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취재] 대국민사기극으로 드러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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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혹 ‘대왕고래 프로젝트’ 용역 美 액트지오 사실상 유령회사
◼ 프로젝트는 실패했지만 액트지오는 40억 챙기고 유유히 떠나
◼ 울릉분지 ‘마귀상어’ 평가까지 따내…잇따른 용역, 특혜 의혹
◼ 추락하는 민심과 10%지지도 돌파 타개위한 尹 대국민사기극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국민담화까지 발표하며 자신만만하게 추진한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이 사실상 무위로 끝나면서 지난 8개월간 지속된 논란 과정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라며 향후 5년 간 사용할 수 있는 매장량이라며 호언장담했던 대왕고래 사업은 끝내 대국민 사기극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의 ‘1호 안건’으로 시작해 12·3 비상계엄의 이유로까지 꼽혔던 이 프로젝트는 결국 채상병 주검과 김건희 리스크로 인해 추락하는 민심과 지지도 타개를 위한 물 타기 플레이로 자신의 안위를 지
키기 위해 무려 1천억 원의 국민 혈세를 탕진하며 국민들을 농락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실패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이런 황당한 결과를 초래한 ‘액트지오’사는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사실상 1인 기업이라는 점 등이 문제로 제기된 바 있다. 사무실이 미국 텍사스 주의 한 가정집으로 되어 있는 데다, 현지에서 세금까지 체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부실 업체’ 논란은 더욱 커졌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선데이저널>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많은 의문을 제기하며 반듯이 실패로 끝날 것을 천명하며 여러 가지 의문점을 제시했었지만 그 때는 아무도 믿지 않고 코웃음을 쳤었지만 불과 8개월 만에 사실로 드러났다. 미국의 자문 업체인 액트지오는 앞서 한국석유공사 등에 낸 용역 보고서를 통해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대 140억 배럴이 넘는 가스·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는 세계 제1의 영국 업체가 막대한 투자금을 포기하고 사업을 포기하고 철수하면서 남긴 보고서 카피에 불과했다.

그런 사유를 잘 알고 있는 석유공사가 지난 해 미 자문업체 액트지오에 용역비로 40억 원을 지불했으며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시추에 들인 예산은 총 1000억 원이다. 문제는 ‘누가 액트지오를 윤석열에게 추천했나’하는 것이며 ‘천공’이 그 배후라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액트지오가 용역을 따낸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술 더 떠 액트지오는 이 외에 51억 배럴 이상의 추가 가스·석유가 울릉분지(마귀상어)에 묻혀 있을 가능성을 내놓기도 했다. 다음은 이번 대왕프로젝트 실패와 관련 이해를 돕기 위해 <선데이저널>이 지난 해 8월 보도한 기사내용의 일부를 발췌했다.

‘삼성시총의 5배’ 허풍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동해 앞바다에 삼성전자 시가총액 450조에 5배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는 흡사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포항 유전 사건이나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평화의 댐 모금 운동과 같은 정권 차원의 사기 사건이란 의혹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 미국 기업 담당자가 방한해 사업에 대해 설명한다고 했으나 이 기업이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대한민국이 산유국이 될 것이라는 천공의 몇 달 전 유튜브 내용까지 알려지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관련주는 발표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그 다음날부터 다시 하락하는 테마주로 전락하는 등 한 나라 대통령의 발표가 주식시장 협잡꾼의 발언처럼 받아들여지는 형국이다.

실제 매장량은 아직은 알 수도 없는 상황이고, 실제 매장이 됐다고 하더라도 시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프로젝트여서 아직까지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를 발표하기까지 과정이 석연치 않고, 무엇보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점이다. 대왕프로젝트가 지난 해 8월 당시 본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채상병 수사 외압 사건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가 알려진 것이었다.

본지도 보도한 것처럼 새로운 사실들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면서 대통령의 개입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이종섭 전 장관과 당시 국민의힘 국방위 여당 간사였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수 십 차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사건이 대통령실과 정부 그리고 여당 간 긴밀한 소통 속에서 이뤄졌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이처럼 윤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뉴스가 계속 터져 나오던 형국에 윤 대통령은 6월 4일 오전 10시 예고도 없이 기자들 앞에 섰다. 유전개발 첫 국정브리핑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담당부서인 산업부 공무원들도 조차도 발표 사실을 직전까지 몰랐다. 담당 공무원들도 몰랐던 사실인데 윤 대통령은 이를 자신있게 브리핑했다.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삼성전자 시총의 5배가 넘는 양이라고도 허풍을 쳤다. <중략>

예견된 대국민 유전 사기극

본지 취재에 따르면 작년에 올해 10월부터 영일만 앞바다 시추가 예정되어 있었다. 실제 공공기관 입찰 전문 사이트에도 이미 정부가 작년 11월에 동해 8광구와 6-1광구 탐사시추를 위한 용역 계약 의뢰를 한 사실이 드러나 있었다. 그럼에도 하필 이 시점에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을 나선 것은 석연치 않다. 현재 윤석열 정부가 ‘대왕고래’라는 이름을 붙인 시추지는 이번에 처음 시추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이전에도 여러 차례 시추를 했던 지역이었다. 3년 전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시추를 했던 바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정부는 어떤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윤대통령이 취임 후 첫 정책브리핑에서 직접 설명한 이날 논란은 윤대통령이 자주 만난다고 했던 천공의 영상도 화제로 이어지고 있다.

▶천공은 유튜브 방송에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나. 앞으로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 (중략) 파면 다 나온다. 가스고 석유고 많다”고 했다. 해당 영상은 올해 1월 촬영한 영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주 뒤 대통령이 “동해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해 논란은 더 증폭되고 있다. ▶대통령의 브리핑 과정도 석연치 않다. 이날 대통령은 오전 9시부터 15분~30분 단위로 한국-아르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 10개국 아프리카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다.

브리핑 시간인 이날 오전 10시에도 애초에는 모리셔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정상회담 시간을 조정했다. 그리고 오전 10시에 용산 브리핑룸을 찾아, 4분간 브리핑을 하며, 동해 석유가스전 내용을 밝혔다. 첫 국정브리핑이며, 앞으로 주요한 사안에 대해 종종 국민 앞에 브리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발표 뒤, ‘아프리카 정상과의 회담’ 때문에 질문은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리고 질문은 배석한 산자부 장관이 대신 받았다.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국정브리핑에 장관이 배석한 사실을 브리핑 1시간 전인 9시께에 알았다. 발표와 산자부 배석은 대통령실이 정해, 장관에게 직접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주무부처도 몰랐던 사안을 대통령이 발표한다는 사실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국제신용평가사들도 의문제기

이번 발표와 관련해서 본국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적인 신용평가사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전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직접 발표한 데 대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이 소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업계에서도 상업적 생산으로 이어질 성공률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S&P는 4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정유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엄격한 테스트와 막대한 재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업스트림(원유와 가스의 탐사·개발·시추·생산 단계) 생산을 실현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정유 업계와 아시아 전역의 원유 트레이더들은 S&P에 한국 동해안과 서해안의 석유 및 가스 매장 가능성과 관련해 “매장량 탐사가 상업생산으로 이어질 성공률은 매우 낮다며 한국의 유전 탐사프로젝트에 흥분하지 말라”며 신중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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