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화폐 ‘제로엣지’투자금 온라인도박으로 367만 달러 탕진
◼ 최고경영자 한인 리처드 김…탕진 후 케이만법원에 청산신청
◼ 제로엣지 ‘누구나 동일한 승률 온라인카지노가 목표’투자유치
◼ 청산관계 없이 SEC조사로 형사사건 비화가능성…‘파멸의 늪’
골드만삭스 등에서 활동했던 전도유망했던 한인변호사가 가상화폐 온라인 카지노업체를 설립한 뒤, 회사공금으로 카지노를 하다, 운영자금 등을 몽땅 날렸고, 결국 회사는 공중분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한인변호사는 지난해 약 3백여만 달러의 공금을 카지노로 탕진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횡령한 공금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 회사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지난 1월말 케이만군도 법원에 청산을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고, 증권거래위원회는 이 변호사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지노업체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승률로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카지노업체와 카지노고객 양측 모두에게 동일한 승률을 제공한다는 모토로 설립된 <제로엣지>. 가상화폐를 이용한 동일한 승률의 온라인 카지노를 꿈꾸던 제로엣지가, 회사대표인 한인변호사의 도박으로 허망하게 무너져 버렸다. 어찌된 영문인지 전후사정을 취재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제로엣지>는 지난 1월 23일 이른바 ‘조세피난처’로 잘 알려진 케이만군도의 법원에 자금난에 따른 자발적 청산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자발적 청산신청서에 따르면 ‘제로엣지는 2024년 4월 11일 케이만군도에 설립됐고 2024년 6월 20일 법인정관 등이 제정됐다. 제로엣지는 가상화폐 온라인카지노 업체로,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승률을 제공하며,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게 공평하게 운영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회사 이름을 제로엣지로 지었다’고 밝혔다. 제로엣지는 ‘2024년 4월 및 2024년 6월 두 차례 투자금을 모금, 약 750만 달러를 모았으나, 2024년 6월말 회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한인 리처드 김이 회사자금과 자산대부분을 횡령한 혐의를 발견, 회사와 투자자가 이를 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SEC의 조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며, 리처드 김은 2024년 7월 2일 사임했고, 가상화폐 온라인카지노 플랫폼 개발이 중단됐고, 모든 직원을 해고했다’고 설명했다.
투자금 받아 온라인 카지노 도박
결국 ‘제로엣지’는 임시주주총회를소집, 청산을 결의했고, 이에 따라 케이만군도법원에 청산승인을 요청한 것이다. 제로엣지는 ‘발행주식은 367만여 주이며, 이중 240만주는 A형 보통주, 109만주는 우선주, 17만주는 B형 보통주로 구성돼 있으며, 2024년 12월 19일 개최된 주주총회에 발행주식의 66.24%가 참석했고, 이중 대부분이 청산에 찬성, 청산인을 지정하는 등 자발적 청산절차에 돌입했다. 자발적 청산을 한 뒤 채권자들에게 자산을 배분하고, 그래도 남은 자산이 있다면 주주들에게 분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로엣지’는 올해 1월 6일 케이만군도 관보에 청산방침을 공고하고 채권자등 이해관계인은 21일 이내에 채권증명서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1월 23일 기준, 투자자가 보유한 토근 55만 달러, 또 다른 투자자가 보유한 토근 22만5천 달러와 2개 로펌의 법률비용 청구액 약 5만 달러등 총 부채는 82만 5천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제로엣지’의 자산은 스테이블코인 약 5만 9천 달러, 아웃소싱업체에 선지급을 했다가 돌려받은 비용 4만 6천여 달러 등 10만 7천 달러에 불과했다. 즉 부채는 82만5천 달러인데 자산의 10만 7천 달러이기 때문에 주주나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법인청산에 나선 셈이다. ‘제로엣지’가 자발적 청산을 신청한 것은 올해 1월말이지만, 이미 회사 설립 3개월도 채 안 돼 이 회사 대표이사가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이 회사 투자자나 이사들뿐 아니라 대중에게 알려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회사 대표이사가 한인변호사라는 점이다.
제로엣지의 대표이사는 한인남성인 리처드 김씨. 리처드 김은 가상화폐회사인 겔럭시의 임원으로 일하다, 제로엣지를 창업, 최고경영자를 맡은 인물로, 촉망받는 변호사, 세계적 투자은행의 투자전문가, 거기다 가상화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재다. 하지만 가상화폐를 이용한 온라인카지노회사를 차렸지만, 그 자신이 카지노를 하다 공금을 몽땅 날리고, 회사는 사실상 공중 분해시키고 말았다.리처드 김은 지난해 7월 자신이 ‘제로엣지’의 공금 367만 달러를 횡령했으며, 자신 스스로 이 같은 사실을 연방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투자자들 역시 연방증권거래위원회에 이를 신고한 것으로 밝혀져, 투자자들의 신고가 있자, 리처드 김 자신도 결국 이를 자진신고방식으로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금횡령규모가 367만 달러
리처드 김은 ‘제로엣지’가 자신이 임원으로 일했던 가상화폐회사 겔럭시를 비롯해 투자자들로 부터 약 7백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이 돈으로 비트코인 ‘레버릿지’를 거래하다, 지난해 6월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리처드 김은 같은 해 7월 2일 투자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최고경영자직에서 스스로 사퇴했다. 특히 한때 김 씨가 대표를 맡았던 투자회사 겔럭시는 이 같은 사실을 금융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처드 김의 공금횡령은 단순한 비트코인 거래가 아니라, 도박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금으로 비트코인거래를 해서 그 수익으로 도박을 하다 큰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언론은 수십 년에 걸친 장기간의 도박과의 전투가 리처드 김 몰락의 원인이 됐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김은 지난해 3월 겔럭시를 떠나 제로엣지를 창업했으나 겔럭시와 투자자들이 김 씨의 부적절한 행위를 발견, 금융당국에 이를 신고했다는 것이 겔럭시의 공식발표다. 겔럭시는 김 씨의 공금횡령규모가 얼마인지 밝히지 않았고, 부적절한 행위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김 씨는 자신의 공금횡령규모가 367만 달러라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리처드 김은 가상화폐관련잡지인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스스로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를 했다, 큰돈을 잃었고, 엄청난 과실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내가 돈을 훔쳐서 도망갈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김은 6월 20일 투자금 조달을 마감한 뒤, 바로 그 다음날부터 비트코인 거래를 시작했고, 며칠 만에 큰돈을 잃었다’고 밝혔다. 투자금 조달 마감일이 6월 20일이며, 이사회에 ‘367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알린 시점이 6월 29일이었다.
불과 9일 사이에 큰돈을 잃은 것이다. 이사회와 투자자들은 자체조사에 나선 뒤 부적절한 행위를 발견했고, 이를 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함과 동시에 리차드 김에게 사임을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대표이사 사임도 이사회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리처드 김은 2004년 18살 때 워싱턴유니버시티를 졸업했고, 2007년 21세 때 콜롬비아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로 알려졌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골드만삭스의 국제외환 및 신흥시장 거래부문의 최고운영책임자였고, 2012년부터 2025년까지는 JP모건에서 국제외환 및 신승시장거래의 공동 최고운영책임자를 역임했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JP모건의 파생상품 및 법률분야에서 일했다.
또 변호사자격을 취득한뒤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유명로펌 클리어리 코틀립에서 은행, 금융, 파산 분야 변호사로 일했다. 거액투자를 받은 가상화폐회사가 처음에는 공금의 아주 작은 부분을 운용하다 실수를 해서 다른 분야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결국 회사 최고경영자는 암흑 같은 구덩이로 추락하고, 투자자들은 돈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은 가상화폐업계에서 매우 익숙하고, 흔해빠진 일이지만, 리처드 김 사건은 투자자 겔럭시가 가상화폐업계에서 나름대로 신뢰를 받고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업체에서도 공금횡령 사건이 발생한다는 점이 충격이라는 것이다.
부채 등을 포함하면 840만 달러
특히 당초 김 씨는 횡령액이 367만 달러 상당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횡령액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840만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 투자자 측 주장이다. 투자액 750만 달러상당에다 부채 등을 모두 포함하면 840만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제로엣지의 자발적 청산과는 별개로 리처드 김 변호사에 대한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이 문제가 형사사건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