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관매직, 사후뇌물…윤석열 부부의 비리 종합선물세트 결정판
◼ 자생한방병원 일가, 윤석열 부부에 편의 제공하고 수백억 특혜
◼ 고액 후원금 내고 수석비서관에 임명…한약도 건강보험 급여화
◼ 이원모 라인이 실제로 제도 움직였는지 여부가 로비 의혹 핵심
윤석열 정부 내내 소리소문없이 특혜 의혹이 지속되어 온 자생한방병원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본지는 지난 2022년에는 자생한방병원 사위인 이원모 전 대통령실 비서관의 매관매직 의혹을 비롯해, 2024년 자생한방병원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특혜 의혹을 보도한 바 있는데, 이런 의혹들이 수사선상에 오른 것이다. 당시 본지는 ‘매관매직’ 의혹을 처음 보도했는데, 이 마저도 사실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검은 여기에 더해 윤석열 인수위 시절 사무실 제공을 시작으로, 건강보험 첩약 급여 확대, 자동차보험 수가 개편, 비자금 조성 정황까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 끝에는 윤석열 부부와 자생한방병원 사주 일가와의 끈끈한 관계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초대 인사비서관이었던 이원모 전 비서관이 자생한방병원 창립자 신준식 이사장 일가와 사돈 관계였으며, 이 전 비서관의 아내 신지연은 김건희를 연결고리로 스페인 순방 당시 대통령 전용기를 탔다는 의혹이 있는 것이다. 정치권은 이를‘권력형 이권 카르텔’의 핵심 고리로 지목하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선데이저널>은 지난 2022년 7월에 이원모 당시 인사비서관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이사장의 딸 신지연이 고액 후원자에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현대판 매관매직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의 몰락 후 비상계엄과 관련한 수사 이외에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김건희의 매관매직 의혹이다. 그는 서희건설 사위로부터 고가의 목걸이를 선물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그는 장관급인 한덕수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이원모 전 비서관을 둘러싼 의혹도 정확히 같은 패턴이다.
이원모, 자생창립자 신준식 사위
신지연은 당시 윤석열 부부의 첫 해외 순방이었던 스페인 순방에 동행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본국 언론에는 신모씨로만 알려졌는데 그가 자생한방병원 오너 일가라는 사실은 본지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신 씨는 순방에서 김건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에서 수행한 적은 없고 별도의 업무를 수행했다고 해명했다.주목할 만한 점은 두 사람이 윤 전대통령의 중매로 결혼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3 년 2월 대검찰청 별관에서 화촉을 밝힌 바 있는데 이때 두 사람의 연을 맺어준 것이 바로 윤석열이었다. 윤석열은 신 이사장과 가까운 사이였고, 본인이 대검 중수부에 근무할 당시 이 전 비서관과 지연 씨를 소개했다. 이 전 비서관은 2021년 8월 윤석열 캠프 법률팀에 합류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네거티브 대응을 담당했다.
지연 씨는 2022년 6월 초 대통령실 경호‧의전팀 등으로 구성된 사전답사단과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에 방문했고, 이후 윤석열의 나토 출장 때도 미리 현장에 도착해 김건희 여사 일정 등 행사 기획‧지원을 담당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도 지연 씨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인정했다. 또한 그가 전문성이 있는 인력임을 강조하며 이번 순방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경력을 살펴보면 그가 특별한 능력이 있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아버지의 후광으로 여러 가지 자리를 거쳤던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신 씨가 윤석열의 고액후원자 명단에 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신 씨는 대통령 천만 원을 낸 고액후원자 명단 51명에 들어갔는데 그의 남편은 현 정부 들어서 인사비서관으로 임명됐다. 한마디로 현대판 매관매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병원을 인수위 사무실로 사용
두 부부의 인연은 2022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서울 강남구 자생한방병원 별관의 일부 공간을 사무실로 사용했다. 표면상 단순 임대였지만, 계약 금액이 시가보다 현저히 낮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두 달 임대료가 천백만 원에 불과한 공간 제공은 제도 변화를 통해 수백억 원대의 특혜로 이어졌다며 “이것이 바로 윤석열식 이권 구조의 실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생한방병원 측은 “정식 임대차 계약을 맺고 세무 신고까지 마친 합법 거래였다”며“사무실 제공을 통해 어떤 특혜도 얻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자생 일가와 대통령실 핵심 인사가 가족적 인연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뒤, 정부 의료정책 변화가 자생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한둘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특혜 의혹’은 자생한방병원이 개발한 한약 처방 ‘청파전(靑波煎)’의 건강보험 급여화다. 2023년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첩약 급여 시범사업 2단계에서,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가 새롭게 급여 대상 질환으로 포함됐다. 문제는 청파전이 바로 이 질환 치료에 쓰이는 자생의 대표 약이라는 점이었다. 한의계 일각에서는“청파전의 주약재인 천수근(하르파고피툼근)은 자생이 독점적으로 사용·수급하는 약재로,사실상 자생에 유리하게 설계된 제도”라고 비판했다. 시범사업 1단계에서는 여성질환·수면장애에 한정됐던 급여 항목이 자생이 강점을 지닌 척추 질환으로 바뀐 점도 논란을 키웠다. 복지부는“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친 합법적 결정”이라고 해명했으나, 당시 심의위원 중 자생 계열 연구원이 포함돼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신뢰성에 흠집이 났다. 본국 정치권에서는 “자생이 위원회 참여를 통해 제도 설계에 관여했다면 명백한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권 초기 전형적 이권 카르텔
또 다른 논란은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 수가 체계 개편이다. 2024년 국토교통부는 자동차보험 진료 시 사용하는 약침액을 ‘무균·멸균 인증 탕전실 제조 제품’으로 한정했다. 이 조치로 전국에서 해당 인증을 받은 기관은 10곳 남짓, 그중 최대 규모가 자생한방병원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 고시가 자생한방병원 독점 구조를 강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서영석 의원은 “고시 변경으로 자생이 전국 자동차보험 환자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품질 인증을 받은 것은 기술력의 결과일 뿐 정부와의 교류나 외압은 없었다”며 반박했다. 비자금 의혹도 빠지지 않는다. 현재까지 수사기관의 직접 수사나 불법 자금 흐름이 확인된 사실은 없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비자금이 권력 로비나 제도 설계에 활용됐을 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다.
실세 이원모에 김건희 특별배려
결국 핵심 쟁점은 ‘이원모 라인’이 실제로 자생한방병원에 제도적 혜택을 안겼는가에 있다. 특검에서는 인수위 사무실 제공→인사비서관 사돈 관계→보험 급여화→수가 개편→시장 독점이라는 일련의 흐름을 “정권 초기형 이권 카르텔”로 보고 있다. 복지부 역시“절차상 위법은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원모 전 비서관도 “자생 관련 사안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논란이 커질수록 의료정책의 공정성과 권력의 투명성은 의심받는 상황이다. 이 모든 의혹이 불거진 근본적 배경에는 이원모 전 비서관이 윤 정부 최고의 실세로 통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사비서관으로 재직하다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경기 용인시갑 선거구에 전략 공천을 받아 출마하기 위해 2024년 1월께 대통령실 자리에서 물러났다.
참모들 중에서 가장 막판에 물러났으면서도 공천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만큼 대통령 부부의 총애가 있었기 때문이다. 총선 과정에서 그는 정치인 자격을 앞세워 자신을 어필했지만, 결국 용인갑에서 낙선하였다. 낙선 후 이 전 비서관은 약 한달 남짓한 공백 기간을 가진 뒤, 곧바로 대통령실로 복귀했다.
2024년 5월 초, 대통령실은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하면서, 민정수석실 산하에 공직기강비서관직을 새로 두었고, 이 전 비서관을 이 직책에 배치하겠다는 내정 소식이 전해졌다. 낙선 인사를 낙선 한 달만에, 그것도 공직사회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부른 것 자체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공직 윤리·기강 감시 기능을 담당하는 자리로, 공직 내부의 규율과 비위 관리 등에 관여하는 역할이다. 정부 조직도상 민정수석실이 복원되고, 그 산하 조직으로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새롭게 배치되면서, 이 전 비서관은 실세로 다시 등극했다. 심지어 이 전 비서관이 김건희와 통화 내역에 이름이 여러차례 등장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이러한 보도는 복귀 이후 그가 단순한 행정관을 넘어 권력 핵심과 더 긴밀히 연결돼 있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다. 자생한방병원 사안은 단순한 의료기관 논란을 넘어 정책 결정과 사적 관계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인수위 사무실 제공에서 출발한 작은 논란이, 가족 관계·제도 개편·이권 구조로 확대되며 권력형 비리 의혹의 출발점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