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포함 영국, 프랑스 등 40여국 대상… 한국 E-4 신설 요청
█ 10년간의 이메일 주소, 사용했던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 제출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40여 개 비자면제국 국민들의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ESTA) 심사를 강화하여, 신청 시 최근 5년간의 소셜미디어(SNS) 활동 기록과 10년간의 이메일 주소, 사용했던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5년 치 소셜미디어 기록을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무비자 입국하는 외국인 단기 방문객에게 5년 치 소셜미디어(SNS) 사용 내역 제출 의무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관광객도 예외없이 까다로운 잣대
ESTA 대상국은 한국을 비롯해 영국·프랑스·호주 등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가입돼 있는 40여 국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각종 비자 심사 과정에서 신청자가 소셜미디어 계정을 게재하고 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단기 관광객에게도 더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 대는 것이다. 이는 테러 방지 및 입국 심사 강화를 목적으로 하며, 앞으로 ESTA 신청 시 개인의 온라인 활동 내역 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되어 더 철저한 검증을 거치게 된다. 주요 강화 내용은 신청 시 5년간 사용한 소셜미디어(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계정 정보와 활동 내역 제출해야 하고, 과거 10년간 사용한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제출을 의무화 한 것이다.
미 정부가 ESTA심사를 강화하는 이유는 첫째 안보 강화로 테러 및 범죄 예방을 위한 입국 심사를 강화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정보 투명성으로 신청자의 신원 및 과거 행적에 대한 더 상세한 정보 확인을 요구한 것이다. 이같은 방침의 영향으로ESTA 신청 시 필요한 정보가 늘어나고 심사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 또한 심사 기간이 길어지거나 ‘보류’ 처리될 가능성도 있어, 출국 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신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CBP는 연방 관보에 제출한 문서에서 ESTA 신청자들에게 소셜미디어, 10년 간의 이메일 주소, 부모· 배우자·형제자매·자녀 성명, 생년월일, 거주지·출생지, 지문·홍채 같은 생체 정보 등 방대한 개인 정보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ESTA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면 수수료 40달러(약 5만 8000원)를 내고 이메일·자택 주소, 전화번호, 비상 연락처 등을 제출하면 된다. CBP는 향후 60일 동안 이번 조치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자 남용과 불법 체류를 막고, 국경 보안 강화 등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비(非)이민 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기존 수수료 외에 추가로 250 달러의 ‘무결성 수수료(integrity fee)’를 부과하기로 한 상태다.
10년 사용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제출 의무화
한편 한미 외교 당국이 협의를 열고 한국인 숙련 기술자가 단기 상용(B-1) 비자나 무비자 전자 여행허가(ESTA)가 있으면 미국 현지 공장에서 장비 설치·점검·보수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 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지난 10월 1일 밝혔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9월 미 조지아주(州)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 근로자 317명을 체포·구금했는데, 상당수는 B-1 비자나 ESTA를 소지하고 있어 논란이 됐다. 한미 정부 대표단은 지난 9월 30일 미 워싱턴 DC에서 ‘한미 상용 방문 및 비자 워킹그룹’ 1차 회의를 진행해 이같이 협의했다고 외교부가 발표했다. 미 측은 한국 등 해외에서 구매한 장비의 설치·점검·보수 활동을 위해 한국 기업이 대미 투자 과정에서 B-1 비자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ESTA로도 B-1 비자 소지자와 동일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미 측이 재 확인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한미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식 자료를 조만간 공지하기로 했다. 기업 관계자는 “ESTA나 B-1으로 입국이 거절돼 공항에서 돌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번 발표를 향후 입국 근거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은 이번 합의로 “급한 불은 껐다”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미국 내 공장 건설 및 운영 정상화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했고, 현대차는 “미국 출장 가이드라인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은 지난 9월 4일 한국인 317명을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했다. 당시 170명이 ESTA를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는 B-1이나 B-2(단기 관광) 비자를 소지한 상태였다. B-1 비자나 ESTA 소지자는 미국 내 취업, 노동을 할 수 없다. 다만 미 이민법과 국무부 매뉴얼 등에선 B-1 비자 소지자의 경우 ‘외국 회사가 미국 구매자에게 판매한 상업 또는 산업 장비·기계의 설치 (install), 점검(service), 보수(repair) 활동을 수행하거나, 미국 근로자를 교육, 감독하는 것’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ESTA 역시 ‘비즈니스’ 활동이 가능하다. L-1(주재원), H-1B(전문직) 비자는 발급이 까다로워 한국 기업들은 최대 체류 기간이 6개월인 B-1 비자를 이용했고, 그마저도 발급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어 체류 기간이 90일인 ESTA를 이용해 현지에 인력을 파견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B-1 비자나 ESTA의 활동 범위를 분명히 재확인한 점은 다행”이라고 했다.
한국 대미 투자 전담 데스크 가동 중
다만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반응도 많다. ‘장비 설치·점검·보수’를 미 이민 당국 실무자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B-1 비자나 ESTA 소지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까지 할 수 있는지 세부 사항은 한·미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B-1 비자나 ESTA 소지자의 미국 내 활동 범위는 미 당국의 해석 영역인 만큼, 근본적인 재발 방지를 위해선 한국 기업인이나 전문직을 위한 비자를 별도로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측은 워킹그룹 회의에서 “근본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미 측은 “쉽지 않은 과제”라며 “가능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한국인 전용 전문직 비자(E-4)를 신설해 달라고 미국 정부와 의회에 요청해 왔다. 미국은 호주 등 일부 국가에 비슷한 형식의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2013년부터 미 의회에서 E-4 신설 관련 법안이 발의됐고, 한국은 미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펴왔지만 법안은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한미는 주한 미국 대사관에 전담 데스크(가칭 ‘코리안 인베스터 데스크’)를 설치해 한국 대미 투자 기업들의 비자 문제 관련 전담 소통 창구로 활용하기로 했다. 전담 데스크는 현재 가동 중이다.





