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건물주가 베푼 송년잔치…한인 180명 대거 참석
◼ 건물주와 입주자간 대화와 소통으로 불만문제 해결 계기
◼ 한인들 지지로 ‘주민회’ 결성한 여성 대표의 봉사 리더십
◼ 20년전 의혹 살인사건, 입주자 강제퇴거 등 문제 아파트
LA다운타운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740 사우스 올리브 아파트’(740 S. Olive St. Apartments)에서 지난 13일(금) 주말에 맛있는 ‘타코’(Taco)와 경품 등으로 흥겨운 송년잔치가 오후 내내 진행됐다. 이 자리에 한인 입주자 약 180명이 참석했다. 아파트 측에서는 송년잔치를 도서실에다 준비했는 데,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과 함께 깔끔한 식사 테이블을 준비해 참석자들의 기분을 돋구었 으며 전문 ‘타코’ 주방장이 나서서 직접 서브하여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요즘처럼 LA시내 노인 아파트들 분위기가 여러가지 불만사항으로 냉냉한 현실에 아파트 주인 측에서 입주자들에게 송년 잔치를 베푼 소식은 2024년을 보내는 절기에 한가닥 훈훈한 바람이었다. 이 같은 송년잔치가 열린 이면에는 이 아파트 입주 한인 노인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한인 여성 봉사자의 끈질긴 집념의 소망이 담겨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송년잔치를 베푼 ‘740 사우스 올리브 아파트’(740 S. Olive St. Apartments)는 지난 20여년 전부터 최근까지 여타 다른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의 아파트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20년전에도 한인 노인이 다수 거주하는 아파트였는데 2003년 당시 이 노인 아파트에서 한인 거주자와 아파트 관리회사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었다. 지난 2003년 4월 1일에 당시 이 아파트 한인노인친목회 관계자들은 매니저가 시설개선을 요구 하는 한인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며 한인 언론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인 노인친목회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4년간 발생한 살인사건 의혹 ▲문제제기 거주자 무단 퇴거 ▲주차공간 확보 ▲복도 공기정화시설 보수 ▲대형 세탁기 설치 ▲엘리베이터 교체 ▲무장 한인 경비원 배치 ▲노인친목회 활동 적극지원 등의 요구안을 관리 회사에 전달했다.
당시 노인친목회 강창희 회장은 “전 회장 때부터 이런 요구사항을 매니저에게 제출했지만, 번번이 묵살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돕고 있는 미주 한인장애인 연합회 다니엘 오 이사장은 “한인 노인들이 영어를 못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관리회사가 주거환경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친목회에 따르면 아파트 각 층에 세탁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빨래를 1층에서만 해야 하며 각층 복도에 공기정화 시설이 없어 여름에는 한인 노인 입주자들이 질식하는 사건도 여러 차례 발생 했다고 주장했다. 친목회는 또 이 아파트 관리와 운영에 불만을 제기하는 입주자들에게 강제퇴거 명령도 불사했다며, 지난 2001년에는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온 조모(당시 69세)씨를 정신 병자로 몰아 강제퇴거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이 아파트를 관리하는 SK매니지 먼트의 필 서더랜드 매니저는 입주자의 시설 개선 요구가 있을 때마다 적절한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해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던 중 지난 2008년에 이 아파트는 현재의 이 아파트 건물은 2008 년 9월, 관련 캘리포니아 주택국이 연방정부 지원으로 740 사우스 올리브 아파트를 Olive Street Preservation에서 인수하고 5,245만 달러의 FHA 221d4 모기지 보험으로 강화된 신용, 1540만 달러 의 저소득 주택 세액 공제 (LIHTC) 자산을 투자하여 재건축을 시작했다. 2009년 1월,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20년 시장 출시형 섹션 8 HAP 계약을 체결했다. 주요 재건축으로 건물 내부/외부 및 건물 시스템 수리, 에너지 효율 개선, 공용 공간 편의시설 및 개별 유닛 업그레이드가 포함되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HUD의 지원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절실히 필요한 저소득노인주택(섹션 8)에 대한 접근성을 보존했을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개발 지원이라는 HUD의 또 다른 주요 목표도 충족시켰다. 2024년 여름에는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도 실시했다.
20여년 지난 노후아파트 피해
‘740 사우스 올리브 아파트’가 비록 2008년에 연방정부 주택지원으로 12층 건물에 309유니트로 새로 탈바꿈을 했으나 본질적인 입주자들의 불만은 해소되지 못했다. 연방정부 HUD의 지원금 으로 새로 Olive Street Preservation, LP하는 소유주가 아파트건물을 매입하고 Related Management Co. L.P라는 회사가 관리를 맺으며 새로운 운영을 했지만 과거보다 크게 달라지지는 못했다. 특히 2024년 들어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로 일부 입주자들은 다른 곳에서 임시로 생활을 하기도 하는 등 입주 한인들은 많은 불편을 겪었다. 여름철에 제대로 된 방충망도 설치 안하고 작업을 하기도 했으며, 여름철 비도 쏟아져 아파트 내부 복도에까지 물이 넘쳐드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한 예로 지난 5월 31일 공고문이 붙었는데 6월 과 7월 중 매주 월요일에 오전 6시- 10시까지 온수와 냉수 단수 조치한다고 공고했다. 그런데 7월 2일과 3일에는 오후 1시까지 온수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6월 29일에는 오전부터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3대가 모두 고장나서 특히 위층에 거주하는 노인 입주자들이 걸어 내려오는 불편을 크게 겪었다. 당시 오후 2시까지도 수리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마켓을 보고 돌아온 위층 입주자들은 그 때까지 엘리베이터가 작동이 되지 않아 1층 로비 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진풍경이 계속되기도 했다. 다음날 6월 30일에도 오전에 엘리베이터 3대 고장이 계속되어 마켓보고도 물건을 9층까지 못 올라가고 있었다. 이 당시 12층애 거주하는 한 흑인에게 한인 입주자가 “당신은 영어를 하니 엘리베이터 3개가 모두 고장나는 사태에 대하여 사무실에 항의하라”고 했더니, 그는 “내자신도 변호사 찾아가려고 한다.” 면서 “이번에는 가만 안 두겠다”까지 했다.
7월 10일에는 공고문이 아파트 사무실 유리창에만 부착 돠어 있었는데 ‘오늘 아파트행사 참석 으로 사무실을 일찍 문을 닫는다는 것’이었다. 만약 거주자들이 외출도 하지 않고 사무실에도 가지 않았다면 이런 공고문도 볼 수 없어 몰랐고 사무실이 일찍 문을 닫는 사실도 모르고 지나치게 되었 다. 적어도 엘리베이터 문에라도 부착하게 되면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주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7월 11일에 엘리베이터 앞에 영어와 한국어로 공고문이 부착됐다. <2024년 7월 11일(목)부터 7월 14일(일) 오전 5시 부터 오후 5시까지 온수가 공급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같은 공고문은 1층 엘리베이터베 앞에 붙여 놓았는데, 만약 이날 엘리베이터를 이용 하지 않고 자신의 아파트 방에만 있는 노인들은 이를 보지 못해 그날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것이다. 이 같은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하는 과정에 아파트 사무실에는 한인을 포함한 직원들이 있으나 입주자들의 불만처리를 제대로 처리하는데 역부족이었다.
입주자들 불만 폭주에도 묵묵부답
지난 10월 14일 본보 취재진은 이 아파트를 방문하여 건물옥상, 도서실, 세탁장, 비상계단 등 둘러보고, ‘740 사우스 올리브 아파트 주민회’의 김재문 회장을 포함 유한수 부회장 등 임원들과 도서실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현재 임원은 회장에 김재문, 부회장에 유한수, 두봉진, 오상학, 제이 최 등이다. 작년까지 주민회 회장 일을 맡았던 전직 대표는 지난 5월에 다른 곳으로 이사 가는 바람에 주민 회도 자연히 활동이 멈추어졌다고 했다. 그 전직 대표는 떠나기 전에 주위 사람들에게 전하기를 “아피트 본사에 건의해도 안 들어 주는 바람에 몹시 힘들었다”고 했다. 현재의 김재문 주민회의 회장은 “지난동안 거주자들과 만나 이야기 들어보면 글로 표현이 불가 능할 정도로 어려운 사항이 많았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직접 아파트주민들과 만나서 그들의 불만 사항을 사무실에 알리는 것 조차도 매우 힘들었다고 했다.
현재 주민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재문씨는 원래 주민회를 모르고 조용히 살아가려고 했던 입주 자였다. 하지만 아파트를 출입하면서 주변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인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도저히 지나칠 수 없어 그들을 대신하여 아파트 사무실 직원과 부딛히면서 “이래서는 안되는 구나”를 실감하게 되었다. 김재문 회장은 거대한 실체인 대형 아파트 조직과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방면의 지식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래서 비영리단체인 KIWA의 협력을 구했으며, 과거 대형 아파트와 거주자들의 분쟁 관계 에 관한 자료도 수집했다. 물론 그 사건들을 다룬 변호사들로부터 정보를 얻었고 입주자들이 조직 체를 결성하여 투쟁한 사례들도 수집했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불만을 지닌 입주자들의 상황을 자신의 일처럼 만들기 위해 가능한 많은 입주자들을 만나 그들의 처한 환경을 구체적으로 자료로 만들었다. 이렇게 입주자 편에서 대변을 하다 보니, 입주자들도 자신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 다. 한 입주 노인은 기자에게 “지금까지 우리 아파트에서 내가 당한 불편을 진심으로 알아주고 가족처럼 자기일처럼 대신한 사람은 김 회장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불편을 당한 사람, 불만을 지닌 사람, 무언가 건의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거대한 아파트운영 조직체와 싸우려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하나로 뭉치는 길 이외 는 없다는 사실을 김 회장도 알게 되었고,서명하는 입주자들도 그 길이 유일한 방법임을 알았다.
“거대 아파트조직체와 싸우려면…”
한쪽으로 서명을 받고, 또 한편으로 자문역활을 하는 KIWA에도 열심히 찾아가고 하면서, 와해 되었던 주민회를 부활시겼다. 과거의 주민회와는 차원이 다른 KIWA등과 같은 전문 기관들의 공동 협력을 과시했다. 김재문의 ‘주민회’가 다시 결성되자 아파트 본부측에서도 달라지는 분위기였다. 매달 모이는 주민회에 참석자들이 증가했다. 지난 11월 27일(수) 땡스기빙 전날 주민회의에는 54명의 입주자들이 참석했다. 한편 지난 11월 7일에는 아파트 사무실에서 김재문 주민회의 회장에게 그동안 건의 받은 사항 중 몇 가지 안건을 아파트 본부에 보고했다고 이메일로 알려왔다. 첫째로 24시간 7일 동안 경비원 상주 요청을 제안했다. 둘째로 스프링 쿨러 , 스모크 감지 장치, 비상 당김 줄 작동 강화 요청도 했다.
세번째로 주차장 자리 배정과 조명 등 설치 등을 요청했다. 주민회의 건의사항을 본부에 보고했다는 아파트사무실 관계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민회의 동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디는 징조로 보여지고 있다. 한편 이 740 S. Olive St. 아파트에서 조금 떨어진 Spring St.에도 노인 아파트가 있는데 740 S. Olive St. 아파트가 공동 관리자로 되어 있는데, Spring St. 에는 상주 경비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현재 주민회의 관계자들이 구체적 사항을 모색 중이다.한편 김재문 회장은 지난 여름 아파트의 리모델링 공사로 엘레베이터까지 고장나는 환경에서 여러가지 불편을 당한 입주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김회장은 층층대를 힘들게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육체적인 고통과, 한편 입주자들의 건의사항과 요청사항을 전하기 위해 아파트사무실 직원들과 논쟁도 벌이며 싸이는 스트레스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아파트에 온수 단전 공지가 나오면 이를 모르고 지나가는 입주 노인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주는 일에서부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 불편한 노인들을 보살피느라 지난 4월과 7월에는 차민영 병원에서 진료까지 받아 물리치료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층계를 오르내리면서 스트레스로 다리 알통과 넓적다리까지 아파서 물리치료까지 받기도 했으며, 왼쪽 머리와 눈까지 통증이 밀려오고 혓바닥까지 돋아 끝내 차민영 내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파트 측은 지난 11월 도서실에서 개최된 정기 주민회에서 ‘12얼 13일 금요일에 송년잔치를 베풀어 주고 싶다’고 알려왔다. 이에 김재문 회장은 “이런 송년잔치에 우리 주민회도 감사의 뚯을 전했으며, 이를 계기로 아파트 측과 진지한 소통으로 문제점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도록 할 것이다”라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