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취재] 트럼프 ‘1센트 주조 전면중단’ 행정명령에 ‘풍산’ 날벼락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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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동전중단 행정명령에 사실상 페니 제조 전면 중지
◼ 풍산 PMX인더스트리, 시장점유율 50%로 날벼락 맞은 셈
◼ 美동전시장 ‘올린 브라스와 풍산’이 소전시장 사실상 반분
◼ ‘PMX 2023년 10년간 23억 달러 장기계약체결’ 무산위기

트럼프대통령이 화폐의 액면가치보다 제조비용이 3배 이상 더 드는 1센트 동전, 즉 페니의 주조를 전격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센트 동전주조에 드는 비용 이 3.7센트에 달하므로, 1센트 동전을 만들면 만들수록 연방정부의 손해가 커지는 만큼, 즉시 중단하는 것이 낭비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동전원료의 50%정도를 공급하는 한국기업 <풍산>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풍산은 2023년 초 미국조폐공사와 최소 2억 6천만 달러, 최대 32억 달러에 달하는 10년 장기계약을 맺어 숨통을 트는 듯 했지만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한편 풍산은 미국자회사인 2019년 치 PMX인더스트리의 자산과 매출 등을 엉터리로 공시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회계장부를 조작한 자본시장법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1센트짜리 동전 만들면 뭐하나, 배보다 배꼽이 더 큰데, 당장 생산 중단해’ 대통령취임과 동시에 1기 때보다 그립을 더 세게 잡고, 질주하는 트럼프대통령, 설사 소송에 걸려서 중단되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은 대통령의 행정명령권한을 무한 행사하겠다는 트럼프대통령, 마침내 더 이상 1센트 동전, 페니를 만들지 말라는 명령까지 내렸고, 그래도 이 명령은 그나마 합리적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대통령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재무부장관에게 1센트 동전인 페니의 주조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1센트 동전 수조 8350만 달러 손실

1센트짜리 만드는데 1센트가 드는 것이 아니라, 1센트보다 2센트나 더 많이 들어가며 만들면 만들수록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트럼프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은 가짜뉴스일까? 그렇지 않다. 오랜만에 트럼프대통령이 1센트 주조비용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조폐공사가 발행한 ‘2024년 미국 동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센트 페니 동전 1개 만드는데 비용은 3.69센트에 달했다. 재료비용이 3센트, 행정비용이 0.66센트, FRB까지의 운송비용이 0.03센트라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22년 2.72센트보다 2년 만에 약 30% 상승한 것이며, 지난 2023년 3.07센트보다 70센트 급등한 것이다.

2022년부터 1년간 오른 비용은 보다, 최근 1년간 상승폭이 두 배나 더 컸다. 1센트짜리 만들면, 비용이 3.7배나 더 드는 것이다. 지난해 9월말 마감된 2024회계연도에 미국조폐공사가 주조한 1센트 동전은 모두 32억 개, 순손실이 8350만 달러로 집계됐다. 속사정이 이러니, 더 만들 필요가 없는 셈이다. 현재 미국에서 발행되는 동전은 1센트, 5센트, 10센트, 25센트, 50센트 등이며 1달러짜리 동전도 있기는 하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중 1센트짜리와 5센트짜리는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다. 2024회계연도기준 5센트 동전 주조비용은 13.78센트, 액면가의 약 2.8배에 달한다.

반면 10센트 동전 주조비용은 5.76센트, 25센트 동전 주조비용은 14.68센트, 50센트 동전 주조비용은 33.97센트로 조사됐다. 10센트와 25센트 주조비용은 액면가의 약 60%, 50센트는 액면가의 약 35%수준으로, 이들 동전은 그나마 주조비용이 액면가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전에 대한 수요도, 50센트짜리만 늘어날 뿐 나머지는 줄어들었다. 2024년 FRB에 공급된 새 동전은 59억 개로, 전년 105억 개에서 46억 개, 44.1%이상 감소했다. 이 59억 개 중 32억 개가 1센트 동전으로, 페니 주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신용카드 등을 비롯한 전자화폐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실물 지폐나 동전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명령 발동에 불똥

페니는 1792년 처음 주조된 동전으로, 당초에는 지금보다 더 컸고 순수한 구리로 만들어졌지만, 약 0.75인치정도로 줄어들면서, 아연이 97.5%에 동으로 도금을 했다. 특히 아연이나 구리 등 원재료 가격이 1센트를 넘으면서 이를 녹이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지만, 현재 1센트나 5센트 동전을 녹이거나 이를 외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페니 주조를 중단하면 예산낭비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미국인의 입장에서는 큰 이득을 얻는 셈이다. 하지만 미국의 동전주조가 한국의 한 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동전주조 중단은 이 기업에 장기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 기업은 바로 스스로를 한국의 대표적 제1의 방산업체라고 주장하는 ‘풍산’이다.

풍산의 미국 내 자회사인 PMX인더스트리가 미국 동전원료의 약 절반가량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조폐 공사가 PMX의 가장 큰 고객이며, 사실상 매출전체가 미국정부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동전원료시장은 풍산 자회사 PMX인터스트리와 오린 브래스로 잘 알려진 ‘위랜드 롤드 프로덕트 노스아메리카’ 등 2개 회사가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2개 회사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오린 브래스가 PMX를 조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조폐공사는 2022년 말과 2023년 초 이들 2개의 기업과 10년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IDC’로 불리는 이 계약은 물품인도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장기계약을 의미한다. 미국조폐공사는 이들 2개 기업과 최대 55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풍산PMX, 계약체결 2년 만에 날벼락

본보가 연방조달정보시스템 조회결과, PMX인더스트리는 지난 2023년 2월 27일 연방재무부산하 조폐공사에 2032년 9월 30일까지, 약 10년에 걸친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조폐공사에 따르면 최대 주문액수는 23억 달러에 달할 수 있으며, 의무적으로 반드시 주문해야 하는 액수는 2억 6405만 달러로 확인됐다.

PMX가 오는 2023년까지 최대 23억 달러를 납품할 수도 있지만, 여러 상황의 변화로 주문이 줄어들면 수주액이 2억 6400만 달러로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PMX의 매출이 2023년까지 한화로 약 3조 4천 억 정도 확보된 것으로, 안정적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계약을 따낸 셈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계약체결 약 2년 만에 트럼프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페니 주조중단명령이 내려지면서, 최대주문액수인 23억 달러는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다. 미국조폐공사가 만드는 동전 5개 중 가장 양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페니가 사라지게 되면서 동전원료 주문의 급감이 불가피하다. 이같은 상황은 오린 브라스도 마찬가지다. 오린 브라스는 지난 2022년 10월 4일 미국조폐공사와 2032년 9월 30일까지 10년간 최대주문액수 35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의무적으로 반드시 주문해야 하는 액수는 6억 6백만 달러로 드러났다. 즉, 미국조폐공사는 이들 2개 업체와 58억 달러 장기계약을 체결했고, 이중 오린브라스가 60%인 35억 달러를, PMX인더스트리가 40%인 23억 달러를 차지한 것이다. 또 의무주문액은 오린 브라스가 PMX인더스트리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부시대통령 때 잘 나갔던 ‘풍산’이 이제는 오린 브라스에 1.5대 1 정도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PMX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약 32억달러의 미국정부계약을 수주한 반면, 오린 브라스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약 30억 달러의 미국정부계약을 수주했다. 이 같은 상황을 봐도 오린 브라스가 PMX를 무섭게 추격, 상황을 역전시켰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오린 브라스는 트럼프정부 마지막해인 2020년부터 PMX를 앞지르기 시작해, 바이든전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 이후 격차를 더 크게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풍산PMX의 거짓공시 의혹 증폭

PMX는 이처럼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고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풍산이 한국증권시장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가 정확하다고 가정한다면, PMX는 적자를 낸 때가 더 많았다. 오바마정부시절인 2009년과 2010년 흑자를 기록한 뒤 2011년부터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다 2016년과 2017년은 흑자, 2018년과 2019년은 적자, 2020년과 2021년은 흑자, 2022년과 2023년은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풍산의 증권시장에 공시한 2019년 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풍산이 거짓공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풍산의 2019년 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9년 말 기준 PMX인더스트리의 자산은 3112억여 원, 손익은 143억여 원 적자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2018년 치 사업보고서 에서 2018년말기준 PMX 인더스트리의 자산은 3112억여 원, 손익은 143억여 원 적자로 기재돼 있다. 류진로이 풍산회장이 신기에 가까운 경영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PMX인더스트리의 2018년말기준 자산 및 손익이 2019년말기준 자산 및 손익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일단 자산은 기업이 손실을 입으면 줄어들고, 이익을 거두면 늘어나게 되므로, 1년 전 자산과 1년 뒤 자산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또 매출이 약속이나 한 듯이 143억 원 손실을 입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류진로이 회장은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회계장부 앞뒤가 맞지 않아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풍산의 2019년 치 사업보고서와 2019년 치 연결감사보고서, 또 2018년 치 사업보고서와 2018년 치 연결감사보고서를 비교하면 더 확연히 드러난다. 2018년 치 사업보고서 및 2018년 치 연결감사보고서상 PMX인더스트리의 자산은 3112억 원, 당기순손익은 143억 원 손실로, 두 보고서상 정확히 일치한다.

원래 이처럼 동일한 회계장부를 기준으로 사업보고서와 연결감사보고서 등을 작성하므로, 두 보고서의 자산과 순손익 등은 일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2019년 치 사업보고서상 PMX의 자산은 3112억 원, 손익은 143억 원 손실이다. 반면 같은 회계장부를 근거로 작성된 2019년 치 연결감사보고서상 자산은 2987억 원, 당기순손익은 187억 원 손실로 기재된 것으로 드러났다. 두 보고서상 자산, 손익 등은 정확히 일치해야 하지만 다른 것이다, 자산은 235억 원 차이가 났고, 손익은 44억 원 차이가 났다. 어떻게 이런 수치가 나왔는지 의문이 증폭된다.

PMX 주먹구구식 회계장부 논란

특히 이처럼 풍산의 공시는 금융시장법위반이며, 풍산이 상장기업임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을 오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더욱 주목할 점은 PMX는 류진로이 회장의 부인인 헬렌 노씨, 류 회장의 아들인 로이스류 등이 CEO, 수석부사장등 핵심임원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주먹구구식 회계를 하고 이를 모기업인 풍산에 넘겼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풍산이 허위공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PMX의 핵심임원이 풍산의 대주주이자, 오너 일가이므로, 풍산의 실무자들은 회계장부가 잘못됐음을 알았지만, 이를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부인 헬렌 노씨 등이 미국 LA와 뉴욕등지에 초호화주택을 매입하고 호화생활을 하는 것과 이들이 핵심임원을 맡고 있는 PMX의 주먹구구식 회계장부가 모종의 인과관계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류진로이회장이 풍산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상 류 회장이 밥 먹듯이 반복되는 불법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 류진로이회장의 실정법 위반이 양파 껍질 벗기듯 속살을 드러내고, 그 맵싸한 향이 눈물을 불러온다. PMX가 미국에 설립된 법인이라는 점에서 이제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사법당국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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