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부터의 秘통신] 정교유착 실체 드러난 통일교 게이트‘ 돈의꼬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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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5월 본지가 지목한 통일교 게이트 키맨 윤영호 입 주목
█ 한학자 리스트에 적힌 정치인만 30명…여야 안 가리고 살포
█ 수백억 비자금 일본 통일교 신도들 헌금이었을 가능성 높아
█ 통일교 게이트 파장, 내년 지방선거 강타…‘여권 강세 없다’

2025년 12월, 대한민국 여의도 정가가 짙은 해무(海霧)에 갇혔다. 단순한 로비 의혹으로 시작된 사건이 거대한 해일이 되어 정치권 전체를 덮치고 있다. 이른바 ‘통일교 게이트’다. 핵심은 누가 ‘한학자의 돈’을 받았느냐다. 특검은 덮었지만, 경찰이 통일교 금품 비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미 피의자가 됐다. 여야 모두 수사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수사 과정에서 여야 중 어느 진영, 누구의 이름이 등장하느냐에 따라 ‘역풍’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특히 이미 ‘3대 특검’으로 쑥대밭이 된 국민의힘이 ‘통일교 특검’을 통한 반격을 벼르고 있다. 야권 일각에선 ‘통일교 게이트’가 이재명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여당은 ‘내란 물타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민심의 동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여야 모두 바라보고 있는 곳은 통일교의 금품 전달책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다. 본지는 미 지난해 5월 윤영호를 이 사건의 키맨으로 꼽았다. 결국 그의 진술이 돌고 돌아 본국 정치권을 뒤엎는 형국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지난해 5월 본지는 통일교와 김건희 관련 커넥션 의혹이 처음 불거질 때 이 사건의 핵심으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그의 상관 정원조 총재 전 비서실장은 키맨으로 지목했다. 5월 28일 본지 기사의 일부를 보자. “<선데이저널>이 통일교에서 축출된 관계자를 통해 들은 내용에 따르면 현재 김건희에게 뇌물을 건넨 윤영호라는 이름의 통일교 전 본부장은 한학자 측근의 가방 모찌에 불과하다고 한다.

윤영호는 실제로는 전달책에 불과하고 정원주라는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이 중간에서 모든 일을 조율했다. 77년생인 윤영호는 한학자-정원주, 그리고 김석병이란 3인방의 오더를 받아 전달책 역할을 했는데, 통일교의 현금을 많이 갖다 썼던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윤영호가 워낙 이들의 내밀한 내용을 많이 알고 있다보니, 내치지 못하고 통일교 재단인 선문대학교 부총장에 박아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어쨌든 건진법사 전성배를 통해 김건희에게 명품백과 목걸이를 전달하려고 했던 것은 윤영호였다. 하지만 윤영호는 줄기차게 이 사건이 자신이 주도한 것이 아닌 한학자가 주도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전방위 로비

결국 이 기사처럼 돈의 출처는 한학자 총재인 것으로 한가지씩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실제 본지가 그를 ‘가방모찌’로 표현한 것처럼 그는 심부름꾼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특검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8월 말 특검 조사에서 ‘2018~2020년 통일교가 여야 정치인 5명과 접촉했고, 일부 의원에 금품 등을 건넸다’라는 진술을 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 2명에게 수천만 원씩과 명품 시계 등을 건넸고 2022년 2월 교단 행사를 앞두고도 현 정부 장관 등 인사 4명에게 접근, 이 중 두 명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만났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본부장의 이 같은 진술은 지난 5일 그의 법정 돌발 발언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뿐 아니라 이재명 정부 장관과 민주당 인사들도 교단 차원에서 접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특검이 여당 인사들에 대해선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편파수사 논란에 불을 지폈다. 윤 전 본부장은 1차 법정 폭로 후 자신의 결심 공판이 예정된 10일 추가 입장에 대한 표명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결정적 진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 공판에서 윤 전 본부장은 침묵했다. 이로부터 이틀 후인 12일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 공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기존 진술과 배치되는 발언을 하며 ‘오락가락’행보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윤 전 본부장은 전 의원을 포함해 여야 전현직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근에 여러 오해를 받고 있고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저는 만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는 분들에게 금품을 제공한다? 말이 안 되지 않나 상식적으로. 일면식이 없다”고 말했다.

의문의 280억의 출처와 목적

하지만 여러가지 정황들은 한학자와 여야 정치인 간 커넥션으로 번질 조짐이다. 실제 특검팀이 한 총재 개인 금고에서 발견한 280억 원 상당의 현금 뭉치와 관련한 수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7월 천정궁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거액의 뭉칫돈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금원은 한화와 엔화, 미화 등 현금다발로 묶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총재가 금고에 보관 중이던 거액의 현금이 정치권 로비 자금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진 상황이다. 또한 통일교 내부의 한학자 리스트에는 여야를 막론한 현역 의원 30여 명의 이름과 구체적인 액수, 그리고 전달 날짜와 장소까지 암호화되어 기록되어 있었다.

특히 전재수 의원의 경우, 통일교 관련 재단의 행사 지원 및 인허가 문제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차례에 걸쳐 거액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 의원 측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후원금일 뿐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이번 건만 해결해주시면 ‘위’에서도 섭섭지 않게 챙겨드릴 것”이라는 구체적인 청탁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집권기인 2018~2020년에 통일교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 명목으로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수수한 금품은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2점과 현금 4000만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저터널 출발지인 부산을 지역구 의원이던 전 의원이 그간 해저터널 건설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던 만큼 통일교 측은 전 의원을 상대로 찬성으로 입장을 바꿔달라는 취지로 금품을 전달하며 청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전 전 장관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시점을 2018년으로 특정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심각하다. 전재수 의원이라는 핵심 인사가 연루된 데다, 과거 남북 관계 개선 과정에서 통일교 측의 도움을 받았던 인사들이 다수 리스트에 올랐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겉으로는 “성역 없는 수사”를 외치지만, 내부적으로는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전전긍긍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 통일교가 더 촉각

통일교 측은 일본 내 교세 확장과 해저터널 건설 법안 추진에 도움을 받기 위해 당시 국회 한일의원연맹 소속이던 김석환 전 미래한국당 의원에게도 현금 수천만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2019년 일본 나고야 등 몇 차례 교단 행사에도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의원은 행사에 참석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수수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임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의 핵심그룹 ‘7인회’ 멤버로 ‘친명(친이재명계)-통일교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수천만 원대 현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임 전 의원 역시 교단 행사에 자주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의원 역시 자신의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한학자 총재는 만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게이트의 핵심은 돈의 ‘꼬리표’다. 검찰은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간 자금의 원천이 일본 통일교 신도들의 헌금, 즉 ‘엔화’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건 이후, 일본 내 통일교의 고액 헌금 문제는 국제적인 이슈가 되었다. 일본 정부의 규제로 자금줄이 막히자, 교단 측이 한국 정치권을 통해 우회적인 활로를 모색하려 했다는 것이 통일교 내부의 시선이다. 최근 본국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 한일해저터널도 일본 측이 더 필요한 현안이었다.

그래서인지 특히 일본 언론은 이번 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일본 내 피해자 구제 변호사 연락회 등 시민단체들은 “한국 정치권으로 흘러간 돈이 일본 신도들의 고혈(膏血)”이라며 한국 정부에 철저한 수사와 자금 환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경색된 한일 관계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정가에도 통일교의 로비력이 닿아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 의회 내 지한파 의원들이나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들이 이번 수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거나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 ‘통일교 게이트’는 단순한 뇌물 사건이 아니다. 이는 한국 정치가 얼마나 취약한 구조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적나라한 자화상이다. 이념과 가치를 쫓아야 할 정치인들이 종교 단체의 자금력 앞에 얼마나 무기력하게 무너졌는지, 그리고 그 유착 관계가 얼마나 오랫동안 은밀하게 지속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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