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땐 코바나 지원, 대통령돼서는 렌터카 업체로 후원
◼ 개 버릇 남 못 준다더니 尹 정권 잡고는 더 노골적 강탈
◼ 검찰, 윤석열 정권 때 강제 후원 의혹 모두 무혐의 처분
◼ ‘코바나콘텐츠-렌터카 플랫폼 IMS후원’ 본질적으로 같아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에 대한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주 본지가 보도했던 것처럼 특검은 이른바 집사게이트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민중기 특검은 한 발 더 나아가 특검법에 명시된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수사가 윤석열이 현직 대통령이었을 때 최종 무혐의 처분된 만큼, 사건을 다시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권이 바뀐 상황이어서 관련자 진술이 달라질 수 있고,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 수사 때 김건희 대면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재수사가 불가피한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특검은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전시회에 관여했던 한 언론사 간부가 윤석열 정부 때 공공기관 임원에 채용된 점도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특검의 칼날이 코바나컨텐츠에 협찬한 기업을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재계도 긴장하고 있다. 본지는 코바나콘텐츠가 지난 10여 년 간 주최한 전시회와 여기에 후원한 명단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명단에는 본국의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총망라된 만큼 현 정권이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다음은 본지가 입수한 코바나콘텐츠 후원 명단이다. 총 131개로 본국 유수의 기업들이 전부 들어가 있다. 특검은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이던 시절 후원한 명단 30여개를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전체 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까르띠에 소장품展: PAAV, 대한항공(2)
△ 앤디워홀 ‘위대한 세계’展: 한국야쿠르트, GS칼텍스, SK네트웍스, 아시아나항공, LIG손해보험(5)
△ 뮤지컬 ‘미스 사이공’
△ ‘색채의 마술사 샤걀’展: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펜잘, 대한항공, 웨스턴조선, 도이치모터스, KDB산업은행(7)
△ 에펠탑의 페인트공, 마크 리부 사진展: 도이치모터스, 대항항공(2)
△ 불멸의 화가 반고호 in 파리: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LM네덜란드 항공, ING, 푸르덴셜, 웨스틴조선, KDB산업은행, KT&G(13)
△ 피영展: Shadow Play: CJ오쇼핑, CGV, 올리브영, CJ푸드빌(4)
△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이후: 포스코, 대한항공, KB금융그룹, KB국민은행, 신한금융그룹, 신한은행, 웨스틴조선, 도이치모터스, 푸르덴셜, KDB산업은행, 하나금융그룹, 하나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 KT&G, 한화손해보험(16)
△ 점핑 위드 러브展 필립 할스만: 포스코, IBK기업은행, 도이치모터스, 럭스나인, 반도카메라, BRONCOLOR, Artcamera, THE Saem 기타 등등(13)
△ 마크 로스코展: 삼성전자, 대한항공, KDB산업은행, 럭스나인, 도이치모터스, 오토스퀘어, 희림, 하이생, 신한은행(9)
△ 르 코르뷔지에展: LG전자, 대한항공, 희림, 삼성카드, 도이치모터스, 게임빌, 컴투스, 퍼시스, 일룸, 럭스나인, 배달의민족, HYD한양산업개발, 거림종합건축사무소, 신안저축은행, 한미글로벌 기타 등등(23)
△ 알베르토 자코메티展: LG전자, 희림, 게임빌, 컴투스, 럭스나인, 신안저축은행 기타 등등(10)
△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야수파 걸작展: GS칼텍스, 우리금융그룹, 우리카드, 우리은행, 게임빌, 컴투스, LG전자, 노루페인트, K토토, 도이치모터스, 럭스나인, 신라스테이, 신안저축은행 기타 등등(17)
명단에서 보듯이 코바나콘텐츠에 후원한 기업들은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게임업체 등이 대부분이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기업은 물론이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CJ,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유수의 기업들이 전부 포함되어 있다. 이 업체들 중 상당수는 검찰 수사 등에 엮여 있었고, 특수부 실세 윤석열에게 줄을 대기 위해서 보험을 들었다는 것이 특검 측의 판단이다.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사건은 김 여사가 기획한 르코르뷔지에전(2016~2017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2017~2018년), 야수파 걸작전(2019년)에 기업들이 대가성 혹은 청탁성 협찬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세 전시회에는 각각 23개, 10개, 28개 기업(중복 포함)이 협찬했다. 김건희가 주가 조작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대기업, 금융사 등이 협찬사로 참여했다. 윤석열 내외가 입주했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21그램도 협찬에 참여했다.
‘야수파 걸작전’ 협찬사 타킷
특검은 특히 야수파 걸작전 협찬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이 전시회는 윤석열이 검찰총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2019년 6월 13일에 시작됐는데, 협찬 기업이 2019년 5월 중순 4곳에서 한 달도 안 돼 17곳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주최한 언론사가 유치한 기업까지 합치면 28사에 이른다. 협찬 금액은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기도 했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유력 검찰총장 후보에게 잘 보이기 위해 너도나도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협찬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등이 윤석열 부부를 청탁금지법과 뇌물수수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2020년 9월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검찰은 2021년 12월, 2023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기업들의 협찬이 윤석열의 직무와 관련이 없고, 기업들의 청탁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청탁금지법으로는 배우자(김건희)는 처벌할 수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일부 협찬사는 당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지만, 윤석열이 근무하던 검찰청과 다른 곳에서 진행된 사건이거나 윤석열 관련사건 처리에 관여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는 게 검찰 수사 결론이었다. 김건희 특검은 과거 검찰 수사 기록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코바나컨텐츠에 협찬한 기업 관계자들을 다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협찬금의 성격이 청탁 목적인지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특검은 최근 시민단체가 다시 고발해 수사에 나섰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건 기록도 넘겨받았다.
특검은 일단 김건희 후원업체로 알려진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팀은 본국시간으로 21일 오전부터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희림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PC 내 자료와 각종 문서 등 증거물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은 통일교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청탁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지난 2022년 4~8월께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로부터 ‘김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과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후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 씨의 청탁이 이뤄졌던 지난 2022년 6월께 정부는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를 기존 7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늘린 바 있다. 특검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희림의 연관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보인다. 건진법사 전 씨가 희림과 김 여사의 관계성을 알고 청탁을 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모양새다. 희림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나바컨텐츠가 주관한 전시에 3차례 후원하며 ‘김 여사 후원업체’로 알려졌는데, 지난 대통령 관저 이전 용역을 맡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에 대한 분석이 끝나면 특검은 과거 검찰 수사 때 한 차례 서면 진술서만 제출한 김건희를 불러 대면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코바나컨텐츠와 전시회를 공동 주최했던 언론사의 담당 간부가 윤석열 정부에서 공공기관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점도 주목하고 있다. 기업들이 언론사를 통해 코바나컨텐츠 측에 협찬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고 그 대가로 퇴직 후 공직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도 특검 수사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윤석열에게 뇌물죄 적용 가능성
코바나콘텐츠 후원과 렌터카 플랫폼 업체인 IMS에 대한 후원은 본질적으로 같다. 권력을 등에 업은 김건희에게 보험을 든 것이다. 현재까지 특검에 소환된 기업인이 소속된 기업들은 저마다 정부에 줄을 댈 이유가 있었다. 특히 본지가 2023년 10월 보도했던 ‘김건희 정권이 카카오 때려잡기 칼 빼든 속셈’ 기사가 특검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본지는 김건희 여사가 김범수 의장에 대해 사감(私憾)을 갖게 된 이유를 자세히 보도하며, 카카오에 대한 정권 차원의 사정작업에 이유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그런데 이번에 드러난 모양새를 보니 김범수 의장도 이를 알고 계속해서 정권에 보험을 들려고 했다는 것이 나오고 있다. 이 사건이 간단치 않은 이유는 단순한 권력남용이 아닌 돈이 오간 뇌물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업체 후원의 또 다른 공통점은 김건희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의 존재다. 그는 2010년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과정에서 김건희와 친분을 쌓은 후 코바나컨텐츠에서 감사를 맡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건희 모친 최은순의 지시로 최 씨의 통장 잔고 증명서를 직접 위조한 인물로 지목돼 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되기도 했다. 김씨는 2023년 자신이 설립한 렌터카 업체 비마이카(현 IMS)에 한국증권금융 등 대기업과 공기업 성격의 금융사들이 펀드를 통해 180억 원을 투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대상으로 의심되는 도이치모터스로부터 BMW 차량 50대를 지원받아 렌터카 사업에 활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IMS는 당시 누적 손실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개인 지분을 넘기며 46억 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윤석열이 대선에 출마할 당시 1000만원의 후원금을 내 ‘고액 후원자 명단’에 속했고,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을 받은 점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IMS의 현 대표인 조모씨 또한 1000만원의 후원금을 낸 인물로, 고액후원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 렌터카 업체 IMS의 전신은 ‘비마이카’로, 2013년 조 씨가 설립한 기업이다. 2017년 비마이카는 김 씨의 카셰어링 업체인 ‘싸이드스텝’과 합병을 진행했고, 김 씨는 이즈음부터 사내이사를 맡았다. 합병 이후 2019년 이 업체는 독자적 시스템인 IMS를 출범시켰다. IMS서비스는 당시 VIP 의전 서비스에 사용되는 고가의 차량을 섭외하는 게 골자였다. 이 서비스가 론칭된 직후 비마이카는 그해 4월 칠레 대통령 방한, 6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등 굵직한 국가 VIP 의전을 여러 차례 수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