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호·주막 VS 동업자 하루 사이 소송 장군 멍군
◼ 동업자의 식당 폐쇄-계약위반 5백만 달러 피해소송
◼ 김지호 소송에 동업자 ‘투자설명회 때와 너무 달라’
◼ 188만여 달러 매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0만 달러
미슐랭 별점을 받은 이른바 스타세프인 김지호 씨가 뉴욕 맨해튼에서 식당 동업을 하다가 영업 부진, 사기 등의 혐의로 퇴거 위기에 처하자 동업자에게 5백만 달러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동업자 역시 다음날 김 씨를 상대로 3백만 달러 상당의 맞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업자는 김 씨에게‘주막식당’의 영업장소 및 식당설비 등을 제공했으나,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김 씨의 주장과는 달리 터무니없이 적은 매출로 큰 손해를 입었다며 지난 7월부터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9월 15일까지 퇴거하라고 요청하자 김 씨가 소송을 감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21년 뉴욕 맨해튼에서 ‘주막 반점’이라는 한식점을 운영하며 미슐랭1스타를 받았던 김지호 씨, 김 씨는 지난해 말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에서 운영하던 이 식당의 렌트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다는 이유를 달고, 주막 반점 영업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 1월 말 동업자의 도움으로 오픈한 ‘주막’마저 영업부진으로 강제로 퇴거당하고 소송까지 당하는 등 불운이 겹치고 있다. 스타주방장의 명성은 높았지만, 식당 비즈니스는 잘 안됐으며, 스타주방장 명성과 매출은 비례하지 않음이 입증된 셈이다.
‘얼마나 급했길래’ 약식 소송
뉴욕 맨해튼 401 서쪽 거리 메이슨 허드슨 호텔, 웨스트빌리지에 지난해 봄 신축된 이 호텔에 지난 1월 28일 문을 연 스타세프 김지호의 ‘주막’레스토랑. 고급다이닝공간으로, 호텔 최상층부에 자리 잡았으며, 뉴아메리칸요리와 한국적 요소를 결합한 8코스 테이스팅을 주메뉴로 꼽았다. 일반요리는 1인당 280달러, 채식은 1인당 250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오픈 6개월여 만에 사실상 문을 닫고 말았다. 스타세프 입장에서는 지난해 말 코리아타운 주막반점에 이어, 채 1년도 못 돼 또다시 주막마저 실패한 셈이다. ‘주막호스피탤리티유한회사’는 지난 9월 15일 뉴욕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401웨스트 프라퍼티 오퍼레이터유한회사’를 상대로 2매짜리 소송장을 제출했다.
엄밀히 말하면 정식소송장이 없는 소송통보[SUMMONS WITH NOTICE]였다. 소송장없는 소송통보는 이혼소송 등에 많이 쓰이는 방식으로 소송장없이 간단하게 소송이유를 적어서 제출하면 소송개시절차로 인정되는 제도이다. 원고 측은 워낙 급했으므로 소송장도 쓸 겨를없이 ‘서먼위드노티스’로 소송을 시작한 것이다. 얼마나 급했길래 소송장 없이 약식 소송으로 시작했을까. ‘주막호스피탤리티유한회사’는 ‘원고는 지난 2024년 10월 23일 피고와 관리계약을 체결했으나, 피고가 계약을 위반함에 따라 큰 피해를 입었다. 최소 5백만 달러의 손해가 발생했으며, 이 손해에 대해 7월 11일부터 이자를 가산하고, 법률비용 등도 모두 변상하라’고 요구했다. 서먼위드노티스는 소송이유를 간단하게 적게 돼 있고, 원고 측은 10줄 남짓 소송이유를 적은 것이다.
그렇다면 ‘주막호스피탤리티유한회사’는 누구일까? 이 회사는 스타세프로 알려진 김지호 씨가 매니징디렉터로서 사실상 김 씨 소유의 회사로 추정된다. 원고 측은 소송을 제기하면서 김 씨의 자술서를 제출할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자술서에서 ‘9월 15일 거짓을 진술할 시 위증의 벌을 받을 것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 자술서를 쓴다’고 전제한 뒤, 소송전말을 설명했다. 김 씨는 ‘나는 뉴욕 맨해튼401웨스트스트릿소재 주막호스피탤리티의 매닝징 멤버이며, 2024년 10월 23일 피고 측과 관리계약을 체결했다. 피고는 주막식당 소재지 공간을 소유자에게 빌린 테넌트로서 원고에게 이 식당공간과 설비, 식자재 등을 공급하고, 원고는 이 식당을 실질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수익을 나눠 갖기로 했다.
특히 나는 스타세프로서 식당의 크리에이터이자 수석요리사이며, 피고는 사실상 나의 명성과 평판에 기대어 수익 창출을 시도했다’라고 밝혔다. 김 씨는 ‘나는 식당요리사로서, 식당운영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식당운영을 위해 노력했으나 피고가 갑작스럽게 식당을 폐쇄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피고가 식당을 폐쇄하지 못한다는 임시제한명령[가처분명령]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김 씨는 이 진술서에서 여러차례 ‘2004년 후반’이라고 기재했으나, 아마도 이는 ‘2024년 후반’을 착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차례 이처럼 시기를 잘못 기재한 것은 너무나 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씨는 계약기간은 10년이며 추가 연장이 가능했고, 지난 2월 문을 열었으나, 피고는 수익이 작다며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 지난 6월 피고는 수익이 계약에 못 미친다며, 디폴트노티스를 보내고 30일 이내 시정하지 않으면 계약서 상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통보했다. 또 원고가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지난 9월 12일 퇴거를 통보했다. 사흘 뒤 9월 15일까지 퇴거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명백한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엇갈리는 양측의 상반된 주장
김 씨 변호사 역시 진술서를 제출하고 김 씨 진술과 동일한 내용을 강조했으나, ‘2004년 후반’이라고 여러차례 기재했고, 이는 진술서 내 다른 주장들을 검토한 결과 ‘2024년 후반’의 잘못으로 추정된다. 김 씨 측은 관리계약서, 피고 측의 디폴트통보, 피고 측의 퇴거통보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 관리계약서에 따르면 계약주체는 테넌트인 ‘401웨스트프라퍼티오퍼 레이티’와 매니저인 ‘주막반점 레스토랑 파트너스’이며, 운영브랜드는 기존 ‘601웨스트26스트릿’에서 매니저가 운영 중인 브랜드의 확장 개념으로, 주막반점이며, 수석요리사는 반드시 김지호 씨가 맡아야 하며, 최소 1년간 상주해야 한다.
계약기간은 10년이며, 5년씩 두 번 연장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테넌트는 매니저, 즉 김 씨 측에 관리비 명목으로 총매출의 5%를 매달 지급하며, 인센티브명목으로 순익 1백만 달러 미만일 때는 순익의 40%를 김 씨 측에, 또 1백만 달러가 넘을 경우 순익의 50%를 김 씨 측에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됐다. 반면 김 씨 측은 ‘예산 수립 및 집행을 하되 테넌트의 승인을 받고, 직원고용 및 급여관리도 관리하고, 매월 10일까지 매출 비용 수익 등을 명시한 운영보고서를 테넌트에게 제출하고, 테넌트 측의 회계 기록 점검 및 감사에 응해야 한다는 등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피고 측의 디폴트통보는 김 씨 등이 지난 6월이라고 진술서에 기재했지만 김 씨 측이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디폴트통보는 7월 11일 자로 드러났다. 디폴트통보는 ‘계약해지 사전통지서’로 정식제목은 ‘관리합의서 계약위반에 따른 해지예고 및 손해배상 청구’로 확인됐다. 피고는 ‘김 씨 측이 계약서 제1조 4항 합리적 판단에 따른 효율적 운영의무를 이행하지 못했고, 이는 김 씨 측의 완전한 운영 실패로서 계약위반에 해당되며, 계약서에 의거, 30일 이내에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피고는 이 디폴트통보에서 김 씨 측이 책임지고 운영한 식당의 재정 상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피고는 ‘당초 김 씨 측은 이 식당의 순운영이익이 약 19만 5천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는 25만 5천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애당초 김 씨의 설명과 약 45만 달러 차이가 나는 것으로, 처음부터 김 씨가 이익을 부풀리는 등 사기를 저질렀거나, 아니면 식당운영 실패 중 하나이며, 둘 중 어느 것이 이유가 됐던 김 씨 측의 잘못으로 귀결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고는 ‘김 씨 측이 개입 이전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혀 언급한 적이 없었으나, 개업 이후 처음 계약과 달리 약 9만 7천 달러를 청구했다. 또 김 씨 측이 당초 순이익이 8만 3천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적자가 39만달러에 달했고, 이는 애초 설명과 무려 47만 3천여 달러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씨 측은 미지급된 관리비를 받을 권리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 측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약위반 퇴거통보에 TRO소송
또 피고 측의 퇴거통보서에 따르면 ‘피고 측은 9월 12일, 매니저 즉 김 씨 측이 관리계약을 위반함에 따라 9월 15일 월요일까지 퇴거를 명한다. 이는 관리계약에 명시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9월 15일 오전 9시부로 열쇠 등을 교체하고 봉쇄할 것이며, 해당부동산 내부에 남겨진 물건[주방용기, 식탁 등]이 있다면 이는 김 씨 측이 버린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퇴거권리행사이유는 7월 11일 발송한 디폴트통보의 30일 시정조치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해지자 9월 15일 부랴부랴 서먼위드노티스를 날린 것이다. 퇴거통보를 했다가 소송을 당한 ‘401웨스트프라퍼티 오퍼레이터’ 측은 바로 그 다음날인 9월 16일 같은 법원에 주막반점, 김지호, 브루스 필켈만, 크레이크 골든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장군멍군, 맞소송을 한 것이다.
401측은 소송장에서 ‘김씨 및 주막 측이 계약위반, 사기적 유인-오도, 부당이득 등의 불법을 통해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401측은 ‘김 씨 측이 관리계약과 달리, 예산초과지출, 수익미달, 운영실패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 특히 당초 김 씨가 제시한 예상 재무상황에는 급여가 매출의 34%라고 설명했지만, 지난 7월의 급여를 보면 매출의7 7.6%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식당매장임대료, 설비투자, 운영에 따른 적자 등, 3백만 달러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씨가 식당 등을 여러차례 운영, 경험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원고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비용을 과소평가하고 수익을 과대평가했다. 애당초 투자유치를 위해 제시한 재무상황이 허위이며, 이는 사기적 유인, 오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401은 이 외에도 ‘김 씨 측이 매출기반 수수료와 식당 설비구축 등의 혜택을 받는 등 부당이득을 취했지만, 거꾸로 원고는 큰 피해를 보았으며, 이는 계약위반이므로 부당이득을 반환하는 것은 물론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401측은 디폴트통보에서 밝혔던 손해의 구체적 수치보다 더 자세한 수치를 제시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 치 재무현황을 밝힌 것이다. 김 씨는 총매출이 188만 65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매출은 20만 달러로 확인됐다. 당초 김 씨가 약속한 매출의 10%에 그친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처음 김 씨 주장에 89%이상 미달된 것이다. 또 식자재가격은 매출의 30%로 예상됐지만 실제는 40%, 음료비용은 매출의 25%였지만 실제는 31%에 달했다. 또 당초 이 7개월간 12만 4천여 달러 흑자가 예상됐지만 실제로 38만여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예상보다 50만 5천 달러의 손실을 초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01측은 7개월간 투입한 비용이 3백만 달러가 넘지만, 운영은 지속적 적자이며, 이는 애당초 김 씨 측이 원고를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401측 역시 관리계약을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김 씨 측이 제출한 관리계약서와401이 제출한 관리계약서는 일부 문구가 차이가 나는 등, 상반되는 내용이 발견됨에 따라 어느 계약서가 진짜냐는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계약서에는 이처럼 먼저 소송을 제기한 김 씨는 401의 계약위반을, 그리고 다음 날 맞소송을 한 401측은 김 씨 측의 사기행위라며, 상반된 주장을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스타세프의 식당 매출이 예상의 10%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는 점이다. 이 계약서 확인 결과 김 씨가 직접 서명하지는 않았으나, 김 씨가 계약의 가장 중요한 인물로 기재돼 있어, 소송에서도 직접 원고 및 피고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세프들의 생명력 도마 위에
스타세프 김지호 씨는 경주호텔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에서 조리사자격을 획득했으며, 초콜릿, 제과, 케이크, 파티스리, 쇼피스 전문가 인정을 받았고, 국제조리대회에 여러 번 출전, 수상한 인물이다. 2000년대 한국 르네상스호텔에서 10년 이상 파티세로 근무하며, 20명 이상의 팀리더로 대형연회 디저트를 맡았고, 2005년 미국에 진출한 뒤 2009년까지 보스톤 및 뉴욕의 식당에서 일했으며, 2010년대 뉴욕 현대매술관 내 유명식당 ‘더 모던’에서 수석파티세리세프로 일했으며, 2021년 뉴욕 코리아타운에서 ‘주막반점’을 오픈했고 2022년 미술랭1스타를 받았다. 하지만 김 씨는 지난 2024년 2월18일 미슐랭1스타를 받았던 뉴욕 코리아타운 주막반점을 폐업하고 말았다. 김씨는 당시 발표를 통해 ‘임대료가 스카이로켓처럼 올랐다’며 미슐랭스타를 받았지만 수익성유지가 어려워서 폐업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공동창업자였던 강모씨가 같은 장소에 새로운 한식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김씨는 뉴욕 맨해튼 ‘601웨스트26스트릿’에 또발[DDOBAR by Joomak NYC]이라는 식당은 계속 영업하고 있다. 현재는 ‘주막’ 계열의 또 다른 브랜드 또발만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건은 스타세프가 성공의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조카이자, 김상구 전호주대사의 아들도, 유명세프로서 맨해튼에서 미국인을 겨냥한 고급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미슐랭 원스타식당이다. 이 식당 또한 처음 오픈한 식당은 문을 닫고 ‘2’를 열었다. 이외에도 뉴욕은 한국인 스타세프들의 결전장이 되고 있다. 스타세프의 식당은 스타세프자체가 브랜드이다. 하지만 식당경영이 힘들어지면서 스타세프의 생명력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김지호 세프는 주막의 영업을 계속하려고 했지만, 결국 동업자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구글은 이 식당이 임시로 문을 닫았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다시 문을 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소송은 더욱 맹렬한 기세로 맞붙고 있다. 김세프로서는 식당 영업보다도 손해배상을 피하는 것이 발등에 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