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용 대기자의 단독취재] 류진 풍산그룹회장 부인 일가의 美 정치자금 기부 전수조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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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인 헬렌 노여사 통해 트럼프경쟁자인 잽 부시 ‘몰빵’정치자금
◼ 잽 부시의 공화당 경선출마로 기부내역공개 ‘풍산 비밀 드러나’
◼ 2007년~2013년까지 10회 연설 의뢰하면서 ‘우회적 방법 지원’
◼ 부시일가,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지지 않고 일부는 해리스투표
◼ 드러내놓고 잽부시 지원…12월 열리는 한미재계회의 이목 집중
◼ ‘앞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조용히 서포트하는 것이 바람직’ 여론

트럼프 전대통령이 해리스부통령을 큰 표차이로 누르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세계 각국 이 미국우선주의 정책에 대한 두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한국경제인협회가 다음 달 미국에 서 한미재계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인 류진 풍산회장이 지난 2016년 대선 때 자신의 아내를 통해 트럼프 전대통령의 경쟁자였던 잽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를 지원한 것으로 밝혀져, 한미경제협력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미국언론은 류 회장이 트럼프의 경쟁자 잽 부시의 ‘슈가대디’ 라고 대서특필한 것으로 드러났다. 류 회장은 잽 부시에게 10차례이상 돈을 주고 유료강연을 맡긴 것으로 밝혀졌고, 부시가문의 대표적 반(反)트럼프가문으로, 이번 대선에서조차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고, 일부는 해리스지지를 선언했기 때문에, 트럼프가 이를 불편하게 여길 가능성도 적지 않아 다음 달 열리는 한미재계회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류 회장의 아내인 헬렌 로씨와 자녀 2명 등 자신을 제외한 가족 3명 모두가 미국인으로 드러난 류진 풍산회장, 자신의 아내와 아들이 이미 2000년과 2010년 한국국적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자신의 아내와 아들이 한국국적이라고 허위공시를 일삼았던 류진회장, 한국의 대표적 방산업체를 운영하면서도 자신의 아내와 자녀 2명 모두 미국국적을 취득하게 하고 자신은 기러기생활을 해온 류진회장의 정치적 성향이 한국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음 달 ‘한미재계회의’ 이목 집중

류진회장은 자신이 최소 14년 이상 한국국적 상실사실을 숨겼던 부인 헬렌 로씨를 통해 지난 2000년부터 미국정치인들에게 거액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 거액기부가 올해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전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진 부시가문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류 회장은 지난 2016년대선 때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 트럼프 전대통령과 맞붙었던 잽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를 지원, 트럼프 전대통령의 경쟁자를 직접 지원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연방선거관리위원회 확인결과, 류 회장의 부인은 ‘헬렌 로’라는 이름을 사용, 지난 2000년 6월 15일 부시대통령 캠프인 공화당전국위 캘리포니아지부에 8만 달러라는 거액을 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입수한 기부금신고서에 따르면, 헬렌 로씨는 ‘캘리포니아 주 베버리힐스 사서함 468호’라고 자신의 주소를 기재했으며, 자신의 직업 등은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로 씨가 자신의 주소로 기재한 ‘사서함 468호’는 로 씨는 물론, 류 회장과 자녀 2명이 미국에서 자신의 주소를 기재할 때 사용하는 사서함으로, 류 회장일가는 468호를 수십 번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자신의 베버리힐스 저택 보유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헬렌 로씨는 하루 뒤인 2000년 6월 16일 부시대통령 캠프인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2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입수한 기부금신고서에 따르면, 이름, 주소 등 기재내역이 모두 동일했고, 직업을 기재하지 않아서, 직업 등이 무엇인지 요청해야 한다고도 적혀 있었다. 헬렌 로씨가 이틀사이에 부시캠프에 무려 10만 달러를 기부한 것이다. 특히 개인후원회에는 기부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정치활동위원회[PAC]에는 무한기부가 가능하기 때문에, 10만 달러라는 거액을 기부한 것이다. 이때는 류 회장이 형 류청 씨와 풍산후계자 경쟁에서 승리, 막 회장에 취임한 직후였고 부시가문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형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고 자신의 지위를 더욱 단단히 굳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적 잽부시에 몰빵 기부

류 회장은 지난 2004년에도 부인 헬렌 로씨를 통해 ‘2004 조인트후보위원회 2’라는 정치활동위원회에 2만 5천 달러라는 거액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확보한 기부금신고내역에 따르면, 로 씨는 지난 2004년 10월 13일 또 다시 베버리힐스의 사서함 468호를 자신의 주소지로 기재했고, 이번에는 자신의 직업이 ’홈메이커’ 주부라고 밝혔다. 류 회장은 이처럼 부시대통령을 적극 지원한데 이어, 2016년 대선 때는 올해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전대통령의 경쟁자를 지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입수한 기부 금 신고내역에 따르면, 헬렌 로씨는 지난 2015년 9월 16일 ‘JEB 2016 INC’라는 잽부시 캠프에 2700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2700달러는 후보캠프에 대한 개인의 후원금 최대치이다.

개인은 2700달러, 부부는 540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고, 로 씨는 개인 최대치를 기부한 것이다. 또 이는 공화당 대선 프라이머리, 즉 대선 예비경선을 위한 후원금이 라고 기재했다. 로 씨는 이때 자신이 풍산 자회사인 PMX 인터스트리의 바이스체어맨이라고 적고, 주소는 이 회사 소재지를 기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류회장은 자신의 아내를 통해, 부시대통령의 아들 잽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가 2016년 대선과 관련, 공화당 대선후보경쟁에 뛰어들자, 잽 부시를 지원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잽 부시의 경쟁자였던 트럼프 전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류 회장은 2016년 대선 때 잽부시를 지원한 만큼, 트럼프진영에는 전혀 지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류 회장이 자신이 한국경제계의 대표자라며, 다음 달 워싱턴에서 한미경제회의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과연 트럼프당선인이 아무리 너그러운 사람이라 해도 자신의 경쟁자를 노골적으로 지원한 류 회장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지는 미지수다. 이미 알려졌듯 부시가문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에 대한 공개지지를 표명하지 않았고, 오히려 각을 세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부시가문의 일부인사는 노골적으로 트럼프를 비판하며 해리스를 찍겠다고 발표,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했었다. 류 회장의 부시가문 ‘몰빵지원’은 잽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의 대선출마로 인해 더욱 낱낱이 드러나게 된다. 2015년 봄 공화당 대통령후보 경선출마를 선언한 잽 부시 전주지사는 2015년 7월과 8월 자신의 33년 치 개인소득세 신고내역을 공개했고, 자신의 유료연설 등 외부수입내역도 샅샅이 공개했다.

이처럼 대선출마후보의 개인소득세 보고서 사본공개는 법적으로는 의무가 없지만, 후보자 누구나 스스로 공개하는 것이 관행이고, 잽부시 역시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의 형과 마찬가지로 이를 공개했는데, 뜻하지 않게도 류 회장의 각별한 지원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잽부시는 플로리다주지사에서 물러난 뒤의 수입내역을 밝히면서 2007년부터 2015년 봄 까지의 유료연설, 즉 돈을 받고 연살한 내역에 대해서도 상세히 밝혔다. 본보가 입수한 잽부시의 유료연설내역은 A4용지 8매 분량으로, 풍산에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만 10차례 돈을 받고 연설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풍산은 2007년과 2008년, 2009년, 2010년 등 4년간은 각각 한차례씩 잽부시에게 연설을 의뢰하고 연설료를 지불했으며,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은 각각 두 차례씩 모두 6차례 잽 부시에게 연설을 의뢰하고 그에 상응한 대가를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설 초청 우회적 정치자금지원

특히 2009년에는 풍산은 잽부시 전주지사를 태국의 ‘시암풍산주식회사’로 초청, 유료연설을 밭긴 것으로 드러났다. 류 회장이 잽부시의 주지사직 퇴임 후 최소 7년간 매년 한차례 또는 두 차례씩 잽부시에게 유료연설기회를 주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정치적 기부를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풍산이 잽부시의 슈가대디’라고 대서특필하고 류 회장의 부시가문 전폭지원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사에는 류 회장이 로스앤젤레스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대목도 나온다.

부시의 고위측근이 인터뷰에서 류 회장이 LA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지금까지 트럼프 전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 것은 2016년과 2020년, 그리고 올해 2024년 까지 모두 3번이다. 하지만 류 회장은 자신의 부인을 통해 트럼프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류 회장은 헬렌 로씨를 통해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의원들에게도 적지 않은 기부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트럼프 전대통령이 예상을 뒤엎고 큰 표 차로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그의 극단적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전세계가 긴장하고 있는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따라 전국경제인 연합의 후신인 한국경제인협회가 다음 달 미국에서 한미경제인회의를 연다고 한다.

트럼프, 불편한 심기 드러낼 듯

하지만 공교롭게도 류 회장이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고, 류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경쟁자를 지원하는 등 너무나 뚜렷한 정치색을 갖고 있어, 한국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금까지 전경련회장을 비롯한 한국경제계의 수장 중, 류 회장처럼 노골적으로 미국의 특정 정치인을 지원한 사람은 전무하다. 이병철, 정주영, 이건희, 구본무 등 그 어떤 재계의 수장도 자신이나 직계가족 명의로 미국정치인들에게 직접 정치자금을 건넨 사람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하려면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여야 한다. 류 회장은 자신의 부인이 미국국적자였기 때문에 기부가 가능했고, 그 덕분에 풍산그룹 내에서의 류 회장의 입지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정치인들에게 노골적으로 호불호를 드러냄으로써, 이제는 오히려 불편한 관계가 되는 부메랑을 맞게 된 것이다.

한인재계인사중 미국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은 풍산의 수석부회장격인 헬렌 로씨 외에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이 유일하다. 류 회장이 공화당에 발이 넓다고 주장하지만, 트럼프는 기존 공화당주류와는 결을 달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경쟁자를 노골적으로 지원한 류 회장은 맨 앞에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서포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류 회장은 자신이 트럼프와도 인연이 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적어도 기부금내역등을 통해서는 트럼프의 경쟁자를 지원한 것이 명백하다. 류 회장이 부시지원을 통해 일익을 담당했지만, 굳이 자신이 지원한 사람의 경쟁자가 미국대통령에 당선된 상황에서, 과연 재계대표라면, 앞에 서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곰곰이 생각해 볼 시점이다. 과연 류 회장이 마이다스의 손이 될지, 마이너스의 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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