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 127] 김건희 실세 문고리 ‘강훈’실체 관광공사 사장 후보 ‘뒷배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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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훈 한국관광공사 사장되면 김건희 영향력 살아 있다는 정황
◼ 넷플릭스 투자유치하며 김건희여사 총애를 한 몸에 받기 시작
◼ 김은혜 홍보수석과의 알력다툼에서도 김 여사 등에 업고 이겨
◼ 갑작스러운 사의 배경에는 업자로부터 금품 수수 투서 들어와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국정을 좌지우지했던 강훈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 8월 사임직후 한국관광공사 사장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강 전 비서관은 지난 총선에 출마하려다 대통령실에 남았고, 결국 지난 8월 사임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 초반부터 이기정 현 의전비서관과 황종호 시민사회비서관실 행정관과 함께 대통령실 최고 실세이자 김 여사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으로 꼽혔다. 그런 그가 총선 후 불과 4개월 만에 대통령실을 나온 것에 대해 여러가지 설이 나왔는데, 현재 그와 관련된 비위가 대통령실에 접수돼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한 건설시행업자한테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 소문의 골자인데, 대통령실은 이런 비위를 공론화하지 않고 조용히 내보내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는 후문이 파다하다. 이런 가운데 그가 한국관광공사 사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그의 임명 여부가 김건희 여사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강 전 비서관이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되면 김 여사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것이 입증되며 국정농단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강훈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은 한국일보에서 언론사 기자생활을 시작해 조선일보로 옮긴 언론인 출신으로 그를 한국일보에서부터 키웠던 인물은 이명박 정권에서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냈던 신재민 전 차관이다. 신재민 전 차관과 함께 조선일보로 건너온 강 전 비서관은 조선일보에서 근무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관련 오보를 내고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도 조선일보와 TV조선 등에서 근무하던 그는 포항 출신이란 점을 내세워 끊임없이 총선 출마를 저울질했다. 그러다 2020년 총선에 포항북구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하고 야인으로 지냈다. 그런 그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한 그가 어떤 인연으로 캠프에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5월 대통령실 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으로 들어갔다.

천지분간 못하는 김건희 행보

그런 그가 대통령 부부의 총애를 받게 된 것은 2023년 넷플릭스 CEO가 한국에 방문해 투자유치 약속을 하면서부터다. 당시 이걸 성사시킨 것이 강 전 비서관이었는데 그가 잘 알고 있던 조선일보 출신 후배가 넷플릭스에서 일한 인연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당시 대통령실은 투자 유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여사가 넷플릭스 측과 편지를 주고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콘텐츠와 관련해 관심이 많았던 김 여사에게도 해당 사항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도 투자 유치 과정에 적극 관여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야당에서는 이를 김 여사의 국정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이를 기획부터 보고까지 한 것이 강 전 비서관이며 이때부터 강 전 비서관이 여사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게 됐다.

하지만 당시 그는 김은혜 홍보수석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내분이 일어났는데 누군가가 그런 그가 맡고 있던 국정홍보비서관을 김은혜 수석 밑에서 국정기획수석 밑으로 옮겼다. 국정홍보비서관이 홍보수석실이 아닌 다른 수석 밑에서 일하는 기이한 구조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홍보 관련 예산이 대부분 강 전 비서관 산하로 떨어지면서 김 수석은 비서관에게 힘 한번 못 쓰는 처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에 따르면 김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었고, 강 전 비서관은 김건희 여사의 총애를 받고 있었는데 둘 사이에 파워게임이 벌어지자 이긴 것은 강 전 비서관이었다고 한다.
이 싸움에서 강 전 비서관이 이기며 그는 호랑이 등에 날개가 단 격이 됐다. 이때부터 그가 김 여사 최측근이라는 소문이 났다. 일화는 또 있다.

강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 비서실장과의 알력 다툼을 벌여서도 이겼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대통령실 이기정 의전비서관과 함께 두 사람은 김이관섭 전 비서실장을 상대로 누구 입김이 더 센가를 겨루듯 파벌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4월 총선이 끝난 직후였는데, 조선일보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총리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영입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당장 대통령실 공식 라인이 뒤집어졌다. 본인들도 전혀 모르는 얘기인데, 누가 언론에 흘렸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윗선의 결재 없이 멋대로 뜬소문을 흘려 여론을 확인하는 행위는 명백한 월권 행위였다.

당시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이 정보의 출처가 이 비서관과 강 전 비서관이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최근 칠(7)간신이 박영선 총리설의 배후라고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통상적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내부 조사를 벌여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아무 일도 없이 유야무야 넘어갔다고 한다. 오히려 이 전 비서실장이 총선 참패 뒤 민심 수습 차원에서 대통령실에서 물러나면서 김건희 라인의 위세만 더 높아졌다.

온갖 논란 속 관광공사 사장 될까

그런 그는 이번 4월 총선에 출마코자 했으나 그를 뜯어말린 것이 김 여사란 것이 정설이다. 김 여사가 그를 총선도 나가지 못하게 붙잡았다는 것은 그를 윤석열 정권 말미까지 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는데 강 전 비서관이 돌연 8월 초에 대통령실을 나왔다. 그는 8월 4일 대통령실을 나오며 본국 언론에다 “지난 3년 4개월가량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당분간 재정비를 위해 물러나려고 한다.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것들을 챙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며칠 뒤 그는 관광공사 사장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동시에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그가 갑작스럽게 나오게 된 배경과 관련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는데 그 골자가 바로 건설시행업자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비위혐의가 대통령실에 보고됐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런 비위를 공론화하지 않고 조용히 내보내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는 후문이다.

비위 혐의를 감찰하지 않고 조용히 덮고 다른 자리로 보내는 것은 현 정부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패턴이다. 대표적으로 강모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지난 7월 용산 한남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바 있다. 이 사실을 알고도 용산은 별다른 조치 없이 강 선임행정관을 정상 출근시켰다. 한 달 뒤에야 언론 보도가 나오자 부랴부랴 여론의 눈치를 보며 대기 발령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현재도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강 선임행정관의이 여론이 가라앉으면 다른 자리로 갈 것이라고 보고 시선이 많다.

강 전 비서관의 이런 비위혐의는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파다하게 돌고 있다. 정상적인 정권이라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강 전 비서관의 사장 임명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특히 김건희 여사가 국정을 좌지우지 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강 전 비서관은 이런 여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관광공사는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지난달에 최종 후보자 3인을 뽑으면서 강 전 비서관을 여기에 포함시켰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제청 절차가 남았는데, 강 전 비서관이 최종 후보자에서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산하기관의 공모 절차를 거친 임원을 주무 부처가 뒤집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한동훈 언급 ‘한남동 두 라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구체적으로두 명의 한남동 라인 인사를 언급하며 이들의 비위에 대해 말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강 전 비서관이다. 한 대표 역시 이런 비위 혐의를 전해듣고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을 총괄했던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한국공항공사 사장 지원 과정에서 특혜를 받고 사실상 내정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감사원의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감사에서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한 업체 ‘21그램’이 관저 공사업체로 선정된 경위에 대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인물이다.

감사원은 이전 과정에서 법령을 다수 위반했다며 김 전 비서관의 비위 사실을 인사혁신처에 통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본국에서는 정치브로커 명태균과 관련한 의혹들이 계속 터져 나오며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 문고리 3인방들의 국정농단의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의혹의 최종 종착역에는 김건희 여사의 국정개입 의혹이 자리잡고 있다. 보수층에서도 김 여사의 활동자제를 비롯한 각종 의혹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 여사가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는 결국 인사를 통해 드러난다. 만약 강 전 비서관이 이런 비위 의혹에도 불구하고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된다면 윤 정권의 막후 실세로서 김 여사의 영향력을 여전하다는 것이 입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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