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위속보] 트럼프 불법이민자 단속 LA시 일부 「통금령 」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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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시위방치하면 내전’ 해병대 700명 투입
█ 뉴섬 소송 제기에 트럼프는“뉴섬 체포설 유포”
█ 뉴섬 주지사LA 시위두고 트럼프와 한판승부전
█ LA시위 5일간 200명 체포, SF에서 60명 체포

트럼프 행정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상업 지구 불시 단속으로 촉발된 LA 시위는 11일로 엿새째를 맞았다. 10일 오후 LA시의 캐런 배스 LA 시장은 전격적으로 다운타운 주요 시위 지역에 통행금지령(오후 8시-익일 오전 6시)을 발동했다. 이날밤 LA는 밤새 특별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일부 지역 통금령은 별도 조치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뉴욕타임스는 11일 오전 “LA에서 오전 6시가 지나 통행금지가 해제 됐고 거리는 대부분 텅 빈 상태이며 소규모 경찰 병력이 배치되어 있다”고 했다. 한편 LA시위는 뉴욕, SF, 시카고, 텍사스 등지로 확산되는데 이번에는 텍사스주가 주방위군을 투입하기로 했다.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주 방위군을 투입하는 것은 LA에 이어 두 번째이며 이번 결정은 트럼프가 아닌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내렸다. 한편 주방위군 투입 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LA시에 해병대를 투입하는 등 강경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주지사는 9일 오전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소송 제기를 예고했다. 이에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 롭 본타(Rob Bonta, Cal state’s Attorney General)는 9일 기자회견에서 법원에 대하여 트럼프의 명령을 불법으로 선언하고 무효화하도록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한편 미군 북부사령부(USNOR-THCOM)는 9일 성명에서 “해병대 700명을 LA에 투입해 연방 인력과 재산 보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시위 진압에 주 방위군 2000명을 투입한 트럼프는 이날 LA 시위에 대해 “방치하면 내전이 될 것”이라며 “매우 수월하게 통제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해병대는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여러 전쟁에서 명예롭게 봉사해 왔다”며 “독재 대통령의 정상이 아닌 환상을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 땅에 파견돼 자신의 동포들과 맞서면 안 된다” 고 했다.

뉴섬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주방위군까지 동원된 강경 진압 기조 속 시위가 격화하는 것에 대해 “이는 정확히 트럼프가 원했던 것” 이라며 “사태를격화하고, 불법적으로 주방위군을 연방차원에서 동원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가 서명한(방위군 동원) 명령은 캘리포니아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가만히 있을 경우 트럼프는 다른 주에서도 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LA 시위는 9일까 지 나흘째 지속되고 있는데, NBC는 지난 6일부터 사흘간 경찰에 체포된 인원이 총 56명이라고 전했다. LA에서 촉발된 시위가 샌프란시스코·시카고 등 진보 성향이 강한 다른 대도시로 확산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국가적 반란 같은 중대한 경우를 제외하면 주방위군에 대한 통제 권한은 주지사가 갖는다. 하지만 트럼프는 LA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 기습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자 지난 7일 이를 폭동으로 규정하며 주방위군 2000명 투입을 지시했고, 현재 300명이 주요 시위 지역에 배치돼 경계 활동을 하고 있다. 주지사 동의 없는 대통령의 주방위 군 투입은 1965년 린든 존슨 이후 60년 만이다. 그리고 트럼프는 이날 뉴섬 주지사의 체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경 차르’인 톰 호먼이 불법 이민 단속을 방해하면 뉴섬과 카렌 배스 LA 시장을 체포할 수 있다고 밝힌 것 관련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며 “나는 개빈 뉴섬을 좋아하고 그는 좋은 사람이지만 철저히 무능하다. 개빈은 형편없이 일했다”고 했다.

개빈 ‘트럼프는 독재자’ 맹비난

뉴섬 주지사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소송을 전담하고 있는 롭 본타 주검찰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 병력을 불법적으로 동원했다면서 소송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방위군 출동 조치가 캘리포니 아 뉴섬 주지사의 동의 없이 일방 적으로, 주 권한을 보호하는 제10조 헌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불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LA지역 경찰이 시위 사태 상황을 처리할 수 있었으며, 필요시 주 공권력으 로부터 지원을 요청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 적절한 훈련이나 명령없이 국가 방위군을 배치하는 결정은 상황을 심각하게 더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7일,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최소 2,000명의 국가방위군 병력을 최소 60일간 연방 통제 하에 두겠다고 밝히며,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어떤 병력을 사용할지 결정하도록 지시했다. 이 명령은 병력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차출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미국 북부사령부에 따르면 9일 현재까지 캘리포니아 국가 방위군이 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이민 및 관세국(ICE)의 단속과 구금 시설에 대한 시위가 연방 기능에 방해가 되고 있으며, 이는 연방 정부의 권한과 연방법 집행 능력을 방해하는 ‘반란’ 행위로 간주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국내 치안유지 활동에 군대를 동원하기 위해 ‘반란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하는 기준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번 명령에서 반란법을 발동하지 않았다. 대신 특정 조건 하에서 대통 령이 주방위군을 동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 조항만을 인용했다.

또한 대통령에게 연방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병력을 사용할 수 있는 내재적 권한을 주장하는 듯한 언급도 포함되었다.
본타 주검찰총장은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 과정에서 고립된 일부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 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적 명령이 폭력으로 악화되게 만들었다 고 지적했다. 본타 검찰총장은 또한 주관계자들이 1807년 제정된 반란법(Insurrection Act)을 검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중에 이 법을 인용해 미국 군대를 시위 진압에 투입하기 위한 대체 법적 근거로 인용하려 할 경우 주정부의 대응이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본타 검찰총장은 최근의 로스앤젤레스의 시위가 연방군 파견을 필요로 하는 조건이 구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며, “현지 경찰 당국이 시위 사태 진압을 완전히 통제 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LA시위와 LA폭동의 차이

NYT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군대 출동 명령은 법적인 복잡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연방 정부 공권력 권위에 대한 반란이 실제로 발생했는지, 법원이 대통령의 명령이 군대를 출동 시켜야 하는 사태가 합법적일 정도로 심각했다는 주장을 거부할 수 있는지 등이 포함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절차적 문제도 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과연 뉴섬 주지사 를 행정부의 결정과정으로부터 배제시키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는지 여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 지침은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해당 주지사들과 국가방위군 부대 동원 문제를 협의하도록 지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인용한 동원 법령은 국가방위군 동원 명령이 “주지사들을 통해 발령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지사의 데이빗 사프 법률 담당관(David Sapp, Legal Affairs Secretary)이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보낸 공문에서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을 지휘하는 군사령관에게 연방정부가 뉴섬 주지사와 협의하거나, 주지사를 통해 명령을 전달하지 않고 2,000명의 병력을 통제할 것이라고 통보하는 지시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사프 담당관은 군병력 출동에 관한 법적 절차적 문제를 강조하며, LA의 현지 경찰 당국이 해당 시위사태를 적절히 통제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캘리포니아주의 주권 원칙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LA지역에 국가방위군를 배치할 필요는 없으며, 이와 같은 불법적인 방식으로 장기간 배치하는 것은 캘리포니아주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이며, 상황을 악화 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처럼 보여진다. 동시에 이는 캘리포니아주가 이러한 인력과 자원을 진정으로 필요한 곳에 배치하는 것을 연방정부가 방해하는 것이다”라고 국방장관에게 보낸 공문에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약 60년 만에 주지사의 요청 없이 연방 통제 하에 군대를 주에 파견해 소요를 진압한 첫 사례이다. 이는 지난 60년대 인권 운동 기간에 주지사들이 공립학교의 인종 분리 해제 명령을 거부하던 시기에 마지막으로 발생했다. 미국 국내에서 경찰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한 지난 사례는 1992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LA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한 경우였다. 부시 대통령은 당시 캘리포니아 피트 윌슨 주지사와 로스앤젤레스 톰 블래들리 시장 모두 LA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방위군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번 경우는 그런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NYT는 보도 했다. 한편 NYT는 연방법무부 공보국이 이번 사태 논평 요구에 대하여 거부했다고 밝혔다.

NYT “트럼프 군동원령은 불법”

NYT는 “트럼프가 이번 충돌에서 정치적 기회를 보고 있다”며 “차기 대선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뉴섬이 민주당 우세주에서 자신의 핵심 어젠다인 불법 이민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는 점에서 트럼프가 추구하는 모든 요소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번 시위에 대해 ‘침략’ ‘점령’ 같은 격한 표현을 쓰며 시위 참가자를 “폭력적인 반역 폭도” 라 칭했는 데, 자신의 핵심 어젠다인 불법 이민 추방의 진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이번 시위를 정치적 승부처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대미 투자 관련 좌담회에서 LA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에 대해 “나는 내전을 원치 않는다”며 “(상황을) 방치하면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는 개빈 뉴섬 주지사와 캐런 베스 LA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주방위군까지 동원된 강경 진압 기조 속 시위가 격화하는 것에 대해 “이는 정확히 트럼프가 원했던 것”이라며 “사태를 격화하고, 불법적으로 주방위군을 연방 차원에서 동원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LA지약의 경찰과 세리프 기관들은 이번 이민 단속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 히 해왔지만,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할 경우 치안상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위에 멕시코 국기를 포함해 라틴 아메리카 국기들이 시위의 상징으로 등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국기를 흔들며 시위하는 사람들을 “반란자”로 규정했지만, 멕시코계 미국인 시위대에게는 이 국기가 그들의 유산에 대한 자부심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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