았고, 7월말 마침내 승소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너무 오랜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과연 배상판결액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09년 처음으로 한국정부에 358만 달러어치의 군수물자를 공급한 강덕원 씨, 강 씨는 불과 1년 후인 2010년 말 5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고, 그로부터 5개월 뒤인 2011년 5월 31일에는 통영함 등에 대한 음파탐지기 납품 등 7147만 달러계약을 성사시켰다. 또 2012년 1900만 달러, 2013년 370만 달러 등, 불과 4년간 1억 5266만 달러 어치의 계약을 따냈고, 이중 7846만 달러를 이미 받아 챙긴 상태에서 2013년 말 통영함에 군사용 음파탐지기가 아닌 물고기를 잡는 어군탐지기를 납품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방사청은 통영함 납품 장비에 대해 전투용부적합 판정을 내린 뒤에도 2013년 12월 30일 115만 달러, 2014년 4월 9일 717만 달러, 2014년 6월 16일 380만 달러, 2014년 9월 29일 650만 달러 등 4차례에 걸쳐 1863만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었다.
총 피해액 7846만 달러 ‘허공으로’
이처럼 대한민국정부로 부터 최소 7846만 달러를 가로챈 강 씨 일가는 2012년 12월 28일 미국 최고부촌중 하나인 뉴저지 주 알파인에 520만 달러 저택을 매입하는 등 호의호식했고, 2018년에는 또 다른 호화저택을 4백만 달러에 매입했고, 고급차량을 굴리며, 자녀들은 사립고등학교에 보내고, 연간학비와 생활비가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고급 사립대학에 보냈다.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로 당대에 호화생활을 이어간 것은 물론, 자신의 자녀들을 고급사립 대학에 보냄으로써, 후대에도 상류층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탄탄한 기반을 닦은 셈이다. 그러나 뉴저지 주 버겐카운티지방법원은 지난 7월 26일, 지루한 재판 끝에, 그것도 재판을 거듭 거듭 연기한 끝에. 마침내 강 씨 부부와 자녀, 그리고 프라이머시엔지니어링 등에 대해, 방사청을 상대로 한 배상책임이 있다고 최종 판결했다.
법원은 재판을 5번 연기한 끝에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4일까지 배심원 재판을 열었고, 배심원들은 강 씨 부부 등이 GMB와 해켄코의 패소판결에 따른 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평결함에 따라, 이를 근거로 배상판결을 내린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강 씨가 한국정부로 부터 부정한 방법으로 가로챈 돈은 약 7846만 달러, 이 돈에 대한 승소판결을 받는데 만, 십여 년이 걸린 셈이다. 아직 돈은 찾지도 못했고, 돈 찾을 자격을 확보하는데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한국정부는 지난 한국상사중재원에 소송을 제기, 이미 지난 2016년 5월 30일 승소판정을 받았다. 이때 중재소송대상은 한국정부와의 계약당사자인 GMB와 해켄코라는 2개의 미국법인이었다.
한국정부는 중재승소판정을 받았지만, 정작 이 법인의 소재지인 미국법원에서의 소송을 차일피일 미뤘고, 지난 2019년 1월 30일에야 뉴저지 주 버겐카운티지방법원에 한국중재판정 인용청원을 제기했다. 다행히 이 청원은 45일 만인 2019년 3월 15일 승소판정으로 인정받아 미국에서도 동일한 효력을 발휘하게 됐다. 한국 방사청은 GMB로 부터 3799만 달러, 해켄코로 부터 3752만 달러를 각각 배상받으라는 판결이 미국에서도 내려진 것이다. 하지만 이 판결은 사실상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미국소송을 늦추는 사이 이미 이들 2개 법인의 자산을 모조리 빼돌려졌고 빈털터리가 된 뒤였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었다. 결국 방사청은 2019년 9월 23일 강덕원 씨와 부인 김주희 씨, 그리고 자녀 2명, 프라이머시 엔지니어링, 78로버츠로드 유한회사 등이 GMB와 해켄코 패소판결에 대한 연대배상책임이 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즉 강 씨 일가 재산 등이 강 씨의 범죄수익이라며 회수에 나선 것이다. 바로 이 소송에서 방사청이 지난 7월 26일 최종승소판결을 받은 것이다.
방사청도 짜고친 통영함 납품 커넥션
방사청이 통영함 등에 납품한 장비가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2013년 12월 임을 감안하면 강 씨 일가를 상대로 승소하는데 10년 7개월이 걸렸다. 또 한국상사중재원 승소판정으로 부터 8년 2개월, 뉴저지주법원의 승소판정 인용판정으로 부터 5년 4개월, 뉴저지 주 법원 강 씨 일가 소송제기로 부터 4년 10개월이 걸렸다. 이 같은 시간은 무엇을 뜻하는가, 강 씨가 한국정부를 속여, 약 8천만 달러상당의 범죄수익을 챙긴 뒤 11년여 만에야 돈을 찾을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2012년 계약 때 돈을 챙긴 뒤 11년 이 지났으며, 이는 강 씨가 한국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실형을 살았는지 언정, 한국정부가 돈은 회수하지 못함으로서 그 기간 동안 강 씨 일가가 호의호식했고, 미래의 유복한 생활을 위한 최고급 자녀교육 등, 굳건한 경제적 토대를 굳히고도 남는 충분한 시간이 됐다.
범죄수익회수가 늦어짐에 따라 결과적으로 사기범이 부의 확대재상산에 성공할 수 있는 또 다른 특혜를 준 셈이다. 이래서 이 사회는 사기행각이 계속되는 것이다. 일단 재판부가 강 씨 법인이 자신의 일가에게 양도한 자산 중 사기양도라고 규정하고 방사청 소유라고 판결한 자산은 모두 7건으로 확인됐다. 첫째, GMB가 2012년 12월 DBNJW에 두 차례에 걸쳐서 양도한 340만 달러와 60만 달러등 4백만 달러가 사기양도라고 규정했다. 둘째, 해켄코가 2012년 12월 DBNJW에게 양도한 130만 달러역시 사기양도라고 판결했다. 강 씨 소유 2개 회사에서 530만 달러를 송금받은DBNJW는 강 씨 일가가 알파인저택을 매입하기 위해 설립했던 법인으로, 재판부는 알파인저택매입이 범죄에 따른 불법수익임을 분명히 했다.
세 번째 자산역시 강 씨 소유 주택과 관련된 것이다. 재판부는 DBNJW가 뉴저지 주 알파인의 899-907 클로스터덕로드 저택을 매도한 돈 중 4백만 달러가 2018년 4월 잉글우드클리프의 78 로버츠로드의 저택을 매입할 때 사용됐다며, 이돈 역시 사기양도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저택도 사실상 방위사업청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네 번째 자산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GMB 및 해켄코가 DW사에 양도한 254만 4천 달러로, 역시 사기양도임이 인정됐다.
다섯 번째 자산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해켄코가 한국의 골든피그에 송금한 10만 달러, 여섯 번째 자산은 잉글우드클리프저택 소유법인인 78로버츠로드가 강씨의 아들 브라이언에게 양도한 150만 달러, 일곱 번째 자산은 강씨가 78로버츠로드 저택의 모기지 대출을 얻은 뒤 2019년 5월 6일 아들 브라이언에게 양도한 150만 달러로, 이들 3가지 자산 모두 사기양도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가 뉴저지 주법상 명백한 사기양도이며 다툼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7개 자산을 모두 합치면 약 1494만 달러에 달한다.
소송 이겼지만 받아낼 방법 없어
또 프라이머시엔지니어링은 GMB의 승계자로서, GMB의 패소판결에 대한 배상책임이 인정됐고, DBNJW에 지급된 2천달러, 강덕원 및 부인 김주희씨에게 35만 6144달러, GMB에 송금된 222만달러, 아들 브라이언강의 보호자인 김주희 씨에게 지급된 81만 달러, 아들 윌리엄강의 보호자 김주희 씨에게 지급된 10만 달러 등도 배심원의 방사청 승소 평결에 따라 방사청의 소유라고 판결했다, 이 돈을 합치면 약 350만 달러 상당이다. 특히 지난 2019년 3월 15일 뉴저지주법원의 GMB 및 해켄코 승소판결에 따른 배상액 7500만 달러전액과 판결 전 이자 및 판결 전 이자를 가산한 금액이 방사청이 회수할 수 있는 최대금액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앞서 방사청은 모두 2차례의 제한적 승소판결을 받았었다.
방차청이 2022년 10월 25일 및 2023년 4월 12일 부분적 약식판결을 받아냈으나 강 씨 측이 차일피일 재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재판이 5차례나 연기됐었다. 정말 천신만고 끝에 재판이 열렸고 감격적인 승소판결을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사청이 강 씨 일가로부터 범죄수익을 회수할 지는 미지수다. 현재 겉으로 드러나 있는 강 씨 재산은 뉴저지 주 78로버츠로드의 주택이다. 그나마 강 씨가 이 주택을 4백만 달러 전액 은행대출없이 매입했다가, 방사청이 연대배상책임 소송을 제기하자 갑자기 은행에서 2백만 달러 대출을 받은 뒤, 그 돈 중 대부분을 아들에게 줘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즉 명시적으로 드러난 4백만 달러짜리 주택 중 그나마 2백만 달러는 은행이 선순위 채권자이며, 나머지 자산만 방사청이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외 강 씨 일가 명의의 은행예금 등은 쉽게 확인이 가능하지만, 잔고가 얼마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프라이머시 엔지니어링역시 연대배상책임이 있지만, 자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한국정부가 소송에서는 이겼지만 혈세 회수로만 따지자면 ‘10년 공부 도로아미타불’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