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와이드 특집] 트럼프 행정부 ICE의 무차별 이민 단속 작전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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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섬 주지사 “가주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맹비난
█ 방위군 총 4000명에 해병대 700명 출동…민간인 체포나서
█ LA 이민단속 반대시위 계속해…주방위군 배치에 긴장 최고조
█ 주방위군 투입에 사전 주지사 허가 받지 않아 적법 논란 확산
█ ‘ICE 동원 무차별 단속은 분명히 불법적인 폭력 사용’규탄시위
█ LA 불법이민단속 반발시위 현장 공포탄·최루탄 발사 아비규환
█ 시위 합류 미국인들 “폭력적 단속 끔찍해,트럼프 정부가 도발”
█ 불법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이를 막는 주방위군 긴장

LA 도심 한가운데서 벌어진 지난 주말부터 계속된 불법체류자 반대시위 현장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LA시와 카운티 곳곳에서 지난 주말부터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 방위군 2000명의 투입을 결정하면서 시위 양상은 더욱 격화되는 모습이다. 8일 LA타임스, NY타임스 등 미국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에 주 방위군의 “불법적인 배치”를 철회하고 “내 지휘 하에 복귀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트럼프가 개입하기 전까지 우리에겐 문제가 없었다”며 “이는 캘리포니아 주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 하는 행위이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이민단속사태의 전말을 짚어 보았다. <특별취재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 작전에 항의하는 시위는 지난 6일 주말 부터 시작 됐다. 주말 동안 패러마운트 시의 홈디포 인근과 LA 다운타운의 연방 구금 시설 주변에서 시위대와 LA 경찰 간의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도로를 점거하고 쓰레기통에 불을 놓기도 했으며, 한 차량이 불타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에 경찰은 최루가스와 섬광탄, 후추 스프레이 등으로 강경 진압에 나섰다. 그 결과 70여 명의 시위자가 체포됐다. 트럼프는 지난 7일 밤 LA 지역의 시위를 ‘불법 시위와 폭동̓으로 규정하면서 주 방위군 2000명에게 연방 임무를 부여하고 시위 지역에 투입하도록 전격 명령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도 “폭력은 용납되지 않으며 법 집행관을 공격하면 최대 한도로 기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례없는 방위군 배치작전

8일 일요일 아침부터 LA에 배치되기 시작한 주 방위군은 캘리포니아 육군 제79보병여단 전투단 소속으로 알려졌으며 약 300명이 우선 세 군데에 투입됐다. 이들의 주 임무는 연방 건물 및 연방 요원 보호로 제한되며 민간인 체포 권한은 없는 것으 로 전해졌다. 현장에 투입된 주 방위군은 시위대와 직접적인 충돌은 자제하며 방탄 방패와 목봉을 들고 방어적인 대형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와 주 방위군이 정면으로 대치하는 긴장된 상황도 연출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들은 파견된 주 방위군이 배치 직전에 교전 규칙을 숙지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처는 주지사의 요청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전례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1992년 로드니 킹 사건으로 촉발된 LA 폭동 당시에도 주 방위군과 연방군이 투입된 바 있으나, 피트 윌슨 당시 주지사와 톰 브래들리 LA 당시 시장의 공식 요청에 따른 조처였다는 점에서 현 상황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또한 LA 폭동은 6일간 63명이 숨지고 2000명이 부상한 데다 약 10억 달러의 막대한 재산 피해를 남기는 등 현재의 국지적인 시위 양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폭력 사태가 벌어졌었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주로 연방 이민 정책 및 단속 당국을 향한 것이며, 1992년과 같은 광범위한 혼란 상태는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주지사 요청 없이 국내 문제 해결을 위해 주 방위군을 연방소속으로 동원한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1965년 앨라배마 셀마 인권 행진에 나선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이 주지사 요청 없이 연방군을 파견한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군 동원법(Title 10 of the U.S. Code)을 이번 조처의 근거로 들었으나 이 법 조항에는 “이러한 목적의 명령은 해당 주의 주지사를 통해 발령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법적 정당성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어윈 체머린스키 UC버클리 로스쿨 학장은 LAT 인터뷰에서 “반란법(Insurrection Act)이 대통령의 주 방위군 동원 권한을 부여하기는 하지만 이번 조처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극단적인 상황에서나 고려돼야 할 결정이 너무 성급하게 취해졌다. 시위대에 대한 연방 정부의 무력 사용 의지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란법은 대통령이 폭동 및 반란 진압을 위해 군대를 직접 투입하는 게 가능하다. 아울러 주지사의 동의 여부도 불필요하며, 군이 직접 치안 임무와 같은 법 집행 활동도 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휴식을 마치고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향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캘리포니아에 반란을 선포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하지만 폭력이 있었고,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주지사 요청없는 방위군 동원은 위법

한편 BBC 방송은 8일 지난 주말 ICE의 작전으로 인해 LA에서는 최대 118명이 체포 됐으며, 금요일 하루에만 44명 이 체포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단속을 “잔인하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민주당 소속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 시장을 “무능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섬 주지사는 연방 정부의 주방위군 장악을 “의도적으로 도발적인 행위”라고 규정하며, “오히려 긴장만 고조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뉴섬 주지사 측은 AP통신에 통상 주방위군은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동원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을 활용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섬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연방 정부가 개입해 폭동과 약탈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후 폭력 사태가 계속될 경우 현역 해병대 투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인근 캠프 펜들턴 기지의 병력들이 “최고 경계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섬 주지사는 “정신 나간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7일 밤 늦게 패러마운트 지역은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은 여전히 이어졌다. 시위가 처음 발생한 홈디포 철물점 인근에는 최루탄과 연기로 공기가 자욱했다. LA 카운티 보안관들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수 분 간격으로 섬광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

인근 주민들과 시위 참가자들은 이민자들이 상점 안에 갇혀 두려움에 떨며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패러마운트 지역은 주민의 80% 이상이 히스패닉계로 구성돼 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며칠간 LA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수행하던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과 연방 법집행관들이 폭력적인 군중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캘리포니아의 무능한 민주당 지도부가 시민 보호라는 책임을 방기했다”며,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2000명의 주방위군을 배치하는 대통령 각서를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차르’로 불리는 톰 호먼 국경 특임관은 ICE 작전을 직접 감독하기 위해 LA를 방문한 자리에서 폭력이나 사유재산 훼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댄 보지노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시위대에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혼란을 가져오면 우리는 수갑을 가져간다. 법과 질서는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뉴섬 주지사는 “연방 정부는 구경거리를 원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이들 에게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폭력으로 대응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질서한 연방 단속은 자의적인 체포 할당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무모하고 잔인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캐런 배스 LA 시장은 ICE 요원들이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민자 인권단체인 ‘로스앤젤레스 인도적 이민자 권리 연합(CHIRLA)’의 대표 안젤리카 살라스는 최근 집회에서 “우리 공동체는 공격받고 있으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이고, 아버지이며, 어머니들이다. 이 상황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6일 부터 8일까지 LA 도심 한가운데서 벌어진 시위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연방정부는 구경거리를 원하고 있다”

8일 LA 시내 연방 구금시설인 ‘메트로폴리탄 디텐션 센터̓(Metropolitan Detention Center, 이하 MDC) 일대에서는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검거 작전에 반발 하는 시위가 지난 6일 주말부터 사흘째 열렸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8일 일요일 오후에는 이미 주방위군 소속 군인 수십명이 도열해 MDC 앞을 둘러싼 상태였고, 그 앞에 시위대 수백명이 모여 이에 항의하며 대치하고 있었다. 현장에는 며칠째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살포한 최루탄 가스 냄새가 진동했고, 공기 중에는 누군가가 피운 대마초(마리화나)로 추정되는 연기 냄새도 섞여 있어 두통을 유발했다. 상공에는 당국이 띄운 헬기 2∼3대가 계속 날아다니며 소음을 일으켰고, 시위대의 고함과 시위를 지지하는 차들의 경적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

주방위군 군인들은 머리에 헬멧을, 얼굴에는 방독면을 쓴 채 긴 곤봉과 방패로 무장하고 삼엄한 경계를 하고 있었고, 일부는 총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시위대는 군인들을 향해 험한 욕설을 섞어가며 “물러가라”고 외쳤다. 시위를 조직한 단체 관계자는 확성기를 통해 “우리는 80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커뮤 니티 자위 연대̓(the comm-unity self defense coalition)와 함께하고 있으며, 이 연대의 한 단체인 ‘유니온 델 바리오̓에 속해 있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 단체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유니온 델 바리오’는 미국 내 멕시코계 이민자들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싸우는 단체다. 이 단체 관계자는 “우리는 이 부당함을 막기 위해 강력하게 단결된 운동으로 그들(ICE)을 무력화하고 그들이 우리 지역사회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것”이라며 “우리 편이 그들보다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현장에 모인 시위대 대부분은 중남미계로 보였고, 멕시코를 비롯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 여러 중남미 국가의 국기를 두른 이들이 눈에 띄었다. 백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일부 있었으나, 아시아계는 기자를 포함한 일부 취재진을 제외 하고는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애슐리̓라고만 밝힌 18세 대학생은 “가족 중 서류 미비 체류자가 있어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러 나왔다”며 “나는 여기서 태어난 미국 시민이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ICE나갈 때까지 시위 계속 될 것”

애슐리는 불법 체류자인 가족이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떨고 있다면서 “우리의 평화로운 시위에 (정부가) 주방위군을 동원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 헌법상 권리인 시위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그들(ICE)이 우리 도시에서 나갈 때까지 시위에 계속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성조기와 함께 콜롬비아 국기를 깃대에 매달아 흔들고 있던 시위자 마르틴 헤커 마르티 네스(46) 씨는 “나는 미국 시민이지만, 내 어머니가 콜롬비아에서 오셨고 미국 시민으로서 자랑스러운 것 중 하나는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라는 점”이라며 “그런데 지금 그 반대 방향 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부끄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정부가 군대를 동원해 사람들을 내쫓으려는 것을 목도하는 게 정말 끔찍 하다”며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맞서려고 노력하면서 지금 벌어지는 일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방위군의 진압보다 더 두려운 것은 “시위 과정에서 누군가가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상황이 통제 불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평화적인 시위가 유지되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시위에 참여한 미국인 제이크 모나한(35) 씨는 “정부가 사람들(불법이민자들)을 추방 하거나 국경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도, ICE를 동원해 홈디포나 도심 상가를 급습할 필요는 없다”며 “그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고, 분명히 불법적인 폭력 사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무리한 단속은 트럼프 행정부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도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기자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평화로운 시위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아이스박스를 들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시원한 생수를 나눠주던 젊은 남성은 조디(23) 씨는 자신이 멕시코계 미국인으로, “혼자서 자발적으로 나와” 이런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저 모두가 평화로운 시위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도우려고 먹을 것을 준비해 왔다”며 “방송 뉴스에 차가 불타고 사람들이 물건을 던지는 모습이 나왔는데, 그것은 우리 이미지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시위가 폭력으로 번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는 초반 40분가량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간혹 격앙된 분위기가 나타 나기도 했다. 시위대가 막고 있던 6차로 도로에 차 한 대가 들어서자 시위대 여러 명이 차량을 둘러싸고 운전자를 향해 욕설하면서 돌아가라고 고함을 질러 양측 간 실랑이가 잠시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시간이 오후 2시를 넘어 인근에 있는 LA 시청 일대의 집회를 위해 시위대 상당수가 빠져나간 뒤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갑자기 LA경찰국(LAPD) 소속 경찰들이 우루루 나타나 시위 현장 한쪽을 에워쌌고, 남성 시위자 1명이 여기에 반발해 고함을 지르며 앞으로 뛰어나가자 경찰들이 몰려들어 이 남성을 구타했다. 이 남성은 양손을 뒤로 묶인 채 수갑이 채워져 체포됐고, 이를 본 사람들이 흥분해 거세게 항의하자, 대치하고 있던 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공포탄과 고무탄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펑!”, “펑!” 하고 계속 터져 나오는 발포 소리와 화약 냄새로 현장은 금세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장면을 촬영하고 있던 기자의 정면에서도 한 경찰이 공포탄을 쏘며 “뒤로 물러나라!”고 위협했다. 시위대 역시 이에 맞서 소리를 지르며 경찰을 향해 뭔가를 던지기 시작했다. 이후 LA 시청 쪽에 있던 대규모 시위대가 이곳 MDC 앞으로 합류하면서 현장의 긴장감은 더 높아져 일촉즉발의 상황이 됐다. LAPD는 이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도심의 이 지역 일대에서 벌어진 시위가 “불법 집회로 선언됐고, 많은 사람이 체포됐다”면서 “모든 사람은 이 구역을 즉시 벗어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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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운타운 거리에 사람이 없다’
‘이민 단속으로 공포 분위기 확산’

트럼프 행정부 이민 당국이 지난 주말LA 시내 자바시장 한인 업소등을 포함, 홈디포 등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 단속 작전을 벌이는 바람에 한인타운을 일거에 공포 분위기를 몰아넣어 가뜩이나 경기 침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6일 연방 이민 단속 요원과 국토안보부, FBI, 마약국 요원들이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스, 이른바 자바시장의 한인 업체와 LA 한인타운 인근 홈디포 등 곳곳을 급습해 대대적인 불체자 단속을 벌여 커뮤니티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금요일인 지난 6일 오전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의 타운 애비뉴에 위치한 한인 운영 대형 의류업체 ‘앰비언스 어패럴’ 사업장 두 군데에서 불체자 단속이 이뤄져 일부 체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한인 업주는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이 중무장을 하고 업체에 들이 닥쳐 다짜고짜 직원들의 신분증을 확인했다”며 “금요일 오전에 급습을 단행해 자바의 한인 업주들이 많이 놀랐고 당황했다. 현재 자바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스티브 강 LA 한인회 이사장은 “앰비언스 업장을 단속해 일부 체포한것으로 알려졌는데 연행된 직원이 라티노인지 한인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ICE 요원들의 단속 현장에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모이자 연방 요원들은 군중 통제에도 나섰고, 일부 시위대는 단속 차량을 막으려다 체포됐다. 또 최소 한 명의 시위자가 연방 요원들이 탄 SUV가 현장을 떠나는 것을 막으려다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이날 다운타운 자바시장은 물론, 한인타운 동쪽 윌셔와 유니온 인근 홈디포 매장 주차 장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국토안보부 요원들이 불체자 급습 작전을 벌여 여러 명을 체포했고, 이같은 단속은 사우스 LA에서도 이뤄졌다고 KTLA 등이 전했다. 홈디포 매장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모이는 장소로, 현장 영상에는 이민자 권익 옹호 단체들이 요원들과 대치하며 체포를 막으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LA 한인회는 6일 벌어진 ICE 단속과 관련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날 갑작스런 단속으로 자바의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영어가 부족하거나 신분 확인에 필요한 증빙이 당장 어려운 경우에도 우선 체포 또는 강제 억류가 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한인은 물론 주민들의 피해와 혼란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인회는 이어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는 연방정부의 독선적인 단속 형태를 규탄하며 지역구 정치인들에게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캐런 배스 LA 시장도 6일 벌어진 연방 이민 세관국의 대대적인 불체자 단속 작전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이처럼 LA 시내 커뮤니티를 공포로 몰아넣는 단속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LA총영사관과 LA한인회는 현지 시간 6일 있었던 이민세관 단속국의 단속에서 한인이나 한국 국적자가 체포된 사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LA 총영사관은 “미국 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 강화 이후 서류 미비 상태로 체류 중인 한국인이 당국에 적발되는 사례가 분명히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들어 당국에 구금돼 영사 면담을 요청하는 한국인 사례가 4∼5건 정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2년여간 이런 사례가 1건밖에 없었는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4개월여간 크게 늘었다는 것이 영사관의 설명이다. LA 총영사관에 통보된 한국인 체포 사례는 모두 개별적 적발 사례로 대대적인 단속 현장에서 적발된 사례는 접수된 바 없다고 영사관 측은 밝혔다. 이같은 이민자 급습 단속에 반발하는 이민자 커뮤니티 단체들과 군중들이 이날 오후 LA 다운타운에 모여 시위를 벌였고 이에 시위 진압 경찰이 진압에 나서면서 충돌이 벌어 지기도 했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당국에 하루 최소 3,000명을 체포하라고 압박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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