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시장에 ‘전자제품, 의류, 소비재’ 가격 상승
■ 글로벌 공급망 업계가 관세 부담에 따른 후폭풍
■ 한국서 배송 받던 화장품 가격 인상 배송도 지연
■ 통관 시스템에 인력장비 미확보 역풍 맞아 실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 29일부터 “국제 우편망을 거치지 않은” 800달러 이하 소액 수입품에 대한 면세혜택(드 미니미스, de Minimis)을 전면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7월30일 서명한 이후 소액통관 시스템의 대변혁으로 글로벌 공급망 업계가 관세 부담에 따른 여파로 한국 등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800 de Minimis 규정의 폐지는 수년간 미국 무역 정책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이 다. 이는 소비자에게는 물품 매입 가격 상승, 관세 서류 증가, 글로벌 쇼핑 경험의 불편 함이 가중되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와 소매업체에게는 미국 시장 진입의 저비용 경로가 종료됨 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8월 29일 이후 선호하는 해외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하거나 배송이 지연 된다면, 그제서야 ‘디 미니미스 (de Minimis)폐지 여파를 알게 될 것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드 미니미스(De Minimis)’라는 말은 라틴어로 ‘최소한의 것’이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금액이기 때문에 굳이 법적으로 까다롭게 다룰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법적 용어로는 소액소포 면세 혜택이다. 단어 의미와 같이,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는 이 사소한 것을 굳이 까다롭게 다룰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소액소포 면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트럼프 정부가 이를 전면 폐지했다. ‘드 미니미스’제도의 폐지는 간단히 말해서 지금까지 한인들이 집에 앉아서 전자상 거래로 한국의 화장품을 택배로 배송 받던 제도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우선 없던 세금이 부과되어 화장품 가격이 올라가고, 보통 3일이면 집에서 받아 보던 것이 일주일 아니 그 이상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배송업체들이 지금까지 없던 세금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종전에 $50로 매입 할 수 있는 화장품을 $90을 주어야 한다는 격이다.
소액소포 면세혜택 전면 중단
백악관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드 미니미스’ 혜택을 받은 화물이 1억3400만 건에서 13억 6000만 건 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관세청에 따르면, de Minimis 배송량은 2020 회계연도 6억 3,600만 건에서 2024 회계연도 13억 6,000만 건으로 급증했으며, 하루 평균 370만 건에 달했다. 즉 이 엄청난 건수가 무관세였던 것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 ‘드 미니미스’전면 폐지 행정명령에 따라 8월29일부터 6개월 동안은 그동안 면세 품목이 품목당 80~200달러의 관세가 적용되고, 이후 관세는 종가세로 매겨진다. 오는 8월 29일부터 6개월간은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결정된 상대 국가의 관세율에 따 라 품목 관세가 매겨진다. 상대국 관세율이 16% 미만이면 품목당 80달러, 16% 이상 25% 이하이면 품목당 160달러, 25% 초과면 품목당 200달러가 부과된다. 이 다음 기간부터는 수입품 가격과 상대 국 관세율에 비례한 종가세로 관세가 부과된다. 다만 여행객의 200달러 이하 개인 물품 면세는 유지되고, 100달러 이하 ‘진정한(bona fide) 선물’ 면세도 유지된다. 백악관은 ‘드 미니미스’ 때문에 소액 수입품 물량이 급증하면서 위조품과 허가 받지 않은 의약품, 펜타닐 등 마약 원재료가 통관 절차에서 걸러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부터 중국과 홍콩 수입품에 한해 드 미니미스 혜택을 폐지했다. 이어 전세계 소액 수입품에 대해서도 면세 혜택을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최근 승인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관련 내용이 담겨 2027년 7월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그 시기를 이날 앞당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부터 드 미니미스 폐지에 따른 관세 업무를 신속 하고 완전히 처리할 시스템이 구축됐다는 통지를 받았다”면서 소액 물품 관세 부과를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번 조처는 소액 면세 제도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유해 상품의 반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상대적으로 통관 검사가 허술한 소액 소포를 통해 지식 재산 권을 침해하는 상품을 비롯해 펜타닐 등 마약 등이 유입되고 있다고 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백악관이 소액면세제도 폐지를 발표하며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압수된 수입 화물의 90%가 소액 소포였다.
2024년 소액소포 13억 6000만 건
소액 면세 제도는 구체적으로는 통관에 필요한 행정적 절차를 줄이고, 소비자 편의성을 증대하기 위해서다. 알리 익스프레스나 테무에서 주문해 본 경험이 있다면, 한국에서도 150달러(미국 200달러) 미만 해외 직구의 경우 면세 가 가능하였다. 지금까지 ‘드 미니미스’ 정책은 소비자들이 이탈리아 가방, 캐나다 건강보조식품, 일본 주방용품 등 글로벌 판매자 로부터 직접 구매할 때 예상치 못한 수입 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더 쉽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드 미니미스’ 규정의 폐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국제 구매품이 가치에 관계없이 완전 한 관세 통관 절차와 적용 가능한 관세/세금을 부과 받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 면제 조항 폐지의 목적은 무역 허점을 차단하는 것이지만, 공급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미국 소비자에게 제공 되는 저비용 상품의 다양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소비자에게 주는 영향은 우선 가격 상승이다. 소비자는 저가 국제 배송에 추가 관세와 세금을 부담하게 되어 상품 가격, 특히 전자제품, 의류, 소비재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배송 지연도 발생한다. 저가 배송물의 관세 통관이 더 복잡하고 느려질 것이다. 이전 면제 조치로 인해 신속히 처리되던 상품들이 이제 공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비용 증가이다. 미국 소비자에게 소규모 주문을 배송하는 데 ‘드 미니미스’ 규정을 의존하던 기업 들은 이제 새로운 관세 신고 수수료, 관세, 반품 시 이중 과세 가능성에 직면 하게 된다. 운영상의 어려움도 커진다. 기업들은 더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수입 절차를 적응 해야 하며, 공급망을 조정하고 새로운 공급업체를 찾으며, 새로운 규제 환경을 탐색하기 위해 준수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 공급망도 조정이 불가피하다. 기업은 제품 조달 및 배송 방법을 새롭게 찾아야 할 수 있으며, 이는 저비용 국제 상품의 속도와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자 저비용 상품 다양성 감소 작용
이번 미국의 조치로 한국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명령은 국제비상경제법(IEEPA)에 따라 미국이 각국과 합의한 상호 관세율에 따라 부과 된다. 우리나라는 7월 31일 미국과 상호관세율 15%에 합의한 바 있다. 행정명령은 면세 최소 관세 처리 중단, 국제우편발송물에 대한 관세율을 국가별 상호 관세 율에 따라 부과, 적용시점은 8월 29일부터이고 CBP는 2500달러 이하의 비공식 반입 물품에 대해 보증금 요구 권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8월 29일부터 미국으로 보내는 소액소포는 종가세의 경우 상품 가액에 비례하여 관세율이 적용되며, 이는 상품의 종류와 원산지 국가에 따라 다르다.
종량세의 경우 상품당 80~200달러의 정액 관세가 부과된다. 즉 패키지(package) 단위로 송장 번호 (tracking number) 하나에 관세가 부과되는 방식이다. 박스 안의 개별 상품이 아닌 박스 전체 상품 가치를 기준으로 관세가 책정된다. 패키지 상품은 상호관세율 16% 미만인 국가는 품목당 80달러 16~25% 경우는 품목당 160달러, 25% 이상: 품목당 200달러 등이다. 다만 외국에 있는 개인이 미국 내 개인에게 200달러 미만 선물을 보내는 경우나, 개인 간 선물은 100달러까지 면세된다. 그동안 미국의 소액면세 기준액 800달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24년 미국에는 일일 약 4백만개, 연간 약 14억개의 소포가 유입됐다고 한다.
금액으로는 646억달러에 달하며 중국산 제품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미 해외직접판매액은 ‘24년 3448억원으로 5년 전보다 약 76% 증가했는데, ‘드 미니미스’ 제도 개편 시 국내 소액 수출 사업자에게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 이다. 한국의 대미 해외 직접 판매 중요 품목은 의류 패션, 화장품, 컴푸터 및 주변기기, 음.식료품 , 사무용품 등이다. 미국이 전자상거래 품목에 대해서도 상호관세율을 부과키로 하면서, 업계는 가격 상승, 판매 감소, 미국 현지 비용 증가 등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화장품 역직구 시장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미국 내 K-뷰티 인기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역직구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됐는데, 이번 ‘드 미니미스’ 폐지 때문에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예상이다. 실제 올해 5월부터 미국이 중국산 소액면세 제도를 폐지한 후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쉬인의 미국 사업은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테무와 쉬인의 5월 일일 사용자 수(DAU)는 관세 발표 전인 3월과 비교해 각각 52%, 25% 감소했다. 우리나라도 CJ올리브영의 ‘글로벌몰’은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는데, 매출 증가분의 4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가성비를 내세운 K-뷰티가 가격 경쟁력 하락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비해 K-뷰티는 품질도 좋고 가격이 적당해 인기가 있고, 경쟁국과 관세율이 똑같은 환경이어서 큰 타격은 없을 거라는 반론도 있다. 미국 진출 시 낮은 마진을 유지했던 일부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15% 고정비를 부담해야 할 상황 이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한국 화장품 역직구 시장에 직격탄
한편 글로벌 공급망 업계가 ‘드 미니미스’ 전면 폐지 행정명령에 의거한 관세 부담에 따른 여파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물류공급망 전문가들은 이번 폐지 정책의 파급력은 면세가 아닌 관세 추가 부담이 아니라,‘관세’보다 ‘통관 시스템’일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원래 ‘디 미니미스’ 제도는 지금까지 미국 내 중소 전자상 거래업체와 해외 판매자들에게 신속하고 효율적인 상품 유통을 가능하게 해준 핵심 제도였다. 그러나 이를 전면 폐지하면 관세 부담이 증가 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막대한 양의 추가 통관 신고가 발생하게 된다는 점이 앞으로 어떻게 해결 할지가 관건이다. ‘디 미니미스’ 폐지 문제는 물류 운송 시장 현실에서는 늘어난 통관신고를 감당할 인력과 시스템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며, 이는 단순히 추가 관세를 부담하는 것 이상의 시간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운송 전문 관련 매체인 카고프레스(Cargo press)는 지난 7월 15일자에서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영국은 EU 탈퇴 과정에서 이와 유사한 경험을 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내 연간 통관신고 건수는 5천만 건에서 3억 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5만 명의 추가 통관 인력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지원한 예산은 고작 8백만 파운드로, 3,500명 수준의 교육비용만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정부는)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매체는 하지만, ‘디 미니미스’ 폐지 발표 후에도 지금까지 미국의 상황도 과거 영국과 크게 다르 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 매체들은 “미국에 최소 2만 2천 명의 추가 통관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했지만,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미 5천 명 이상의 인력 부족에 시달리 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미국에서도 통관 전문가를 양성하려면 최소 2년이 걸린다.”고 보도했다. 물류 공급망 시장 관계자들은 “더 큰 문제는 디 미니미스 폐지가 현실화되었지만, 이를 감당할 인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정부는 물론 업계에서도 사실상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정책 입안자들은 AI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AI는 업무 속도를 높일 수는 있어도, 복잡한 신고서의 개별적 특성과 예외를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카고프레스(Cargo press)지적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의 전환은 그것을 현실로 뒷받침할 체계적 행정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이 디미니미스 폐지를 전면화하는 것은 글로벌 통상 환경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은 확실 하지만, 정책 실행의 핵심인 통관시스템 강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물류 지연, 행정 마비, 전자 상거래 공급망 혼란이라는 후폭풍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직시하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