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일 행사 고질적 병폐 잘 치루고도 ‘찜찜한 이유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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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LA 3·1절행사는 역대 기념식중 최고압권
█ 행사 전 공연 ‘대한인 살았다’공연 공감대 형성
█ 국경일 행사 때 마다 일부 단체장의 ‘갑질’훼방
█ 앞으로 광복 80 주년행사 ‘어떻게 치뤄야 하나’

LA한인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중의 하나가 “우리 단체가 이 행사의 주인이다”라는 이상한 논리를 펴는 황당한 단체장들이 있다. 특히 국경일 행사를 두고 ‘누가 주최권이냐? 누가 주관을 행사할 것인가?’ 를 두고 괴상한 논리를 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연관 단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지난 1일 남가주새누리교화에서 올해 106주년 3·1절 기념행사를 LA한인회를 포함 5개 애국단체들이 연합해 성대하게 치루었는데 이날 배포된 행사 팜플렛에 ‘주최-주관에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으로 명기하지 않았다’고 해당 단체 대표의 불만 표출로 행사를 주관한 LA한인회와 4개 연합 단체들이 ‘저런 행동으로 나오는 단체와 올해 광복 80주년을 어떻게 치뤄야 하나’로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올해 106주년 3·1절 행사 진행의 총괄 집행을 담당한 김용호 LA한인회 수석부회장은 10년 전인 2015년 당시 LA한인회가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여러 한인단체들과 협업해 기념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룬 공로로 LA한인회가 광복 70주년 기념사업 추진 유공 단체로서 전세계 한인회 중에서 유일하게 대통령 단체표창을 받았는데 그 당시 행사 기획을 총괄한 장본인이었다.

당시 김용호 수석은 8·15기념식과 LA시의회 선포식을 비롯해 국회의원 초청 정책포럼, 글짓기 및 그림 공모전, 축제장터, 미주독립운동사 사진전, 일제전쟁범죄사진전, 독도 홍보기획전 등 다채로운 행사를 기회 진행한 바 있는데 그 기획 업무를 3개월에 걸쳐 준비했다. 당시 이기철 주 LA총영사는 광복 70주년 행사 이듬해 2016년 6월 30일, 대통령 단체표창 수상 단체인 LA한인회 관계자들을 관저로 초청해 전수식을 열었다. 당시 이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한 노고를 치하하며, 기념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한인단체가 함께 소통하고 협업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클라라 원 이사장의 반목

올해 3·1절 행사는 LA 산불 재난 등으로 행사 실제 준비 기간은 2주 정도였다. 당연히 김 수석부회장은 5개 단체들과 연합하는 행사이기에 밤을 세워 가며 기획안을 만들고 연계 단체들과 협의 하느라 고심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장벽을 만났다. 올해 106주년 3·1절 기념행사의 기본적인 순서 등을 포함한 최초 기획안을 연계단체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연계 단체들은 모두 동의를 표했는데, 유독 국민회기념재단의 클라라 원 이사장이 행사 프로그램 순서에서 기념식 사회자가 스티브 강 한인회 이사장으로 내정된 것을 국민회기념재단이 정한 청소년들로 교체를 요청했다. 이에 김용호 수석부회장은 행사가 LA시장을 포함해 미주류사회 인사들도 참석하는 관계상 한정된 시간에 맞추어 순서를 진행하면서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해야 하는 관계상 능숙한 사회 경험이 많은 스티브 강 이사장이 적격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자가 마음에 안든다’ 교체요청

사회자 변경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클라라 원 이사장은 ‘이번 행사에 도네이션 한 단체를 행사 연합 단체로 팜플렛에 명기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 용호 수석 부회장은 이번 3·1절 행사 연합단체는 이미 정해진 광복회미서남부지회, 미주 3·1여성동지회, 미주 도산기념 사업회, 흥사단 LA,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의 명칭만 명기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지시켰다. 무엇보다 김용호 수석부회장은 “이번 3·1절 행사를 합동으로 준비하는 한인회 등 6개 단체 대표들이 첫 번 회합을 하는데 클라라 원 이사장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자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기한 광복회 측과 심한 논쟁을 펼치는 바람에 합동회의가 파탄이 나 버렸다”면서 “너무나 황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 뿐만이 아니다. 3·1절 행사 준비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바로 3·1절 행사 전날인 2월 28일에 또 사단이 일어났다. 그동안 계속 문제꺼리를 제공한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의 클라라 원 이사장이 이번에는 행사 팜프렛 표지에 ‘주최·주관에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으로 명기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이같은 불만 표출은 3·1절 행사에 많은 비용을 보훈부로부터 지원받은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이 행사하기에 주최 주관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에 화가 치밀어 오른 김용호 수석부회장은 “행사 비용을 한인회가 전부 부담 할터이니 국민회기념 재단은 이번 행사에서 빠지라”고 소리첬다.

김용호 수석부회장은 이같은 클라라 원 이사장의 행동에 “아직도 타운내에 이상한 단체장이 생존해 있으니 걱정이다”면서 “앞으로 8·15광복 80주년 행사도 남아있는데, 마음의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LA한인회의 제프 이 사무국장도 “국민회기념재단측은 지난해 3·1절에도 합동행사에 합의를 하고서도 나중 독자적인 행동을 벌여 연합단체들이 곤혹스러워 했는데,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행동을 벌려 함께 연합 행사를 했던 5개 단체들이 황당해 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3·1절 행사는 LA한인회 사상 최초로 중가주 이민 성역인 리들리-다뉴바 지역에서 개최했는데, 당시 국민회기념재단은 행사 준비를 위한 6개 단체 합동회의에서 합의를 하고 합동 기자회견까지 끝냈는데, 몇 일 후 일부 언론에 보도된 클라라 원 이사장의 언론 인터뷰에서 3·1절 행사를 LA에서 국민회기념재단이 개최하는 것으로 포장되어 보도된 것을 본 한인회 등 다른 연계 단체들은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 106주년 3·1절 행사는 LA지역에서 LA한인회(회장 로버트 안)와 5개 애국 단체인 광복회미서남부지회(회장 김준배), 미주 3·1여성동지회 (회장 헬렌 김), 미주도산기념 사업회(데이빗 곽), 흥사단 LA (회장 정문식),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이사장 클라라 원) 등 6개 단체가 연합해 지난 1일 오전 11시 남가주 새누리 교회(담임 박성근 목사) 본당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청소년을 포함해 약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했다. 행사 순서마다 김용호 수석부회장의 기획연출로 한인회 사상 모범이 될 국경일 행사였다. 특히 이날의 식전 공연 “대한이 살았다”는 지금까지 국경일 기념 행사에 볼 수 없었던 3·1절 국경일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예술 공연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식전 공연이 이날 기념식의 의미를 한층 승화시켜준 순서가 되었다.

“지난해도 말썽 부리더니 올해도”

지금까지 한인사회에서 여러 장르의 기념식 행사에서 식전 행사들이 있었으나 이번 LA지역 3·1절 행사의 식전 공연 “대한이 살았다”는 기념비적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식전 공연 제목 “대한이 살았다”가 어디에서 영감을 불러 왔는가를 보면 더욱 알 수가 있다. 1919년 3·1운동 직후,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서대문 형무소에 3·1운동을 주동했다는 이유로 여옥사 8호 감방에 유관순, 심명철, 어윤희, 권애라, 신관빈, 임명애, 김향화 등 7명의 독립운동가가 수감됐다. 10대부터 30대 여성이었던 이들은 옥중에서 노래를 만들 어 부르며 공포를 달래고, 서로에게 용기를 불어 넣었다. 3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는 20명이 넘는 수감자들이 함께 생활했는데 축사보다 열악한 옥중에서 ‘대한이 살았다’는 노래를 만들어 부르며 공포를 달랬고, 서로에게 용기를 불어 넣으며 견뎠다.

유관순 열사의 소원은 조국의 독립이었다. 그러나 그토록 꿈꾸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유관순 열사는 1920년 9월 28일, 향년 17세의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06년전 서대문 형무소에서 3·1운동의 여옥사 수감자들이 불렀던 “대한이 살았다”의 그 역사적 의미를 오늘의 역사로 이끈 주인공은 LA한인회 문화예술분과위원회 진 최 위원 장은 “올해 106주년을 맞는 삼일절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정신과 자긍심을 되새기기 위해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며 “삼일절 의미를 잘 몰라 그냥 가벼운 행사로 생각하고 있는 이민 2세 대들에게 삼일절 정신을 배워 계승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이런 의미의 공연에 여러 장르의 한인 예술가들이 참여한 콜라보레이션 형식을 통해 식전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한인 예술가들의 열정은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지윤자 국악 명인이 가야금을, 이병상 우리 가락선교회 이사장은 대금을 각각 맡아 연주 했다. 진 최 위원장은 발레 부문을, 장상근 LA한인회 합창단 지휘자가 노래를 맡고, 유나영 AKDC미주한국무용단장은 한국무용을 연주했고 전자 바이올린 연주자인 윤진영씨도 참여했다. 전체적인 식전 무대 공연 연출은 주성 프로덕션의 주성 대표가 맡았다. 이날의 “대한이 살았다” 식전 공연의 하일라이트는 12명의 초등학생들이 태극기를 들고 등장하는 피날레로 과거의 일이 현재의 일로, 그리고 미래를 상징했다.

이번 식전 공연은 LA한인회 유튜브 채널인 <KAFLA TV>에서 문화 강좌로 지난 11일 오후 6시에 재공개됐다. 특히 이번 LA한인사회 3·1절 행사에 카렌 배스 LA시장이 최초로 직접 참석해 축사를 통해 LA한인사화와 LA시와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또한 이번 3·1절 행사에 지미 고메즈 연방하원의원과 헤드 헛트 LA시의원과 존 이 시의원 등 주류사회 고위 정치인들도 참석 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3·1절 행사에 가장 핵심적인 3·1독립선언서 낭독을 LA시의원 헤드 헛트 와 존 이 시의원 등이 청소년, 독립운동가 후손들, 애국동포 단체장들과 함께 낭독하여, 이 또한 의미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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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 살았다(8호 감방의 노래)

8호 감방의 노래 원곡은 1919년 3·1운동 주동 죄목으로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 감방에 수감된 유관순(1902~1920) 열사 외 6명의 독립운동가들이 옥중에서 만들어 부른 노래다. 같은 시기 감방에 수감됐던 독립운동가 심명철(본명 심영식·1896~1983) 지사의 아들 문수일씨가 기록으로 남겨둔 가사를 한국일보에 공개하면서 다시 알려졌다. 노래 가사 첫 단어 “전중이”는 징역살이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전중이 일곱이 진흙색 일복 입고/두 무릎 꿇고 앉아 주님께 기도할 때
접시 두 개 콩밥 덩이 창문 열고 던져줄 때/피눈물로 기도했네 피눈물로 기도했네
피눈물로 기도했네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전중이 일곱이 진흙색 일복 입고/ 두 무릎 꿇고 앉아 주님께 기도할 때
접시 두 개 콩밥 덩이 창문 열고 던져줄 때/피눈물로 기도했네 피눈물로 기도했네
피눈물로 기도했네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에헤이 데헤이/에헤이 데헤이/에헤이 데헤이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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