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학자 총재에게 엎드려 절하고 1억원 수수한 권성동
■ 통일교와 윤석열 부부 사이를 오가며 각종 이권 청탁
■ “권성동 거치지 않고 강릉에서 사업 못해” 소문 파다
■ 권, 윤 스폰서 황하영과 강릉 커넥션 ‘검은 돈의 뿌리’
지난 5월 본지<선데이저널>은 작금의 대한민국 보수의 몰락 중심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가 강릉지역 다선 의원을 지내면서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썼는데, 그 검은 가면들이 하나 둘 벗겨지고 있다. 김건희 특검이 진행되면서 그가 단순히 토호 세력으로서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와 종교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거액을 챙긴 수전노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특검은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1억 원의 현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통일교 측이 20대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 당시 유력 주자였던 윤석열 후보 캠프와 김건희 여사에게 양 갈래로 접근, 전방위적인 로비를 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심에는 권 의원이 있다. 권 의원의 행태는 대한민국 사회의 근간인 정교분리 원칙을 뿌리째 흔들며 거대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본지는 지난 보도를 통해 권 의원이 돈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제 하나 둘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 유착 의혹의 한 축을 담당하는 권성동 의원은 통일교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핵심 인물로 지목된다. 특검은 권 의원이 2022년 1월, 20대 대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통일교의 2인자로 불렸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현금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자금은 윤석열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였던 권 의원을 통해 통일교의 영향력을 확보하고, 향후 교단이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보험’ 성격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권, 돈과 관련한 끝없는 잡음
논란은 금품 수수 의혹에 그치지 않는다. 권 의원이 통일교의 한학자 총재를 직접 예방해 ‘큰절’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권 의원 측은 “절에 가면 불공을 드리고, 교회에 가면 찬송가를 부르는 것과 같은 종교 문화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정치인이 특정 종교 지도자에게 극진한 예우를 보인 것을 두고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통일교 전 고위 간부의 수첩에 ‘금일봉 하사’라는 메모가 발견되면서, 큰절과 금품 수수가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권 의원은 특검 조사와 언론을 통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어떠한 금품도 수수한 적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특검은 구체적인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치열한 법적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권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지 않는 것은 그동안 권 의원이 보여 온 행태 때문이다. 그동안 권 의원 주변에서는 돈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강릉에서 사촌이 운영한 업체의 수의계약 특혜, 친인척의 농지 불법 매입·대출, 경포도립공원 해제와 토지 매입의 이해충돌 의혹이 수년간 반복 제기돼 왔다. 권 의원의 아들 역시 로스쿨 재학 중이던 20대 시절 친·인척과 함께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12억4500만 원에 공동 매입했으나 자금 출처는 불분명한 상태다. 권 의원을 둘러싼 또 다른 핵심 혐의는 경찰의 내부 첩보 유출이다. 특검은 권 의원이 한학자 총재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한 경찰의 수사 착수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윤영호 전 본부장 측에 전달, 증거인멸을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경찰은 한 총재가 해외 카지노에서 거액의 자금을 사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를 진행 중이었으며, 이 정보가 권 의원을 통해 통일교 측에 흘러 들어가면서 수사가 난관에 부딪혔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단순한 금품 수수를 넘어 입법부의 구성원이 사정기관의 정보를 사적으로 유용하여 특정 집단의 불법 행위를 비호하려 한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될 수 있다. 국민의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할 권력이 오히려 불법의 방패막이로 전락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권 의원은 이 혐의 역시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은 통화 내역 등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권 의원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김건희에게도 손 뻗은 통일교
특검은 통일교가 권 의원을 통한 ‘공식적인’ 정치 라인 외에, 김건희에게 접근하는 ‘비선 라인’을 동시에 가동하는 치밀한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 비선 라인의 중심에는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성배 씨가 있었다. 전 씨는 오랜 기간 김건희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며 조언자 역할을 해 온 인물로, 통일교와 김건희 사이의 ‘메신저’가 되어 금품과 청탁을 전달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특검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건희는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수천만 원에 달하는 샤넬 가방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고가의 귀금속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금품들은 대선 과정에서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함께, 향후 ‘영부인’으로서의 영향력을 기대한 일종의 ‘투자’ 성격으로 해석된다.
특검은 이 과정이 단순한 개인 간의 선물이 아닌,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고 제공된 명백한 뇌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금품 수수 의혹보다 더 심각한 것은 김건희가 정당의 내부 선거에 직접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김건희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당권 주자로 거론되던 권성동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통일교 측에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집단으로 입당시켜 달라”고 청탁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는 대통령의 부인이 특정 종교단체의 조직력을 동원하여 집권 여당의 대표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당 자율성과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다.
김건희 측은 “권 의원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으며, 전당대회에 관여할 위치도 아니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본지도 이미 너무 여러차례 보도했듯 강릉 출신 사업가 황하영을 통해 권성동 등과 오래 교류해왔다. 특검 역시 전성배 씨와 윤영호 전 본부장 사이에 오간 문자 메시지 등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두 사람이 김건희의 의중을 전달하며 당원 입당을 논의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권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포기하면서 이 계획이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헌정 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통일교로 이어지는 거대한 커넥션
일련의 로비 의혹의 배경에는 ‘정교일치’라는 통일교의 오랜 숙원과 야망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검은 통일교가 한학자 총재의 말을 성경과 같은 ‘경전’의 반열에 올리는 ‘세계 경전화’ 사업을 교단의 최대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대한민국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얻어내고자 정관계에 조직적으로 접근했다고 보고 있다. 윤영호 전 본부장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대장 역할을 맡았다. 그는 권 의원에게 접근해 통일교 관련 사업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을 청탁하고, 당시 유력 대선 주자였던 윤석열 후보와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광범위한 활동을 펼쳤다.
이는 통일교가 단순히 교단의 이익을 넘어, 정치권과의 유착을 통해 자신들의 종교적 이념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려는 장기적인 포석을 가지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논란이 확산되자 통일교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모든 의혹은 윤영호 전 본부장의 개인적인 일탈 행위일 뿐, 교단 차원의 조직적인 지시는 없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이 교단의 자금을 횡령하고, 이를 개인적인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에는 로비의 규모와 방식이 매우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거액의 현금이 동원되고, 교단의 핵심 인사들이 관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꼬리 자르기’를 통해 교단의 최상층부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의 진실은 윤 전 본부장과 통일교 지도부 사이의 관계, 그리고 로비 자금의 출처와 흐름을 규명하는 데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성동, 김건희, 그리고 통일교로 이어지는 거대한 커넥션 의혹은 대한민국 사회에 깊은 상처와 질문을 남기고 있다. 권력과 종교가 사적인 이익을 위해 결탁할 때,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던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국회로 넘어갔고,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이제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