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스 승리면246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 기록
◼ 트럼프 승리면 132년만에 임기 나눠 수행하는 대통령
◼ 경합주 7개 주 선거인단수가 당선자를 가르는 지렛대
◼ 당선 대통령 임기 중 2026월드컵과 2028올림픽 주관
2024년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만약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미국 246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버락 오바마에 이은 두 번째 비백인 대통령이 된다. 반면 만약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그로버 클리블랜드에 이은 두 번 째이자 132년만에 임기를 나눠서 수행하는 대통령이 된다. 또 여성 후보와 맞붙어 모두 승리한 대통령이 된다. 올해 대선은 미국의 60번째 대통령 선거이고 제47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다. 연방상원·하원·주지사 선거도 동시 진행된다. 올해 대선 후보로 나온 정당으로 민주당, 공회당 이외에 녹색당(질 스타인), 자유당(체이스 올리버), 헌법당(랜달 테리), 연대당(피터 손스키) 그라고 무소속으로 코넬 웨스트 후보가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2024 미대선을 108일 앞둔 2024년 7월 21일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포기 및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바이든은 린든 B. 존슨 이후로 56년 만에 재선 출마를 포기한 대통령이 되었다. 조 바이든의 사퇴로 현직 대통령의 연임이 불발되면서, 이번 2024년 미국 대선은 누가 당선이 되든 무조건 47대로 대수가 바뀐다. 미국 역대 대통령 최고령은 로널드 레이건이 갖고 있는데 최고령 대통령의 기록을 트럼프가 1차로 경신하고 조 바이든이 곧바로 경신했는데, 트럼프 후보가 재선하면 또 최고령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한편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는 첫 밀레니얼 세대 부통령 후보이며, 195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온 리처드 닉슨 이후 최연소 부통령 후보다. 만약 밴스가 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미국 역사상 3번째로 젊은 부통령이 된다. 이 선거 시즌 직전까지 미국 전직 최장수 대통령인 지미 카터가 생존한다면 미국 역사상 최초로 100세를 기록하는 전직 대통령이 된다. 이 선거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임기 중에 월드컵과 하계 올림픽을 모두 주관하게 된다.
예상 깬 접전…경합주 총력전
미국에서의 주별 인구 증감에 따른 선거인단 조정이 이번 선거에 반영이 되었는데 민주당 강세 주인 캘리포니아, 뉴욕, 일리노이에서 1석씩 감소했고 공화당 강세 주인 텍사스는 2석이 증가, 플로리다, 몬태나, 노스캐롤라이나는 1석씩 증가했다. 물론 대체적으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고 공화당 우세인 오하이오나 웨스트버지니아는 1석이 감소했고, 민주당 우세인 오리건, 콜로라도 주는 1석이 증가하는] 등의 대세를 거스르는 현상도 있었다. 대표적인 경합지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가 1석씩 감소한 것도 특이점이다.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접전을 벌이면서 두 후보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확보에서 비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대선은 단순히 더 많은 표를 가져가는 후보가 이기는 게 아니라 50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 DC에 배정된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총 538명 중 과반(270명 이상)의 표를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50개 주가 있지만 정작 승패를 좌우하는 곳은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세가 비슷한 경합주다.
경합주가 중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주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는 후보가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전부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에서 아무리 격차를 좁힌다고 해도 해리스 부통령보다 더 많이 득표하지 못하면 선거인단 54명 중 단 1명도 가져갈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남부의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텃밭)인 루이지애나(8명), 미시시피(6명), 앨라배마(9명)에서 총력전을 벌인다 해도 선거인단은 한 명도 차지하지 못한 채 시간과 자원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대선 때마다 양당 후보는 안정적인 지역을 내버려 두고 경합주에서 총력전을 펼쳐왔다. 이번 대선 경합주는 미국 북부의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수 19명), 미시간(15명), 위스콘신(10명)과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16명), 조지아(16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 등 7개로 꼽힌다. 나머지 43개 주와 워싱턴DC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2020년 대선 때와 같은 결과를 재현한다고 가정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은 226명,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9명의 선거인단을 안정적으로 확보 하면서 시작하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7개 경합주의 선거인단 93명을 어떻게 나눠 갖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누구든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백악관에 입성하는데 이론적으로는 각 후보가 269명을 가져가면서 선거인단만으로 승부를 가르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해리스 부통령이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를 가져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에서 이기면 해리스 269명(226+10+16+11+6), 트럼프 269명(219+16+19+15)이 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에서 승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네바다를 가져가도 해리스 269명(226+16+16+11), 트럼프 269명 (219+15+19+10+6)이다. 승자독식을 채택하지 않은 네브래스카주를 고려하면 변수가 더 늘어난다. 나머지 48개 주와 달리 메인주(4명)와 네브래스카주(5명)는 주 전체 투표에서 이긴 후보에게 선거인단 2명을 주고 나머지 선거인단은 각 선거구 투표 결과에 따라 배정한다.
자칫 선거인단 269표 동률 나올 수도
2020년 대선 때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메인주 전체 투표와 1선거구에서 이겨 선거인단 3명을 확보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선거구에서 이겨 1명을 얻었다. 당시 네브래스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체 투표와 1·3선거구에서 이겨 선거인단 4명을 가져갔고, 바이든 대통령은 2선거구의 1명을 확보했다. 이번 대선에서 메인은 2020년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네브래스카 2선거구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있다. 2선거구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세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현직 하원의원은 공화당 소속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을 확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스 캐롤라이 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네브래스카 2선거구를 가져가면 해리스 269명(225+19+15+10), 트럼프 269명(220+16+16+11+6)이 된다. 이처럼 선거인단에서 비기면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 대선은 각 주의 유권자가 선거 당일 투표하면 해당 주의 대표 격인 선거인단이 나중에 따로 모여 투표 결과대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 방식이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는 선거인단이 유권자의 의향을 무시하고 자기가 원하는 후보에 투표해도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은 없다. 실제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위스콘신주의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위스콘신의 선거인단을 가짜로 만든 혐의로 지난 6월 기소되기도 했다. 로버트 알렉산더 볼링그린주립대 정치학 교수와 데이비드 코언 애크런대 정치학 교수는 더힐 기고에서 두 후보가 비길 경우 선거인단이 “강력한 로비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면서 “신의 없는 선거 인단 한 명이 선거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인단 투표 후에도 동률인 상황이 계속될 경우 내년 1월 3일 새로 출범하는 119대 의회가 대선 결과를 결정하게 된다.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하원이 대통령을, 상원이 부통령을 결정하는 구조다. 하원에서는 435명의 하원의원이 각자 투표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대표하는 주 단위로 투표한다. 50개 주 가운데 26개 주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미국 선거 예측 사이트 ̒270투윈̓에 따르면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26개 주에서 자당 소속 의원이 더 많으며 민주당은 22개에 불과하다. 이 사이트는 오는 11월 하원 선거 이후 공화당이 29개주, 민주당이 19개 주에서 우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원에서 대통령을 결정하게 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하다는 의미다. 상원에서는 100명의 상원의원이 각자 투표하며 51명의 지지를 먼저 확보하는 후보가 부통령이 된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지만, ̒270투윈̓은 상원이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에 넘어갈 가능 성을 전망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1824년 대선 때 4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나 누구도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하원에서 존 퀸시 아담스를 대통령으로 결정한 전례가 있다.
비길경우 하원에서 대통령 선출
최근 미국의 권위있는 NPR 방송이 경합주 선거 전망을 취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조지아주에서 가까스로 승리했을 때, 그는 1992년 이후 민주당 후보 중 가장 먼저 승리한 후보였다. 해리스-월즈 캠페인은 다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공화당은 애틀랜타 대도시와 같은 지역의 필수 투표 블록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거 부정 의혹의 중심이 되기도 했던 이 주요 주에서 1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지 못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승리의 길은 상당히 좁아진다. 조지아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권자들은 정치 광고의 홍수 속에서 선거 대리인의 방문에 시달리고 있다.
네바다주는 선거인단 수가 6명으로 선거인단 파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작지만,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네바다주는 중서부의 러스트 벨트 주와 달리 비백인 인구가 훨씬 더 많다. 네바다주 유권자의 약 40%는 라틴계, 흑인, 아시아계 미국인 태평양 섬 주민 으로,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그룹이다. 그러나 생활비, 인플레이션, 이민 에 대한 우려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위스콘신은 “박빙의 땅”이다. 금세기 거의 모든 선거에서 대통령 선거는 1% 미만의 표차로 결정 되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위스콘신이 민주당의 ‘블루 월’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에 그랬던 것처럼 이를 무너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시간은 2016년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안정적으로 민주당에 투표했다.
트럼프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운동에 큰 이변을 일으켰고, 백인 노동계급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덕분에 미시간 주를 차지할 수 있었다. 선거인단이 15명인 아칸소주는 다른 ̒블루 월̓에 비해 유권자층이 다양하기 때문에 해리스에게 유리할 수 있다. 최근 역사에서 애리조나주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020년에는 조 바이든이 근소한 차이로 애리조나 주를 뒤집었다. 이제 애리조나의 11명의 선거인단이 다시 투표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모두 경제, 이민, 낙태와 같은 국가적 이슈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며 애리조나 주에서 선거운동을 펼쳤다. 스윙 스테이트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한 펜실베이니아주는 두 선거 캠페인의 주요 관심 지역다. 펜실베이니아의 인구 중심지인 피츠버그와 필라델피아의 높은 투표율은 펜실베이 니아주의 표심을 해리스 후보에게 기울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